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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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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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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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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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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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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23. 스승과 제자(1)

DUMMY

마차는 미끄러지듯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내부에서는 흔들림따윈 거의 느껴지지않았고, 우리는 잠시 침묵 속에 잠겨있었다.


나는 루드비히를 힐끔 쳐다보며 이야기할 타이밍을 노렸으나,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루드비히는 마차가 신기한 것인지, 혹은 멍한 것인지,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가 이쪽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 역시 내가 말을 붙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엘론과 눈이 마주쳤다.


엘론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손으로 자기자신을 가리켰다.


“...?”


그리고 내가 그 손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한 후, 그 손을 다시 움직여 밖을 가리켰다.


나는 잠시 멈칫하여 그 동작의 의미를 다시 떠올렸다.


‘그러니까 지금, ‘이야기하는데 방해되면 자리를 피해드릴까요?’ 라는 뜻인가?!’


빠르게 달리고 있는 마차 안에서?


내가 굳어버린 채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엘론은 정말 이 마차에서 내리려는 듯 몸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었다.


“잠깐...!”


‘지금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거야!’


무슨 이야기를 하든 그가 방해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그가 걱정하는 것음 염려하여 하지 못한 이야기는 있을지언정, 그가 들으면 곤란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었다.



큰 소리를 내버린 탓에, 두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일단은 급한대로 엘론에게 가만히 앉아있으라는 손짓을 열심히 보내니, 그는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소리를 내버린거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다시 루드비히를 보며 목을 가다듬었다.


“저...잠시 물어 볼 것이...”


“목걸이에 대한 것이냐?”


루드비히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대답을 했다. 그리고는 여전히 귀찮은 표정으로 창가에 기대며 말했다.


“빨리도 물어보는구나. 이미 알베르 녀석에게 듣지 않았느냐?”


그의 얼굴에는 희미하게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혹시 내가 만나자마자 그 일부터 물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가?


물론 나도 그러고 싶었으나, 그렇게 하기에는 목숨이 아까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유를 들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글쎄, 너희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뿐.

나는 처음부터 이유를 말하지 않았느냐?”


“네?!”


나는 곰곰이 그때 일을 떠올려보았다.


그때 그는 뭐라고 했던가.


몇 년이 지난 일도 아닌데, 자세히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마력증폭 아이템...과 비슷한 거라는 얘기 뿐이었다.


“......”


“......”


그건 엘론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그 역시 가만히 그때 일을 떠올리는 듯했으나,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당사자인 나도 떠올리지 못하는 일이니, 그가 떠올리지 못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후...”


우리의 침묵이 계속되자, 루드비히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야 드래곤이라면 그때의 일 같은 건 확실하게 기억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동안 산전수전을 겪으며 고생하지 않았던가.


예전의 일은 자세히 기억하기 어려웠다.


“여행을 하는데 성장할 수 없다는 건 좋지 않다.”


“에?”


잠시 우리를 바라보던 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마법실력을 키우는데 꽤 도움이 될 거다.”


“아...?”


“나는 분명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그렇게 말하니 그런 말을 들은 것같기도 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방금 루드비히가 꺼냈던 말은 그가 그 목걸이를 줄 당시에 했던 말인 모양이었다.


“그럼 목걸이를 주신 이유가...”


“신의 가호나 보호가 있어서는 성장할 수 없지 않겠느냐?”


“......”


분명 그의 말은 맞았다.


신의 가호가 있었다면 가볍게 마을을 산책하는 것처럼 순례여행을 마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성장할 수 없다.


루드비히는 그 나름대로 나를 성장시켜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제자의 성장을 바라는 것은 스승으로서는 당연한 일이 아니더냐.”


그리고 그는 이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가 꽤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나는 그렇게 아무런 성장없이 가볍게 순례를 마쳤어도 좋았다는 점이었다.


마법을 더 잘 쓰고 싶었던 마음은 분명있었으나, 내가 성장을 바라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 아니지 않은가?!


...


‘아니, 하지만 그렇게 여행을 마쳤다면 지금 이렇게 돌아다닐 수 없었을까...?’


결국 그의 방법은 나에게 좋게 작용했다는 점 때문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그럼 스승님답게 마법 하나만 알려주세요.”


루드비히의 눈이 나를 향했다.


나는 용기를 내서 마음에 품고 있던 말을 꺼냈다.


“워프 마법이라던가?”


“괜찮겠느냐?”


“네? 왜요?”


“어중간한 실력으로 워프를 시도했다가 실패한다면, 나무나 바위에 몸이 낄 수도 있는 것이다. 혹은 몇 미터나 되는 높이에 워프되면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


이건 루드비히답지 않은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워프만 할 수 있다면 이 여행도 순식간에 끝내고 돌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었으나, 역시 그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워프 실패.


그건 생각도 해본적이 없었다.


그야 나를 워프시켜 준 사람들은 한번도 실패를 한적이 없지 않은가?


아,


사람이 아니라 드래곤이었구나.



“스승님도 실패하신 적이 있어요?”


루드비히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은 ‘지금 이 인간이 무슨 소리를 하는가?’라는 뜻이 담겨있는 듯했다.


그래, 드래곤이 마법을 실패하다니.


있을 수가 없는 일이겠네.


“그것보다, 루드비히 님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아! 혹시 힌트라도 주시려고?”


나는 기대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를 꽤나 마음에 들어하는 그다. 어쩌면 폴처럼 나에게 힌트를 주기위해 왔을지도 모른다.


“힌트?”


루드비히는 나와 엘론을 번걸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은 말이 잘 나오는 지금이 기회다! 나는 지금 가장 궁금한 일을 입에 담아보았다.


“성소는 어디에 있나요?”


신의 수하인 드래곤이 성소의 위치를 모를리가 없었다. 루드비히가 우리를 찾아 온 것은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성소. 어퀘이스 님의 성소말이냐?”


“네!”


“알고 계신겁니까?”


루드비히는 창가에 기대고 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그건 처음으로 보이는 변화였다.


자신의 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불경한 자세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는 자세를 바로 잡으며 입을 열었다.


“그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분의 드래곤이다.

그분의 뜻에 어긋나는 일은 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나른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선언하듯이 말했다.


과연 드래곤은 드래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말의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을 내리누르는 압력이 담겨 있었다. 여기서 조금만 그의 기분을 거스르는 말을 했다간 압사라도 당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


하지만 그의 말에는 중요한 말이 한가지 더 담겨 있었다.


‘그분의 뜻에 어긋나는 일’


즉, 대지의 신은 우리가 성소를 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폴과 마찬가지로 바람의 신의 축복은 필요없다는 입장이라는 건가?


혹은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든가...


게다가 확인해야할 것이 하나 있었다.


“스승님은 대지의 신, 어퀘이스 님의 환생자를 알고 계신 거예요?”


“누군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엘론과 나는 기대의 눈빛으로 루드비히를 바라보았다.


그가 성소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해도, 만약 환생자를 만나게 해준다면 우리가 그를 설득하면 되는 일이었다.


설득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다.


하지만 폴의 힌트를 보더라도, 어차피 찾아야하는 사람이었다.


루드비히는 가만히 우리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가에 몸을 기댔다.


‘아, 이거 안 좋은데...’


그가 자세를 바꿨다는 것은 대지의 신에 대해 말할 마음이 없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그건 알려줄 수 없다.”


그리고 역시 예상했던대로, 그의 입에서 나온것은 부정적인 말이었다.


우리가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이 눈앞에 있는데도 아무런 정보를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 답답했다.


게다가 우리는 그를 다그칠 수도 따질 수도 없었다.


‘그럼 도대체 뭐하러 온거야?’


“난 너를 도우러 온 게 아니다. 제자의 성장을 확인하러 왔을 뿐이다.”


마치 내 마음을 읽은 듯한 대답이었다.


드래곤이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건가?


“한가지 충고를 해주자면...”


‘역시 뭔가 알려주려는 걸까!?’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집중했다.


“그 책, 성에서는 되도록이면 꺼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네?”


루드비히가 가리키고 있는 것은, 지금 내 무릎 위에 얌전히 올려져있는 마법책이었다.


이건 분명 그가 마법을 배우고 싶으면 보라고 나에게 직접 전해준 책이 아니던가?


왜 이 책을 다일의 성에서 꺼내보면 안된다는 거지?


설마,


“...훔친건 아니겠죠?”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차 안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치 한겨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밖에 서 있는 것만 같은 추위가 느껴졌다.


엘론 역시 갑작스런 추위를 느낀 것인지, 손으로 팔을 문지르고 있었다.


설마 지금 갑자기 추운 지역이라도 들어 온 건가?


커튼 사이로 비치는 창밖을 살짝 보았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사이로는 푸르른 빛이 펼쳐져 있었다.


겨울도 아니고, 추운지역도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추위의 원인을 찾았다. 아니 어쩌면 이미 알고있었으나 현실도피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살얼음이라도 얼 것 같은 추위의 한가운데에는 루드비히가 있었다.


“......”


그의 표정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세상만사 귀찮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그 분위기만은 달렸다.


공기마저 얼어버릴 듯한 차가운 분위기였다.


“...네가 내 제자임을 자칭한다는 것에 감사하도록 하거라.

그렇지 않았다면 뼈도 추리지 못했을 거다.”


루드비히는 조용히, 하지만 뿜어내듯이 그 말을 마치고는 눈을 감았다.


“네. 죄...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역시 무섭다.


로즈마리의 등장은 내 머리에 큰 충격을 줬던 모양이다.


그렇지않고서야 감히 드래곤에게 책을 훔쳤냐는 말이 나왔을리가 없다.


‘목숨이 아깝지 않았던 건가?!’


새삼 내가 했던 말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뒤늦게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갑자기 소름이 돋은 목을 손으로 쓸었다.


‘휴..큰일날뻔했다...’


분노한 그의 분위기로 보면, 목이 제대로 붙어있음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손으로 목을 문지르며 루드비히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


설마, 자는 건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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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 다일의 수도로 21.02.25 78 3 11쪽
121 121. 제자리 21.02.24 75 2 12쪽
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1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1 2 11쪽
118 118. 로즈마리(1) 21.02.21 69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1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4 2 11쪽
115 115. 본거지(1) 21.02.19 74 2 11쪽
114 114. 협상 +1 21.02.18 76 3 11쪽
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5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69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78 2 11쪽
110 110. 주점 21.02.14 72 2 12쪽
109 109. 소매치기 21.02.13 76 2 11쪽
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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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6. 힌트 21.02.10 75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1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7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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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 그 이후 21.02.06 7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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