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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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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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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6,569

작성
21.02.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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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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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124. 스승과 제자(2)

DUMMY

“엘론, 지금 스승님 잠든거야?”


“...글쎄요.”


루드비히는 여전히 창가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아무리 우리가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는해도, 한번도 눈을 뜨지 않았다는 것은 이상했다. 설마, 정말 잠들었다는 건가?


눈앞으로 손을 휘휘 저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목숨이 아깝기에 차마 그것까지는 하지 못했다.


“드래곤도 잠을 자나?”


“...자는 것 같네요..”


“우리와 함께 갈 생각일까?”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럴 생각인 것 같은데요?”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지난 여행에서는 드래곤을 동행해서 편하게 여행할 생각은 하지말라고 말하던 그가 아니던가? 그런데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마차 안에는 정적이 흘렀고, 잠든 것 같은 루드비히의 모습을 보니 나도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로이 님, 좀 주무세요.”


엘론의 권유에 저절로 눈이 스르르 감기는 듯했다.


“...그래. 엘론도 좀 자둬.”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완전히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한밤 중으로, 마차는 잠시 길의 한 귀퉁이에 세워져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루드비히의 갑작스런 등장에도 사람들은 잠깐 눈을 동그랗게 떴을 뿐, 크게 놀라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그의 워프를 경험한 이후라 ‘그라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식사는 마부들이 준비했는데, 마차의 바닥부분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던 물품들로 차려졌다.


어떻게 저 부분에 저런 게 있을 수 있지? 싶을 정도로 냄비나 식료품 등등을 꺼내어 막힘없이 준비를 해나갔다.


노숙을 하는 가운데,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없었던 깊은 맛이 담겨있는 스프라든가, 허브향을 입힌 통구이라든가, 와인까지 나왔을 때는 내 눈을 의심했을 정도였다.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있으면 그냥 근처에 피크닉 온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런 음식과는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루드비히는 의외로 아무렇지 않게 음식들을 먹었고, 심지어 식사예절마저 완벽했다.


한두 번 먹어 본 솜씨가 아니었다.


드래곤들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들은 자연의 정기를 먹는다는 주장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우리처럼 음식을 먹고 있었다.


루드비히를 관찰한 것으로 책이라도 낸다면 나는 아마 꽤 권위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너희는 먼저 자거라. 주위의 경계는 내가 맡겠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이번엔 루드비히가 불침번을 서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엘론, 혹시 저거 가짜가 아닐까?”


“가능성은 있네요.”


그런 모습은 그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혹시 그로 변장한 가짜가 아닌가? 하지만 워프까지 쓰고, 그가 드래곤임을 아는데다가 우리와의 관계까지 아는 사람은 없을 텐데.


다른 사람들은 별 말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야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한다면 안심하고 잘 수 있으니, 환영할 일이긴했다.


케르빌 왕자는 마차에서 잠을 자겠다고 들어갔고, 그의 호위 기사들은 그 근처에서 불을 피우고 자리를 잡았다.


또 다른 마차, 우리가 타고 온 마차는 모두들 나에게 양보를 해주었지만 나는 그 자리는 지금까지 말을 타고 온 베르첼에게 넘겨주었다.


기어코 마차에 오르지 않으려고 한 그였으나, 억지로 욱여넣듯이 밀어넣고는 “얌전히 하지않으면 나는 마차 문에 기대어 잘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하니 두손을 들었던 것이다.


엘론은 이 일을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마차 안으로 밀어넣을 때, 나를 도와 줄 정도였다.



그리고 모두들 곤히 잠든 지금.


나와 엘론은 잠들지 못한 채로 루드비히를 보고 있었다.


베르첼을 마차에 자게 한 것은 계속 말을 타고 온 그를 조금 더 편히 쉬게 하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루드비히를 관찰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그가 이런 일을 하는 이유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혹시, 정말 만의 하나라도 그가 가짜라면 가짜인 증거도 찾아야했다.


“잠깐 따라 오너라.”


타오르는 불을 잠시 바라보던 루드비히는 그 말을 던지고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은 옮겼다.


나와 엘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누구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우리에게 한 말이 틀림없었다.


루드비히를 따라나서기 전, 나는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보았다. 이미 곤히 잠들어 있는 그들을 두고 이대로 가도 되는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발걸음은 옮겼다.


그가 이들을 그대로 두고 무작정 자리를 옮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주변에는 결계가 있겠지.




***



다행히 루드비히는 멀지 않은, 잠들어 있는 그들이 보이는 위치에 멈춰 섰다.


“내게 마법을 써보거라.”


그리고 곧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눈을 깜빡거리며 루드비히를 봤다. 그는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이건 무슨 상황인가.


...


곧 예전에 겪었던 비슷한 상황이 떠올랐다.


오스왈드 역시 나에게 다짜고짜 마법을 쓰라고하며 실전 연습을 시켜주지 않았던가?


설마, 그는 지금 내게 ‘스승다운 일’을 해주려고 하는건가?


“이건 제가 끼어들 일은 아닌 것 같네요.”


엘론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도 루드비히가 나를 단련시켜주려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얼떨떨한 마음이 들었으나 나는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흔치않은 기회다. 어느 드래곤이 인간에게 마법을 가르쳐주려 하겠는가?


“후우...”


나는 심호흡을 한 후, 손을 들어 그를 가리쳤다.


일단은 기본 중 기본.


가장 자신있게 쓸 수 있는 마법을 쓰기로했다.


“윈드 커터!!”


촤아아!


루드비히는 날아가는 내 마법을 감정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가만히 손을 들어,


팟!


“앗!!”


“오..!”


옆에서 지켜보던 엘론의 입에서 감탄의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나는 내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루드비히는 그대로 손을 들어 내 마법을 붙잡고 있던 것이다.


유심히 마법을 살피던 루드비히가 그대로 손을 꽉 쥐자, 마법은 자연에 녹아들듯이 흩어져 버렸다.


“다른 것도 있느냐?”


“냉혹한 바람이여!

날카로운 창이 되어 나의 적을 꿰뚫어라!”


루드비히의 요청에 나는 바로 다음 마법 주문을 읊었다. 그는 분명 무언가 내게 도움을 주려는 것 같았다.


“윈드 스피어!!”


휘이이이!


루드비히는 이번에도 가만히 날아오는 바람의 창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살짝 흔들자,


슈우우..


마법들은 언제 날카로운 형태였는지 의심스러운 정도로 풀어지더니 곧바로 자연에 흩어져 버렸다.


그 중 하나만이 또다시 루드비히의 손에 잡혀 관찰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곧 그것 역시 자연스럽게 흩어져갔다.


“......”


“다른것도 있느냐?”


‘...다른거?’


생각해보니 나는 쓸 수 있는 마법이 별로 없었다.


그 두가지를 제외한다면, 남은 건 윈드 스톰. 그걸 지금 쓴다면 잠들어있는 저들까지 말려들지도 모른다. 게다가 지난번처럼 반동이 올 가능성도 높았다.


“......”


나는 아직 그걸 쓸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지 않았다.


“타올라라! 불꽃이여!

파이어 볼!”


결국 선택한 것은 새로 배운 마법이었다.


팟!


이번에 그는 그 불덩이를 붙잡지 않았다. 그대신 강한 힘으로 불꽃을 가르듯이 내쳤던 것이다. 그런 루드비히의 얼굴에는 조금 불쾌한 감정이 떠올라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역시 파이렌의 기운이 느껴지는군.”


‘아차!’


이건 폴이 직접 내게 내려준 속성이었다. 그렇다면 그, 불의 신의 기운이 감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지의 신과 불의 신은 원수사이가 아니던가!


“...이곳에서는 불 마법은 쓰지 않는 게 좋겠구나.”


“죄..죄송합니다.”


그에게 불 마법을 쓴 것은 실수였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 만날 대지의 신의 환생자 앞에서는 더더욱 조심해야할 것 같았다.


“바람 마법도 아직 더 쓸 것이 남아있을 터.”


이미 내 생각을 꿰뚫은 듯한 말이었다.


그러고 보니, 드래곤은 인간의 마음을 읽는 것 같지 않던가! 설마 진짜였나?!


“......”


하지마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 마법은 마지막으로 쓴 이후에도 몇 번이나 쓰려고 시도는 했었다. 하지만 결국은 끝까지 주문을 외우지 못하거나, 쓰지 않고도 상황이 종료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


나는 아쉬운 마음과 동시에 안심이 되곤했다. 그만큼 나에게는 부담스러운 마법이었다.


“마법이라는 것은,”


루드비히는 천천히 앞으로 손을 뻗으며 말을 꺼냈다.


“두려움을 갖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휘이잉!


그의 손 위로 커다란 바람의 폭풍이 나타났다.


아무런 주문없이 마법을 쓸 수 있는 드래곤다운 솜씨였다.


강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주위의 나무와 풀들이 강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윽...”


어지럽게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점점 강해지는 바람에 두 다리는 땅위에 제대로 서 있을 것 같지 않았고, 그대로 주위의 모든 것이 폭풍 속으로 삼켜질 것만 같았다.


슈우욱


“잘 보았느냐?”


루드비히의 말과 함께 순식간에 바람은 사라졌다.


마치 잠시 꿈을 꿨던 게 아닐까싶을 정도로 주위는 고요해져 있었다.


나는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은 채로 방금 전 보았던 그 바람의 폭풍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것은 나를 집어 삼킬 것만 같았으나, 이상하게도 두려운 감정은 들지 않았다.


루드비히는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고 있었다.


지금 그것은 나에게 가장 좋은 예시를 직접 보여준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정말 내가 그 마법을 두려워하는지 확인시켜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게 어느쪽이든 그의 목적은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 폭풍이 두렵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세 번째 성소, 그 폭풍을 뚫었을 때, 이미 폭풍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냈는지도 모른다.


단지 내가 그걸 눈치채지 못했을 뿐.


“대지를 가로지르는 거센 바람이여.”


나는 조용히 주문을 읊었다.


그 일 이후로 이렇게 마음이 안정된 상태로 이 주문을 외우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하늘을 뒤덮는 냉혹한 폭풍이여. 지금 이곳에 현현하라.”


그동안 이 마법을 쓰려고 할때마다 나를 말리던 엘론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그도 지금이라면 성공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말을 힘차게 외쳤다.


“윈드 스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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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 다일의 수도로 21.02.25 81 3 11쪽
121 121. 제자리 21.02.24 77 2 12쪽
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3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3 2 11쪽
118 118. 로즈마리(1) 21.02.21 73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4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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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2. 술 대결(2) 21.02.16 72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80 2 11쪽
110 110. 주점 21.02.14 75 2 12쪽
109 109. 소매치기 21.02.13 79 2 11쪽
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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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5. 배웅 21.02.09 75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81 2 11쪽
103 103. 오스왈드의 부탁 21.02.07 77 2 11쪽
102 102. 빚 21.02.06 75 2 11쪽
101 101. 그 이후 21.02.06 76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6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71 2 11쪽
98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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