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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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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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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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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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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5. 스승과 제자(3)

DUMMY

큰 외침과 더불어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풍선에서 푸슈슉 소리를 내며 바람이 빠지듯이 순식간에 몸에 있던 모든 기력이 밖으로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클로이 님...!”


그때까지 가만히 지켜보기만하던 엘론이 달려와, 나를 부축하고 있었다. 엘론의 부축을 받고나서야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땅에 주저앉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는 다리가 땅에 닿아있는 것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휘이잉!


그런 내가 정신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은 바로 눈 앞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이었다.


방금 전 스승이 보여주었던 그 마법과는 비교도 되지않을 정도로 작고 볼품없었다. 게다가 내가 딱 한 번 성공했을 때의 그 폭풍에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무엇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내 힘으로 발동시킨 마법이라는 점은 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제어가 되질 않아...!’


폭풍은 점점 앞으로 밀려 나갔다.


그 앞에는 스승이, 더 나아가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푹 잠들어있는 동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바람의 폭풍은 아무런 제어도 할 수 없었다. 윈드 커터처럼 움직이는 것은 더욱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휘이이이이!


그런 바람을 안절부절하며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스승은 손을 튕겨 바람의 폭풍 안으로 무언가를 날렸다.


슈우우욱


거센 바람을 뚫고 안으로 들어간 그것은 마치 폭풍을 빨아들이듯이 축소시키더니 마침내는 사라지게 만들고 말았다.


마법이 사라진 것에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주위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않고 사라졌다는 것에는 안심할 수 있었다.


스승은 내 바로 앞까지 터벅터벅 걸어왔다.


“...?”




그리고 내 머리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았다.


의외로 크고 긴 그의 손은 내 머리를 한 손에 잡았던 것이다. 머리를 잡은 그 손은 쓰다듬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만히 올려놓고만 있었다.


‘...설마 지금 잘했다고 칭찬하는 건 아니겠지..?’


그의 성격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나는 어떤 반응을 해야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알게 된지는 꽤 시간이 흘렀으나 스승과 함께 지냈던 시간이 그다지 길지는 않았던 것이다.


“어...”


나는 별 말을 하지 못하고 살며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때,


그가 손을 얹고 있는 머리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내려와 점점 퍼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침내 그 기운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졌을 때, 나는 기운이 빠졌던 몸에 힘이 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것을 깨달을 쯤, 스승은 머리에서 손을 떼고 다시 서있던 곳으로 걸어갔다.


“아, 감사합니다.”


가만히 손을 잡았다 펴보았다. 주먹을 쥘 정도로 충분히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번엔 다리에 힘을 주었다.


힘을 되찾은 몸은 쉽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자리로 돌아간 스승은 가만히 서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있었다.


그런 일련의 동작 하나하나에서도 그의 귀찮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귀찮아하면서도 나를 잘 돌봐주고 있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러면 우선...”


‘뭐가 또 있는 건가?’


그의 목적이 나에게 ‘윈드 스톰’을 쓰게 하는 것이었다면, 이걸로 수련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마치 ‘다음’이 있는 것처럼 천천히 말을 뽑고 있었다.


“내 마법을 막는 연습을 해보거라.”


“...네?! 말도 안돼요!”


나는 경악했다.


드래곤의 마법을 막으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란 말인가?!


“당연히 가감을 할것이니 걱정말거라.”


“아니 그게 문제가...”


가감을 한다해도 그가 인간이 받아낼 정도의 수준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단련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해치려는 계획을 꾸미고 있는 게 아닌가?!


“역시 안...”


“저도 함께 연습해도 되겠습니까?”


거절의 말을 뽑으려 할때 엘론이 갑자기 끼어들어왔다. 나는 그를 노려봤지만 그는 반짝이는 눈으로 스승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엘론은 마법을 베는 것에 꽤 열정이 있지 않았던가.


내 마법을 말도 없이 베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알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막으라는 거예요? 전 방어 마법쪽은 배우지 못했는데”


“상쇄를 시키면 되지 않겠느냐? 내 마법을 맞춰보거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손을 흔들었다.


“으악?!”


“꺅!”


푹!!


나와 엘론의 발 밑으로 뾰족한 얼음덩어리가 꽂혔다. 순간적으로 발을 빼지 않았다면 그 얼음은 그대로 내 발을 통과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식은땀이 등을 따라 흘러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나는 지금 엉뚱한 것을 하겠다고 나선 게 아닐까?


“흠, 조금 더 느려야 되는 것이냐?”


‘역시 이 드래곤은 전혀 가감을 못하고 있잖아!’


스승의 표정에는 역시 귀찮음이 묻어났다. 여기서 더 힘을 빼는 게 어느정도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조금더 느리게 부탁합니다.”


엘론의 정중한 부탁을 듣고서야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손을 올렸다.


이번에는 나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문을 외우질 않으니 언제 마법이 발동될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슈우욱!


예상대로 날카로운 얼음은 예고도 없이 우리에게 나타났다.


“윽...윈드 커터!”


핑!


바람은 얼음을 살짝 스쳐지나갔다.


상쇄까지는 아니었으나, 얼음의 방향을 조금 틀어지게 하는 것에는 성공했다.


“큭...!”


“엘론?!”


하지만 엘론은 마법을 베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의 뺨에 얇은 상처가 나 있었고, 그 사이로는 약간의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다시 부탁드립니다.”


엘론은 뺨의 피를 손으로 대충 닦으며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한번 고집을 피우면 막을 수 없는 이 기사는, 아마 자신이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않는 한은 계속 단련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럼, 부탁합니다! 스승님!”


그렇다면 이번엔 나도 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건 나를 위한 단련이 아니던가!



.

.

.



그 뒤, 우리는 결국 새벽녘까지 단련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 우리가 마법 상쇄와 파괴에 성공을 하자, 스승은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마법의 수를 점점 늘려갔다.


사실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게 아닐까, 다시 고민을 할 정도로 끈질기게 한계까지 몰아갔다.


귀찮음에 빠져있는 사람을 진심으로 만들면 얼마나 위험한가를 깨달은 순간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지칠대로 지친 우리는 마차에 기절한 것처럼 늘어져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지쳐있는 우리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듯했으나, 이유를 묻지는 않았다.



“클로이.”


나는 멍하니 고개를 올렸다. 그것이 스승의 입에서 나온 내 이름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시간이 걸렸다.


그가 나를 이름으로 부른 것은 처음 아닌가?


“네...?”


놀란 마음때문인지 말끝이 조금 떨린 것 같기도 했다.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내 이름을 부른다는 것이 놀라운 한편으로 두렵기까지 했던 것이다.


“네가 내 제자라는 것을 잊지마라.”


그건 그가 예전에 했던 말과 비슷한 울림이었다.


그때 스승은 나에게 ‘네가 윈프리드의 사자라는 사실을 잊지마라.’고 했던 것 같다.


“...네! 스승님!”


그를 스승이라 부른 이래, 처음으로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말장난같은 기분으로 시작된 이 관계는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사제지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는 나를 제자로 받아들였고, 나는 그를 스승으로 인정했다.


이상하게도 낯간지럽기도 하고 기쁘기도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깜빡이는 그 사이, 그는 순식간에 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


“축하합니다, 클로이 님.”


잠시 침묵이 지나간 후, 엘론이 내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게 축하할 일일까?”


“그야, 스승님이 생기셨잖아요?”


생각해보니, 나는 드디어 마법 스승이 생겼다.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존재가.


그것도 드래곤.


...


좋은 건가?


드래곤의 제자라는 사실은 꽤 무겁게 다가왔다.




***




“도착했습니다.”


그 소리에 우리는 커튼을 제치고 밖을 내다보았다.


“오...”


다일의 수도, 그곳은 커다란 절벽을 등에 지고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마치 그 절벽에서 빠져나온 듯이 이어진 큰 바위덩어리 같은 것이 도시를 휘감고 있는 모습이었다.


자연으로 만든 천연요새같다고 해야할까?


“후버와는 또다른 분위기군요.”


“그러게.”


후버의 성벽은 강하고 단단한 느낌이었다면, 다일은 부드럽게 감싸안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마차는 그대로 도시 안으로 빠르게 달려 들어갔다.


한번의 멈춤도 없었다. 분명 바위같은 그 성벽 앞에는 보초가 서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을 그대로 지나치는 우리를 불러세우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를 비켜주기까지했다.


이 마차, 아니 카이스는 생각보다 이름있는 상인이었던 것일까?



“히이잉!”


쉼없이 달리던 마차가 드디어 멈춰 섰다.


달칵


마차의 문이 열리고 마부는 정중하게 우리를 밖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엘론은 먼저 마차에서 내린 후,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조심스레 그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렸다.


마차가 서 있는 것은 다일의 성 앞이었다. 성의 입구를 지키는 병사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길은 신기하게도 아무런 문제도 없었군요. 이런일은 처음입니다.”


우리와 작별인사를 하기위해 서 있던 마부는 기분이 좋은듯 싱글벙글하고 있었다. 위험한 길을 오가는 그들에게 우리같이 아무 사고 없이 길을 건넌 사람들은 좋은 징조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꽤 먼거리를 달렸는데도 마물 한 마리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해야하는 걸까?


그걸 행운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평생의 행운을 다 써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앗! 설마...’


그때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루드비히.


스승은 우리가 출발할 때부터 도착할 때까지 마차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를 단련시킨다는 목적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우리를 보호해 주고 있던 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가 내뿜는 기운으로인해 주변 마물이 조금도 접근하지 못하지 않았던가.


스승이 그것을 의도했든, 아니든, 우리는 그의 보호를 받으며 이곳까지 무사히 온 셈이었다.


“그럼 저희는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이스 님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해주세요.”


마부는 우리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마차와 다른 말들을 잘 엮어 이끌고 길을 되돌아갔다.



그리고 우리는 성의 입구를 지키는 병사들과 마주섰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 가만히 서 있는 그들은 우리를 주시하며, 다가와야할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어야할지를 망설이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자리를 이탈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그것이 안쓰러웠던 것인지 베르첼은 빠른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내밀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후버에서 오신 분들이셨습니까.

어서 들어가십시오.”


병사는 간단하게 길을 터주었고,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멀리 떨어진 곳에 보이는 성은 마치 하얀 고목나무에 잎이 돋아있는 듯한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따뜻한 분위기의 정원이 펼쳐져 있다.


“......”


“와...”


그리고 우리는 바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마차를 타고 들어오는 거였는데.


입구에서 성까지의 거리를 제법 멀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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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123. 스승과 제자(1) 21.02.26 78 1 11쪽
122 122. 다일의 수도로 21.02.25 81 3 11쪽
121 121. 제자리 21.02.24 77 2 12쪽
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3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3 2 11쪽
118 118. 로즈마리(1) 21.02.21 73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4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7 2 11쪽
115 115. 본거지(1) 21.02.19 77 2 11쪽
114 114. 협상 +1 21.02.18 81 3 11쪽
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8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72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80 2 11쪽
110 110. 주점 21.02.14 75 2 12쪽
109 109. 소매치기 21.02.13 79 2 11쪽
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7 2 11쪽
107 107. 순항 21.02.11 78 2 11쪽
106 106. 힌트 21.02.10 78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5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81 2 11쪽
103 103. 오스왈드의 부탁 21.02.07 77 2 11쪽
102 102. 빚 21.02.06 75 2 11쪽
101 101. 그 이후 21.02.06 76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6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71 2 11쪽
98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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