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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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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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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01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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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6,569

작성
20.12.2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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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5. 세 번째 바람의 성소(1)

DUMMY

“자, 이제 출발하세나.”


방밖으로 나온 나는 알베르 신관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는 내가 아직 몸이 완벽하게 낫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갔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 긴장이 되어, 적어도 긴장이 조금 풀릴 때까지는 성소에 도착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신전건물에서 빠져나온 그는 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첫 번째 성소 역시 신전 밖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신전건물 뒤쪽 하늘에 있었을 뿐으로, 이렇게 신전을 빠져나와 계속 걸어갈 정도로 떨어져 있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저..저어...알베르 신관님?”


“무슨 일인가?”


“어디까지 가야하나요..? 호..혹시 우리들...결계를 빠져나온 거 아니에요?”


문제는 신전의 결계가 어디까지 뻗어 있는가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걷고 있는 길은 신전 주위의 잘 정비된 돌길이 아니라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흙길로 변해있었다.


신전에서 이미 멀리 떨어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 흙길은 지난번 결계를 빠져나왔을 때 걸었던, 발이 흙에 푹푹 빠지고 돌이 밟히고 치여서 넘어질 뻔했던 그 길과는 달리, 그저 흙으로만 되어있을 뿐으로 의외로 걷기 편했다.


게다가 크고 작은 돌도 전혀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 나름대로 정비를 한 모양이었다. 아마도 이쪽 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제법 있는 길인 듯했다.


길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바로, 지금까지의 신전에서는 볼일만 마치고 나면 바로 순례길에 올랐었다. 그래서 신전에서는 멀리 떨어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눈치 채지 못했지만, 지금 보니 신전주변에는 결계의 끝을 표시하는 울타리라든가 비석 같은 것도 없어 보였다.


아니면 혹시 신전의 결계는 보통의 결계보다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일까?


“하하하, 걱정하지 말게! 내가 옆에 있는데 뭐가 걱정된단 말인가!

이래봬도 한때는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 적도 있다네.”


“아..아하하...”


신관이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도 되는 건가?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아무래도 결계 밖으로 나온 것은 맞는 모양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아직 안전한 결계 안이라고 말을 했겠지.


나도 모르게 결계를 넘은 건가. 보이지 않는 결계는 눈치 채지 못하면 너무나 간단하게 넘어 올 수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리의 주위에는 메마른 풀들만이 가득했다. 다행히 무언가 우리를 노리고 있는 움직임은 없었다. 손에 땀이 나는 것만 같아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를 반복했다.


계속 반복해서 해봐도 땀이 마르는 느낌을 들지 않았고, 나는 몇 번 더 반복한 후에 포기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금껏 뜻하지 않게 결계 밖을 몇 번이나 나왔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곳은 무언가가 숨을 만한 공간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기습을 당할 염려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불안한 마음이 들어 끊임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앞에 걸어가고 있는 알베르 신관의 뒷모습을 보았다.


알베르 신관은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무기도 지니고 있지 않아 보였으며, 이전에 엘론이 말했던 ‘수호가 내려진 성물’인지 뭔지도 지니고 있지 않은 듯했다.


물론, 그가 무기가 아닌 마법을 쓸 가능성이 더 높기는 했으나 지금 마물이나 그 마법사 녀석에게 습격을 받으면 위험할 것 같았다. 그정도로 지금 그의 모습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그렇게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였다.


내 귀에 희미한 소리가 스쳤다.


그것은 휘파람소리 같기도 했고, 무언가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려고 귀를 기울여 보니 걸어갈수록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가 소리가 나고 있는 쪽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휘이이잉~


그때, 확실하게 그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그건 휘파람소리도 울음소리도 아니다. 바로 바람소리였다.


하지만 그건 이상했다. 지금 주위에는 살랑이는 바람정도는 불어왔지만 소리가 날정도의 강한 바람은 불지 않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건 평범하게 메마른 풀밭이었고, 주위를 둘러봐도 당장 눈으로 보이는 장소에서는 소리의 원인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제 곧 이라네.”


알베르 신관은 뒤를 살짝 돌아보며 말하고는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려 길을 걸어갔다. 그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는 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것일까. 일단 확인을 해봐야겠다.


“저, 신관님...?”


알베르 신관에게 소리에 대해 물어보려고 할 때였다.


휘이이잉~!


갑자기 눈앞에 커다란 폭풍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소리는 저 폭풍이 내는 소리였던 것이다!


하지만 소리는 꽤 오래전부터 나고 있었고, 저 폭풍은 갑자기 나타났다.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아니, 지금은 그런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눈앞에는 무시무시한 폭풍이 소용돌이치고 있었고, 알베르 신관은 마치 그런건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그 폭풍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자..잠깐만요! 알베르 신관님! 저게 보이지 않으세요?”


“하하하, 무서워하지 말고 이리 오게.”


그는 폭풍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아 보이는 위치까지 간 후에야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는 호탕하게 웃으며 나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손을 잡을 수 있는 곳까지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가까이 갔다가는 저 폭풍이 나를 집어 삼키거나 휩쓸어 버릴 것만 같았다.


“허허, 무서워하지 말라니까~”


“지금 안 무섭게 생겼어요?”


두려움에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나를 보며, 그는 뻗었던 손을 거두고는 자신의 하얀수염을 메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그대가 이곳까지 오는데 아무런 위험이 없을 거라는 것을, 우리 신 윈프리드 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도록 하겠네.

자, 보게나. 지금 내 옷자락, 머리카락 하나도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아무런 위험도 없다네.”


알베르 신관의 말에 나는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의 말대로 마치 뒤에 있는 폭풍은 환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고 있지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의 주위에 있는 풀들도 흔들림이 없었다. 게다가 신관이 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맹세다. 그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는 한발 한발, 조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이번에는 손을 뻗어주지는 않았다. 단지 조용히 내가 다가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달려갔다면 눈 깜빡할 사이에 도착했을 거리를 몇 분에 걸쳐 천천히 걸어간 내가 마침내 그의 곁에 다다르자, 그는 나를 격려하는 듯이 환하게 웃어주면서 나의 어깨를 잡고는 폭풍과 마주보게 하였다.


“자! 보게나! 바로 이 건너편이 그대가 가야할 성소가 있는 곳이라네!”


“...네????”


나는 눈을 크게 뜨고는 알베르 신관에게 소리쳤다.


이 폭풍을 넘어가야한다는 그의 말에 놀란 것도 사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역시’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목적이 아니라면 그가 나를 이곳에 데려 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폭풍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휘이이잉~!


이 폭풍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한 바람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고 그 크기는 몇 미터는 되어 보이는데다가 하늘 끝까지 뻗어 있었다. 이걸 넘어가는 건 죽으러가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하하! 어떤가! 이 위용! 대단하지 않은가! 그야말로 바람의 성소!

바람의 성소라는 이름을 쓰려면 이 정도는 되야 하지 않겠나!

이전의 연약한 성소들과는 차원이 다르지!”


알베르 신관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곳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았다.


‘다른 성소의 신관들이 들으면 큰일 날 소리가 아닌가?’


계속되는 그의 찬양소리를 한귀로 흘려들으며 나는 환상과 같은 이 바람의 폭풍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바로 앞에서 가만히 보고 있자니, 현실감이 없었다.


“아, 혹시. 신관님. 이 폭풍은 환영 같은 건가요? 멀리서 봤을 때, 보이지 않기도 했고...”


현실감이 없는 모습. 마치 환상과 같이.

그것이 뜻하는 건 어쩌면 정말 이게 환영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게다가 그렇게 생각하면 첫 번째 성소의 시련과 비슷하지 않은가!


“하하하!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당연히! 이건 진짜가 아니겠나!

바람의 성소를 지키는 바람이 가짜라니! 말도 안돼는 소리!


가까이 오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성소의 위치를 숨기기 위한 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네.”


한순간 품었던 희망이 산산이 조각나는 순간이었다.


이 바람은, 이 폭풍은 진짜였구나. 그리고 이 건너편에 성소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것을 넘어서 성소에 도착하는 것이 이번에 내려진 내 시련인 것도 사실이었다.


....


알베르 신관이 몸을 회복하고 나서 성소에 가자고 했던 것은 이것 때문이었나. 하지만 몸이 건강하건 아니건 간에 이 폭풍을 지나는 것은 내게는 불가능했다.


“그렇게 걱정하지 말게나. 신의 성소가 신의 사자를 해치는 일은 없는 법이라네.”


알베르 신관은 폭풍을 바라보며 꼼짝도 하지 않는 나를 격려하려는 것 같았으나, 내 몸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저곳을 지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땅에서 조금도 발을 뗄 수가 없었다.


땅에 발이 묶은 채로 무의식중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었고, 도움이 될 만한 것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현실도피라도 하는 듯이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내가하는 행동이라고 하는데도 그 이유는 나도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불안한 마음에 하는 의미 없는 행동인지도 모르겠다.


“클로이!”


그때였다.


등 뒤에서 내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돌아 본 뒤에는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달려오고 있는 오스왈드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뒤쪽에는,


“클로이 님!”


“엘론!!”


마지막에 봤을 때와는 다르게 건강한 모습으로 내게 달려오고 있는 엘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는 그 악몽을 떨쳐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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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강림 20.12.29 101 2 11쪽
57 57. 의식의 시작 20.12.29 96 2 11쪽
56 56. 잠시 휴식 20.12.29 103 2 12쪽
55 55. 그의 호위 기사들이란 20.12.28 101 2 11쪽
54 54. 귀환 20.12.28 97 2 11쪽
53 53. 300년 전의 이야기 20.12.28 102 2 11쪽
52 52. 워프? 20.12.27 105 2 11쪽
51 51. 작별 20.12.27 102 2 11쪽
50 50. 신관 알베르 20.12.27 103 2 11쪽
49 49. 정화 20.12.26 101 2 12쪽
48 48. 세 번째 바람의 성소(4) 20.12.26 99 2 11쪽
47 47. 세 번째 바람의 성소(3) 20.12.26 103 2 11쪽
46 46. 세 번째 바람의 성소(2) 20.12.25 106 2 11쪽
» 45. 세 번째 바람의 성소(1) 20.12.25 108 2 11쪽
44 44. 마지막 준비 20.12.25 107 2 11쪽
43 43. 신목 20.12.24 112 2 11쪽
42 42. 휴식 20.12.24 100 2 12쪽
41 41. 신전 20.12.24 105 2 11쪽
40 40. 단 한 번의 신성력 20.12.23 104 2 11쪽
39 39. 두 번째 습격(2) 20.12.23 102 2 12쪽
38 38. 두 번째 습격(1) 20.12.23 10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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