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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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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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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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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6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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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9. 정화

DUMMY

알베르 신관은 가만히 서있는 나에게 다시 이리오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이대로 서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고 어쩔 수 없이 그 앞으로 걸어갔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흠, 본인은 모를 수도 있는 거라네. 그래, 그 목걸이는 누구에게 받은 겐가?”


한 손으로 자신의 수염을 가만히 쓰다듬던 알베르 신관은 나를 보던 시선을 내려 목 근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목걸이로 향했다는 걸 느끼고는 재빨리 목걸이를 손으로 잡았다.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무의식중에 한 일이었다.


“아, 이건...”


하지만 곧바로 대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건 스승인 루드비히에게 받은 목걸이였다. 항상 걸고 다니라는 말을 듣고 한 번도 떼어놓은 적이 없었는데..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 아니면 너무 거대한 마력 탓으로, 신관이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이건..제 스승님께서 주신 거예요.”


“호오..그대는 스승이 있었나?”


“네? 아, 네. 마법스승님이세요!”


알베르 신관은 목걸이에서 시선을 제외하고 다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마치 신기한 것을 보는 것같이 호기심이 깃들어 있는 듯했다.


“왜..왜요?”


“흠, 아니. 스승이 있는 것 치고는...뭐라고 해야 할까. 정돈되어 있지 않은 마력이라고 해야 할까? 상당히 자유분방한 마력이라서 말이네. 하하하!”


“아..하하하...”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


사실 말이 스승이지, 반은 장난삼아 부르는 말이었고, 그에게 배운 것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기초에 대한 것은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작 중요한 질문들은 회피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에게서 받은 마법책으로 마법을 하나씩 터득하고 있으니 스승인건 맞으려나?


“그럼, 그 스승은 어떤 인물인가?”


“네? 그건...”


“아, 미리 말하지만 이건 중요한 일이라네. 행여나 속이거나 어물쩍 넘어갈 생각은 하지 말게나.

지금 확실하게 말하겠네. 그 목걸이는 정화가 필요한 물건이야.

그런 물건을 윈프리드 님의 사자에게 건넸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거라고 믿네.”


“......”


알베르 신관은 어느새 표정을 굳히고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서 이게 꽤나 심각한 문제라는 것은 알 수 있었으나, 그 루드비히가 나를 해칠 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세상만사가 귀찮아보이던 그가 이런 간접적인 방법을 쓸 리가 없었다. 그럴 마음만 있었다면 처음 만났던 그때 바로 해치웠을 것이다.


오랜 시간 봤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 정도의 성격은 알 수 있었다.


“음...신관님이 오해를 하신 것 같아요.

스승님은 뭐랄까...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운데...은둔자 같은 타입이시고...또...”



드래곤이고.


라는 말은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신관인 그라면 어느 정도 믿어 줄 가능성이 있었지만, 바로 얼마 전 우리를 습격했던 그녀석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목표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해도 정보가 새어나가면 스승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일단 그 목걸이를 이리 줘보게나. 별거 아닌 거라면 무사히 그대 품으로 되돌아갈 거라네.”


내가 딱히 더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알베르 신관은 스승의 정체에 관해서는 눈감아 주려는 모양이었다. 물론, 목걸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의 이야기겠지만.


할 수 없이 나는 목걸이를 풀어서 내밀어진 그의 손위에 올렸다.


그의 말대로 별 문제없다면 무사히 되돌아오겠지.



“흠, 그 스승은 이걸 뭐라고 하면서 준건가?”


“그게...마력증폭 아이템...”


“마력증폭 아이템?”


“과...비슷한 거라고...”


“허허허..”


그는 웃으며 손 안에 있는 목걸이의 보석을 햇빛에 이리저리 비춰보고 있었다. 몇 번을 그렇게 비춰보더니, 짧게 뭐라고 중얼거렸다. 짧은 단어이기도 했고, 마치 이 세상의 언어가 아닌 듯한 울림이라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때,


파아앗!


“앗..?”


“이건 도대체...?”


목걸이의 보석이 검은 빛을 발하더니, 검은 연기 같은 것에 둘러싸이기 시작했다. 이변을 눈치 챈 엘론은 곧바로 내 앞을 막아서며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오스왈드 역시 근처로 바짝 다가온 상태였다.


당황하는 우리를 보고 살짝 미소 지은 알베르신관은 목걸이를 든 손을 나무를 향해 들어올렸다.



쏴아아아~


나무에서 은은했던 은빛이 강해지며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다. 나뭇잎들은 불어오는 바람에 맞춰서 춤추듯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나뭇잎들 사이에서 빛나는 은빛의 알갱이 같은 것들이 떨어져 내려와 목걸이를 감쌌다.


검은 연기는 그것에 대항하듯이 격렬한 움직임을 보이며 빛과 뒤엉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싸움을 하듯이 빛과 어둠은 서로 뒤엉켰고, 마치 지원군을 보내는 것처럼 나무에서는 계속 빛의 알갱이들이 떨어져 내려왔다.



파아앗!



“윽?!”


이윽고, 검은 연기가 점점 줄어들더니 목걸이는 눈을 뜨고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을 내뿜었다.


빠각!


그리고 이상한 소리와 함께 빛은 점점 줄어들어 고요한 상태가 되었다. 살며시 눈을 떠보니 은빛도 검은 연기도 모두 사라져 있었다. 알베르 신관은 들어 올렸던 손을 내려 가만히 목걸이를 살펴보고 있었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곧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 그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목걸이를 나에게 내밀었다.


“아앗!! 내 보석이..!”


그의 손에 있는 목걸이의 보석은 보기 좋게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목걸이를 받아들기는 했으나, 알베르 신관을 붙잡고 따지며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마력증폭 아이템으로서의 기능도! 보석으로서의 가치도! 모두 사라져 버린 게 아닌가! 그는 뭐가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였단 말인가!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보려 했지만, 그는 그저 태평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손으로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고 있을 뿐이었다.


그 태평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화를 낼 기력도 빠져버렸다.


“허허, 조금 전의 현상으로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건가? 이 목걸이에는 엄청난 저주가 걸려 있었네.”


조금 전의 현상보다 지금 눈앞의 부셔진 보석 쪽이 더 마음이 가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이 목걸이의 검은 보석은 잘 알지 못하는 내 눈에도 대단히 가치가 있는 보석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렇게 갈라져 버려서야, 이제는 아무런 가치도 없을 테지만.


그런 보석이..!


...


...아니, 그나저나 뭐라고?



“저..저주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설마, 신관이라는 자가 가볍게 그 말을 입에 담은 것은 아닐 테지?”


우리 셋은 알베르 신관을 둘러싸고 위협하듯이 그에게 한마디씩 하고 있었다. 그야, 루드비히는 반장난이라해도 나의 스승이었고, 우리의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해준 은인이었다.


게다가 ‘신의 수하’인 드래곤.


그런 자가 인간을 저주할 이유가 있을까?


일반적인 인간도 아닌 ‘신의 사자’를.


“허허, 무섭구만 무서워. 요즘 젊은이들은 성격이 급하군그래.

그럼 그대에게 묻겠네. 이 목걸이를 한 후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가령, 그래. 윈프리드 님의 가호가 내려진 그대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던가 하는 일 말이네.”


“...어...”


스승인 루드비히를 의심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알베르 신관의 진지하고 단호한 말이 신경 쓰였으므로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저 목걸이를 한 후에 벌어진 일이라...


....


그러고 보니, 목걸이를 한 후에 신전에서 신의 사자로 인정받지 못해서 어렵게 잠입을 했다던가, 마법을 쓰고 기절을 했다던가, 마나고갈로 목숨이 위태롭기도 했고.


이번에는 습격을 받아 죽을 고비를 넘기지 않았던가?


아니, 하지만 그게 모두 목걸이의 저주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인가?


목걸이가 없었다해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혼란스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알베르 신관을 보았다.


“그래, 뭔가 깨달은 게 있는 모양이군. 그럼 이 목걸이의 주의사항은 있던가?”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꼭 해야 한다고...”


“착용자에게만 국한된 저주이니 조심한게로군.”


착용자에게만 국한된 저주. 즉, 나만을 노린 저주라는 것이다.


루드비히가 이 목걸이를 줄 때 꼭 네가 하고 있으라고 강조했던 이유가 이거였단 말인가? 루드비히를 의심하지 말자는 생각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이 신관이 우리를 이간질할 이유도 없었고, 무엇보다 상황이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그분이 클로이 님을 저주할 이유는 없습니다.”


“흠, 그렇다면 이 목걸이를 받을 때의 일을 자세히 말해주게나.”


나는 그에게 루드비히의 정체를 알려줄만한 이야기는 최대한 피하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생각나는 대로 자세히 들려주었다. 믿고 싶지는 않지만 루드비히가 나에게 저주를 내린 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알베르 신관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



“...그렇게 스승님께 목걸이를 받았어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그는, 뭐가 웃겼던 것인지 피식-하고 입 꼬리를 올려 미소 짓고 있었다.


“하하하하!!”


그리고는 갑자기 땅이 울릴 정도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웃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음을 딱 멈추고는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 변화가 조금 무서워 뒷걸음질 칠 뻔할 정도였다.


“본래라면 그대는 상처하나 없이 이곳까지 도달했어야했네.

그것이야말로 윈프리드 님께서 수호와 가호의 힘을 내린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야.

하지만 지금 그대는 어떤가? 신의 보호를 받았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하지 않은가.”


“아니, 너덜너덜까지는...”


“그게 이 목걸이 탓이라는 겁니까?”


그러고 보니, 루드비히는 내게 겹겹이 싸인 바람의 신의 가호 덕분에 높은 절벽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상처하나 없이 살아날 정도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것치고는 지금 나는 상처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소의 숨겨진 입구나, 미로의 길을 쉽게 발견했었다.”


“그 정도는 당연한 걸세. 파괴되었다고는 하나, 신의 가호. 보통의 힘과는 다른 법이지.”


“...파괴되었다고요?”


“그렇다네. 그대의 말을 듣고 보니, 그대의 스승은 그대가 쉽게 여행을 하길 바라지 않은 모양이네.

신의 가호라고는 하나, 드래곤의 저주를 이토록 오래 지니고 있다면 버티지 못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나?”


“뭐라고요??”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 루드비히가 진짜 나에게 저주를 내렸다는 말인가? 게다가 그것이 신의 가호를 갉아먹고 있었다고?


그리고 더 무서운 일은 이 신관은 스승이 드래곤이라는 걸 너무 쉽게 눈치 챘다는 것이다. 강한 힘을 지닌 신관은 다르다는 건가?!


아니, 그보다 드래곤의 이야기를 꺼내는 걸 막는 게 우선이어야 하는 건가!?


지금 근처에 그 마법사 녀석의 눈과 귀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 이야기만큼은 저지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래, 아무리 루드비히가 스승에서 원수로 변했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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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 세이렌 20.12.31 9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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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행방 20.12.30 94 2 12쪽
59 59. 협박 20.12.30 102 2 11쪽
58 58. 강림 20.12.29 100 2 11쪽
57 57. 의식의 시작 20.12.29 95 2 11쪽
56 56. 잠시 휴식 20.12.29 103 2 12쪽
55 55. 그의 호위 기사들이란 20.12.28 101 2 11쪽
54 54. 귀환 20.12.28 96 2 11쪽
53 53. 300년 전의 이야기 20.12.28 101 2 11쪽
52 52. 워프? 20.12.27 105 2 11쪽
51 51. 작별 20.12.27 101 2 11쪽
50 50. 신관 알베르 20.12.27 102 2 11쪽
» 49. 정화 20.12.26 101 2 12쪽
48 48. 세 번째 바람의 성소(4) 20.12.26 99 2 11쪽
47 47. 세 번째 바람의 성소(3) 20.12.26 103 2 11쪽
46 46. 세 번째 바람의 성소(2) 20.12.25 106 2 11쪽
45 45. 세 번째 바람의 성소(1) 20.12.25 107 2 11쪽
44 44. 마지막 준비 20.12.25 107 2 11쪽
43 43. 신목 20.12.24 111 2 11쪽
42 42. 휴식 20.12.24 10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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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두 번째 습격(2) 20.12.23 102 2 12쪽
38 38. 두 번째 습격(1) 20.12.23 10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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