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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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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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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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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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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 신관 알베르

DUMMY

“..저...알베르 신관님, 잠시...”


“응? 무슨 일인가?”


“지난번 저희를 습격했던 그 녀석 말이에요.

그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러니 드래곤관련 이야기는 좀...”


알베르 신관은 놀란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알겠다는 듯이 몇 번이나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묘하게 감탄하는 표정인 듯한 모습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다행히 그는 내가 무슨 걱정을 하는지 아는 것 같았다.


“역시 그대는 윈프리드 님의 사자로 뽑힐만한 그릇이군!

자신에게 저주를 건 것도 모자라, 신의 가호마저 파괴시킨 자를 감싸주는 그 포용력!

과연 신의 사자의 귀감이로다!”


“......”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그는 보이는 모습 그대로 그저 감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감탄하고 있는 것 같아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그렇게 당하고도 걱정이 되더냐.’하고 조롱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하하! 농담이네.

드래곤이란, 본래 예부터 인간들의 탐욕의 대상이었네. 이제 와서 새삼 두려울 이유가 있겠나?

루드비히 역시 그대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자신이 누군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을걸세.”


“그런가요..?”


그런 내 눈은 자연스럽게 오스왈드를 향했다.


맞아, 그러고 보니 이쪽에도 있었다. 드래곤 슬레이어가 꿈이었던 사람이.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마치 옆에 볼일이 있었다는 듯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눈을 피하고는 자리를 조금 이동했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동작이었으나, 그저 자리를 옮겼을 뿐 딱히 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 걸로 봐서는 단지 내 눈을 피하기 위한 행동일 뿐이었다는 것쯤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니, 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쪽을 선호한다.”


하지만 내가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걸 느꼈는지, 그는 그 나름대로 변명을 늘어놓았다.


오스왈드는 어디까지 당당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사람, 루드비히를 처음 봤을 때 다짜고짜 검기부터 날리지 않았던가?



“...그것보다 신관님. 어떻게 그 분의 이름이 루드비히라는 걸 알고 계십니까?”


“...어? 그러고 보니..”


그러고 보니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이야기를 할 때 루드비히를 ‘스승님’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엘론과 오스왈드 역시 그의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알베르 신관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그의 이름을 입에 담고 있었다.


우리는 동시에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알베르 신관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그게 무슨 큰일이냐는 듯이 태평한 얼굴로 우리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윈프리드 님의 사자인 그대에게는 무엇을 숨기겠나? 나는 윈프리드 님을 모시는 드래곤 중 하나라네.”


“드래곤..!”


나는 다시 알베르 신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굉장히 실례인 일이라는 건 알지만, 도저히 그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봐도 알베르 신관은 단지 풍채 좋고, 묘하게 전신이 새하얀 중년이라는 이미지일 뿐이었다.


“이런 곳에서 뭘 하고 계신 거예요..?”


“보면 모르겠나? 당연히 이곳을 지키는 신관을 하고 있다네.”


그는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내 물음의 의미는 그게 아니었다.


도대체 드래곤인 그가 왜 이런 곳에서 신관을 하는지가 의문이었다. 그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은 아닐 텐데. 그다지 대답하고 싶지 않다는 것인가?


다시 물어보려고 하는 그때, 시야의 한 끝에서 오스왈드의 손이 검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을 제지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는 사이, 다행히 그의 행동을 알아 챈 알베르 신관은 오스왈드를 향해 한 손을 들어보였다.


“허허, 그대는 정정당당하게 싸우겠다고 하지 않았나? 상처입은 늙은이에게 검을 겨누려고 하다니.”


“상처라고?”


“그렇다네. 나는 천 년 전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네. 에고고..허리야...”


그러면서 그는 제법 과장된 몸짓으로 허리를 쭉 폈다가 다시 구부리고는 주먹으로 툭툭 치고 있었다. 몇 번 그 자리에서 걷기도 힘겹다는 듯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은 정말 허리가 아픈 환자라기보다는 그저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천 년 동안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고요?”


“하하하! 드래곤들이 입은 상처가 인간들에게 당한거겠나?

상처가 낫는데 천 년 이상이 걸릴 수 있는 일이네. 실제로 다른 드래곤녀석들은 모두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잠들어 있으니 말이네.”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모든 학자들이 그동안 품었던 궁금증의 해답을 내놓고 있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과 논쟁이 오갔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을까?


그의 말에 의하면 천 년 전의 전쟁을 기준으로 모두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멸종됐다고 알려진 드래곤들은 사실 상처 치유를 위해 모두 잠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현재 자신이 드래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이니 어느 정도 신빙성은 있을 것이다. 물론 그가 진짜 드래곤일 경우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스승님은 멀쩡해 보였는데...”


“루드비히, 그 녀석은...천 년 전의 전쟁에 참가하지 않았으니 멀쩡할 수밖에.”


“네? 어째서입니까?”


“설마, 귀찮아서...”


나는 루드비히가 전쟁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말에 “역시.”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만히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딘지 모르게 나른하고 귀찮아 보이는 그 모습은 도저히 전쟁 같은 걸 할 만한 성격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그 이미지 그대로였다는 게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다.


“하하하하! 설마 아무리 그 녀석이 귀찮은 걸 매우 싫어하는 성격이라고해도 그럴 리가 있겠는가?”


조용히 내뱉은 혼잣말을 들었는지 알베르 신관은 재미있다는 듯이 크게 웃어보였다. 하지만 역시 루드비히는 귀찮은 걸 싫어하는 성격이긴 한가보다.


한참을 배를 잡고 껄껄거리며 웃던 그는 다시 목을 가다듬고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그건 대지의 신인 어퀘이스의 학살때문이었네. 전쟁의 원인이 된 ‘그 사건’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학살. 아무리 자신이 모시는 신이라해도 그것만큼은 지지해주기 어려웠을 테니 말이네.”


알베르 신관의 말이 끝나고 주위는 고요해졌다.


손에도 잡히지 않을 법한 먼 옛날의 전설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직접 그 일을 목격했다는 그에게서 전해 들었기 때문이었는지, 마치 얼마 전에 일어났던 일이었던 것처럼 느껴져서 분위기는 더욱 숙연해지고 말았다.


걱정되는 마음에 살며시 바라본 오스왈드의 얼굴에서는 전혀 표정을 읽어낼 수가 없었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런데, 당신은 왜 잠들지 않으셨습니까?”


계속되는 침묵과 숙연한 분위기를 완화시키려는 듯이 엘론은 이야기를 다른 화제로 돌리려 하고 있었다. 알베르신관 역시 그에 따르려는 듯, 굳어있던 표정을 풀고는 가볍게 대답했다.


“그거야, 나는 뒷수습을 하시는 윈프리드 님의 보좌를 위해 깨어있어야 하지 않겠나?”


상처입은 몸으로 신을 보좌하기 위해 여기저리 돌아다니고 신전까지 지키게 됐다는 건가? 그래서야 상처를 치유할 틈은 없었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는 해도, 다른 드래곤들은 치유를 위해 잠들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 그래서 비앙카가 그렇게 약을 먹이려고 노력한 걸까.


“앗..그럼 비앙카는...?”


갑자기 비앙카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사실 나는 비앙카가 그의 손녀, 혹은 딸정도의 관계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가 드래곤이라고 한다면, 비앙카 역시 인간이 아닌 것일까?


“...그녀는 내 오랜친구라고 해두지.”


그렇게 말하고는 그는 말을 아꼈다. 드래곤이 말하는 ‘오랜’이란 어느 정도의 시간일까. 5년이나 10년 정도로는 ‘오랜’이란 표현은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 정도까지만 이야기하겠다고 한다면 깊이 파고드는 것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흠, 아무튼 그대는 이제 윈프리드 님의 가호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조심해야한다는 걸 기억해두게나.”


“...다시 가호를 내려주면 안되나요?”


어차피 한번 내린 신의 가호를 두세 번 내리는 것쯤은 괜찮지 않을까싶었다. 다른 사람에게 내리는 것도 아니고 같은 인물, 게다가 신의 사자라고 칭해지는 인물에게 내리는 것쯤이야.


“허허허! 이미 그만큼 해줬던 게 반칙인 셈이라네.”


“...까다롭네요.”


“시련의 하나라고 생각해주게나.”


“...이제 시련은 그만 받고 싶은데요...”


알베르 신관은 너무 가볍게 ‘신의 시련’을 언급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의 시련은 사양하고 싶다. 이미 성소를 돌아다니느라 겪은 시련만 해도 다른 사람들은 평생에 한번 겪을까말까 할 정도이니 말이다. 목숨이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수도에 도착할 때까지만 참아주세요.”


“또다시 긴 여정이 되겠네...”


나는 한숨이 나왔다.


수도에 도착할 때까지만 이라고 해도, 하루 이틀정도의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은 이상한 마법사 녀석이 목숨을 노리고 있기도 했다. 이럴 때만이라도 반칙정도는 허용해줬으면 좋겠다.


그때 축 처져있는 내 어깨를 툭툭치는 손길이 있었다. 그 손길을 따라 얼굴을 올리니 알베르신관의 웃는 얼굴이 있었다.


그는 만연한 미소를 내보이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하하! 그거라면 걱정 말게! 여기서는 특별히 수도까지 워프로 보내줄 예정이니 말이네!”


“네?! 워프요?”


워프! 그것은 이전의 성소에서 밖으로 빠져 나올 때 자주 사용하던 마법의 이동수단이었다. 하지만 발동을 하기위한 준비가 까다로웠기 때문에 보통은 단거리이동에 쓰였으며,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도 소수에 불과했다.


이곳에서 수도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가늠할 수 없었으나, 단거리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설마, 워프라고 해놓고 엉뚱한 곳에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겠죠..?”


“하하!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인간들의 어설픈 마법에 비교해서는 곤란하지! 그대를 보내는 게 누군지 그새 잊은 건가?”


역시 드래곤!


알베르 신관은 아프다는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가슴을 편 채로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당당하게 선언하고 있었다.


같은 드래곤이라고 하는데, 루드비히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의 실체를 보지 못한 지금, 그가 드래곤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 걸까?



워프라는 건 결국 내 목숨을 맡겨야하는 마법이었다.



미..믿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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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 그의 호위 기사들이란 20.12.28 101 2 11쪽
54 54. 귀환 20.12.28 97 2 11쪽
53 53. 300년 전의 이야기 20.12.28 103 2 11쪽
52 52. 워프? 20.12.27 105 2 11쪽
51 51. 작별 20.12.27 102 2 11쪽
» 50. 신관 알베르 20.12.27 104 2 11쪽
49 49. 정화 20.12.26 10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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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세 번째 바람의 성소(2) 20.12.25 106 2 11쪽
45 45. 세 번째 바람의 성소(1) 20.12.25 108 2 11쪽
44 44. 마지막 준비 20.12.25 107 2 11쪽
43 43. 신목 20.12.24 11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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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단 한 번의 신성력 20.12.23 104 2 11쪽
39 39. 두 번째 습격(2) 20.12.23 102 2 12쪽
38 38. 두 번째 습격(1) 20.12.23 10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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