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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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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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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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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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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1. 작별

DUMMY

어쨌든 우리는 워프마법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가 결정했다기보다는 이미 결정되어진 사항이었지만 말이다.


“그럼 진작에 워프마법으로 이동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하면 순례의 의미가 없지 않나. 순례여행이라는 것은...”


“아하하. 알겠어요...그런데 이번엔 왜 갑자기 워프를 쓰는 건가요?”


알베르 신관의 말이 길어지기전에 재빨리 그의 말을 끊었다. 그가 설명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것은 지난번일로 잘 알고 있었다.


“그거야, 이번에 일어난 습격사건 때문이 아니겠나?”


“아..역시 그 녀석 위험한 녀석인거네요.”


“그야 그대들에겐 위험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지.”


‘그대들에겐’이라는 것은 알베르 신관에게는 아니라는 뜻인가.


대단히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였다. 상처 입었다고는 해도 드래곤은 드래곤. 그정도의 마법사에게는 쉽게 당하지 않는다는 것일까.



“오늘은 모두 지쳤을 테니, 수도로 돌아가는 건 내일로 하세나. 이만 가서 쉬게.”


그 뒤, 우리는 쫓겨나듯이 알베르신관에게 떠밀려 신전 안으로 들어왔다. 쉬라고 해도 아직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방으로 돌아갈 생각은 들지 않았고, 적당히 모여 있을 만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


그때, 때마침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져, 우리는 자연스럽게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는 긴 나무테이블 세 개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몇 명의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우리는 식당의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사제 한 명은 빵이 들어있는 바구니를, 다른 한 명은 스프가 들어있는 냄비를 들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곧이어 내 앞에 접시가 놓여졌다. 그리고 곧 그 접시에는 스프가 담겨졌고, 다른 한쪽에는 따끈따끈한 빵이 놓였다.


이제 막 구운 듯한 고소한 냄새가 나는 빵과 큼지막한 야채가 담긴 따뜻한 스프를 보니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그 고생을 한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것이다.


우선 수저를 들어 커다란 감자를 하나 건져 입안에 넣었다.


잘 익은 감자와 적당히 짭짤한 스프의 맛이 입안으로 퍼지면서 지쳤던 몸에 기운이 나는 듯 했다.


스프를 몇 번 더 떠서 입으로 나르고 난 후, 간신히 대화를 할 여유가 생겨났다.


우물우물 씹던 감자를 꿀꺽 삼키고서는 입을 열었다.


“엘론은 다시 그 별관 쪽으로 돌아가는 거야?”


“네. 지금 몸은 괜찮습니다만, 치유사분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체크를 하고 싶어 하셔서요.”


그럼 나는 그 병실로 돌아가야 하나?


케르빌 왕자도 그쪽으로 돌아갔을 것 같고, 성소에서의 일 이후라 그와 다시 만나는 것은 어색할 것 같았다.


생각에 잠긴 채로 따끈한 빵을 집어 반으로 갈랐다. 갈라진 빵은 모락모락 김이 나면서 식욕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반으로 자른 빵을 먹기 좋게 작게 떼어내서는 스프에 살짝 찍어 먹으니, 담백한 빵과 짭짤한 스프의 조화도 제법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어서 그런지, 뭐 내일이면 떠날 텐데 하루정도는 어색하게 왕자와 같은 병실을 쓰는 것쯤이야 어떠냐는 마음이 들었다.


어차피 가방도 그곳에 두고 나왔고.


역시 사람은 배가 부르고 볼일이다. 마음이 너그러워 지니까.


“그럼, 오스왈드 님은?”


“나는 그동안은 일반 숙소에서 지냈다만, 오늘은...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네?”


“?!”


나는 빵을 씹는 것도 잊고 놀라 입을 딱 벌리고는 오스왈드를 빤히 바라보았다. 대단히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손에 들고 있는 빵을 떨어트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대로 옆을 보니, 엘론 역시 스프를 뜨던 모습 그대로 굳어서는 놀란 표정으로 오스왈드를 보고 있었다.


“왜 그리 놀라는 거지? 설마 내가 언제까지 함께할 거라고 생각한건가?”


굳어져있는 우리와는 대조적으로 오스왈드는 마치 방금 전 “내일 아침에도 훈련이다.”라고 말한 듯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니 그래도..적어도 이 순례여행의 마지막까지는 함께할 줄 알았어요.”


그가 그런말을 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할거라고.


“원래는 호기심으로 잠시 구경하고 가려고 온 거였다.

뭐, 다른 곳이었다면 마지막까지 함께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식으로 방문한 게 아니라, 수도로 가는 것은 역시 위험해서 말이다.”


그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우리나라는 다른 곳과 교류가 활발한 편도 아니었고, 아무런 연락도 없이 갑자기 등장한 다른 나라의 왕족은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해도...아쉽네요.”


엘론의 말에도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그동안 함께 지내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많이 익숙해져 버린 모양이었다. 이대로 헤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아쉬웠다.


“그렇게 아쉬우면 떠나기 전까지 특훈이라도 할까?”


“그...”


“아니, 잠깐만요! 엘론은 이제 막 몸이 회복됐거든요?!”


내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엘론은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 고개가 반은 내려갔었다.


정말이지 기사들은 왜이리 몸을 혹사 시키는 것일까.


엘론의 특훈이 거부되자, 오스왈드는 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은 짓궂은 표정으로 장난기를 가득 품고 있었다.


“클로이 님도 안됩니다. 아직 몸이 안 좋으시잖아요?”


“알았다, 알았어. 둘 다 포기하도록 하지. 그보다 내 얼굴만 봐도 벌벌 떨던 클로이가 가끔은 그리워지는군.”


“아니, 지금 그때 얘기를 왜 꺼내고 그래요!”


그건 오스왈드를 만난지 얼마되지 않았을 무렵의 이야기였다.


그때의 나는 그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벌벌떨면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모습이 떠오르자, 두 볼이 불에 데인 것처럼 뜨거워지고 있었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안다. 지금 내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보다 더 붉어져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 저런 식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거지?”


“제가 기억하기로는 분명 루드비히 님은 만난 후일 겁니다.”


“그건 어쩔 수 없어. 스승님의 본모습을 보면, 다들 더 이상 무서운 건 없게 될거야...”


우리는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부분의 내용은 그동안 순례여행을 하며 겪었던 일들이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인지,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걸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괜히 울컥하고 가슴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식당은 식사를 마친 이후에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는 마음껏 수다를 떤 후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이후로는 세 명 모두 가는 길이 달랐다.


그리고 모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진짜 이걸로 작별이에요?”


“...그렇게 아쉬우면 결혼식에라도 오면 되지 않나?”


“하아..하급귀족은 제가 다른 나라의 왕족 결혼식에 갈 수 있을 리가 없죠.”


나는 한숨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왕자가 결혼한다고 해도 과연 우리 집에 초대장이 올지 안올지도 내기를 해야 할 판국에 다른 나라 왕족의 결혼식이라니. 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초대장을 보내면 되지 않나.”


“아, 그건 좀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겠습니까?”


“오해라고?”


오스왈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이 왕자는 왕족인 주제에 그 흔한 스캔들이나 뜬소문조차 없었던 것일까?


“그러네요~ 어쩌면 다른 나라에 숨겨둔 애인이라던가?”


“뭐? 왜 결혼식 초대장 하나만으로 그런 오해를 하는 거지?”


...


오스왈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건 어쩌면 측근들이 고생하고 있는 걸지도.


“...초대장은 차라리 저에게 보내주십시오. 클로이 님과 함께 가겠습니다.”


“그게 좋겠군. 두 사람에게 각각 보낼까 생각했지만, 엘론이 데리고 온다면 안심이 되고 말이지.”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나는 이미 ‘윈드 스톰’까지 쓸 수 있는 마법사였다. 한번 쓰고 기절하기는 했지만, 내 몸을 지키는 정도는 문제가 없었다.


“아, 그렇군. 결혼식에 온다면 이걸 갖고 오는 게 편할 거다.”


오스왈드는 엘론에게 동전 같은 것을 건네주었다.


일반 동전보다는 조금 큰 그것은, 화려한 세공으로 장식되어 금빛으로 번쩍번쩍 빛이 나고 있었다. 아니, 그냥보기에도 그건 분명 금으로 만들어진 동전이었다.


“금화?!”


번쩍이는 황금을 보니 나도 모르게 침이 꿀꺽 삼켜졌다. 게다가 이런 세공이 베풀어진 금화라면, 일반적인 금화보다 가치가 높은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나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오스왈드를 보았다.


어쩌면 나에게도 하나 주지 않을까?


“...이건 역시 엘론에게 맡겨야겠군. 클로이, 혹시라도 이걸 쓰거나 팔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도록 해.”


“네?! 어째서요?”


“이건 ‘왕족의 손님’이라는 표시다. 즉, 왕가의 물건이지. 이걸 파는 순간 감옥행이라는 것만 기억해둬.”


쓰지도 못하는 금화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의 말대로 엘론에게 맡기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오스왈드는 할 얘기는 다 끝났다는 듯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두세 걸음 앞으로 걸어가더니 다시 뒤돌아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여기서 작별이다. 결혼식에서 보자.”


“오스왈드 님, 건강하십시오.”


“으..꼭 갈게요! 아, 그런데 알베르 신관님께 인사는 하고 가야하지 않을까요?”


나는 아쉬운 인사를 건네며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 테지만, 그의 밝은 모습을 눈에 새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은근히 예의범절을 중요히 여기는 그가 지금까지 신세를 진 알베르 신관에게 인사 없이 떠난다는 게 의문이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마라. 신관에게는 개인적으로 인사를 하고 갈 예정이다.”


“개인적인 인사요..?”


“개인적인 인사.”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손을 한번 흔들어주고는 그대로 길을 나섰다.


갑작스런 만남에 어울리는 갑작스런 작별이었다. 그는 이미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듯이 걸어가는 동안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는 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의 개인적인 인사라는 말은 어쩐지 불길한 울림이 있었다. 설마 알베르 신관이 드래곤이라는 걸 잊지는 않았겠지.


아니, 이 경우에는 잊으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목숨은 소중히 여기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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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 그의 호위 기사들이란 20.12.28 101 2 11쪽
54 54. 귀환 20.12.28 97 2 11쪽
53 53. 300년 전의 이야기 20.12.28 102 2 11쪽
52 52. 워프? 20.12.27 105 2 11쪽
» 51. 작별 20.12.27 102 2 11쪽
50 50. 신관 알베르 20.12.27 103 2 11쪽
49 49. 정화 20.12.26 101 2 12쪽
48 48. 세 번째 바람의 성소(4) 20.12.26 99 2 11쪽
47 47. 세 번째 바람의 성소(3) 20.12.26 103 2 11쪽
46 46. 세 번째 바람의 성소(2) 20.12.25 106 2 11쪽
45 45. 세 번째 바람의 성소(1) 20.12.25 107 2 11쪽
44 44. 마지막 준비 20.12.25 107 2 11쪽
43 43. 신목 20.12.24 112 2 11쪽
42 42. 휴식 20.12.24 100 2 12쪽
41 41. 신전 20.12.24 105 2 11쪽
40 40. 단 한 번의 신성력 20.12.23 104 2 11쪽
39 39. 두 번째 습격(2) 20.12.23 102 2 12쪽
38 38. 두 번째 습격(1) 20.12.23 10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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