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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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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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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48
추천수 :
478
글자수 :
1,126,569

작성
20.12.3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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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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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0. 행방

DUMMY

일단 결정을 내렸으니, 대처방안을 생각해야할 차례였다.


이대로 복수하겠답시고 그 마법사 녀석에게 무작정 덤벼드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지난번 그가 후퇴를하고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은 이유. 그것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었다.


기절을 했었기 때문에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가 기절하기 전까지 그는 매우 여유로워 보였다. 그렇다면 역시 마지막에 내가 쓴 신성력 덕분인 걸까?


오스왈드도 그렇게 말했고 알베르 신관도 딱히 다른 얘기를 해주지 않는 걸 보면 그게 맞는 것 같았다. 그 말을 했던 상황을 보면 조금 미심쩍은 부분은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내게는 신성력을 쓸 방법은 없고...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가는 길에 비앙카에게 들렀다가 갈 수 있으려나.


의외로 마음이 약했던 그녀라면 사정을 설명하고 부탁하면 약을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비앙카의 약...


응?



아니 잠깐,


비앙카가 준 약가방은 어디있지?



분명 그때...엘론이 쓰러졌고, 곧이어 나도 신성력을 쓴 반동으로 기절해버렸었다.


“클로이 님? 혹시 원하신다면 어느 나라를 먼저 방문할지 정할 수 있는 권한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린은 갑자기 입을 다물고 생각에 빠져버린 나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내 귀에 쉽게 닿지 않았다. 그것보다 지금 중요한 게 떠올라 버렸다.


그래, 그때. 엘론도 나도 기절했었다. 그렇다면 이 일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불의 왕국 ‘후버’로!”


“..네?”


“미안. 나 급한 볼 일이 생각나서 가볼게!!”


당황하는 아이린을 신경 쓸 틈도없이 나는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분명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오스왈드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엘론도 어느정도는 사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엘론을 찾아가야겠다.


나는 뛰는 것과 같은 속도로 서둘러 문 앞으로 걸어갔다.


“클로이 님?!”


“미안, 아이린! 내가 더 들어야하는 말은 없지? 첫 번째로 가는 나라는 ‘후버’로 부탁해!”


아이린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그대로 바로 문을 박차고 나왔다. 어차피 일을 하는 걸로 결론이 났으니, 더 이상의 중요한 이야기는 없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급한건 내 약가방!


탁탁탁


복도를 가볍게 달리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엘론의 성격상, 아이린이 집무실 근처로는 오지말라고 했어도 근처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복도를 달린지 얼마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복도 옆 정원으로 이어지는 부근에 엘론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엘..!”


바로 엘론을 부르려고 했지만 그의 앞에 서 있는 여성을 보고 급히 입을 다물었다. 나는 서둘러 기둥 뒤로 몸을 숨기고 잠시 상황을 살펴보았다.


아름다운 금발을 단정하게 땋아 묶어 올리고 핑크색 부드러운 실크리본으로 마무리를 지은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거기에 허리라인을 강조한 베이비 핑크의 드레스는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엘론에게 무언가 말하고 있었지만 목소리를 낮춰 말하고 있었기에 내용을 짐작하긴 어려웠다.


그런 그들을 주시하며 한발 한발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윽..”


너무 주시를 하고 있던 탓인지, 시선을 느낀 엘론이 이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바람에 나와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하지만 곧바로 그는 다른곳으로 눈을 돌리며 나를 못 본척하고는 딴청을 피고 있었다.


마치 눈을 마주친적이 없는 듯한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그에 따라 나도 그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더욱 조심하며 뒤로 물러 섰다.



한발 한발 물러서던 그때, 그녀의 뒤에 서 있던 호위 기사가 그녀에게 다가가 무언가 귓속말을 했고, 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호위에게 쏠린 틈을 타서 그곳에서 달아나기 위해 등을 돌렸다.



“어머! 방금 전의 그 사제 맞죠?”


“악?!”


갑작스럽게 들린 소리에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을 정도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 심장. 무사한가?


‘뒤돌아보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 향한 그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라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던 내 노력이 무색하게도 그녀는 나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와 호위 기사가 함께 나를 보고 있던 것을 보면, 정확하게는 그녀가 눈치챈것이 아니라 그녀의 뒤에 서 있던 호위 기사때문일 것이다.


방금 전의 그 귓속말은 그것이었나!


“아..안녕하세요. 혹시 사람을 잘 못 보신 게...”


덥썩!


그녀는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거의 달리듯이 빠른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와서는 바로 팔을 붙잡고 얽혀 붙었다.


“와~ 이렇게 만나니 영광이네요~ 후후후”


그리고는 바로 팔을 잡아 끌며 정원으로 걸어갔다. 이정도의 힘은 그냥 뿌리치려면 얼마든지 뿌리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웃음.


마치 ‘너에 대해 알고있으니 입다물고 따라와라’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의식을 할 때, 이런 사태를 대비하여 베일을 쓴 것이었는데, 도대체 내 정체는 어디까지 알려져버린 것일까?







“처음뵙겠어요. 나는 리자이나 윈프리드 레이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이 나라의 왕녀예요.”


“아...처음뵙겠습니다. 저는 클로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왕녀는 처음보는 건 아니었다.


어디였던가, 반강제로 참여했던 지나치게 화려하고 떠들썩했던 사교모임. 그곳에서 봤던 기억이 있었다.


물론 가까이에서 본 것은 아니었고, 멀리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그녀를 본 것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그렇기때문에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거겠지.


아니, 가까이서 봤다해도 아무런 특색도 없는 하급 귀족인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마차가지일 것이다.


신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소문대로 그녀는 내 또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첫 눈에 사랑스럽다는 인상을 주었다. 아마 그녀를 본 사람은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것만 같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그녀의 소원이라면 그게 뭐라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순간 정신이 번쩍들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무슨 일이든지 들어주고 싶다니. 이게 바로 신의 총애를 받는 자의 힘인가?


“그런데 저에게 무슨...”


“잠깐, 너는 평민인가?”


왕녀가 평범한 사제인 나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 것인지 시치미를 떼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옆에 조용히 서있기만 하던 호위가 내 말을 막아섰다.


그는 단정한 단발머리에 호리호리한 체형인데다가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인지 호위보다는 보좌관같은 인상이었다. 다만 얼음같이 차가운 시선만은 자신이 호위 기사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이 오싹하기만했다.


“네..네...그렇습니다.”


내 대답에 그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가 무엇을 지적하고 있는 지는 알고 있었다. 왕녀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소개를 하고 있는데, 자신의 지위와 가문명을 밝히지 않는 무례를 말하는 거겠지.


내가 귀족이라면 지금 이 행동은 왕녀를 무시한, 어마어마한 사태이니 그녀의 호위 기사로서는 내버려둘 수 없는 일일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왕녀라 할지라도 정체를 밝힐 수 없는 노릇이니 성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귀족임을 숨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 않은가?


이로써 나중에 정체가 밝혀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목숨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일은 정말로 따로 생명수당을 청구해야하는 게 아닐까?



“그런 것 치고는 예의범절이...”


“후후. 이렌, 너무 그렇게 괴롭히지 마세요.

나는 그저 ‘당신을’ 한번 보고 싶었을 뿐인데, 엘론도 숨기기만 하니까 궁금해서 이렇게 쳐들어 와버렸어요!”


순진하게 웃고 있는 왕녀는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러워 보였다.



아니아니.


나는 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이건 좀 위험했다. 또다시 총애의 힘에 당할뻔했다.


이 왕녀와의 대화는 빨리 끝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이 왕녀는 분명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음, 저는 그저 평범한 사제 중 하나일 뿐이고...

어쩌다보니 의식에 뽑혔던 거예요. 왕녀님께서 호기심을 느낄만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가 하고싶은 말만 하고 놓아주겠어요.”


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 같지않은 왕녀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순진하게 웃었다. 분명 사랑스러운 몸짓이었으나, 이상하게도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당신 덕분에 오라버님은 꽤나 달라지셨어요. 후후, 그래서 이번에도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부디...왕위에 어울리는 인물이 되게 해주세요.”


그녀는 우아하게 드레스자락을 살짝 잡고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마치고 싱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은 채로 바로 몸을 돌려 돌아갔다. 그녀의 호위 역시 간단히 인사를 하고는 그녀를 따라 나섰다.



“엘론, 지금 왕녀가 뭐라고...?”


그녀의 말은 분명 귀로는 들렸지만, 머리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왕위가 어쩌고 왕자가 어쩌고 한 것 같은데?


차마 입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을 들은 기분이었다. 저 왕녀는 무언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다지 깊게 생각할 필요없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보다 죄송합니다. 왕녀님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눈을 마주쳤던게 걸렸던 모양입니다.”


“어쩔 수 없지. 그때 잘 도망가지 못한 내 책임도 있고..”


상대가 왕녀의 호위 기사라면 내가 조용히 도망칠 가능성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그는 처음부터 내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얘기할 타이밍만을 재고 있었을 뿐이었겠지.


아니 그보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혹시 내 약가방이 어딨는지 알아? 그 비앙카가 만들어 준 약이 들어있는 가방말이야!”


엘론은 잠시 골똘히 생각을 하는 듯이 말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거라면...분명 오스왈드 님이...


치료하는데 모두 사용했다고 했었습니다. “


“그걸 다 썼다고?!”


“네, 왕자님과 그 호위 기사들에게도 사용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들까지 사용했다고 해도 그 많은 양을 다 쓸수가 있는 일인가!


기억 속의 약가방은 확실히 일반적인 가방보다는 작은 사이즈였지만 그정도의 인원을 치료하는데 다 쓸정도의 적은 양은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치유약 이외에도 다른 용도로 쓰이는 약이 있었을 텐데!


문득 비앙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이 만든 약을 눈독 들이는 녀석들이 많다고.


엘론이 자세히 알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약을 신전에 건네준 것은 오스왈드일것이다.


필요한 약만 건네주면 될 것을.


가방채로 건네줘버린 것이 그 답다면 그다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잘했다고 넘어갈 수는 없는 법. 역시 이번에 불의 왕국부터 간다고 한 것은 옳은 판단이었다.


이미 줘버린 걸 다시 뺏어 올수는 없으니, 불평불만이라도 실컷 늘어놓아야 마음이 풀릴 것 같았다.



아, 그것보다...


이걸로 정말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은 확정되어 버린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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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 세이렌 20.12.31 101 2 12쪽
61 61. 새로운 출발 20.12.31 98 2 11쪽
» 60. 행방 20.12.30 98 2 12쪽
59 59. 협박 20.12.30 104 2 11쪽
58 58. 강림 20.12.29 104 2 11쪽
57 57. 의식의 시작 20.12.29 99 2 11쪽
56 56. 잠시 휴식 20.12.29 106 2 12쪽
55 55. 그의 호위 기사들이란 20.12.28 104 2 11쪽
54 54. 귀환 20.12.28 101 2 11쪽
53 53. 300년 전의 이야기 20.12.28 106 2 11쪽
52 52. 워프? 20.12.27 108 2 11쪽
51 51. 작별 20.12.27 106 2 11쪽
50 50. 신관 알베르 20.12.27 107 2 11쪽
49 49. 정화 20.12.26 10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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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세 번째 바람의 성소(3) 20.12.26 108 2 11쪽
46 46. 세 번째 바람의 성소(2) 20.12.25 109 2 11쪽
45 45. 세 번째 바람의 성소(1) 20.12.25 111 2 11쪽
44 44. 마지막 준비 20.12.25 110 2 11쪽
43 43. 신목 20.12.24 115 2 11쪽
42 42. 휴식 20.12.24 10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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