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차원의 지배자 : 신, 인간, 드래곤, 크로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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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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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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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70

시간과 차원의 지배자




DUMMY

제 2 크로노스는 얼마전부터 짜증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최근, 자신이 관할하고 있는 우주 후방 곳곳의 행성들에 있는 차원의 틈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강한 마물들이 나타나 그 것들을 없에는데 병력의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그 마물들을 퇴치하기 위해 악마놈들을 부를려고 했는데, 악마의 수장인 아비둠놈에게 연락이 되지 않고 있었다.

‘이 새끼가 내 연락을 씹어? 제 놈이 누구 때문에 대장 노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군. 이번 기회에 제대로 가르쳐 줘야겠어. 음, 그래, 그놈을 보내면 되겠군.’

제 2 크로노스는 마물퇴치 임무를 하고 있던 주터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렀다. 제 2 크로노스의 부름을 받은 주터는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제 2 크로노스의 집무실로 향하고 있었다.

‘혹시, 저 놈들이 눈치챈 건 아니겠지? 아닐거야. 만약 눈치챘다면 이렇게 순순히 나를 부르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최근 뭔가 낌새를 챘던 그 놈은 마물의 먹이가 되어버렸고 말이야.’

주터는 지구로부터 돌아 온 후, 인간의 영혼을 가진 죽음의 사신들을 하나 둘 모아 크로노스들에 대한 반란을 계획하고 있는 중이었다. 크로노스들이 자신들에게 영생을 주기는커녕 자신들을 이용만하고 결국에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것을 알리고, 자신과 뜻을 같이 할 죽음의 사신들을 모아 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상관 하나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자신을 미행하자, 주터는 동료들과 함께 그 상관을 사로잡아 마물의 먹이로 던져주었던 것이었다. 그 상관은 마물과의 전투에서 죽은 걸로 처리되었고, 그 상관을 고문한 결과 그 상관 이외에 주터에 대해 의심을 가진 다른 이들은 없는 것을 확인했었다.

주터가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서자 제 2 크로노스가 말했다.

“자네, 오랜만이군. 마물들 퇴치에 큰 공을 세우고 있다고 들었네.”

주터는 율리스를 만난 이후로 무엇인가 자신에게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차원에너지를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 전투력이 크게 상승한 상태였다. 또한, 새로운 마물들의 약점도 지구에서의 싸움으로 잘 알고 있어서, 마물과의 전투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일단 자네를 진급시킬 것이야. 자네 상관이 얼마 전 마물에게 희생당했다고 했지? 자네가 그 자리를 이어받게나. 자네가 대대장이었지? 이제 연대장이라네. 축하하네.”

주터는 제 2 크로노스의 말에 약간 얼떨떨해하며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제 2 크로노스 전하, 감사합니다. 전하의 뜻을 받들어 더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2 크로노스는 크게 웃으며 주터를 향해 말했다.

“하하하, 좋아, 좋아. 그런데 말이야, 자네의 진급은 내가 말하는 임무 하나를 완수하고 난 후에 될 것이야. 물론, 어려운 임무는 아니야. 지구까지 다녀온 자네라면 뭐, 쉽게 해 낼 수 있을 것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네.”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주터는 얼굴에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면 그렇지. 네 놈이 그럴 놈이 아니지.’

“저기 말이야. 요즘 아비둠놈에 내 연락을 씹고 있어서 내 심기가 영 편하지가 않아. 자네가 그 놈에게 가서 내 뜻을 잘 전하도록 하게. 당장 악마놈들 만 명을 이리로 보내서 마물퇴치에 투입하라고 말이야. 만약 이 명령을 거부하면 악마대장 자리는 다른 놈에게 갈 것이라고 전하게.”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임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제 2 크로노스를 보며 주터는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이거군. 만약 아비둠이 제 2 크로노스의 명령을 거부할 생각이라면 나부터 죽여버리겠군. 제 2 크로노스놈은 이걸 노린 것이고 말이야. 만약, 아비둠이 자신의 명령을 따른다면 뭐, 그것도 좋은 것이고. 가서 여누크를 먼저 만나봐야겠군. 악마왕성에 무슨일이 있는지 먼저 알아봐야겠어.’

주터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입으로는 충성을 다하는 투로 말했다.

“제 2 크로노스 전하, 제게 맡겨 주십시요. 아비둠놈의 주리를 틀어서라도 악마놈들 만명을 여기로 데려 오겠습니다.”

주터의 말에 제 2 크로노스는 매우 흡족해 했다. 자신의 집무실을 물러나는 주터를 보며 제 2 크로노스는 복잡한 생각이 밀려들었다.

‘생각보다 쓸만한 놈일지도 모르겠군. 이번 임무를 잘 완수한다면 조금 더 큰 일을 맡겨봐야겠어. 그런데 말이지, 예전부터 느껴지던 이 찝찝함이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음, 저놈이 인간영혼을 가진 죽음의 사신놈이라 그런것이겠지? 에잇! 왠지 인간놈들만 생각하면 기분이 나빠진단 말이야.’

주터가 악마왕성에 도착했을 때는 왕성 곳곳에 전투의 흔적이 가득했다. 왕성 곳곳은 부서져 있었으며, 왕성 주위의 건물들도 많이 파괴되어 있었다. 이곳 악마들에게 무슨 일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일단 왕성안으로 들어가서 여누크를 찾아봐야겠지?’

주터가 왕성앞 성문에 다가가자 성문을 지키고 있던 하급 악마들이 암흑창을 겨누며 주터를 막아섰다.

“네놈은 뭐냐? 여기는 너 같은 놈이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주터는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하급 악마들을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지금 제 2 크로노스님의 명령을 받고 악마왕 아비둠을 만나러 온 죽음의 사신 주터다. 나를 아비둠에게 안내하도록 하거라.”

그러자, 하급 악마들은 깜짝 놀라며 곧바로 성문을 열어주었고, 책임자로 보이는 중급 악마가 급히 뛰어 나오며 말했다.

“주터님,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제 부하들이 조금 무례하게 굴었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주터님을 아비둠님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중급 악마가 약간은 비굴한 모습으로 주터에게 이야기하고 성 안으로 안내하기 시작하자 주터도 기분이 좋아지며 중급 악마를 따라 걸어갔다. 성 안쪽은 크게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 같았다.

‘악마왕성을 공격하다니 어떤 놈들이지? 악마가 득실거리는 이 행성에 다른 차원에서 온 강력한 존재들이 온 것인가? 마물 토벌했을 때 상급 이상의 악마들이 어려움을 겪을 만한 마물들은 많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렇다면, 혹시, 내전이라도 일어난 것인가?’

복잡한 생각을 하며 한참 동안 성안으로 들어가자 큰 건물이 있었고, 그 건물의 문 앞에서 중급 악마가 그 문을 지키고 있던 상급 악마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상급 악마도 깜짝 놀라며 주터 앞에 와서 공손한 자세로 말했다.

“주터님, 지금 아비둠님께서 부상을 입으셔서 치료중이십니다. 안으로 들어가 접견실에서 잠시 기다리시면 제가 곧바로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터는 놀라며 속으로 생각했다.

‘악마왕 아비둠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통일이 아니긴 아니군.’

상급 악마가 아비둠에게 보고를 하기위해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주터가 물었다.

“그런데, 여기 여누크라는 악마가 있는가?”

그러자 상급 악마가 대답했다.

“네, 물론입니다. 여누크님이 아니었다면 아비둠님이 큰 낭패를 볼 뻔 했습니다. 지금은 여누크님이 임시로 저희를 지휘하고 계십니다.”

그 말을 들은 주터가 상급악마에게 다시 말했다.

“내가 여누크를 잘 알고 있으니 여누크에게 안내하도록 하게나. 여누크와 먼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어.”

주터가 아비둠의 집무실로 들어섰을 때, 여누크는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여누크님, 여기 제 2 크로노스 전하의 대리인이 방문하셨습니다. 여누크님과 잘 아시는 사이라고 해서 이리로 모셔왔습니다.”

상급 악마의 말에 여누크는 시크둥하게 고개를 돌리다가 주터를 알아보고 반가운 표정으로 뛰쳐나오며 말했다.

“자네, 주터가 아닌가?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여기서 자네를 만날 줄이야.”

자신의 손을 붙잡고 반가워하는 여누크를 향해 주터가 말했다.

“여누크님을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악마왕 아비둠이 부상을 입다니요? 이 악마행성에서요.”

그러자, 여누크가 주터를 데려온 상급 악마를 내 보내고는 주터에게 말했다.

“일단 이쪽으로 앉게나. 내가 자세한 이야기를 해 줄 테니까 말이야.”

주터가 의자에 앉자 여누크는 이 곳의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디아블과 추사이크가 적당히 타협을 한 후 갑자기 반란군들의 전략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구에서 오랬동안 살아왔던 디아블이 아주 교묘한 심리전을 구사한 것이었다. 바로 ‘악마 계급 해방’을 기치로 내 걸었던 것이다.

원래 악마의 세계는 철저한 등급제 사회였다. 맨 위에 궁극의 악마 등급이 있고 그 아래로 재앙급, 최고위급, 최상급, 상급, 중급, 하급 악마로 나눠져 있으며, 아래 등급에서 위 등급으로 성장하는 것은 극히 드물어서 아주 소수만이 가능했다.

그래서, 원래 등급이 낮게 태어난 악마들은 이 악마왕국에서 희망이 없음을 느끼게 되었고, 차원의 틈을 통해 어딘지 모를 기회의 땅으로 갔던 것이었다. 디아블도 원래는 상급 악마였지만, 차원의 틈을 통해 지구에 떨어진 후 인간들의 정기를 취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자신의 등급을 상승시켰던 것이었다.

여하튼, 반란군이 ‘악마 계급 해방’을 기치로 내걸고 모든 악마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공평하게 주겠다고 하자 많은 악마들이 반란군측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아비둠의 토벌작전으로 많은 병력을 잃고 쫓겨 다니던 반란군은 그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해 마침내 악마왕성까지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악마왕성에서의 싸움이 생각보다 불리하게 돌아가자 아비둠이 직접 싸움에 나섰는데, 추사이크와 디아블의 협공에 아비둠이 부상까지 입게 되었던 것이다. 여누크는 다른 쪽에서 적당히 반란군들과 싸우고 있어서 아비둠을 돕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돕지 않은 것이긴 했다.

“그런 상황이군요. 율리스가 디아블을 이쪽으로 던져 넣은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을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이어서 아비둠이 제 2 크로노스의 명령을 받고도 대답할 수 없었군요. 그런데, 여누크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제가 보기에는 아비둠을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은 없으신 것 같은데요.”

그러자 여누크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주터에게 말했다.

“역시 자네는 인간의 영혼을 가져서 그런지 눈치가 빠르군. 나는 조만간 디아블을 따로 만나 볼 생각이야. 사실 나도 등급에 매여버린 악마들을 풀어주고 싶거든. 그리고, 거기 더해서 우리 악마들이 크로노스 놈들의 개가 되어 움직이는 것도 싫고 말이야. 뭐, 이 부분은 자네에게서 조금 영감을 얻었지만 말이야. 그런데 자네는 어떻게 되어가나?”

여누크의 말에 주터도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투로 말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아마 디아블도 여누크님의 의견에 동조할 것입니다. 저도 인간 영혼을 가진 죽음의 사신들을 잘 모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저를 의심하던 상관 한놈도 날려버렸습니다.”

“그렇군. 자네도 잘 하고 있구만 그래. 율리스와 프리야도 잘 하고 있겠지? 가브릴 그 놈도 보고 싶구만. 그 놈하고 지구 곳곳을 누비고 매일 매일 대련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는데 말이야.”

그러자 주터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두 분의 우정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율리스와 프리야는 아마 잘 해 낼 것입니다. 워낙 마음이 강한 아이들이니까요. 여누크님과 제가 그 둘을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악마들과 죽음의 사신들이 크로노스 놈들에게 반란을 일으킨다면 율리스와 프리야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될 테니까.”

“하하하. 그렇게 되겠군. 자네는 제 2 크로노스에게 돌아가서 악마행성에 내분이 일어나서 정신없는 상태라고 둘러대게나. 그리고, 생각보다 내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해 놓게나. 내가 이른 시일 내에 디아블과 담판을 짓고, 이 악마행성을 접수한 후 자네의 연락을 기다릴 테니까 말이야.”

“좋습니다. 여누크님. 다음에 좋은 소식으로 다시 만날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렇게 악마와 죽음의 사신의 연합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들은 크로노스들에게 아주 큰 골치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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