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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했던 쓰레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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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실험쥐
작품등록일 :
2020.12.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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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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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던전 탐험 (5)

DUMMY

던전 탐험 (5)



“저기 봐! 용을 길렀다는 여자야!”


“저 빨간 머리는 검을 휘두르면 산을 갈라버린대!”


“파란 머리는 해일을 일으킨다고 하던데?”


유라와 시니아를 데리고 마을을 걷자 여기저기서 이상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뭔가 굉장히 과장된 이야기가 들려왔다.

사람들의 이목이 나와 일행들에게로 집중되자 유라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시니아의 옷깃을 붙잡았다.


“저 이런 분위기 엄청 약해요.”


반면 시니아는 평소와 별 차이 없이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눈초리가 조금 따가운 듯 당황하는 모습이 조금씩 엿보였다.


“고작 드래곤 가지고 이러네······”


시니아는 불만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누군가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은 나도 좋아하지 않았다.

단지 게임 속에서의 마을 사람들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조금 익숙했을 뿐이었다.


게임 속에서는 플레이어가 영웅적인 업적을 쌓으면 지금과 비슷하게 마을 여기저기서 소문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는 마왕을 무찌르고 나서야 보던 광경이었다. 고작 드래곤 하나를 회유했다고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뭐, 드래곤이 고작은 아니지만 말이다.


“조금만 버텨요. 며칠 지나면 괜찮아 질 거예요.”


“우으···”


유라가 얼굴을 붉히며 시니아의 등에 얼굴을 박았다.


우리는 계속되는 소곤거림 속을 지나 해안가에 도달했다. 유라의 수중마법을 연습하기 위해서였다.

해안가는 사람 하나 없이 조용했다. 몬스터가 나오는 곳이니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인기척이 줄어들자 유라는 드디어 숨을 크게 내쉬며 얼굴을 들었다.


“···호영 씨, 그냥 저희 여기서 자면 안 될까요?”


“그렇게나 시선이 불편해요? 방송은 어떻게 하신 거죠?”


“그건 사람들이 쳐다본다는 느낌은 안 드니까요······”


유라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뭔가 사연이 있는 듯 한 모습이었다. 왜 그런지 물어볼까 싶었지만 유라의 괴로운 표정을 바라보니 입이 열리지 않았다. 나 또한 시선에 대해 좋은 기억은 없었다.


“그런 그렇고, 여기로 온 이유가 뭐라고 하셨죠?”


“유라 씨에게 수중 마법을 습득 시키려고요.”


“설마 또 물속에 들어가거나 하는 건 아니죠?”


“맞아요.”


“네?”


“아주 정확하게 아셨네요.”


유라의 난감해하는 표정을 보며 나는 방긋 미소를 지었다.

아쿠아 위치 한정으로 수중 마법을 배우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 2분 22초 동안 숨을 참으며 잠수를 하면 된다.

물론 어중간하게 긴 시간을 참아야하기 때문에 조금 괴로울 수도 있지만, 뭐···유라의 문제니까.


“우으으, 우으으!”


유라가 알 수 없는 비명을 내뱉었다.

나는 가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는 유라를 바다 속으로 퐁당 빠트렸다.

거세게 저항하는 유라의 몸을 붙잡고 억지로 잠수를 시키며 시간을 세었다. 시니아도 유라를 꽉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시니아, 꽉 붙잡아.”


“응!”


“이래선 푸륵! 죽는 거랑 푸륵! 다름이 없잖 푸르륵!”


“유라 씨 힘 빼세요. 이러면 시간을 다시 세야하잖아요? 네?”


그렇게 2분 22초가 지났다. 나와 시니아는 실신한 유라를 해변으로 옮긴 뒤 젖은 옷을 털어냈다.

유라는 죽은 듯 쓰러져 있었다. 그런 유라를 바라보고 있으니 스킬 습득이 되긴 된 걸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얼마 뒤 일어난 유라가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곤 안심했다.


“우으···버블 슈트라는 스킬이 생겼어요.”


유라가 화가 난 듯 나를 째려보며 말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엄지를 척하고 내밀었다.

버블 슈트, 몸에 기포를 발생시켜 바다 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어주는 아쿠아 위치의 스킬 중 하나였다.

이 스킬이 있어야 바다궁전으로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바다궁전은 바다의 수심 어느 한 복판에 깊게 묻혀 있었고, 아무도 들어가질 못해 이미 던전 붕괴가 일어난 곳이었다.


마을의 병사들은 튀어나오는 어인형태의 몬스터들을 잡아내는 것으로 겨우 던전의 침입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바다궁전의 붕괴로 어부들은 그 근처에 가지도 못해 작업량이 반토막이 났고, 여러 배들의 운행이나 항해에도 큰 방해를 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바다궁전을 클리어한다는 것은 스푼타르크 도시에게 있어서도 의미가 큰 행동이었다.


“다음부턴 미리 말 좀 해주세요.”


물에 흠뻑 젖은 유라가 나와 시니아를 노려보며 머리카락을 쥐어짰다.


“그럼 이제 바로 던전으로 가는 거야?”


시니아가 크라우디스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바다궁전은 걸어서는 못가, 배를 빌려야해.”


안타깝게도 일반적인 배들로는 바다궁전 근처에 갈 수 없었다. 이 경우는 길드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배를 운행할 사람들까지 모으려면 시간도 어느 정도 필요했다.


우리는 물을 뚝뚝 떨구며 다시 길드로 향했다. 훈련 중인 룸프를 찾아가자 룸프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우릴 바라봤다.


“꼴이 말이 아니군, 벌써 바다궁전까지 헤엄이라도 치고 온 건 아니겠지?”


“잠시 할 일이 있어서 바다에 좀 들어갔다 왔습니다.”


룸프는 특유의 미소를 발산하며 나의 이야기를 들었다. 고개를 끄덕이던 룸프는 곧 바로 사람을 불러 우리가 탈 배를 수배해왔다. 드래곤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걸까. 룸프와 접수원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우리의 일을 처리했다. 왠지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 얼떨떨했다.


“바다궁전을 없앨 수만 있다면 더한 것도 해줄 수 있다네.”


“···감사합니다.”


룸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염을 쓰다듬으며 나를 유심히 바라봤다.


“그나저나 호영 군, 내 눈에는 호영 군이 그렇게까지 강해보이지 않네. 그렇기에 어마어마한 업적을 달성하는 게 대단하다고는 생각하네만, 믿기지가 않는다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시간이 된다면 나와 한 번 대련을 해보지 않겠나?”


룸프의 대련 이벤트가 등장했다. 어느 정도 업적을 달성하거나 능력치가 높아지면 반드시 한 번 쯤 조우하게 되는 이벤트였다. 보상은 별 거 없었지만, 룸프와의 관계도를 높이기 위해선 무조건 거쳐야하는 이벤트였다.


“네 저야 영광입니다.”


게다가 나는 룸프의 패턴쯤은 진즉에 파악하고 있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기대가 된다는 듯이 나와 악수를 하는 룸프와 작별 인사를 한 나는 길드에서 빌려준 배에 탑승했다.


여신호라는 이름의 커다란 배는 바삐 움직이는 선원들로 분주했다. 일행들과 함께 조심스럽게 배에 탑승하자, 크라우디스마냥 콧수염을 번쩍 거리는 남자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반갑소! 여신호의 선장 그레이라고 하오. 바다궁전까지 안전하게 모시도록 하겠소.”


그레이는 콧수염을 쓱하고 한 번 만지더니 정신없는 선원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항해를 알리는 고함이었다.


“바다는 정신이 없네요···”


“우윽, 속이 메슥거려”


시니아가 속이 안 좋은 듯 배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였다. 강력한 화속성의 폐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시니아를 선실 안쪽에 잠시 눕힌 뒤 바닷바람을 맞으며 갑판을 돌아다녔다.


게임 속에서야 한 번도 제대로 본 적 없는 광경이었지만, 이렇게보니 아름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멋진 바다였다. 정오의 바다를 비추는 태양이 바닷물을 만나 반짝거렸다.


그러나 관광은 거기까지였다.


“어인이다!”


선원 하나가 소리를 지르자, 모든 선원들이 검을 뽑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유라도 지팡이를 꼭 붙잡았고, 나도 검을 뽑고 숨을 죽였다. 바다궁전의 근처로 오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어인들의 침공이었다.


“꾸르렉! 꾸어!”


바다 속에서 물고기 머리를 한 괴인들이 어패류로 만들어진 창을 들고 뛰어올랐다.

선원들이 달려 나가 어인들에게 검을 휘두르는 동안, 선실로 내려가 시니아를 데려왔다. 그러나 시니아의 상태가 좋지 못했다. 힘을 전혀 주지 못할 정도로 체한 상태였다.


“미안···못 싸우겠어···우욱”


그렇다고 시니아를 선실에 혼자 내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시니아를 돛의 기둥에 내려눕히고, 근처로 다가오는 어인들을 하나 둘 씩 처리했다. 게임 속에서와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어인을 처치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나오는 거죠?”


유라가 어인들에게 아쿠아 볼을 쏘아대며 소리쳤다. 끝이 없어 보였지만 어인들도 한계는 명확했다.

지금 우리를 공격하는 이들은 바다궁전에서 쫓겨난 어인들이었기에 바다궁전까지만 도달한다면 그 이상 접근하지 않았다.


“조금 더 힘을 내거라!”


“예엣!”


그레이와 선원들이 기합을 외치며 어인들을 계속해서 물리쳐나갔다. 나와 유라도 뒤처지지 않게 계속해서 어인들을 처치해나갔다. 어인들의 비린내나는 피가 선상을 뒤덮었다.


다시 정적이 흘렀다. 어인들의 침공이 끝난 것이었다.


“이겼다!”


“우와아!!”


다시 한 번 함성을 외치는 그레이와 선원들. 나는 시니아를 잠시 지켜보았다. 시니아는 이제 조금 익숙해진 듯 바다를 향해 구토를 한 번 내뿜었다.


“이제 괜찮아···”


전혀 괜찮지 않은 표정으로 시니아는 대답했다.


나는 바다 아래를 바라봤다. 깊은 바다 속 어딘가로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렸다. 바다궁전이었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다시 볼 수 있기를 빌겠소.”


그레이와 짧게 악수를 끝내고, 나는 유라를 불러세웠다.


“유라 씨, 버블 슈트 부탁드릴게요.”


“넵!”


유라가 주문을 외우자 전신에 기포가 올라왔다. 투명한 거품에 전신을 감싼 나는 일행들과 함께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제발 제발 제발”


2번의 트라우마를 겪은 유라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며 어딘가를 향해 기도를 했다. 다행히도 바다에 들어선 유라는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거 참 좋은 스킬이네요.”


“···기분이 안 좋아”


신기해하는 유라와 뭔가 답답한 듯 표정이 나쁜 시니아.

주머니 속의 팩은 거품에서 빠져나오지 않게 나를 꽉 붙잡았다.


“궁전. 보인다.”


저 밑으로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커다란 성이 보였다. 궁전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바다궁전의 모습이었다.


“출구가 어딜까요?”


“이쪽으로 가면 될 거 같아요.”


바다궁전은 문이 따로 없었다. 대신 굴뚝을 대신하는 것 마냥 궁전 윗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하나 뚫려있었다.

우리는 구멍으로 열심히 헤엄쳤다.

이윽고 우리는 물과 함께 빠른 속도로 그곳에 빨려 들어갔고, 몸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자 우리는 지상처럼 물이 없는 곳에 쓰러져있었다.


“도착이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기운 없는 시니아와 유라를 일으켜 세웠다.


“우으···아직도 눈이 빙글빙글 돌아요오···”


“기분 나쁜 던전이야···”


“화장실. 그 자체.”


시니아는 구역질을 한 번 더 하더니 화가 난 듯 크라우디스를 뽑아들었다. 유라도 정신을 못 차린 듯 헛걸음질을 하며 지팡이를 붙잡았다.


이윽고 여러 형태의 못생긴 어인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시니아는 화가 난 듯 드래곤 로어를 사용하며 어인들에게 돌진했다.

회를 썰 듯 썰리는 어인들을 보고 있자 조금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유라도 옆에서 열심히 물을 발사하며 어인들을 상대했다. 상대적으로 상성이 좋지 않은 까닭인가 피해를 잘 주지 못해 답답해하는 것이 엿보였다.


“제 공격이 아프긴 한 지 모르겠어요!”


아쿠아 볼은 평범한 물이 아니었기에 어느 정도 물리력이 있었다. 물론 어인들에겐 그 이상의 피해를 주긴 힘들지만 그래도 충분한 역할을 하는 스킬이었다.


“더 나와! 더 나오라고!”


시니아가 신이 난 듯, 아니면 반쯤 화가 난 듯 소리쳤다. 나는 시니아에게서 도망치는 어인들을 하나 둘 처치해나가며 길을 나아갔다.


바다궁전의 내부는 궁전 같은 외관과 달리 끝없는 미로처럼 되어있었다. 말 그대로 ‘던전’ 그 자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바다궁전의 모습은 어디로 뻗어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 그 자체였다.


몬스터를 포함해 각종 함정이나 위험 요소가 가득했지만 이미 몇 번이나 게임 속에서 깨왔던 던전이기에 나는 손쉽게 함정을 해제하고 피해나갔다.


던전을 돌아다니고 있자 어느 순간부터 문어로 보이는 어인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보스가 가까워졌다는 증거였다.


“여기 보스는 못생긴 걸로 유명합니다.”


“어떻게 생겼나요?”


“말 그대로 문어 대가리입니다”


어인과 다양한 바다 괴물들을 처치하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커다란 문 앞에 도달해 있었다. 보스룸이었다.


“문어 대교주를 한 번 상대해보자고요.”


우리는 무기를 가다듬으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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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7. 던전 탐험 (3) +1 21.03.11 155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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