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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했던 쓰레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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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실험쥐
작품등록일 :
2020.12.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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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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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피에는 피로 (2)

DUMMY

08. 피에는 피로 (2)



세르지니아에는 균형, 질서라는 게 있다.


뭔가 어마어마하게 강한 것이 균형을 깨고 나타나면 그것에 대항하는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

마왕이 등장하면 용사가 등장하고 야수가 등장하면 사냥꾼이 등장하듯


악마가 나타나면 천사가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그걸 이용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이 피를 도시 전역에 뿌리라고?”


폴리에스가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피가 가득 든 통을 목에 메고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것은 악마를 소환하는 의식,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존재를 불러일으키는 술식의 일부였다.


‘피와 재의 악마’ 폴카파스


그것은 어둠의 힘을 이용하여 세상을 잡아먹는 마왕에 가까운 존재.


세상의 모든 생명을 흩뿌리고, 모든 것을 잡아먹는 피의 존재.


나타나기만 해도 모든 것을 더럽힐 정도로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그러나 그것이 균형을 깨고 갑작스럽게 소환 된다면 비교적 힘이 약해졌다.


게다가 나에겐 암(暗)속성 대 전용 병기, 쿠엘라스가 있었다.


아무리 무서운 악마를 소환한다고 한들 악마가 암속성을 띤다면 견제할 수 있었다.


악마를 마왕성 근처로 유도하는 동안 강력한 힘에 이끌린 천사가 이곳에 나타나면, 천사의 힘을 이용해 타락용사와 악마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었다.


“이거 냄새나서 오래 들고 다니긴 싫은데···”


폴리에스가 답답한 듯 통을 이리저리 만져보며 표정을 찡그렸다. 폴리에스의 날개가 조금씩 펄럭거릴 때마다 바닥으로 피가 한 방울씩 떨어졌다.


“그···그거 귀한 거에요! 애들 수혈 시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옆에서 우리를 지켜보던 할버트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한 가득 가져온 피의 양을 봐도 할버트가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느낄 수 있었다.


폴리에스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통에 대고 코를 킁킁 거리더니 이윽고 표정을 찡그렸다.


“피가 신선하긴 하네! 그나저나 악마를 불러일으킨다라···감당할 수 있겠어?”


“그렇지 않으면 시작도 안했을 겁니다.”


나는 호쾌하게 대답했다. 내 옆을 지키던 시니아와 유라도 걱정스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정말 이런 걸로 악마를 부를 수 있나요?”


“그럼요.”


“진짜 마법 같다···”


“마법 세계잖아”


이윽고 폴리에스가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를 준비를 했다.


주변에 바람이 일어나 나의 기다란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그럼 갔다 올게! 그냥 쭉 뿌릴 거다?”


“고맙습니다!”


“아냐! 집 지어준 사람이 죽었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


폴리에스는 그렇게 말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저 멀리 사라져가는 녹색의 용을 배웅해준 우리는 도시의 중앙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교회 근처로 오자 저번에 죽었던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는 교회를 피해 분수가 있는 공원의 한곳에 도착했다.


여러 동물의 장기를 인벤토리에서 꺼내자 시니아가 코를 막으며 표정을 찡그렸다.


“으엑···냄새!”


인벤토리에 있다고 시간의 흐름이 멈추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런지 인벤토리에서 꺼낸 다양한 동물의 장기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우으···냄새가 코를 찌르네요.”


유라는 그렇게 말하며 한걸음 물러났다. 나는 코를 막으며 장기를 이리저리 만졌다.


폴카파스를 불러내려면 정교한 작업이 필요했다.

악마 소환 의식은 흑마법사 루트를 탄 플레이어가 5 스테이지는 가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뭐, 그렇다고 직업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준비물이라던가 의식에 필요한 작업을 하기 위해선 흑마법사만의 조작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난 흑마법사 루트를 마스터한 사람이었다.


“마지막으로···돼지의 간에 양의 허파를 이렇게 이으면···”


“우으으···비위에 안 좋아요.”


열심히 장기를 조립하며 의식을 진행하고 있자 뒤에서 나를 바라보던 유라가 헛구역질을 했다.


시니아는 관심이 없는 지, 분수 옆에 있는 비둘기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끝이네요.”


장기를 이용해 별 모양을 만든 나는 피가 잔뜩 묻은 손을 씻어내며 말했다.


뭔가 굉장히 그로테스크하고 징그러운 별을 다시 바라보자 나조차도 구토가 마려웠다.


“그럼 이제 바로 악마가 나타나는 거야?”


“해가 지면. 그리고 여기다가 마지막으로 촛불을 키면 돼.”


해는 아직 한창이었다.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 폴리에스가 이리 저리 움직이며 피를 뿌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엄마! 여기서 이상한 냄새나!”


“우엑! 이게 도대체 무슨 냄새야?”


“꺄아! 이거 피잖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리고 폴리에스가 지나간 길마다 사람들의 짜증 섞인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게 들려오고 있었다.


“부디 악마가 잘 소환되면 좋겠네요···”


“그러게···”


유라와 시니아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실소를 지었다.




*


“다녀왔어!”


피가 들었던 통을 텅 비운 폴리에스가 길드로 내려왔다.


“저···정말로 천사가 나오는 게 맞긴 한가?”


할버트가 그런 폴리에스를 바라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요.”


뭐, 나도 이 세계에서 해보는 건 처음이었으니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식사를 소소히 마치고 해가 지는 것을 바라봤다.

바다 건너편의 태양이 노을을 비추며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괜찮은 거 맞나요?”


유라가 걱정 어린 표정으로 스태프를 꽉 진채 나를 바라봤다.


“뭐가요?”


“악마라면서요···그것도 무시무시한···”


“폴카파스, 내가 알기로도 무서운 악마지.”


폴리에스가 그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무시무시하긴 해도, 문제는 없어요.”


바다 건너 노을이 점차 어둠으로 변해갔다.


이윽고 해가 완전히 저물자 폴리에스가 뿌려둔 피들 사이로 보라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갑시다.”


우리는 의식을 한 공원으로 향했다. 빛은 더욱 선명하게 도시를 감쌌다.


사람들의 놀라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저기는 아주 빛이 터지는데?”


시니아가 공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공원에 도착한 나는 촛불을 꺼내어 오망성의 점에 맞춰 불을 붙였다.


촛불의 불은 점차 보라색으로 물들더니 폭죽처럼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불길은 점점 강해졌고, 그 가운데로 역오망성의 마법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온다!”


시니아가 크라우디스를 뽑아들고 마법진을 바라봤다.


유라도 지팡이를 붙잡고 자세를 취하며 만약을 대비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쿠엘라스를 꺼낸채로 조용히 마법진을 바라봤다.


빛은 더욱 요동쳤다.


그리고 일순간, 모든 것이 조용해지듯 빛이 잦아들었다.


눈앞으로 창이 떠올랐다.


= = = = = = = = = = = = = = = = =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 = = = = = = = = = = = = = = = =


우리는 침을 꼴깍 삼키며 마법진이 놓여있던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검은 색의 무언가가 있었다.


“나를 부른 것이 그대들인가···?”


여자? 아니 어린 아이와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꼬리와 커다란 귀, 그것은 짐승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고양이만한 크기로.


“이게···악마?”


시니아가 기운이 빠진 듯 검을 내려놓았다.


“그래, 내가 바로 위대한 악마 폴카파스다!”


고양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양팔을 쫙하고 펼쳤다.

나는 그런 폴카파스를 향해 재빠르게 쿠엘라스를 던졌다.


쿠엘라스에 찔린 고양이는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끄아악! 네놈! 무슨 짓이냐!”


폴카파스는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빨리 잡아둬야 됩니다. 안 그러면 어마어마하게 쌔지니까요.”


“어···근데 왜 악마가 이런 모습인거죠?”


“제가 술식으로 조정한 겁니다.”


그렇다. 흑마법사가 배우는 악마 의식은 악마와 계약을 하거나 악마를 소환하는 형태를 띠기도 했지만 사역마로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했다.

그리고 그 사역마 마법과 악마 소환을 합친 형태가 지금의 형태라고 할 수 있었다.


“나···나는 위대한 폴카파스다! 이런 몸뚱어리에 있다고 한 들 나를 이렇게 취급할 수는 없단 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쿠엘라스에 찔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고양이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 = = = = = = = = = = = = = = = =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 = = = = = = = = = = = = = = = =


폴카파스가 재가 되어 사라지자 눈앞으로 창이 떠올랐다.


“어? 벌써 죽여 버리면 천사가 안 나타나지 않나요?”


유라가 당황하듯 물었다. 나는 폴카파스를 쓰러드린 곳에서 새까만 돌덩어리 하나를 주웠다.


돌덩어리 앞으로 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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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카파스의 핵 #???급

-악마 폴카파스의 핵입니다. 언제라도 부활할 수 있도록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징그럽네요.

= = = = = = = = = = = = = = = = =


폴카파스의 무서운 점은 매우 강력한 생명력이다.


죽여도 완전히 죽지 않고 하루 만에 부활을 하고 주변의 생명체들을 흡수한다.


완전히 없애기 위해선 천사의 힘이 필요하고, 그 전까지는 우리가 수월하게 제압할 수 있으니 천사를 부르기 위한 악마로는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 하루마다 죽여야겠네요?”


“그렇죠.”


천사가 출현하기 위해선 악마가 세계에 영향력을 펼쳐야한다. 이렇게 핵의 상태로 있으면 천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때가 되면 타락용사가 나타난 곳에 악마를 부활시키면 된다.

음기를 좋아하는 폴카파스는 타락용사를 흡수하려 할 테고, 그것으로 발생한 세계적 영향력으로 천사가 소환된다면, 손쉽게 타락용사와 마왕군단을 처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것으로?”


“준비는 완벽합니다.”


나는 인벤토리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돌덩어리를 겨우 쑤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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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피에는 피로 (2) +1 21.03.18 114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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