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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했던 쓰레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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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실험쥐
작품등록일 :
2020.12.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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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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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8. 피에는 피로 (3)

DUMMY

08. 피에는 피로 (3)


다음날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폴카파스가 인벤토리에서 튀어나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위대한 폴카파스의 힘을 보여주마! 하하핫!”


나는 쿠엘라스를 폴카파스에게 있는 힘껏 쑤셔 넣었다.


“네놈···아아아악!”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또 다음날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이, 이런 부질없는 짓을 도대체 왜 하는 거냐!”


몸을 부들부들 떠는 폴카파스를 향해 나는 쿠엘라스를 밀어 넣었다.


“너···얼굴 기억했다!”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또 또 다음날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내···내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나는 쿠엘라스를···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제발! 제발 그만 해!”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원하는 게 뭔가? 내가 그대의 충실한 신하가 될···”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빌겠네!”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이런 고통은 싫어! 제발! 그만!”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악마가 출현했습니다.]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폴카파스를 잡는 것은 하루의 마무리가 되듯 일상처럼 이루어졌다.


“제발···그만, 그만 해주게!”


“미안”


나는 무덤덤하게 사과를 하며 쿠엘라스를 휘둘렀다.

8번째 폴카파스가 죽자, 아이템이 하나 떨어졌다. 별 의미 없는 아이템이였다.


“응? 이게 뭔가요?”


“눈물입니다. 가지실래요?”


눈물 모양으로 빚어진 작은 유리보석은 은은한 남색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 = = = = = = = = = = = = = = = =

악마의 눈물 #전설급

-악마가 눈물을 흘리면 생겨난 다는 전설의 조각입니다. 큰 쓰임새는 없지만 예쁩니다. 그런데 악마를 울릴 수 있는 자가 존재나 하는 걸까요?

= = = = = = = = = = = = = = = = =


“······”


나는 조심스럽게 머리를 긁적였다. 유라는 폴카파스의 핵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왠지 불쌍하네요.”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지금이야 폴카파스가 만만해 보일 수 있었지만, 성장에 성공한 폴카파스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버금난다.

대륙 하나는 손쉽게 먹어치울 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한 존재다.

조금이라도 방심을 하는 순간 어떻게 될지는 예상할 수 없었다.


지금의 녀석이 조금 불쌍하긴 하지만 천사를 불러내고 타락용사와 마왕을 무찌른다면 폴카파스도 다시 마계로 돌아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유라는 묘한 실소를 지어 넘기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시니아는요?”


“훈련 중입니다.”


룸프의 죽음 이후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 시니아는 밤새도록 훈련을 하고 있었다.


나는 창가 너머로 밤하늘을 바라봤다. 보름달에 가까워진 달이 달빛을 강렬하게 내뿜고 있었다.


보름달이 되는 순간 시작되는 마왕군의 침공. 나는 그것을 길드에 보고했고, 소식은 금세 전 지역으로 퍼졌다.

그 덕에 모든 나라에서 마왕군의 침공을 경계하며 병사를 징집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침공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을 것이다.


“준비는 완벽한가요?”


유라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물론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룸프의 복수도, 크라우디스의 퀘스트도. 모든 것은 내일 밤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지난 일주인간 우리 일행은 던전을 두 곳 더 클리어하고 레벨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다행인 점은 길드에서 주는 퀘스트는 나의 경험치를 늘리는 형식이 아니었기에 나의 레벨은 딱 떨어지게 22가 되어 있었다.


시니아의 레벨은 90에 가까워졌고, 유라도 50이 넘었다.

나의 지긋지긋한 경험치 조절도 오늘로 끝이었다.


나는 내일, 폭업을 할 것이었다.



*


하이라이거라는 마왕군 몬스터가 있다.

호랑이만한 크기의 큼지막한 짐승형 몬스터로 민첩한 속도와 날카로운 이빨이 특징이다.

마왕군에서는 이런 하이라이거를 정예 몬스터들의 탈것으로 자주 사용한다.


하이라이거에게는 유니크한 패시브 스킬이 있다.

바로 폭식의 왕.


로드 오브 소울의 빌어먹을 몬스터들이 늘상 그렇듯, 저 스킬 또한 꽤 귀찮은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죽인 적의 경험치 중 일부를 흡수하여 경이로운 속도로 성장하는 것.


지금이야 부활이 없어 죽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지만, 게임을 할 때는 이 녀석에게만큼은 죽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이라이거에게 죽을 경우 레벨이 11이나 추가로 감소하니까 말이다.


나는 식사를 하는 유라에게 다가가 하이라이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근데 그 몬스터가 왜 필요한 거예요?”


“레벨 업에 반드시 필요한 몬스터이기 때문이죠.”


나의 대답에 유라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럴만했다.

경험치를 퍼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빼앗는 몬스터를 잡아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잡을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죽을 겁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부활의 성배를 꺼내어 들며 미소를 지었다.


유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유라 씨의 스팀 배틀 효과가 무엇인지 아시죠?”


“그야 당연하죠, 공격속도가 빨라지고, 경험치 획득 량이 많아지는 거잖아요.”


“하나가 더 있잖아요.”


“아, 그 디메리트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스팀 배틀의 디메리트, 그것은 사망 시 경험치 감소량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렇습니다. 자 그럼 생각해보세요. 스팀 배틀을 받은 제가 하이라이거에게 죽을 경우 저는 레벨이 몇이나 감소할까요?”


유라는 손을 펴고 계산을 하듯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봤다.


“음···11에 두 배니까 22?”


“일반적인 경우에는 죽을 경우 레벨이 1 감소해요.”


“그럼 22에 1을 더해서 23···인가요? 하지만 호영 씨는···”


“네, 저는 레벨이 22죠. 그렇다면 질문 드릴게요. 22렙인 제가 23레벨 분의 경험치를 잃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음···일반적이면 레벨이 1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만약 그렇지 않게 해주는 아이템이 하나 있다면?”


나는 인벤토리에서 뒤틀린 마석을 꺼내 보였다.

뒤틀린 마석, 시니아와 용아귀 마을에 있을 때 얻었던 평범한 몬스터의 마석이었다.


= = = = = = = = = = = = = = = = =

뒤틀린 마석

-몬스터를 잡으면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는 마석입니다.

힘을 역류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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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쥐어보세요.”


나는 유라에게 마석을 건넸다. 유라는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마석을 손에 쥐더니 이윽고 눈을 깜빡였다.


“어?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어요! 뭐죠···이건?”


“저희 별의 유산과 상극인 아이템이거든요. 이걸 쥐고 있는 것만으로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패시브 스킬은 무력화되요.”


“아···그렇다는 건.”


사망 시 감소할 레벨이 없으면 레벨이 1로 유지된다. 기본적인 게임에서 이러한 시스템은 말 그대로 시스템의 영역에 있어야만 하는 거였다.


그러나 로드 오브 소울은 달랐다. 당연하게 있어야할 게임의 규칙이 플레이어의 패시브 스킬로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즉, 내가 스팀 배틀을 받은 상태로 마석을 쥐고 하이라이거에게 사망을 한다.

그리고 부활의 성배를 통해 부활을 한다면, 나의 레벨은 -1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1이라는 레벨은 시스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레벨은 어떻게 될까.


바로 오버플로(Overflow)가 되는 것이었다.


“저는 제 레벨을 역류시킬 겁니다.”


“으음···”


그러나 유라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 *


세르지니아는 방문 절차가 복잡하다.

방문하는 자가 차원형원이라고 소속을 밝히면, 대부분의 존재들은 겁을 먹거나 화색을 지으며 방문자를 맞이하기 십상인데 이곳의 관리자는 그렇지가 않았다.


“조금만 기다리십셔.”


은하의 얼굴을 한 존재가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비슷한 것을 두드렸다.

그 옆으로 중절모를 쓴 털복숭이의 남자가 깔끔한 정장을 입은 채 은하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벌써 2시간이 지났다.”


“아, 그러니까 기다리래도···”


“차원형원을 무시하는 건가?”


“아···정말! 너 임마! 코딩 해본 적 없으면 건들지 좀 마!”


“무슨···”


은하의 얼굴을 한 존재는 털복숭이에게 화를 내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표정이 보이지는 않는 얼굴의 형태였지만 이상하게 화가 가득 난 것처럼 보였다.


“하던 걸 마저 끝내놓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봐야 된 단 말이야!”


“······”


털복숭이는 중절모를 고쳐 쓰며 아무 말 없이 은하의 존재를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은하의 존재가 스트레칭을 한 번 쭉 하더니 하품을 크게 하며 얼굴 속의 블랙홀을 뿜어냈다.


“그래서, 뭐 자료를 좀 보여 달라 하셨나?”


“저번에 이곳으로 보내온 인간들에 대한 탐색이다.”


“아, 그 인간들! 게임도 더럽게 못하면서 왜 이렇게 많이들 와서 거의 다 죽어버리기만 하고 아까운 행성들만 얼마나 썼는지 몰라.”


“살아남은 인간들은 얼마나 되나?”


“글쎄···한 50명?”


“많다. 왜 그렇게 처리가 확실하지 않은가.”


“게임 좀 하는 녀석들이 그래도 있긴 있더라. 역시 지구인가하는 곳이야. 내가 그래도 거기에 게임도 내고 그랬는데.”


“왜 그렇게 처리가 확실하지 않은가 물었다.”


“거거, 형씨들은 말투가 너무 딱딱해! 애초에 나에게 보낸거면 쓰레기 버리듯 보낸 거면서 이제와서 쓰레기가 아직 남았다고 성을 내면 어쩌잔 거야? 줬다 뺏다 하는거야?”


“계약은 잊지 않았겠지···”


“알아! 안다고! ■□■인가 뭔가 하는 그거! 그거 가진 사람만 죽이면 된다며!”


“아직까지 회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


“뭐, 그건 그쪽 사정이고, 나도 보이는 즉시 말은 해줄 테니까 말이야.”


“이대로 기다릴 순 없다. 입성(入星)해야겠다.”


순간, 은하의 존재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한숨을 내쉬듯 행성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안 돼, 내 작품을 네가 망치게 둘 순 없어.”


“나 역시 네 놈의 장난질에 우주를 망가지게 둘 순 없다. 입성하겠다. 거절은 불가능하다.”


“하아···깡패 새키들 진짜···”


은하의 존재는 책상을 한 번 뻥하고 차더니, 그 위에 놓인 서류를 털복숭이의 남자에게 건넸다.


“입성 서류다. 넌 크기가 너무 크니까 줄여야되고, 외형도 바꿔야한다. 일단 인간과 같이 별의 유산으로 시작할 거다.

대신 가이드가 붙을 거고, 레벨과 직업도 선택할 수 있게 해주겠다.”


“알겠다.”


입성 서류를 받은 털복숭이의 주변으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다양한 별들이 주위를 뱅뱅 돌더니, 이윽고 빛을 내뿜으며 털복숭이를 삼켰다.


“코즈믹, 너는 말투를 조금 고칠 필요가 있다.”


“흥, 너희들이나 조심하라고!”

빛과 함께 털복숭이의 남자는 사무실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우주너머의 행성에서 하얀 머리의 인간을 닮은 누군가가 눈을 뜨고 일어났다.


“세르지니아 입성, ■□□의 탐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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