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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했던 쓰레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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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실험쥐
작품등록일 :
2020.12.28 07:32
최근연재일 :
2021.04.07 18:4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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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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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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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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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0. 구원자 (1)

DUMMY

10. 구원자 (1)




“네놈은···누구냐”


마왕 오그마. 본명, 토미마루.

변방에서 용사를 꿈꿨던 유망했던 기사이자,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 모든 것을 죽여 버린 배신자이자 타락자.

크라우디스의 제자이자 세르지니아에 강림한 6번째 마왕.


그 자가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보스는 보스라고, 다른 네임드 몬스터들과 달리 마왕은 언제나 성에만 존재했다.

마왕성은 평범한 방법으로는 갈 수 없는 결계로 둘러싸인 곳에 있었다.


그렇기에 웬만한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스테이지의 후반부에 도달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지금이야 가는 방식을 무시하고 레벨 빨로 밀고 왔지만, 원래라면 여러 던전을 돌며 마왕성의 문을 여는 열쇠조각을 모아야만 했다.


그러니 하늘 위에서 지붕을 뚫고 나타난 내가 마왕이 보기에 얼마나 황당할까.


“반갑다고 야”


나는 마왕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나를 본 마왕은 자신의 왕좌에서 천천히 일어나더니, 일그러진 공간 속에서 검을 꺼내들었다.


혼돈과 질서의 검

아름다운 은빛과 흑철의 조화가 이루어진 그것은 제 3 스테이지를 개방하기 위한 열쇠였다.


나는 마왕이 가지고 있는 검을 유심하게 바라봤다.


지금 당장 마왕을 죽이고 검을 빼앗는 방법도 있었지만, 블레아와 하이라이거의 경우도 있었으니 우선 말이 통하는 상대하고는 대화를 하고 싶었다.


“이봐, 토미마루.”


“······”


마왕이 몸을 조금씩 떨며 나를 노려봤다.

설정 상 오그마는 자신의 본명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름이 너무 귀엽다는 이유였다.


오그마는 나를 향해 재빠르게 다가와 검을 휘둘렀다.


마왕의 레벨은 521, 제 2 스테이지에서 블레아 다음으로 강한 존재였지만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가만히 서서 오그마의 공격을 맞아주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나를 보며 오그마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네놈···”


오그마는 나를 파악하듯 검기를 날리며 거리를 벌렸다.

나는 가만히 서서 오그마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주었다.


“이봐, 토미마루.”


“닥쳐라.”


오그마의 보이지 않는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더욱 강한 힘을 담은 검기를 나를 향해 날렸다.


뭔가 필살기 중 하나를 사용하며 공격을 하는 것 같았지만, 압도적인 레벨 차 앞에서는 모든 것이 어린 아이의 장난이었다.


“저기, 내 말 좀 들어주면 안 돼?”


“네 녀석···!”


오그마는 검기를 반복적으로 휘두르며 여러 패턴을 사용했다.

나는 하품을 하며 천천히 녀석의 공격을 모두 맞아주었다.


그는 당황한 듯 손에 낀 반지를 이용해 마법진을 불러일으켰다.


마법진에서는 오크, 스켈레톤, 드레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마왕군 몬스터가 소환됐다.


그러나 몬스터들은 내가 휘두른 손짓 한 번에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오그마는 놀란 듯 뒤로 물러나며 검을 바로 잡았다.


“네놈···도대체 정체가 뭐냐!”


“아니, 대화 좀 하자니까.”


오그마는 화가 난 듯 검기를 모았다.

그리고 회심의 일격을 날리듯 어마어마한 마력을 뿜어내며 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나는 그런 오그마를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딱, 이라는 작은 소리 뒤로 폭풍이 날아들었다.


오그마는 뒤로 날아가더니 왕좌를 뚫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성벽이 무너져 내리더니 이윽고 성의 일부가 반파됐다.


먼지가 흩날렸다.

나는 오그마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오그마가 쓰고 있던 투구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투구가 바닥에 떨어지자 그 위로 얼굴이 드러났다.


먼지가 겉이자, 검은 색깔의 귀여운 강아지가 마왕의 갑옷을 입은 채 낑낑거리고 있었다.


“역시 귀엽네.”


“으으···네놈···”


마왕의 정체가 개 수인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나도 처음으로 정체를 알았을 땐 너무 뜬금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뭐, 수인도 엄연히 세르지니아에 존재하는 종족이었으니 이상할 건 없었다.


단지 마왕의 포스를 담기엔 너무···


너무


귀여웠다.


“죽여라!”


강아지는 그렇게 낑낑거리며 말했다.

나는 웃음이 나오는 것을 겨우 참고 강아지 옆으로 딱밤을 날렸다.


굉음과 함께 강아지 옆의 벽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강아지는 두 눈을 딱 감고 벌벌 떨며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이야기 좀 하자니까.”


“뭐, 뭐냐!”


토미마루는 자존심은 높지만 의외로 말이 통하는 상대였다.

그렇기 때문에 몇몇 루트를 진행할 경우에는 마왕과 적대하지 않고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수도 있었다.


“그냥, 이야기.”


나는 미소를 지으며 강아지를 쓰다듬었다.

토미마루는 침을 꼴깍 삼킨 채 나를 바라봤다.


겁에 질린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했지만 방심해선 안 됐다.

이래봬도 마왕이니까.


“너, 어째서 인간들의 세계를 침공한 거냐?”


“당연한 걸 묻는군, 악의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다.”


나는 강아지의 옆으로 다시 딱밤을 날렸다.

돌풍이 불어왔다.


“저···정말 그것뿐이다.”


“다른 이유 같은 건 없는거야?”


“무···무슨?”


“예를 들어 시스템이라던가···”


순간, 토미마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마왕군의 침공은 게임 상에서도 언제나 필연적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일어나는 것 자체를 막지 못했다.


그것이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개발자가 그런 루트 밖에 만들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만했지만, 이 게임은 로드 오브 소울이었다.


모든 가능성이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마왕군의 침공 자체를 저지한다라는 루트는 찾을 수 없었다.


그것은 실로 이상한 일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억지로 이뤄지게 짜 맞춘 듯한 기분이 말이다.


“나는 모른다··· ”


“너···정말···”


“죽여라.”


“뭐?”


“나는 적어도···사라지고 싶지는 않다.”


토미마루는 그렇게 말하며 재빠르게 검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나는 빠른 속도로 검을 붙잡아 찔러 넣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이윽고 그의 몸에서 검은 마력이 일렁거렸다.


자폭 공격이었다.


커다란 폭발음이 귀를 자극했다.

레벨만 아무리 높아봤자, 내부에서 폭발하는 녀석을 지키는 것은 무리였다.


나는 누더기처럼 찢어진 옷을 고쳐 입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왕성이 있던 자리는 폐허로 변해 있었고, 오그마의 검만이 조심스럽게 바닥에 꽂혀 있었다.


“뭔가, 알고 있었어.”


나는 혼돈과 질서의 검을 뽑아들었다.


눈앞으로 창이 떠올랐다.


[마왕을 처치했습니다.]

[제 2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습니다.]

[제 3 스테이지를 개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혼돈과 질서의 검의 설명이 떠올랐다.


= = = = = = = = = = = = = = = = =

혼돈과 질서의 검 #세계급

-새로운 세계를 잇는다는 전설을 가진 무시무시한 검입니다.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차원의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려던 일을 끝낸 것은 맞지만, 뭔가 아쉬웠다.


결국 세계에 대해 알아낸 것이라곤 오그마가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전부였다.


오그마를 부활시킨다 한들 녀석은 결코 말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나는 혼돈과 질서의 검을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마왕성의 지하로 향했다.


모든 것이 죽고 무너진 건물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문이 하나 보였다.


바로 제 3 스테이지로 향하는 문이었다.


결코 부서지는 일이 없는 문이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한 번 때려보고도 싶었지만 혹시나 부서졌다간 큰일이었다.


열어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열어보고 싶었다.


나는 문의 존재를 확인하고 몸을 돌렸다.


그 때


“왜? 열어보고 가도 될 텐데?”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금발의 한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모습의 남자, 저런 남자는 게임 속에서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플레이어냐?”


나의 물음에 그는 웃음을 활짝 내보였다.


“맞아. 너와 같은 플레이어야”


나는 천천히 주먹을 쥐고 상대를 바라봤다.

상대가 스스로를 플레이어라고 말한 이상 방심할 수는 없었다.


내가 그를 노려보고 있자 남자는 조심스럽게 두 손을 위로 올렸다.


“안심해, 싸우려는 거 아니니까.”


그리곤 그는 안심하라는 듯이 천천히 나의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남자를 노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누구지?”


“에이안느, 에이안느 하이스토프”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너와 비슷해, 미리 알고 있었어.”


“게임을 했나?”


“아니, 나 같은 경우에는 만화였지. 타락용사를 했던 녀석은 아마 소설이었던 거 같고.”


“소설, 만화?”


“아, 몰랐나보네. 이 세계를 담은 이야기는 너가 했던 게임뿐만이 아니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접했지. 그 중에는 나도 있는 거고. 물론···”


에이안느는 나를 쭉 올려다보았다.


“너처럼 완벽하게 엿을 먹인 사람은 없었지만 말이지.”


그는 그리곤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엿을 먹이다니?”


“차원형원 말이야, 나는 차원형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만화를 읽었어. 그리고 그 속에서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었지. 덕분에 살았어.”


에이안느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노려다보았다.


“너, 어마어마하게 강해졌더라?”


“······”


“비법이 뭔지는 묻지 않을게, 너랑 적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에이안느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었다.

나에게 무언가를 내미는 것으로 보였다.

그것은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아이템이었다.


= = = = = = = = = = = = = = = = =

이중슬롯 반지 #전설급

-신분을 위장하기에 딱 좋은 반지입니다. 이 반지를 가지고 있으면 상태창이 두 개가 됩니다. 두 개의 신분으로 살아가기, 정말 재밌지 않을까요?

= = = = = = = = = = = = = = = = =


“이걸···어떻게?”


이중슬롯 반지는 제 2 스테이지에서 얻을 수 없는 반지였다. 적어도 3 스테이지는 가서야 얻을 수 있었는데···


“네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만 알아줘. 나도 비밀은 있으니까.”

“······”


에이안느는 헤실헤실한 미소를 보이더니 이윽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쉽게도, 너의 그 강력한 힘은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면 안 돼.

자칫 잘못하면 우주 전체가 너를 적으로 돌릴 수도 있거든.”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반지를 쥐어줬다.


“지금까지는 내가 어떻게든 정보교류를 막고 있지만, 그것도 앞으로 한 시간 정도가 한계야.

너는 그 사이에 힘을 저들로부터 숨겨야해.”


“그게 무슨 말이지? 너, 정체가 도대체 뭐야?”


에이안느는 다시 방긋 웃었다.


“절도범이야.”


그 말을 끝으로 에이안느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이봐!”


놀란 내가 주위를 두리번거렸으나,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손에 쥐고 있는 반지를 조용히 바라봤다.


“차원술사···”


42억의 레벨로도 잡히지 않는 이동마법, 그것은 차원술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나는 에이안느라는 남자가 전해준 이중슬롯 반지를 조심스럽게 장착했다. 그리곤 새로운 상태창으로 모습을 위장시켰다.


몸을 두르고 있던 강력한 힘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의 시선이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나는 당황스러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모르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21.03.25 10:56
    No. 1

    역시...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마나광
    작성일
    21.03.25 17:14
    No. 2

    아 게임 말고 소설 만화책 애니 이런식으로 전부 다 했나보네
    아마도 게임이 가장 많은 설정을 담고 있고 다른것처럼 수동적이 아니라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할수 있으니 주인공이 가장 유리한건 맞을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마나광
    작성일
    21.03.25 17:15
    No. 3

    지금 이 게임 만든 사람이 게임 말고 다른것도 풀었다는 이야기로 한 200화는 더 할수 있을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마임씨
    작성일
    21.03.29 17:46
    No. 4

    먼치킨으로 가나 싶다가도 순간 내용의 저변을 엄청 확대시키셨네요..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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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8. 피에는 피로 (1) +3 21.03.17 125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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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7. 던전 탐험 (5) +1 21.03.15 147 6 13쪽
23 07. 던전 탐험 (4) +2 21.03.12 137 9 11쪽
22 07. 던전 탐험 (3) +1 21.03.11 156 6 11쪽
21 07. 던전 탐험 (2) +2 21.03.10 171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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