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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했던 쓰레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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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실험쥐
작품등록일 :
2020.12.28 07:32
최근연재일 :
2021.04.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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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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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 구원자 (3)

DUMMY

10. 구원자 (3)



“너희는···우리 일족의 원수다.”


카리나는 나를 노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카리나를 향해 한숨을 작게 내뱉으며 유라를 바라봤다.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유라와 일행들의 표정에 물음표가 가득해보였다.


“저기, 호영 씨.”


“네.”


“그러니까. 저 엘프···분을 동료로 받아들일 건가요?”


“마음 같아서는요.”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유라의 물음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닥에서 돌멩이를 주워와 숲 너머로 던졌다.


“저 돌멩이, 찾을 수 있나요?”


“네? 그야, 저쪽으로 가면···어?”


유라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눈을 가늘게 뜬 채 주위를 두리번거린 유라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나를 바라봤다.


나는 유라의 손을 잡고 저 멀리에 보이는 산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러나 손가락은 이상하게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이상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숲의 저주입니다. 요정이 사는 숲에선 인간은 방향감각을 유지하지 못해요. 오직 엘프만이 방향을 유지할 수 있죠.”


“그렇다면···”


“이곳에서 해매고 싶지 않으면 저희에겐 엘프가 필요하다는 거죠.”


유라는 멍한 표정으로 카리나를 바라보았다. 반항심을 잃은 카리나는 입을 삐죽 내민 채 조용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서, 넌 우리를 못 믿는다 이거지?”


“그렇다.”


“그래 뭐. 믿지 않아도 돼.”


나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이곳의 인간들은 제 2 스테이지에서 봤던 스푼타르크와는 또 다른 종족이었다.


다양한 종족이 화목하게 지내던 제 2 스테이지와 달리 제 3 스테이지는 종족간의 불화가 극에 달한 곳이었다.


나는 유라에게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하며 도망치려는 카리나의 밧줄을 다시 단단히 메었다.


“아팟! 아프다고! 그렇게 세게 묶지마!”


카리나는 답답한 듯 짜증을 부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카리나의 입술이 더욱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저···정말! 같은 여자면 조금은 봐주고 그런 것도 있어야하는 거 아니야?”


“응? 난 남잔데.”


“흐에엑!”


카리나는 징그럽다는 듯 표정을 찡그렸다. 나는 카리나의 시선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넘겼다.


“왜 머리를 그렇게 지저분하게 하고 다녀?

그···그것보다 손 대지마!

나···나 묶여있어도 좋으니까 저쪽 가슴 큰 여자 쪽에 있을게! 됐지?”


나를 극도로 꺼려하는 카리나의 모습을 보고 나는 내가 남자라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뭐 가슴도 음부도 달려있지 않은 중성이었지만.


제 3 스테이지의 인간은 엘프를 노예로 삼고 다루는 종족이었다. 그렇기에 카리나처럼 인간 남성에 관해서는 꺼려지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드문 것이 아니었다.


“으으, 난 인간이 진짜 싫어!”


짜증을 부리는 카리나를 보며 유라가 어색한 웃음을 내보였다.


우리는 카리나를 앞장 세워 숲을 나아갔다.

카리나에게는 숲의 밖으로 나가는 출구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십중팔구 자신의 마을로 가고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카리나는 드래곤을 본 적이 없는 듯했다. 폴리에스를 바라보고는 용마가 말을 한다며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을로 드래곤을 끌고오는 엘프라···게임으로 따지면 트롤링도 이런 트롤링이 없었을 것이다.


제 3 스테이지의 시작인만큼 이곳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카리나가 마을로 간다고 한 듯, ‘미리나’라는 인물이 없는 마을의 전투력은 유라 하나에게도 미치지 못했다.


“엥? 제가 그렇게 강한가요?”


유라가 자신의 전투력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라의 스테이터스를 확인시켰다.


유라는 타락용사 전을 끝으로 레벨이 60에 도달한 상태였다.

이래봬도 히든 직업인 아쿠아 위치라 레벨에 비해 강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고, 숲에서의 상성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이곳은 정령이 가득한 숲이었기에, 정령과의 조화가 좋은 유라는 이로운 효과를 여럿 받는 중이기도 했다.


“그···그렇군요.”


유라는 아직도 의심쩍다는 듯이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도착이야.”


카리나가 그렇게 말하며 광활하게 펼쳐진 숲을 가리켰다. 숲의 출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울창한 나무들이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여긴 출구가 아니지 않나요?”


유라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카리나를 바라봤다. 카리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냐, 여기가 출구 맞아. 결계가 쳐져 있어서 그렇게 안 보이는 것뿐이지. ”


역시는 역시였다. 카리나는 우리를 마을로 데려왔다. 다른 엘프들을 이용해 우리를 처리할 심산으로 보였다.


유라는 카리나의 속셈을 예상하지 못한 듯 순진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때.




유라의 옆으로 화살이 날아 들어왔다. 깜짝 놀란 유라가 비명을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이건!”


“하핫! 멍청하긴!”


카리나는 깔깔거리며 숲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화살은 카리나의 옆으로도 날아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카리나가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뭐야! 너 무슨 짓이야!”


“미친년···”


우거진 나무에서 남자 엘프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에 드래곤을 끌고 오다니 미친 거 아니야?”


“드···드래곤? 용마 아니었어?”


카리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폴리에스를 바라봤다. 폴리에스는 날개를 펄럭이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카리나를 바라봤다.


그런 폴리에스를 잠시 멍하니 바라본 카리나가 이윽고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카리나는 밧줄에 묶인 채 머리를 땅에 박았다.


“미안해! 드래곤인 줄 몰랐어! 용서해줘!”


그러나 그녀를 바라보는 엘프의 표정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카리나, 이건 선을 너무 넘었다. 넌 드래곤을 마을로 데려온 책임을 져야해”


카리나를 향해 화살이 날아왔다. 나는 재빠른 속도로 카리나를 향해 다가가 화살을 튕겨냈다.


“너, 이젠 갈 때도 없겠다?”


나는 피식 웃으며 덜덜 떠는 카리나를 업고 뒤로 물러났다.


“도망친다!”


“잡아!”


엘프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곤 동시에 활의 시위를 당겼다. 하늘에서 화살비가 내려왔다.


“폴리에스”


“맡겨줘!”


나의 부름에 폴리에스는 고개를 끄덕이곤 날개를 펄럭였다. 날아오던 화살들이 강풍에 휩쓸려 나갔다.

나무 위에 있던 엘프들도 바람에 흔들려 하나 둘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런 엘프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자자 다들 진정하세요! 우린 적이 아닙니다. 이계의 용사입니다.”


“웃기지마라!”


“인간은 믿을 수 없다!”


떨어진 엘프들이 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폴리에스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기 드래곤이 있잖습니까? 당신들은 정녕 이곳의 인간 따위가 용을 길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길들인 건 아니라니까···”


“조용히 해”


폴리에스의 말에 나는 조그만 목소리로 조잘거렸다.


폴리에스는 조금 속이 상한 듯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봤지만, 나의 말에 설득력을 넣어주듯 머리를 들이대며 날개를 펄럭였다.


“그는 좋은 인간이다. 이 에메랄드 드래곤이 보장한다.”


엘프들이 웅성거렸다. 전의를 잃은 엘프들은 폴리에스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속삭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엘프 한 명이 조심스럽게 폴리에스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폴리에스를 쓰다듬었다.


“와아!”


폴리에스를 만진 엘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러자 엘프들이 너도나도 드래곤을 만지겠다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너···너희들 뭐하는 거야?”


대장급으로 보이는 엘프가 당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드래곤은 이곳에서도 특별하고 희귀한 생명체였다.

게다가 웬만해선 위엄이 강하고 적대적이다보니 함부로 쳐다보는 것도 힘든 편이다.


그런데 그렇게 희귀한 드래곤이 친근한 태도로 이렇게 다가왔다면, 세상 물정 모를 엘프들에게는 엄청난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신기하다!”


‘진짜 드래곤 맞아?“


“나도 만질래!”


폴리에스는 자신을 만지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지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윙크를 날렸다.

나는 그런 폴리에스를 보며 짤막한 한숨을 내쉬고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우릴 바라보는 대장을 찾아갔다.


“괜찮나요?”


“아니, 이게 무슨···”


대장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당신은 누굽니까?”


“말했잖아요. 이계의 용사라고.”


나는 그렇게 말하며 우리가 나온 방향으로 손가락을 뻗었다. 요정숲의 저주를 받느라 어디로 가리켰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장은 대충 이해 한 듯한 표정을 보였다.


“그 문이 열린 거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곳에는 어째서?”


“원래는 저 엘프한테 숲의 입구로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지만요···”


대장 엘프는 고개를 숙인 카리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곤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미안합니다. 저 녀석은 제가 제대로 혼낼테니 노여움을 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로 숲의 입구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숲을 둘러봤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엘프 마을에 도달할 수 있다. 이왕 온김에 ‘그녀’를 만나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터였다.


무엇보다 ‘소생의 관’을 얻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아뇨, 이왕 이쪽에 온 김에 여기서 하루 정도 묵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이계의 용사라면···저희 엘프들도 그렇게까지 경계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나는 잠시 말을 끊고 대장 엘프를 바라봤다. 혼란스러운 듯 눈을 떠는 대장을 바라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보다 우선, 미리나를 만나고 싶습니다.”


내 말을 끝으로 대장 엘프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그녀는 지금 이곳에 없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대장 엘프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는···인간들에게 붙잡혔습니다.”


“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미리나가 붙잡혔다고? 그 미리나가? 제 3 스테이지는 방금 개방되서 플레이어의 변수도 적을 터였다.


그런데 뭔가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원래라면 미리나는 인간들과 사투를 벌이고 치유의 샘에서 몸을 회복하고 있었어야 했다.


미리나, 엘프 왕국의 최강의 병기이자 최강의 종족이라고 할 수 있는 악마와 인간과 용의 피가 섞인 쿼터 엘프.


그런 미리나가 인간에게 붙잡혔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나는 다시 이성을 붙잡았다.


“어디에 있습니까?”


“네···?”


“미리나는 어디에 갇혀있냐고요.”


“프라나데 왕국에···”


나는 카리나를 붙잡고 곧바로 히죽거리는 폴리에스에 올라탔다.

유라가 조심스럽게 나를 따라 폴리에스 위로 올랐다.


“뭐야? 우리 어디가?”


“프라나데 왕국.”


나는 그렇게 말하며 카리나의 손을 붙잡고 왕국을 향해 손을 뻗었다.


폴리에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


“난 왜 데려가는 건데!”


카리나가 어리버리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너 없으면 여기 못 빠져나가니까.”


“아니, 그럼 나 말고도.”


“네가 아니면 안돼.”


“뭐, 뭐?”


참고로 카리나를 미리나와 만나게 해야 깨지는 히든 퀘스트가 있었다. 그 보상이 꽤 짭짤한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카리나는 그런 나의 말을 뭔가 잘못 알아들은 듯 얼굴을 잠시 붉히며 폴리에스 위에서 바둥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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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8. 피에는 피로 (1) +3 21.03.17 125 8 14쪽
25 07. 던전 탐험 (6) +2 21.03.16 143 7 11쪽
24 07. 던전 탐험 (5) +1 21.03.15 144 6 13쪽
23 07. 던전 탐험 (4) +2 21.03.12 137 9 11쪽
22 07. 던전 탐험 (3) +1 21.03.11 155 6 11쪽
21 07. 던전 탐험 (2) +2 21.03.10 170 7 13쪽
20 07. 던전 탐험 (1) +1 21.03.08 179 9 11쪽
19 06. 변수 (3) +2 21.03.04 198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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