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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했던 쓰레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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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실험쥐
작품등록일 :
2020.12.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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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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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타나토스 (3)

DUMMY

13. 타나토스 (3)



“시니아!”


나를 향해 달려드는 시니아의 검을 간신히 받아내고, 시니아를 향해 외쳤다.


“정신 차려! 나야 나! 호영이라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부르게 되는 그녀의 이름에 나는 이를 갈 수 밖에 없었다.


“시니아! 정신차려요!”


유라가 시니아를 향해 아쿠아볼을 발사했다. 정신을 차리라는 듯한 공격이었겠지만, 시니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아쿠아볼을 받아내고는 나를 조용히 노려볼 뿐이었다.


“젠장, 젠장!”


나는 혀를 차며 시니아의 공격을 계속해서 받아냈다. 죽기 전 시니아의 레벨은 90 근처였다.


그리고 그동안 올린 나의 레벨이 67이였다. 상대는 되지 않을지 몰라도, 기술만 된다면 어느 정도 대등하게 싸우는 게 가능하기도 한 레벨 차였다.

그렇지만 지금의 시니아의 공격을 볼 때는 레벨이 120은 월등히 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는 것은.


“4인의 기사가 된 건가···”


타나토스는 자신이 다루는 군대 중에서도 특별히 4개의 개체에 더 강한 힘을 부여할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4인의 기사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해!”


미리나가 엘프 시체들을 향해 단검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미리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무척이나 당황스러워 보이는 건 미리나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무엇보다 미리나는 아직 회복을 다 한 상태가 아니였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싸우는 것이 좋을 리가 없었다.


“루마스! 아르헤네! 정신 차려!”


카리나는 자신을 공격하는 엘프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부르게 되는 그 이름들에 나도 모르게 열이 올라버렸다.


반지를 풀까? 그것도 가능한 선택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저 녀석, 군대의 뒤편에 서서 나를 바라보는 타나토스는 뭔가 이상했다. 녀석은 마치 내가 반지를 푸는 것을 기다리는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녀석이 그 도둑놈인가.”


그러며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타나토스, 나는 시니아와 대치하는 와중에도 녀석을 향해 검기를 쏘아올려봤지만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나의 공격을 튕겨낼 뿐이었다.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지.”

시니아의 크라우디스를 열심히 막으며, 방법을 생각해내려 했다.


“크아아아아아!”


화산벌레가 기다란 몸을 이끌고 우리를 도왔다. 시니아가 한 걸음 물러나 화산벌레를 상대하더니 이윽고 조금 힘들다 느낀 건지 다시 타나토스의 옆으로 도주했다.


“재밌는 짓을 하는구나.”


타나토스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나는 지도자의 깃발을 꺼내든 채, 화산벌레에게 엘프 군대를 쓸어버리라고 명했다.


“크아아아!”


화산 벌레가 거대한 몸뚱이로 진영을 휩쓸자, 수많은 엘프들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화산 벌레를 이용한다면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순간, 타나토스가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검은 색의 스크롤이었다. 그 색깔을 보자마자 나는 화산벌레를 뒤로 물러나게 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타나토스가 스크롤을 펼친 채 소리쳤다.


“죽어라.”


화산벌레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곤 힘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저것은 데스 스크롤이었다. 나루메 마을에서 스푼타르크로 가는 길에 찾을 수 있는 히든 피스 중 하나.

어떤 몬스터든 몬스터기만 하면 즉사 시켜버릴 수 있는 사기적인 성능을 가진 아이템이었다.

사용처는 많지만, 없어도 깨는 데 지장은 없었기에 챙기지 않았던 아이템인데···저걸 가져왔다는 것인가.


죽어버린 화산벌레를 뒤로하고 우리는 폴리에스 위로 올라탔다.


폴리에스는 엘프들의 화살 세례를 피하며 열심히 날개를 펄럭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 거야? 이해가 되지 않아!”


“망할 놈 중 하나가 타나토스가 됐어. 그리고 자신이 죽인 시체들을 병사로 꾸렸고.”


“주인,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품 안의 팩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말 그대로였다. 이건 답이 없을 정도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니아가 저 녀석에게 잡혀있었다. 구해야만 했다.


“젠장···마을과 사람들이···”


우울한 건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자신의 고향을 잃어버린 미리나와 카리나의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아보였다.


정신이 나갈 듯이 울기를 반복하는 카리나와 지친 듯 피곤한 안색을 보이는 미리나를 우리는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미안···”


미리나가 중얼거렸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미리나를 눕혔다.


이렇게라도 도망을 칠 수 있으면 다행일 거라고 생각했으나,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크아아아아!”


방금 죽었던 화산벌레가 타나토스의 힘에 의해 부활해서 우리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화산벌레 위에는 시니아가 있었다.


“······호영.”


“시니아······”


나는 이를 악 물고, 검을 들었다.

이대론 폴리에스마저 다치게 된다. 내가 내려서 시니아를 상대해야만 했다.


“크아아아아”


소리를 지르는 화산벌레 위로 뛰어든 나는 재빠르게 시니아를 노렸다.


타나토스에게 물든 시니아의 머리카락이 보라색으로 빛났다.


“호영, 주군의 명령이야. 널 죽여야해.”

“그래, 알겠어.”


시니아와는 제대로 싸워 본 적이 없었다.

시니아는 컨트롤이 뛰어난 천재 중의 천재다. 반면 나는 PVP에서는 초보자였다.


그런 내가 시니아를 이기기 위해선 시니아가 모르는 한 가지 트릭을 이용해야만 했다.


검이 교차되고, 나는 검기를 이용해 시니아와 거리를 벌렸다. 흑색의 크라우디스가 시니아를 보조하며 검은빛을 내뿜었다.


타락한 용사의 검이라, 참 아이러니한 형태였다.


“크라우디스, 정신은 있어요?”

“······나는 주군의 명령만을 따른다.”


크라우디스가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목소리로만 대답했다.


나는 시니아의 검을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뒤로 물러났다. 발이 닿을 때가 없는 화산 벌레의 끝짜락까지 도착한 나는 혀를 차며 시니아의 공격을 겨우 막아낼 뿐이었다.


시니아가 크라우디스를 휘두르며 나를 벼랑 끝까지 몰았다. 나는 떨어지기 직전의 상황 속에서도 검을 놓지 않고 시니아를 바라봤다.


“끝이야, 호영.”


“그래, 아쉽게 됐네.”


물러날 곳은 없어보였다. 그러나 시니아가 한가지 모르는 점이 있었다.


바로 내가 타천의 기사로 전직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화산벌레에서 떨어지는 척을 했다.

그런 나에게 마무리 일격을 하려는 시니아가 크라우디스를 기다랗게 뽑고 찌를 준비를 했다.


그리고 나는 날개를 펼치고 검을 휘둘렀다. 크라우디스가 그 반동으로 시니아의 손에서 벗어났다.


나는 그런 크라우디스를 손에 붙잡고, 폴리에스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처음부터 시니아를 잡을 생각은 없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크라우디스였다.

지금은 타락한 상태라고 해도, 원래는 강력한 성(聖)속성의 무기였다. 이것만이 타나토스를 해치울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나를 놓아라! 나는 타나토스의 검이다!”


흑빛의 크라우디스가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런 크라우디스를 인벤토리에 억지로 집어넣었다.


“어디로 갈까?”


폴리에스가 날개를 퍼덕이며 물었다.


“마법도시 엘레네르로 가자.”


사실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였다. 타나토스가 전직에 성공한 이상, 도망칠 곳은 없었다. 그는 점차 더 많은 군대를 꾸릴 것이고, 세계는 녀석의 손에 지배될 것이었다.

내가 따로 공통의 적을 따로 만들 필요조차 없어진 것이다.


한 가지 좋은 사실이 있다면 이걸로 스테이지는 열리겠다는 것 정도.


그러나 그렇다고 제 4 스테이지로 도망을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만 말이다.


“방법이 있을까요?”


유라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두 가지 정도 있습니다.”


한 가지는 반지를 풀고, 녀석을 그냥 죽이는 것. 우주의 존재들이 나를 인지할 테지만, 그렇다고 그냥 죽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하게 될 선택지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타나토스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약점요?”


“네, 타나토스의 유일한 약점이요.”


인벤토리에 있는 쿠엘라스와 크라우디스를 이용한다면 어떻게든 녀석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성공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엘레나르에 도착한 우리는 여관을 잡고 미리나와 카리나를 눕혔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쉴 새 없이 소리를 지르는 크라우디스를 꺼내고는 그를 향해 쿠엘라스를 찔렀다.


쿠엘라스에 찔린 크라우디스가 비명을 지르더니 이윽고 타락의 힘이 사라졌는지 정신을 차렸다.


“이게 무슨···난 도대체, 그것보다 시니아를!”

“구할 겁니다. 반드시요.”


크라우디스가 보석에서 튀어나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시니아를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시니아는 살리지도 못하고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호영 군, 내게 좋은 방법이 있네.”


크라우디스가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무슨 방법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나의 보석에는 저런 마왕 같은 녀석을 물릴 칠 수 있는 힘이 봉인되어 있다네, 나의 영혼과도 같은 녀석이지.”


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것도 선택지에는 없었지만 좋은 방법 중에는 하나였다. 하지만 그건···


“하지만 그건···”


“괜찮네. 내게 필요한 건 세상을 구하는 일이네. 그리고 시니아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크라우디스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벽에 머리를 박았다.


“젠장, 난 왜 이렇게 철저하지 못한거야!”


화가 났다. 이렇게까지 꼬여버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플레이어라는 변수를 놔두고 시니아를 방치했다는 것에 너무나도 화가 났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많았다. 부활의 성배는 이미 없어졌을 텐데 어떻게 타나토스가 되었는지, 꽁꽁 숨겨둔 소생의 관을 어떻게 찾았는지도.


그러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고려하고자 했으면 더욱 꼼꼼하게 할 수도 있었다. 일주일을 시니아 옆에서 기다렸어도 됐고, 게이트 앞을 지키며 플레이어가 오고가는 걸 확인할 수도 있었다.


모든 건 내 실책이었다.


그렇기에 이제와서 크라우디스의 힘을 쓴다는 선택지를 고른다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쓰러져 누운 카리나와 미리나를 바라봤다.


녹초가 된 두 사람은 모든 것을 잃은 듯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다 죽은 거지?”


“그만해, 카리나.”


“그렇지만···”


망할 타나토스. 빌어먹을 플레이어.


유라는 그런 나를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더는 미소를 짓지 못한 듯.


“정말 어려운 게임이네요.”


라고 그녀는 중얼거릴 뿐이었다.


이윽고 엘레네르에도 타나토스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망자의 군대가 일어나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는 소식에 도시는 어수선해지고, 군대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엘레나르의 대표가 있는 곳을 찾아가 도움을 주려고 했으나, 나같이 신분이 부정확한 사람을 신뢰하리란 힘들어 보였다.


나는 하는 수없이 다시 차원암시장을 찾았다.

그곳도 정신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듯 장사를 접고 도망갈 준비로 바쁜 사람들이 천지였다.


나는 위층으로 올라가, 라비안을 만났다.


저주에 풀린 라비안은 나를 보고 미소를 짓고는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이게 누구신가. 나의 영웅 아닌가. 그래, 무슨 일이지?”


“전쟁을 끝나게 할 물건이 필요합니다.”


내가 다급하게 말하자, 라비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전쟁이라, 그건 돈이 되는 이야기지.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아. 상품들도 정리 중이라 없을 수도 있고 말이지. 뭐가 필요한가?”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리곤 인벤토리에 있는 모든 돈을 꺼내어 라비안의 탁자 위에 올렸다.

자그마치 20만 골드였다.


“우주의 장막, 저는 그게 필요합니다.”

나의 말을 들은 리바인이 입을 벌리고, 담배를 떨어트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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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타나토스 (3) +1 21.04.04 54 1 12쪽
42 13. 타나토스 (2) +1 21.04.03 60 1 10쪽
41 13. 타나토스 (1) +1 21.04.02 56 2 11쪽
40 12. 트라우마 (3) +1 21.04.01 6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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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0. 구원자 (2) +2 21.03.26 70 5 12쪽
32 10. 구원자 (1) +4 21.03.25 8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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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9. 오버플로 (2) +1 21.03.23 85 5 15쪽
29 09. 오버플로 (1) +1 21.03.22 105 6 13쪽
28 08. 피에는 피로 (3) +1 21.03.19 121 6 12쪽
27 08. 피에는 피로 (2) +1 21.03.18 113 5 10쪽
26 08. 피에는 피로 (1) +3 21.03.17 125 8 14쪽
25 07. 던전 탐험 (6) +2 21.03.16 143 7 11쪽
24 07. 던전 탐험 (5) +1 21.03.15 144 6 13쪽
23 07. 던전 탐험 (4) +2 21.03.12 137 9 11쪽
22 07. 던전 탐험 (3) +1 21.03.11 155 6 11쪽
21 07. 던전 탐험 (2) +2 21.03.10 170 7 13쪽
20 07. 던전 탐험 (1) +1 21.03.08 179 9 11쪽
19 06. 변수 (3) +2 21.03.04 198 9 14쪽
18 06. 변수 (2) +1 21.03.03 214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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