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엘리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현대판타지

Avalanche
작품등록일 :
2021.01.04 00:32
최근연재일 :
2021.02.28 20:1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412
추천수 :
6
글자수 :
387,908

작성
21.02.06 20:00
조회
25
추천
0
글자
16쪽

34

DUMMY

주택의 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경찰들이 집 안팎을 오다니고 있었다.


인섭과 진철은 멍한 표정으로 관용차 트렁크에 앉아있었고, 현관에서부터 차까지 무언가를 잡고 길게 끈 자국이 나있었다.


“참... 이게 무슨 일인지...”


태용이 수첩을 들고는 인섭과 진철 앞에 우뚝 섰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로회복제를 건넨 태용은 무언가를 쓰려 수첩을 펼쳤지만, 이내 덮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진철과 인섭은 피로에 쩔어 있었다. 손가락 하나 들려고 했지만 푹 퍼진채로 트렁크에서 숨만 쉬고 있었다.


“어째 두분이랑 자주 뵙는거 같네요. 특히 윤 주사님이랑 더 자주요.”


태용은 트렁크 옆쪽에 살짝 기대어 섰다. 그는 안주머니에서 담배갑을 끄집어냈다.


진철에게 담배갑을 내민 태용은 손을 살짝 흔들었다.


“안피세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태용이 흔든 담배갑을 본 진철은 힘겹게 한개비를 꺼냈다.


태용은 진철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고는 자신의 담배에 라이터를 갖다 댔다.


붉은 라이터 화염은 눅눅한 날씨에 화구 위로 볼록 올라와 있었다.


태용은 깊게 한모금을 빨아 당기고는 연기를 내뱉었다.


“이게 참... 역겹네요, 이래저래...”


그는 수첩을 펼쳤다. 종이 여기저기 끄적거린 흔적중에는 용아동에 밑줄이 쳐있는 낙서도 있었다.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시게 된건가요?”


태용의 질문에 진철은 고개를 들었다.


“지금 저희 취조하시는 겁니까?”


“에이... 취조라뇨... 너무 퍽퍽하게 그러시네요.”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냥 알고싶은겁니다. 형사로써가 아니라 인간으로써요.”


진철은 태용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숨을 쉬는게 힘든지 가슴을 살짝 문질렀다.


인섭은 뒷좌석에 던져둔 물병을 꺼내서는 태용에게 건넸다. 다른 물병을 따서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자신의 얼굴에 뿌려댔다.


“저번에 하던 조사 연장선상이죠, 다른거 있겠습니까...”


“아...”


태용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전은 좀 됐구요?”


“네. 경위님이 주셨던 정보때문에 막혀있던게 크게 뚫렸죠. 거기서 타고타고 오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죠...”


태용은 정신없이 집을 드나드는 경찰들을 슬쩍 쳐다봤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 과학수사대 인원들이 있었다.


“얌마! 거기 이상한거 밟지 말고 채증만 하라고!”


허둥대며 화분을 보고 있던 순경들에게 소리 친 태용은 한심하다는 듯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아이고... 저 등신들 진짜... 야! 검시관님 나가시잖아, 이 새꺄!”


문에서 나오는 양복을 입은 사람이 흠칫 놀라자, 태용은 다시 한번 소리쳤다. 손을 위로 뻗어 흔든 그는 검시관을 불렀다.


멍하니 앉아있는 인섭과 진철에게 걸어온 검시관은 뭔가 싶어 두 사람을 확인했다.


“아, 이쪽은 시청 긴급대응팀분들입니다.”


태용이 먼저 소개를 했다. 검시관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내밀었다.


“많이 놀래셨죠. 문성국입니다.”


인섭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혹시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힘없이 손을 떨구는 인섭 대신, 태용이 성국에게 결과를 물었다.


“현장 검안만으로 모든걸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음... 정황상이나 상처만으로 말이죠...”


“네.”


“자살일 가능성이 많이 높습니다.”


태용과 인섭은 화들짝 놀라 성국을 바라봤다.


“예?”


“자살이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태용은 어이가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렇게 배를 난자를 해놓고 스스로 목을 매단거라구요? 그게 말이 됩니까?”


성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순 없습니다. 남아있는 자상들 방향을 보면 대체적으로 수평이나 위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태용은 그의 말을 듣고는 수첩을 꺼내 이것저것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방어흔이 전혀 없습니다.”


“방어흔이요?”


“네, 전방에서 찔렀든 후방에서 찔렀든 간에 손에 자상들이 조금 남아있어야하는데, 그런건 전혀 없었습니다. 많이 썩긴 했지만... 바닥에 남아있는 혈흔이나 상처에 남아있던 혈흔들을 보면 그렇게 찌르고도 살아있었을 가능성이 크구요. 목에 삭흔까지 남아있었습니다.”


태용은 난처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그럼 지금 박사님 설명만 들어보면... 배를 찌르고 기어올라가서 목을 매단거란거죠?”


“사망당시 정확한 정황을 알지는 못합니다. 상처를 통해서 추정을 하는거만 가능하죠. 근데 혈흔이 남아있는거나, 삭흔이 생겼다는 것 둘 다에서 추정할 수 있는건 있죠. 두 상처가 다 살아있을때 생겼다는거죠.”


“아니... 이게 어이가 없어서 그럽니다. 이게 가능... 한겁니까?”


성국은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불가능하다고도 말 못하죠.”


“당장 배만 그어대도 아파서 난리치는게 사람인데 그게 어떻게...”


어이없어하는 태용의 말을 듣고는 인섭이 고개를 들었다.


“가능하죠. 고통을 느끼지 못하면요.”


“네?”


태용은 인섭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했다.


“감염때문에 죽기 직전에 격통이 오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흉통이든 두통이든 뭐든요. 그거때문에 느끼지 못했을수는 충분히 있을겁니다. 혹은...”


인섭은 한 템포를 쉬며 침을 꿀꺽 삼켰다.


“죽으려고 그렇게 배를 찌른 다음에 안 죽어서 변기를 밟고 힘겹게 올라갔을수는 있죠.”


“허... 참...”


태용은 인섭의 의견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있을수 없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분석관분들 계시지 않습니까. 아마 현장에 임장 하셔야할겁니다. 심리적 정황을 더 잘 파악하시는 분들은 그분들이지 않습니까.”


“참...”


“혹시 더 필요하시다면, 시신을 부검할수는 있습니다.”


성국은 인섭과 진철의 의중을 살피듯 눈길을 주었다.


“감염 위험만 어느정도 막으실수 있다면야 뭐... 데려가셔야죠.”


인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나중에 요청을 드리면 되겠죠?”


태용은 인섭을 보고는 맞받아치듯 고개를 끄덕여줬다.


“참... 사망자 가족도 찾아봐야하는데... 이게 될지 안될지 모르겠네요.”


두툼해지는 낙서와 메모사항에 학을 떼고 있던 태용은 한숨을 쉬었다.


그의 모습을 본 인섭은 모든걸 정리하고 빨리 사무실로 들어가고 싶었다. 꿉꿉한 날씨와 함께 그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 숨이 너무나 막혔다.


지쳤다는 감정만이 그를 휘감고 있었다.


“발치워! 허락도 안했는데 다 나가!”


그때, 순찰차들이 있는 곳에서 큰 목소리가 들렸다. 인섭과 진철, 성국은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니들 뭐야!”


한 남성은 크게 소리치며 경찰들에게 삿대질을 하고 있었고, 그의 앞에서 경광봉을 들고 있던 순경은 힘겹게 남성을 막아서고 있었다.


“누가 허락했다고 문을 맘대로 따고 지랄이야! 야!”


남성은 당장이라도 순경에게 주먹질을 할 것처럼 달려들었다. 남성 옆에 서있던 여성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코를 막고 있었다.


태용은 그의 모습을 보곤 얼굴을 찡그렸다. 입으로 조용히 욕을 내뱉은 그는 성큼성큼 남성에게로 다가갔다.


“뭡니까, 지금?”


힘에서 밀리던 순경이 옆으로 물러서고, 태용이 남성 앞에 서며 말했다.


“누구 허락 받았다고 지금 남 집을 뒤져? 영장 있어?”


“선생님, 현장 신고 받고 출동했을때는 영장이 필요 없습니다.”


“허... 씨바...”


남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 옆에 있던 깡통을 찼다.


“짜바리들이 어디서 싸가지없게... 민중의 지팡이면서 고개나 숙일것이지 빠닥빠닥 지금... 아오씨...”


태용은 남성의 말에 앞니를 살짝 깨물었다. 단전 깊은 곳에서 화가 끓어올라왔다.


“누구신데 그러십니까 지금?”


수첩을 안주머니에 집어넣은 그는 남성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남성은 속옷같은 반바지와 나시를 입고 있었고, 어깨에는 초록색 문신이 있었다.


“나? 거 알아서 뭐할라고?”


“지금 상황이랑 관계없으신 분이 순경 멱살 잡고 조사 상황 방해하시는거면, 저는 공무집행방해로 선생님을 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십니까?”


태용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조용히 삭히고 있었다. 그는 이를 뿌득하고 갈고는 마음을 다잡았다.


“집주인이다. 왜?”


“아, 그러십니까? 마침 잘오셨네요. 일층에서 살던 분들 알고 계시죠?”


남성은 자신의 뒤에 있던 여성에게 고개를 돌렸다.


“알아?”


그의 물음에 여성은 고개를 저었다.


“몰라.”


여성은 관심이 없다는 듯 대답했다.


“나도 몰라. 알게 뭐야.”


인섭과 진철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는 실갱이 장소로 천천히 걸어갔다. 분위기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다. 태용은 한숨을 푹 쉬었다.


“아니 세입자아닙니까, 선생님. 세입자가 누군지 모르십니까?”


태용의 말을 들은 여성은 팔짱을 풀고는 손가락질을 했다.


“알든 말든 당신네들이 무슨 상관이에요?”


“허... 지금 상황 파악이 안되시는건 아니죠, 두분 다?”


태용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의 모습을 본 남성은 팔을 긁적였다.


“뭐... 뭐 무슨 공무원이라길래 알아서 하랬더니 문 따고 이게 지금 뭐하는건데?”


남성은 태용의 눈치를 슬쩍 보고는 팔짱을 끼고 여성을 바라봤다.


“그래, 맞아. 뭐뭐, 무슨 검열 무슨 뭐시기라는데 애초에 우리집에 검열할게 어디있는데!”


여성의 입은 앞으로 쭉 나와있었다. 그녀는 투덜거리며 말하고 있었다.


“하... 선생님들, 지금 무슨 일 있었는지 전혀 모르시는겁니까?”


“우리같은 선량한 시민한테 뭘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한테 뭔 잘못이 있다고 검열하고 뭐 검사하고 지랄하는건데 지금? 우리한테 알렸어? 경찰들이 왜 나와있는건데!”


남성은 여성의 말에 힘을 얻었는지 다시 삿대질을 하기 시작했다.


순찰차 근처에서 일을 지켜보던 인섭과 진철의 얼굴이 굳어졌다.


“선생님, 지금 선생님 건물에서 감염자 나온건 알고 계십니까?”


“감염자들이 왜 나... 어?”


“감염자 나왔습니다.”


남성은 당황했는지 건물과 태용을 번갈아 쳐다봤다.


“뭐가 나와?”


“감염자요. 그래서 지금 세입자 관련된 질문 드릴수 밖에 없는겁니다.”


“허... 참...”


남자는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됐는지 주변을 둘러보고 머리 뒤를 살짝 긁기 시작했다.


“아이씨... 진짜...”


태용은 그의 모습을 한심스럽게 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주먹이 올라가 한대를 얼굴에 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왔지만, 그는 숨을 고르고는 다시 수첩을 펴들었다.


“혹시 아는거 있으십니까? 누군지라든가...”


“몰라.”


“네?”


“모른다고.”


인섭과 진철마저도 그의 말에 얼이 빠졌다. 또다시 역겨움이 몰려왔다.


“아니, 세입자를 모르는게 말이 됩니까?”


“아니 그 인간들이 몇달전에 들어왔는데 그걸 왜 일일히 다 기억해야하는데?”


“하...”


태용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머리로 한손을 가져간 그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 피해자구만 뭘 지랄이냐고.”


“지랄?”


태용은 마음속에 있던 단 하나의 선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이.”


“어이? 경찰이 시민보고 반말을...”


“상황파악 안돼?”


태용은 수첩을 팍 덮고는 남성을 칠듯 붙어왔다.


“너 참고인이라고.”


“하... 씨발...”


인섭과 진철은 행여나 충돌이 커질까 두 사람에게 뛰어갔다. 순경들 마저도 태용을 주시하고 있다 떼어내러 달려가서는 두 사람 사이 거리를 떼놓으려고 했다.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면 될거 가지고 어디서 기마이를 세우고 지랄이야!”


“경위님 좀 참으세요...”


인섭이 태용을 살짝 끌어당겼다. 당장이라도 인섭을 뿌리치려는 힘이 느껴져, 인섭은 팔부분을 꽉 잡았다.


“아니 모르는걸 모른다고 하지...” 남성이 콧방귀를 끼며 대답했다.


“모르는게 말이 되냐고 하잖아 지금!”


태용의 목에 핏대가 서있었다. 그는 잔뜩 화가 나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모르면 안되냐고. 거 쳐 뒤지든 말든 월세만 잘 넣어주면 되는건데 뭘 나한테 지랄이야. 우리도 피해자라고 피해자. 요즘 방도 안나가는데 저 망할 저거 하나때문에 피해보게 생겼잖아.”


“피해자?”


태용은 몸을 돌려서는 인섭을 뿌리쳤다.


“피해자같은 소리하네. 당신네들 저 집에 사람 있던거 알면 자살방조야, 자살방조! 현행범으로 유치장 넣어줘?”


인섭은 다급하게 태윤을 뒤로 끌고가려 했다. 순경들 마저도 낑낑대며 태용을 막아섰지만, 태용은 이미 흥분한채로 씩씩대고 있었다. 남성은 태


“아니 뒤진놈한테 가서 쳐물어, 뒤진놈한테. 우리가 잘못했냐고. 저거는 사는 사람들이 알아서 해야하는거지.”


“하... 진짜...”


인섭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태용을 뒤로 밀어내고는 자신이 남성 앞에 섰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협조 조금만 해 주십쇼.”


“넌 또 뭐야?”


“시청 긴급 대응팀입니다. 감염때문에 조사하러 왔습니다.”


남성은 잘 됐다는 듯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조사? 아 당신이 전화 건 인간이야?”


“네, 제가 걸었습니다.”


“이럴거라고 말 안했잖아.”


인섭은 어이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전화를 꺼내 녹음된 것을 틀어버리고 싶었다.


“선생님, 저기 아내분이시죠? 저분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감염관리국에서 나왔다고 하니까 알아서 하라고 하셨구요.”


“하...”


남성은 여성을 째려봤다. 여성은 모르는 척 다른 곳만 보고 있었지, 남자에게 관심조차 없었다.


“그러면 잘 나왔네. 지금 이렇게 경찰 부르고 한거 전부 보상 신청하면 되겠네?”


인섭은 잠시 뇌가 정지한듯, 멍하니 남성을 쳐다봤다.


“네?”


“보상하라고.”


그는 팔짱을 끼고는 겹쳐진 팔 위로 검지손가락만 펼치고 있었다.


“저거 문 딴거, 감염잔지 뭔지 그 드러운 새끼들이 우리 집 더럽혀 놓은거, 그거 전부 다 보상하라고.”


인섭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말을 이어나가려고 했지만, 뻔뻔한 남성의 모습에 인섭의 얼굴은 굳어지기만 했다.


“별 거지같은 인간들 집에 들어와서 짜증만 났는데, 쓰레기만 늘어났네. 저거 다 청소하고 보상 해줘야지.”


“선생님, 저희는 그러는 사람들 아닙니다.”


“감염자 관리한다며. 그러면 그 감염자때문에 끼친 피해 다 보상해줘야지. 저거 쓰레기봉지 저거도 다 치워주고.”


인섭은 한숨을 푹 쉬었다.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들고 있는 남성의 모습은 신하를 내려다보는 폭군 같았다.


주변 사람들은 남성의 시선을 슬슬 피하고 있었다. 태용을 잡고있는 진철도, 태용마저도 이를 갈고만 있었다.


“돼지새끼 진짜. 배만 쳐부를라고 하네.”


진철이 태용을 잡아당기며 혼자 읊조렸다.


“뭐라고?”


“아.”


진철은 자신을 째려보는 남성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남겼다. 경멸하듯 눈을 옆으로 뜬 진철은 남성을 비웃고 있었다.


“왜?”


진철은 남성을 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입꼬리만 올라간 그의 얼굴 위 눈동자는 남자를 뚫어질듯 쳐다보고 있었다.


“니가 저 안에 있던 사람 죽여놓고 돈을 내놓으라고 하네. 살인자새끼가.”


“뭐라고 새끼야?”


남성은 자신을 막으려던 순경들을 제치고 한달음에 진철에게 달려와 멱살을 잡았다.


“뭐라고 했냐고. 개새끼야.”


진철은 헤실헤실 웃음을 짓고 있었다. 멱살을 잡혀 흔들리는 데도 그는 흐흐 소리를 냈다.


“흐흐... 살인자 새끼.”


진철의 얼굴로 주먹이 날아들었다.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강한 주먹질이었지만, 진철의 얼굴에 뜬 웃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또다시 한번 더 주먹이 꽂히고, 진철은 바닥에 쓰러져 웃음을 터트렸다.


“크흑... 크흐흐...”


경찰들은 두 사람을 떼어내고, 남성에게 수갑을 채워 경찰차에 밀어넣고 있었다. 남성은 창문에 머리를 박아가며 욕설을 내뱉었고, 여성은 순경들을 헤치며 ‘사람 잡네’ 하는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인섭은 진철을 잡아주려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손을 거둘수 밖에 없었다.


웃음을 잃지 않은 진철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엘리 엘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8 Epilogue 21.02.28 30 0 4쪽
57 56 21.02.28 21 0 16쪽
56 55 21.02.27 20 0 15쪽
55 54 21.02.26 19 0 16쪽
54 53 21.02.25 22 0 17쪽
53 52 21.02.24 23 0 16쪽
52 51 21.02.23 24 0 13쪽
51 50 21.02.22 22 0 15쪽
50 49 +1 21.02.21 28 1 14쪽
49 48 21.02.20 23 0 13쪽
48 47 21.02.19 22 0 14쪽
47 46 21.02.18 37 0 16쪽
46 45 21.02.17 24 0 16쪽
45 44 21.02.16 25 1 18쪽
44 43 21.02.15 24 0 14쪽
43 42 21.02.14 22 0 14쪽
42 41 21.02.13 21 0 14쪽
41 40 +1 21.02.12 28 1 14쪽
40 39 21.02.11 24 0 15쪽
39 38 21.02.10 25 0 16쪽
38 37 21.02.09 24 0 14쪽
37 36 21.02.08 24 0 14쪽
36 35 21.02.07 23 0 14쪽
» 34 21.02.06 26 0 16쪽
34 33 21.02.05 23 0 15쪽
33 32 21.02.04 24 0 16쪽
32 31 21.02.03 22 0 14쪽
31 30 21.02.02 25 0 15쪽
30 29 21.02.01 24 0 15쪽
29 28 +1 21.01.31 29 1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