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적의 적은 아군 (반키 Side)

'15화'
적의 적은 아군
반키 일행이 유 일행을 쫓아 샤르핌 왕국으로 향한 지 4일
힘들게 샤르핌 왕국에 도착한다.
반키 일행의 최고 속력으로는 바빌리카에서 2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거리였지만 중간중간 유 일행이 다른 방향으로 갔는지 흔적을 확인하기도 하였고 라펫과 적대하던 음지의 조직들에게 추격 당하기도 하여 2일이나 더 늦게 도착하게 된다.
"겨우...도착했다..."
얼굴에 피로가 가득한 사즈가 말했다.
"그러니깐 말이야...이렇게 오래 걸릴게 아닌데..."
베른도 피곤 하다는 투로 말했지만 사즈와 다르게 얼굴은 보기좋았다.
파이올이 준 아필카토가 베른이 받는 스트레스나 피로를 많이 완화해 주었기 때문이다.
"피곤한 건 일단 제쳐 놓고 어떻게 들어갈지 부터 생각하자구. 지금까지 사용하던 출입증은 잃어 버렸잖아"
가장 많은 수의 추격자들을 처리했던 반키도 사즈와 마찬가지로 지쳤기 때문에 편히 쉬고 싶어 했다.
그런 반키에게 보여줄려는 듯 주머니에서 무언갈 꺼내는 베른
베른은 꺼낸 그것을 손가락으로 살랑살랑 흔들며 반키와 사즈에게 보여주었다.
"...이걸 안 잊어버리고 잘 가지고 있었다?"
"그러게 말이야...꼼꼼한 나도 잃어버렸는데"
사실 베른도 출입증이나 이런 저런 것 들을 잃어 버렸었다.
파이올이 베른에게 만 몰래 준 것이 있었다.
상인의 상급 표식이였다.
최상급이나 마스터급의 표식을 준다면 바로 소문이 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행동 하는걸 원하는 셋을 배려한 것이였다.
라펫이나 스토벤에서 활동 할때도 중급이나 상급의 표식을 주로 썼던 셋에게는 익숙한 물건이다.
"그분의 능력이라면 용급의 표식도 금방 만드실 수 있을텐데 상급으로 주시다니, 정말 생각이 깊으신 분이네"
반키의 말에 베른과 사즈는 자신이 칭찬을 들은 양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너희 둘을 칭찬한 적은 없는데"
"그냥 파이올님의 대단함을 칭찬하는 것만 들어도 뿌듯해 지는건 어쩔수 없다고 반키?"
사즈의 말에 베른도 동의했다.
"맞아요, 반키씨. 그건 어쩔수 없는거에요"
"어쩔수 없다라..."
반키는 파이올이 두사람을 매료시킨 것이 그렇게 좋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살려준 은인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좋지않은 느낌의 사람이였기 때문이다.
'그정도의 힘을 가졌는데 사람이라고 부르는것도 웃긴 일이겠군'
반키는 그런 생각을 한 후 둘을 일으켜 세우고 정문을 통과 한 후 여관을 빌려 휴식을 가졌다.
그렇게 마음 편히 쉰지 3시간 정도 지났을 때 쯤 셋은 질서 정란한 마나의 움직임을 느꼈고 자신들이 쉬고있는 여관을 포위하고 있음을 느꼇다.
"이거...입구에서 부터 걸렸던건가? 굉장히 촘촘하게 포위망을 짠거같은데"
"이정도면...뚫고 나가는거에 어려울 건 없어 보이니깐 겁먹지마 사즈"
"역시 우리 중에서 가장 쌘 반키님~믿음직 스럽습니다~"
그런 콩트를 하고있던 사즈와 반키에게 주변을 훑어보다 급이 다른 마나에 겁이 질린 베른
"저..ㅈ...저...저쪽 방향에....괴물이...."
유 일행을 보고도 떨지 않던 베른이 겁에 질려 하자 베른이 가르친 방향으로 정신을 집중했고 뒤늦게 느껴진 거대한 마나의 기운을 느낀다.
"서, 설마....국왕?"
"국왕?! 그 전쟁영웅?!?!"
경악하는 사즈
"전쟁영웅은 무슨, 자기 멋대로 행동하면서 적이면 어른이든 아이든 닥치는 대로 학살하는 살인귀 녀석이 무슨 전쟁영웅이겠어. 다 국력을 위해서 한 거짓말일 뿐이야. 요 9년정도 조용히 지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폭군이지"
왜 자신이 모르는 정보를 반키는 알고있는지 의문인 사즈
"스스로 조사를 한 것 들이 꽤 있거든, 우리조직의 정보는 정보국에서만 가져오잖아. 그런데 이상한 것 들이 조금씩 섞여 있어서 직접 발로 뛰었지. 그때 얻은 정보중 하나야"
"아하, 가끔씩 개인사정으로 갔다온다 던 게 그거 였구나?"
"뭐, 그런거지"
상당히 좋지않은 상황 에서도 긴장감이라고는 없다는 듯이 대화하는 둘에게 화가 난 베른
"지금 그렇게 담소나 나눌때에요?! 지금 위험한 상황 이거든요?!"
베른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안절부절 못했지만 반키는 평온했다.
"반키씨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거에요? 왜이리 침착해요. 참고로 말하자면 엘리가라는 드라이어드 보다 국왕쪽이 강하니 싸울 생각은 하지마요"
"당연히 싸울 생각은 없으니 걱정마 베른, 손도 못 댈 거란 것 도 알고있어"
"그럼 도망칠 방법이라도 있어요?"
반키는 눈을 감고 잠시 깊게 생각하더니 눈을 뜨고서 말했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저놈 한테서 도망가지는 못 할거 같다"
베른은 그런 반키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금방이라도 화를 분출 할거 같지만 사즈가 아닌 반키이기 때문에 참는 베른
그때 사즈가 입을 열었다.
"그럼 그냥 항복하는게 어때? 공격적이게 밀어 붙이는 것 도 아닌것 같은데 저쪽도 평화적인걸 원하는거 아닐까?"
사즈의 말에 둘은 동의했다.
자신들을 잡고 싶다면 진을 치고 도망칠 시간을 주지 않게 돌격조가 들어오는게 정상이니 말이다.
무엇보다 저 괴물같은 국왕이 자신의 마나를 흘리며 존재를 밝힌거 부터가 이상했다.
"...생각해보니 사즈의 말이 맞는거 같은데, 베른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런걸 사즈가 자신보다 먼저 파악했다는 것에 경악한 베른이 대답했다.
"저도 그럴거 같아요. 포위하는데 마나를 숨기진 못한다고는 해도 이렇게 대량으로 흘려보내지는 않을 테니깐요. 어떻게 할까요?"
"흠....일단 국왕이 있는쪽으로 가보자구. 첫 대면의 자리가 썩 좋지는 않지만 샤르핌왕국에서 수배가 나면 앞으로 힘들어지니 말이야"
반키의 결정이 떨어지자 사즈와 베른은 빠르게 짐을 챙겨 먼저 밖으로 나선 반키를 따라 국왕의 마나가 느껴지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빠르게 접근했다가 공격하러 간다고 오해를 사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엄청난 마나의 농도에요. 그 드라이어드가 마나도핑을 했을때 보다 더욱 강렬한 마력이라니"
"베른...너는 그래도 파이올님이 주신 갑주가 있어서 아무렇지 않은거야....나랑 반키는 이 마나때문에 온몸이 짓눌리는거 같은데말이야"
사즈의 말에 반키는 자신은 전혀 아무렇지 않다고 반문했고 혼자만 힘든 것을 안 사즈는 왠지모를 소외감에 눈물이 떨어질것 같앗다.
잠시후 셋은 평민이나 쓸법한 나무의자에 기대어 자신들을 기다리는 국왕의 앞까지 도착한다.
"호오? 이런 마나를 풍기는데 저의 앞까지 오시다니 보통분들이 아니시군요"
국왕의 첫마디에 대화의 여지가 있음을 확인한 반키는 무릎을 꿇어 예의를 갖추었고 뒤에 서있던 사즈와 베른은 그런 반키의 행동에 당황해 했지만 곧바로 그를 따라 예의를 갖춘 자세를 취하려했다.
"아, 괜찮아요.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는 없으니깐 말이에요"
반키는 눈앞의 국왕이 자신이 들은 정보의 폭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말투나 행동으로도 그렇다고 생각이 들지만 무엇보다 말에서 끈적한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사람을 죽인 사람이 이렇게 깔끔하게 말을 할수는 없었다.
학살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 자라면 어떨지는 모르지만
"아..감사합니다"
반키는 그말에 일어섰고 뒤늦게 자세를 취하려던 둘도 다시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런데 저희를 왜 찾으신건지..."
"응? 제가 당신들을 불렀나요?"
"장난이 짖궃으십니다. 국왕님이 흘려주신 마나와 포위 후 아무것도 안하신건 저희들을 배려해 주신것 아닙니까"
반키의 말에 타이잔은 웃었다.
"역시 정보대로 실력도 상황판단도 굉장히 뛰어나신 분들이군요. 당신이 살아있다는건 듣지못한 정보지만요"
'역시 우리들에게 무언가 원하는것이 있나보군'
반키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면 이 상황을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면 제가 당신들에게 뭘 얻기 위해 이런 귀찮은 짓을 하는지는 아실 것 같군요. 혹시 모른다면 맞춰보시죠"
타이잔의 말에 머리가 어지러운 반키였다.
이자는 자신들에 대해서 꽤 자세히 알고있을 것이다.
아마 정보부가 자신들을 팔아 넘긴거겠지.
정보부가 알고있는 정보들은 생각보다 세세하고 정확하기 때문에 생각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게 되었다.
'분명 무언가의 정보가 필요한 거겠지. 물건같은거면 우리들에게 요구할 필요가 없이 자신이 구하면 되는 일이니...'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샤르핌 왕국이 가지고 싶어 할만한 정보가 떠오르질 않던 반키의 등을 뒤에있던 베른이 쿡쿡 찔럿다.
"저기 반키씨, 혹시 그녀석들 정보지 않을까요? 저기 멀리보이는 왕궁이 부서져 있는걸로 봐서는 굉장한 실력자들이 날뛴거 같은데 저희가 만난 녀석들중에 저런걸 할수있는건 그녀석들 정도밖에 없잖아요. 타이밍도 딱이고요"
베른의 의견은 충분히 그럴 듯 했다.
정답이기도 했다.
"뒤에 계신 여성분이 정답을 맞추셨네요"
타이잔의 호의를 보인 말에 셋은 조금 안심했다.
이제서야 안심한 셋이였지만 타이잔은 셋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때부터 굉장히 관심이 갔고 동질감을 느끼고있었다.
유 일행에게 당한 동질감 말이다.
"이제야 안심하시는군요. 조금 놀리기위해 마나로 압력을 가했던거니 그만 마음을 놓으셔도 좋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아주 마음에 들거든요"
직후 타이잔은 무겁게 펼쳐놨던 마나를 집어 넣어주었다.
사즈는 그재서야 편하게 숨을 쉴수있었고 크게 쉼호흡을 했다.
타이잔이 눈 앞에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 눈치없는 사즈의 뒷통수를 소리가 날정도로 크게 후려친 베른은 안절부절 못 한체 타이잔을 보았지만 타이잔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방금전과 같은 표정이였다.
오히려 좀더 호의적인 표정을 지었다.
"좀더 당신들을 좋아질 수도 있을거 같군요, 후후"
생각보다 일이 좋게 넘어가는거 같아 다행스러운 마음인 반키와 베른이였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수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둘 이였다.
"자, 그럼 세분 다 저희 나라에 정식으로 초대하죠. 추격자들을 뿌리치며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따라오시죠. 앞으로는 이곳에서 편하게 쉬시죠"
뒤로 돌아 중앙을 가로로 잘라 놓은듯한 왕궁으로 걸어가는 타이잔을 따라 걸어갔다.
타이잔을 따라가는 동안 왕궁의 피해를 찬찬히 관찰한 베른이 반키에게 귓속말을 했다.
"저거...그 드라이어드년이 한 거겠죠? 그 거구가 저렇게 날카로운 공격은 할수 없을 테니깐요"
그 말을 들은 반키는 왕궁의 커다란 상처를 보았고 바빌리카 마을보다 더욱 커다란 샤르핌 왕궁을 저렇게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는 정말 유 일행을 쫓는게 맞는지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결국 몇 개월 후 만나게 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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