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평범한 행복 (반키 Side)

'16화'
평범한 행복
타이잔을 따라 왕궁으로 들어온 셋은 타이잔의 안내를 받아 그의 개인실에 들어왔다.
하지만 한 대국의 국왕이 쓰는 개인실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방이였다.
"들어오세요. 손님에게 보일만한 풍경은 아니지만 이곳이 그나마 접대하기에는 상태가 괜찮은 곳이니 오해하지는 마세요"
"아...네...."
심각하게 너저분한 이곳이 가장 깨끗하다는 말에 달리 할말이 생각나지 않은 셋은 똑같은 말이 입에서 새어나왔다.
"당신들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알것같은 표정이네요"
타이잔의 말에 자신들이 또 실례를 했다는 생각에 급하게 셋은 머리를 숙였고 별로 신경쓰지 않으니 자신들도 신경쓰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정말...이게 그 타이잔...?'
반키는 자신이 들었던 타이잔의 정보와는 거리가 먼 언동의 타이잔을 보며 머리가 복잡했다.
그리고 그러한 반키를 바로 알아챈 타이잔이 반키의 앞으로 다가와 머리를 약하게 쳤다.
"반키씨는 나머지 둘 과는 다르게 예전의 제 행적을 아시나 보군요. 그것도 아주 자세히말이죠"
반키는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타이잔으로부터 거리를 뒀다.
"네, 예전에 정보를 모으러 다니다 듣게 됬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굉장히 의심스럽겠네요. 정보와는 거리감이 느껴질테니깐요"
자신의 생각을 읽힌 반키는 조금 놀랐다.
그리고서 물어보았다.
"그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반키의 질문에 타이잔은 조금 슬픈표정이 보인 것 같았지만 금새 평소의 얼굴을 했다.
"얼마든지, 그전에 일단 앉도록하죠. 이렇게 서있는 것 보다는 앉아서 이야기 하는편이 나을테니깐요. 거기다 저희 둘 사이의 공기때문에 어쩌지도 못하고 있는 분들도 계시니"
그말대로 베른과 사즈는 타이잔과 반키 사이의 분위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었다.
그것을 타이잔이 눈치채고서 둘을 배려해준 것이다.
네사람은 부서진 테이블을 중심으로 둘러 앉았고 그것을 확인한 반키가 질문했다.
"당신은 타이잔의 대역인가요"
반키의 무례한 질문에 베른과 사즈는 화들짝 놀라 당황해 했다.
하지만 타이잔은 그런 반키를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지금 연기를 하고있을 수도 있지 않나요?"
반키는 타이잔의 이 말에 더욱 확신했다.
"예, 그것 말고도 여러 상황의 수를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방금 타이잔 폐하가 해주신 대답으로 더욱 확신이 드는군요. 타이잔 본인이 아니라는 것이"
반키는 여러가지 수 중에서 가장 감이 오는 수를 물어본 것이다.
타이잔은 반키가 매우 뛰어난 인물 이라는 것을 알수있었다.
타이잔의 겨우 두마디에서 정보를 얻어내었다.
이 두가지에 타이잔은 만족스럽게 웃어보였다.
"후후, 굉장하시네요 반키씨. 좋아요, 정답을 알려드리죠"
반키는 묵묵히 타이잔의 말을 기다렸고 베른과 사즈는 '반키는 역시 대단해!' 라는 생각을 하며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잠시후 타이잔은 입을 열었다.
"저는 본래 타이잔의 몸을 빼앗은 샤르핌의 공주, 니아 쿤 샤르핌 본인입니다"
타이잔의 말에 셋은 잘못 들었다는 듯 '...네?' 를 조용히 뱉을 뿐이였다.
"받아들이기엔 시간이 걸릴거 같네요. 저라도 그럴거 같아요"
타이잔은 자리에 앉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의자를 뺴내며 일어섰다.
"제 이야기와 그것과 별개로 의뢰 이야기를 하고싶지만 지금은 무리겠죠. 저와 같은 식사와 목욕을 준비해 놓을테니 나머진 내일 이야기 하죠"
그렇게 타이잔은 셋을 뒤로하고 방문을 나섰고 잠시뒤 시종들이 들어와 셋을 안내했다.
시종들은 셋을 부서졌지만 상상 이상으로 화려한 방으로 안내 했고 식사도 가져와 주었다.
왕이 먹는다기에는 참으로 소박한 요리들이 나와 왕궁의 피해로 식비를 절약 하고있다 생각했지만 음식을 나르는 시종들은 국민들의 돈으로 사치를 부리고 싶지않아 해 이런 식사를 타이잔이 하고있다고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로 타이잔이 한 이야기가 사실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샤르핌의 공주인 니아는 실종이 되기 전,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해 움직였기 때문에 샤르핌의 보물이라고 불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공주가 실종되었다고 알려졌을때는 거의 모든 국민들이 무기를 들고 성문 밖으로 나가려고 했었다.
그 일로 인해 라펫에서는 납치한 니아를 숨기기 위해 마스터급 마법사들을 대거 고용한 적이 있었다.
베른은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서 '그땐 고생이였지' 라 혼잣말을 했다.
시간이 흘러 식사를 끝낸 셋은 시종들의 안내에 욕탕으로 향했다고 입구에서 멈춰서게 된다.
"이거...남성 여성끼리 다른 탕이 있는거겠지?"
커다란 하나의 문만 있는 대욕탕의 앞에 서서 베른이 한 말이다.
"그냥 들어가자 베른, 어차피 나랑 반키는 너한테 관심없다구~"
그런말을 하는 사즈
당연히 베른이 화를 냈다.
"그건 남자나 좋아하는 너가 그런거겠지! 반키씨는 다르잖아! 그렇다고 너랑 같이 들어가는게 더 싫어!!!"
"뭐야?! 반키 너도 뭐라고 해봐"
사즈는 반키에게 자신을 거들라며 손을 뻗었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어? 반키?"
반키는 베른이 나온 후 들어가도 된다는 생각해 조용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왕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커다란 발코니를 발견하고서 그곳으로 향했다.
"목욕은 나중에 하시려나 보네요"
먼저 발코니에 있던 타이잔이 반키에게 말했다.
"예, 아무리 봐도 나눠져 있지 않은거 같아서요"
"후후, 죽기직전 까지 갔던 동료지만 같이 목욕은 못하시나 봐요"
"뭐, 그건 다른차원의 이야기니깐요"
"그건 그렇죠, 후후"
그 말 직후 둘은 한동안 가만히 발코니 밖으로 보이는 샤르핌 왕국을 보며 바람을 즐겼다.
그 정적을 먼저 깬 것은 반키였다.
"어째서 저희들인가요"
반키의 말 뜻을 알수있었기 때문에 타이잔은 바로 대답해 주었다.
"그냥 적이 같을 뿐이에요. 당신들이 그녀석들을 적으로 보고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요"
"그게 왕국에 피바람을 몰뻔한 자들이라고 할지라도 말인가요"
타이잔은 반키가 무슨말을 하는지 잠시 예전 정보들을 떠올리기 시작했고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금방 떠올렸다.
"라펫과 스토벤이 전쟁을 준비한것 때문에 그러시나보네요"
타이잔의 말에 반키는 발코니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는 타이잔의 앞으로가 입을열었다.
"저희 스토벤의 입장으로서는 절대 사죄를 들릴 수 없다는 것 만 알아주십시오. 아무리 음지의 길드라도 샤르핌 왕국이 지금까지 저희 길드와 사람들에게 한 짓은 피로 갚을 수 밖에 없는 정도의 일이였으니깐요"
타이잔은 반키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서 사죄를 하려고 했지만 반키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저 개인으로서는 정말 죄송한 짓을 했습니다. 용서해 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미루어 주십시오. 저 두 녀석은 좀 더 목숨이 붙어있었으면 하거든요"
자신이 먼저 사과를 해야하는 입장이였는데 먼저 사과를 한 반키를 향해 고개를 들고서 눈을 마주쳤다.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하는건 왕가를 잇는 저였어야 하는데...좋아요, 반키씨"
"감사합니다.."
직후 다시 말이 없어진 둘이였고 누구하나 움직이지 않고 서로의 눈을 마주보았다.
앉아있는 타이잔이 서 있는 반키를 올려다 보는 구도로 있었기 때문에 다른사람이 보고있었다면 상당히 이상한 구도를 느꼇을 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임을 먼저 눈치챈 것은 타이잔이였기 때문에 반키에게 자신의 옆에 앉는것을 권했고 그것을 들은 반키는 말 없이 옆에 앉았다.
"그건 그렇고 반키씨..."
"무언가 물어보실게 있으신가요?"
타이잔은 약간 웃기다는 듯이 실룩거리는 입을 살짝 가리고서 반키를 바라보았다.
"상당히 두분을 좋아하시는군요. 후후흐"
그 말을 들은 반키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고 재빠르게 타이잔에게서 눈을 돌렸다.
아무말도 못하고서 눈을 피하는 반키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는 타이잔이였다.
나이로 보면 타이잔이 20살은 어린데 말이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반키는 발코니에서 타이잔과 헤어져 대욕탕으로 향했고 욕탕 문을 열고 들어가니 씻고 나오는 베른과 사즈가 보였다.
그것을 반키에게 보여져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게 변한 베른이 자신의 옷을 챙기고 빠르게 탈의실에서 도망쳤다.
그것을 본 반키와 사즈는 서로 다르게 황당해 했고 반키가 먼저 말을 꺼냈다.
"너희...사귀거나...뭐 그런사이였어?"
반키의 말에 사즈는 화를 내며 그런거 아니라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했다.
사즈가 말하기로는 반키가 사라지고나서 둘은 서로의 자존심을 깎아 내리며 말싸움을 하다 베른이 '사즈 너랑 같이 들어가도 아무렇지 않거든?!' 이라고 할때까지 가버려 이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화가나서 순간적으로 말이 나왔구만...정말 예전의 차가운 베른은 이제 떠오르지도 않을만큼 감정적이게 되었어"
사즈도 그말에 동의했다.
그리고서 사즈가 뭔가를 떠올리고는 반키에게 말했다.
"반키, 그렇다면 예전의 베른이였다면 다 같이 처음에 욕탕에 들어갔을려나?"
반키는 사즈의 어의없는 질문에 한숨을 쉬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흐음...."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 입을 연 반키
"아무리 그래도 같이 들어가지는 않겠지..."
"흐음...그런가..."
그렇게 욕탕 앞에서 과거의 베른을 회상하는 둘이였다.
잠시후 목욕을 끝낸 반키도 마련해준 방에 들어갔고 침대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숨어있는 베른을 작은 테이블 옆 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사즈가 보였다.
"이젠 놀랍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이장면을 보니 또 새롭네..."
베른의 토라진 모습을 보고선 자동으로 말이 나온 반키
그런 둘의 사이에 끼고싶진 않았던 반키는 잠을 자기에는 너무나 넓은 이 방의 중앙에 있는 테이블 앞 소파로 가 테이블 위에 준비되 있던 술을 따랐다.
"정말로 지치는 몇일이였어..."
그렇게 말한 후 따른 술을 입에 들이 부었다.
"후으...몇 년 만에 마시는 술인지. 이렇게 느긋하게 있는것도 나쁘진 않구만.."
그렇게 몇잔을 더 들이킨 반키의 옆으로 베른과 사즈가 다가왔고 둘은 반키에게 자기 혼자 마시냐며 화를냈다.
그런 구박이 듣기 싫었던 반키는 둘에게도 술을 따라주었고 셋은 몇 년 만의 편안하고 약간 즐거운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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