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적의 (트러스트 Side)

'26화'
적의
'리아'에서 번파이어의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 할 즈음
수인국 중 한 곳인 '보르에바'로 향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
그 자는 묵묵히 길을 걸어갈 뿐이였다.
몇 일을 잠도 자지 않으며 걸었고 보르에바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 도착 할때 쯤 몇 명의 수인들이 나타나 길을 가로 막았다.
"하아..."
길을 막는 수인들을 보고서 한숨이 나왔다.
"왜 이 짐승 새끼들은 항상 날 귀찮게 하는걸까..."
"어이, 방금 뭐라고 했냐. 가지고 있는 것 만 내려 놓으면 곱게 보내줄려고 했더니만"
수인 무리 중에서 우두머리 같은 자가 성을 내며 다가왔다.
"두목! 그녀석 암컷 같은데 죽이지 마쇼! 오랜만에 재미 좀 보다가 팔아 버립시다!"
"맞아 맞아! 암컷을 안아 본지 한 참 되서 못참겠어! 죽이면 대장 가만히 두지 않겠어!"
뒤에 있는 쓰레기 놈 들의 말을 무시 하면서 두목이라 불린 수인은 다가와 쓰고있던 후드를 벗겼고 그렇게 그녀의 얼굴이 들어났다.
그 얼굴은 파이올의 옆에 있던 '트러스트'였다.
"호오...그냥 죽여버리려고 했는데 인간 치고는 굉장히 아름답군"
얼굴을 확인 한 눈은 목 아래 부분으로 내려가 몸을 훑어 보았다.
그렇게 몸까지 전부 훑어 본 녀석은...
"옷 위로 이정도라니...인간을 보고 이렇게 발정이 나기 시작 한 건 정말 오랜만인걸...!"
녀석의 아랫 부분이 바지 위 로 또렷하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켰고 수인은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트러스트의 옷을 찢어버리기 위해 발톱을 휘둘렀다.
"촤악!!"
무언가 잘려나가는 소리가 퍼졌다.
그리고 그런 두목의 행동과 방금 들린 소리에 뒤에서 기다리던 3마리의 수인들이 급하게 뛰어왔다.
"두목!!! 순서는 공평하게 정해야지!!!"
"맞아 맞아! 두목이라도 이건 용서 못해!"
"인간이 뭐가 좋다고, 특이한 놈들"
셋은 두목의 등 뒤에 도착해 어깨 너머로 고개를 하나 둘 올려 보았다.
그리고 눈에 보인 관경은....
"귀찮은건 싫은데, 하아..."
눈 앞에는 옷에 아무런 생채기도 나지 않은 트러스트가 한 숨을 쉬고 있었다.
'그렇다면 방금 전 소리는...?' 이라는 생각이 스친 셋은 대장의 위에서 밑으로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본 것은 처참하게 찢긴....
그것이 있을 위치에서 피가 한 없이 쏟아지고 있는 대장의 몸이였다.
셋은 너무 놀라 뒤로 넘어졌다.
"히...히이익!!"
"두목 괜찮아?!?!?"
"마스터급 인간이였던 건가?!"
트러스트는 두목이라 불린 놈의 목을 추가로 날려버리고서 다리에 힘이 풀린건지 주저앉아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 셋에게 다가갔다.
"살려...살려주세요!!!"
"다시는 눈에 띄지 않을게요오오!!!"
"...."
두놈이 살려달라고 빌고있고 나머지 한명은 그저 바닥으로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트러스트는 그 놈이 두 놈과는 다르게 쓸만 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촤악!! 추어억!!"
살려달라고 빌던 두 명의 수인의 목도 날려버렸다.
"너는 살려달라고 안해?"
트러스트가 나머지 한 놈의 앞에 가서 쪼그려 앉아 그 놈의 턱을 잡아 올리면서 말하였다.
"...빌어봐야 목이 날아가는건 똑같을 테니깐요"
"흐음~"
트러스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마음에 드니깐 살려줄게. 그대신 이녀석들 청소하고 몇 일 동안은 보르에바에 들어 오지마. 할 수 있지?"
예전의 트러스트 였으면 살려주지 않았을 것 이다.
파이올에게 잘 보이고싶어 일처리를 항상 깔끔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러스트도 삶을 받고서 오랜 시간이 지났다.
사고방식이나 성격이 조금씩 이나마 바뀌고 있었다.
트러스트는 말을 마치고서 다시 길을 따라 걸어갔다.
"....."
살아남은 수인은 여전히 다리에 힘이 돌아오지 않아 트러스트의 뒷 모습이 사라질때까지 지켜 볼 뿐이였다.
보르에바는 보초나 경비를 세우지 않는다.
누가 침입 해도 자신들 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일종의 자신감 같은 것 이였다.
그 덕분에 트러스트는 매번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되, 이런 바보같은 짓 때문에 나라가 순식간에 전복될 수 도 있다는걸 모르나?"
트러스트는 이러한 방식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자신같이 혼자서도 나라의 주요 요인을 전부 죽일 수 있는 자가 적게나마 존재 할 텐데....아무런 대책이 없는 곳 이였다.
마치 일이 일어나고서야 움직이는 부폐한 행정 귀관같은 곳이다.
트러스트는 이곳의 길을 잘 알고 있는지 막힘없이 걸어갔다.
그리고 도착한 곳엔
"트러스트!"
한 소녀가 앉아 있던 장뚝 위에서 폴짝 내려와 트러스트에게 달려와 안겼다.
"엔코, 저번 주에도 봤는데 그렇게 반가운거야?"
엔코라고 불린 소녀는 트러스트의 품에서 얼굴을 들어올려 얼굴을 쳐다보았다.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트러스트를 좋아하는지 알잖아!"
엔코는 다시 트러스트의 품에 얼굴을 묻고서 도리도리 흔들었다.
트러스트는 그런 엔코를 보며 살짝 웃었고 엔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데 트러스트! 여기는 왜 또 온거야? 무슨 문제라도 일어난거야?"
트러스트는 엔코를 때어놓고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러자
"아! 트러스트도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다시 찾아 온 거구나! 나, 정말 기뻐!"
엔코는 떨어지자마자 다시 트러스트에게 달라 붙었다.
트러스트는 조금 당황 했지만 금세 표정이 풀렸고 엔코를 꼭 안아주었다.
잠시 후 트러스트는 일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품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 엔코를 앞으로 안고서 엔코가 앉아 있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트러스트가 들어간 이 곳은 '정보국 제 3본부'다.
"응? 트러스트님? 저번 주에 오시지 않았어요?"
안 에 들어가니 3본부 대표인 '트레이더'가 트러스트에게 다가왔다.
"저번에 왔을때 했던 일이 취소 됬거든. 그래서 그때 설치한 폭탄을 제거하러 왔어. 그건 그렇고 엔코 좀 때줘"
트러스트의 말에 트레이더는 조금 당황한 내색을 했지만 금방 표정을 고쳤다.
"...어째서 취소가?"
트러스트는 방금 보인 트레이더의 반응과 말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십년 정도 봐 오면서 이러한 반응은 처음 이였기 때문이다.
"....비밀이야"
트러스트는 원래는 같이 폭탄을 제거하러 갈 생각 이였지만 트레이더에게서 느껴지는 위화감에 비밀이라고 말하였다.
감이 좋았다.
트레이더는 정보국을 배신한 상태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트러스트의 본진인 리아 공화국을 타격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폭탄이 터지면 자신이 모아놓은 자료와 증거들을 이용해 보르에바가 리아 공화국을 공격하는 것을 정당화 하려 한 것이다.
또 다른 수인국 '보르니바'까지 이 전쟁에 참여하게 만들 확률도 있었기 때문에 이만한 명분은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트러스트가 이 일을 취소한다고 하지 않는가
트레이더는 어떻게 해서든 트러스트를 막으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무력을 아는 그 였기에 트러스트를 잡아놓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이 일에 동참하기로 한 보르에바의 왕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메세지를 보냈다.
아마 폭탄의 위치를 바꾸던지 해제를 못하게 하든지 해 줄 것이다.
하지만 트러스트는 감이 좋다.
자신을 붙잡아 두려는 듯 한 느낌을 받은 트러스트는 엔코를 진심으로 떨어트린다음 명령했다.
"엔코, 이건 장난이 아니야.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트레이더를 구속하고 있어. 절대 도망치지 못하게 말이야"
"에에? 그게 무슨 소리야 트러스트"
트러스트는 대답도 하지 않고 빠르게 사라졌다.
엔코는 이게 무슨일 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일단 트레이더 보다 지위가 높은 트러스트의 말대로 트레이더를 순식간에 구속 시키고 의자에 앉았다.
"에...엔코!! 이거 당장 풀어! 넌 트러스트의 부하가 아니라 내 직속 부하잖아!!!"
트레이더는 바닥에서 구속된 몸을 파닥파닥 튀겼다.
"에에~ 그래도 트러스트는 모든 정보부 참모잖아~"
"이 망할 꼬맹이...!!"
"너무 뭐라 하지마~ 나는 명령하면 따를 수 없는 '골렘'인걸~"
엔코는 그렇게 말하고서 밖으로 나가는 문 쪽으로 가 보았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것은...
"이놈들은 전부 다 뭐래?"
원래는 수인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 이였는데 지금은 가게를 반 원으로 둘러쌀 만큼 많은 수의 수인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거기다 대부분이 날붙이를 들고 있었고 그렇지 않은 녀석들은 날카로운 손톱을 세우고 있었다.
"뭐야 너희들. 손톱 관리라도 받으러 온거야? 그런 것 치고는 전부 수컷들 인거 같은데 취향이 좀 독특한 놈들인가?"
무기를 들지않고 손톱을 갈고있던 수인들이 그 말을 듣고서 살기를 띄기 시작했고 나머지 녀석들은 엔코의 그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하하!! 이 인간 꼬마 생각보다 재미있잖아? 인간들 치고는 귀엽게 생긴거 같기도 하니 딸아이 선물로 줘야겠어"
"이봐, 이야기 못들었어? 저거 골렘이야"
"골렘? 그러면 인간 보다는 튼튼하겠구만. 선물로 포장하기 전에 불량품인지 아닌지 확인해볼까?"
"어이!! 선물은 무슨 선물!! 저새끼는 내가 죽일거니깐 너는 빠져있어!!"
"나도 같이 하자고!! 저년 말처럼 손톱관리를 좀 해야 할거 같거든!!"
수인들이 전부 자기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안 엔코는 주섬주섬 옷 안에서 커다란 붓을 꺼내들어 자신을 기준으로 삼아 큰 원을 바닥에 그렸다.
"제가 너무 매력적이여도 그렇지 같은 수인끼리 사이좋게 지내야죠~"
"이 땅콩만한게에!!!"
방금 전 엔코를 죽인다고 했던 수인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엔코의 도발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엔코가 그린 원의 선을 지나자...
"푸직...팍!!"
위에서 엄청난 무게의 무언가에게 눌린거 마냥 바닥에 납작하게 찌그러지더니 터져버렸다.
그리고 수인이 터져 피범벅이 된 바닥에 선을 다시 그려 덧씌우는 엔코
"이정도면 본보기로 좋네요~"
수인들은 눈 앞에서 벌어진 참극에 어쩔 줄 몰라했다.
"관리 받고 싶으시면 여길 넘어서 들어오세요~ 아니면 그냥 돌아가시구요~"
엔코는 그렇게 말하고서 다시 본부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 들어가려 몇몇의 수인들이 원 안으로 뛰어들었고 결과는 또 다른 반죽된 고기가 생길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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