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 기사가 되어 복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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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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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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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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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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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3)

DUMMY

“아직이다. 아직은 죽어서 편해지지 마라.”


요셉은 이반이 자신의 손아귀에서 침을 흘리는 광경을 목격하자 외쳤다. 입을 힘없이 연 채로 숨을 쉬는 게 괴로워 보며 놓아 주었다.


쿵!


“커억, 퀘! 퀙!”


단지 친절함이라고 없이 힘을 쥔 채 내던졌다.


“괴로워하지 마라. 겨우 그까지 정도로.”


자신이 내던져 벽에 부딪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반을 향해간다. 가는 동안 외치는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분노. 짙은 분노였다.


“씹, 켁! 켁!”


아직도 목으로 숨을 넘기기가 괴로운지 콜록거리는 이반.


그의 앞에 우뚝 움직임을 멈춘 요셉. 이반을 노려보았다. 투구 속에서 지금까지 억누른 살기를 내뿜으며 응시한다.


“네놈의 스승 루치아노가 저지른 짓 때문에 아무런 죄 없이 불타 죽고, 화살에 맞고 칼에 베인 내 마을 사람들! 그들이 반응 고통은 겨우 지금 네가 느낀 수준이 아니다!”


숨이 콱 막혀 침을 토하여 듣지 못한 이반에게 외친다.


“그러니 절대 편히 잠들 생각 따위 하지도 마라!”


요셉은 한 손으로 들고 있던 검을 휘두른다.


“크읏, 끄윽! 끄아악!!!”


이반은 단숨에 베인 자신의 허벅지를 붙잡는다. 베여서 피가 치솟고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으로 하였다.


“후우.”


심호흡하듯 어깨를 들썩거린다.


“그까지 다리 베였다고 엄살을 피우다니!”


요셉은 격한 어조로 외쳤다.


“네가 죽여온 목숨값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요셉은 이반의 남은 한쪽 다리를 향해 검을 치켜들어 올리더니.


“무, 뭐 하려고?”


단숨에 내리꽂는다.


요셉의 행동을 눈치채고 의문을 표했으나. 이를 말리거나 용서를 구할 틈도 없었다.


“끄읏, 끄앗아악!!”


이반이 목소리를 내기도 전 이미 검은 자비 따위 없이 다리를 관통했기에.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지. 왜 죽였나. 대체 뭐 때문에 죽이고, 무엇을 얻으려고 그 희생을 감소하며 호문클로스를 만들려 했지?”


요셉은 가라앉지 않을 듯한 분노를 품고 있었으나. 의외로 간단히 감정을 추스르며 물었다.


알아야 했기 때문이라. 자신을 포함하여 수많은 목숨이 죽은 원인을.


“대답해라!”

“그, 그야......”


아까까지는 오만한 태도로 서슴없이 말하던 이반이었으나. 지금은 말을 더듬었다. 단순히 두 다리에서 느껴지는 고통 탓이 아닌듯하다. 방황하는 눈동자를 보면 공포에 겁을 지레 먹은 눈치였다.


“누구 죽었나? 아니면 누군가를 살리기 위함인가? 그렇다면 좋다, 말해봐라.”


요셉은 말을 하는 동시에 검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말하지 않아도 거짓을 고하면 검을 찌른 허벅지를 움직이겠다. 즉 거짓일 경우 당장 다리를 잘라 버리겠다는 의미였다.


“그, 그게······.”


이반은 요셉의 무언을 의미를 눈치챘기에 망설였다. 어설픈 술 수는 통하지 않는다. 빠르게 지어낸 거짓만큼 어설픈 게 또 있으랴.


“혹여나 속일 생각은 하지 마라.”


요셉은 복수를 다짐하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고민도 해봤다. 혹 죽을 수밖에 없던 게 아닐까. 자신들이 모르게 역병에 감염이 되었다거나.


혹은 호문클로스를 이용하여 다시금 살아야 하는 불치병이 걸렸거나. 아니면 누군가를 다시 보기 위하여 살리고 싶거나. 요셉도 안나를 다시금 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보려고 할지도 모르니.


하지만 이는 옅은 발상이다. 고심이 생각을 해본다면 무리였다. 용납조차 되지 않는 이유였다. 자신을 위하여 여럿을 죽인다니. 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비윤리적인가.


“그, 그게 말이다.”


이반은 말을 질질 끌었다. 시간을 벌어 보기 위한 심산이었나. 혹은 골똘히 머릿속에서 할 말을 고르고 골랐던 걸까. 어느 쪽인지 알 기회는 없어졌다.


“당연히 내 영생을 위함이지 무엇이 있겠더냐! 당장 그를 나눠라! 내 영생 이외에 그보다 더한 명분이 필요하더냐!”


양팔을 벌린 채 교황은 외쳤다.


“미, 미친!”


이반이 가장 먼저 교황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그야 교황이 그렇게 외치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판국에 진실을 고하다니.


“그렇군. 네 놈이 있었지.”


요셉은 고개만 살포시 뒤로 젖혔다. 교황을 응시했다.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 웃고 있는 교황을.


“오로지 네 놈의 영생을 위해서였나? 오로지 그걸 위하여 수많은 목숨을 희생해 왔더냐?”

“다른 게 뭐가 필요하지? 내가 영원한 권세를 누려 모두를 굽어살피면 그만이거늘.”


팔을 벌려 미치광이처럼 웃더니. 교황은 말을 끝내자 웃음을 멈췄다.


“그러니 당장 행동을 멈추거라! 명령이다.”

“아직도 자신이 교황인 줄 아는군.”


요셉은 작게 중얼거렸다.


“그, 그렇다! 그래, 저건 미치광이의 헛소리 다 그러니 믿지 말아다오.”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하더라도 코앞에 있던 이반이다. 당연하게도 들었으며. 듣자마자 요셉을 붙들고 늘어서 외쳤다. 간절한 목소리를 담아서.


“그건 더 일찍 해야 했다.”


요셉은 다시금 이반에게 시선을 주었다.


“물론 내가 아니라 죽어갔던 우리 마을 사람들에게 말이지!”


이반의 손을 뿌리친다. 동시에 목덜미를 향해 손을 뻗어 움켜쥔다.


“케, 켁! 이, 크급! 노, 놓고우우욱!”


놓아달라는 듯 요셉의 손목을 몇 번이고 친다.


“당연히 놓을 거다. 네놈은 아직 죽기에 이르다.”


힘을 주던 행동을 멈춘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토해내며 이반은 요셉을 응시한다.


요셉은 천천히 이반에게서 떨어진다. 교황에게 향한다.


“이, 이봐! 이건, 끄윽! 빼주고.”


거기까지 말하다가 말을 강제적으로 이어갈 수 없었다. 오직 투구만 자신을 응시하였을 터. 그의 맨 얼굴은 보이지 않으니. 그런데 투구 안에서 느껴지는 살기 탓일까. 어째 오싹함이 느껴지며 그의 분노에 서린 눈빛이 노려보는 듯했다.


이반은 이를 느끼고 입을 조용히 다물었다. 오직 이 성내 누군가 알아차려 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자신을 도와주길 간신히 기도했다.


“그래, 네 놈 말대로 멈췄다.”


요셉은 교황 앞에 우뚝 섰다.


“훗, 그래. 내 명령을 따라야지.”


교황은 확실하게 정신을 놓은 게 맞는지 우쭐거린다. 이반이 검에 허벅지가 꽂혀 피를 흘리는 이 상황에 말이다.


“어이가 없어서 살의조차 사그라드는군.”


진심이 담긴 발언이었다.


이미 그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은 나락 그 자체이거늘. 그래도 목숨만은 친히 거두어 죽은 이들을 애도해주고 싶었다.


성 외벽을 타고 올 때까지만 하여도 그랬다.


“하지만 여전히 이글거리는 분노는.”


검을 이반의 허벅지에 찔러 놓았기 때문에 빈 양손. 두 손을 멍하니 핀 채 바라보며 말한 요셉.


“아쉽게도 용서까지는 안 되겠다.”


요셉은 덥석 교황의 목을 움켜쥔다. 그대로 교황을 들어 올린다.


“으, 윽!”


교황은 요셉이 목을 조르자 단숨에 괴로워했다.


“조금 더 제정신일 때 보았더라면. 그랬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었겠지.”


아쉬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죄인임에는 변함은 없다.”


요셉은 한 손을 교황의 목에서 떼었다. 목에서 멀어진 손은 교황의 복부로 향했다.


“쿠읍!”


강하게 갈비뼈를 향해 주먹을 꽂았다. 정신을 놓았더라도 고통은 느끼는지. 몸은 아직 정상적인지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끄, 끄아악아!”


구역질과 같은 괴상한 신음까지 내뱉는다.


“네 놈 하나의 생명 연장을 위해 그토록 많은 희생을 했다면 책임을 져야지 않겠나.”


요셉은 교황의 목에서 힘을 뺀다.


툭, 툭.


융단에 떨어진 교황의 몸 소리는 비교적 가벼웠다. 야윈 모양이다.


“안 그런가, 폰 티페우스 막시무스 교황.”


융단 위에서 애처롭게 몸을 가눈 교황을 향해 나직이 말한다.


“답해라!”


답할 정신이 못 되는 사실도 알고 있다. 몇 초전 자신에게 목이 조였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있음에도. 요셉은 기다려주는 인정 따위 없이 다시금 주먹을 휘둘렀다.


“으윽, 웁! 크읍윽!”


고통에 찬 신음만 퍼질 뿐이었다.


한동안 교황은 괴롭다며 소리쳤다. 신음을 통하며 중간, 중간 살려달라고 멈추라는 명령도 섞기도 하였으나. 오래가지 않았다. 요셉의 주먹이 몇 번이고 휘둘러지고 그의 뼈를 아작내고 피를 흘리게 하자. 곧 사그라들었다.


“호문클로스 때도 그렇고 지금도 별 감흥이 없군.”


요셉은 교황이 아무런 반응이 없어지고 몇 번을 더 주먹을 내리쳤을 때 중얼거렸다.


“호문클로스 때도?”


뒤에서 이를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던 이반이 중얼거렸다.


“서, 설마? 그, 그랬던 거냐.”

“뭐가 말이더냐.”


요셉은 대체 뭘 말하고 싶냐며 되묻는다. 동시에 융단 위에서 힘없이 쓰러진 교황을 뒤로한다.


“그, 그쪽이 호문클로스. 북쪽에서 오크를 잡아먹으면서 그토록 만든 개체를 주, 죽였냐고!”


공포를 맛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요셉의 신경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당장이라도 죽을까 두려웠나. 이반은 더듬거리며 물었다.


“그렇다. 내가 죽였지.”


담담하게 인정하는 요셉.


“그, 그럴 리가!”


부정하는 게 빠른 이반.


“어, 어째서냐! 놈의 육체는 기사국 최강의 기사와 에클레시아 최강 기사의 피가 섞였다고! 그런 놈이, 그런 놈이 어째......아아!”


혼자 있을 수 없다며 부정하다가 절로 깨달아 버렸다. 최강의 기사 둘의 피를 섞은 호문클로스를 이겼다는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그보다 월등히 강하다는 의미를 저절로 이해해버렸다.


“..........”


이반은 마른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너무 큰 긴장과 공포에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과연 이해했나.”


요셉은 이반이 절로 오해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불필요하게 부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


“이제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하였는지 깨달았나.”

“아, 알았네.”


이반은 혹여나 자신을 살려주지는 않을까 싶은 심정에 고개를 힘껏 끄덕인다.


“너무 늦은 깨달음이군.”


어느덧 이반의 앞에선 요셉.


“우선 여기부터 받아가마.”


요셉은 검의 손잡이를 움켜쥐는 동시에 검을 움직인다. 이반의 허벅지에 꽂혔던 검을 힘껏 긋는다.


“끄으윽, 끄아아악!”


비명에 찬 신음을 방안 전체를 넘어 복도까지 울리게 외친다.


“꽤 거슬리는군.”


싸늘하고 냉정한 목소리였다.


“하아아. 하아......”


무릎 밑 다리를 잃은 이반은 눈이 퀭하였다.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더는 살려달라고 애원할 겨를 도 힘도 잃은 듯하였다.


“겨우 다리 한 짝으로 이러다니.”


요셉은 피 묻은 검을 곡선으로 그으며 다른 한쪽 다리를 자른다. 이반은 고통을 참는 신음을 지른다.


“닥쳐라!”


이번은 어느 쪽을 자를까. 두 다리를 잃은 고통으로 정신을 잃으면 안 된다며 고민했다. 팔을 들어 올리는 순간까지.


“멈춰라!”


검이 공중에서 내려와 이반에게 닿으려는 순간. 방문 쪽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치고는 살짝 허스키한 목소리가.


“기어코 일을 벌였나. 내 네가 잠입하는 인원으로 뽑혔을 때부터 설마 했는데.”

“그러면 말리시지 그러셨습니까.”

“그 또한 용신의 선택이라고 여겼을 뿐이다.”


일리자는 천천히 요셉을 향해 다가왔다.


“그렇다면 왜 말리십니까?”

“내가 불길한 예감에 달려와 여기 이렇게 서 있는 현재 또한 용신의 선택이겠지.”

“그렇습니까.”


요셉은 목소리를 따라 일리자를 보던 고개를 거둔다.


“그렇다면 거기서 지켜보십시오!”


내기는 자신이 이겼다는 말까지 해볼까 했다. 멈췄던 검을 다시 휘두르며 말이다.


“끄윽.”


티잉! 팅, 팅팅!


철이 바닥과 부딪치는 소리가 반 안에 퍼진다. 요셉의 짧은 신음과 함께.


작가의말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키메라, 기사가 되어 복수하라 마지막 파트가 끝났습니다.  


에필로그와 함께 키메라, 기사가 되어 복수하라 후기가 16일 자정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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