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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카데미 신입생이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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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1.08 19:27
최근연재일 :
2021.02.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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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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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3. 물밑작업

DUMMY

<아카데미 신입생이 너무 잘함>

23. 물밑작업










나는 의무실 앞에 서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경기 중 강예준이 쓰러졌다. 기껏해야 종료시간이 5분 남았을 때였다. 연신 창백한 얼굴이던 강예준이 덜컥 쓰러진 것은 한순간이었다.


“뭐야. 쟤 지금 쓰러진 거야?”

“죽은 거 아니지?”

“미친...”


달려오는 의무힐러들. 수군거리는 생도들. 말 그대로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


‘너무 긴장한 건가? 원작에서는 한 번도 쓰러지지 않았던 독기 넘치는 놈이...’


샬롯과 정유하도 충격을 받은 듯 경기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었다.


‘하긴,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해.’


정유하와의 경기에서는 거침없는 평소의 모습이었다면, 김혁과의 경기에서는 어딘가 위축되어 있었으니까. 지나치게 긴장한 것이 틀림 없었다.


‘오늘 여럿 실려 나가는군.’


다들 반실신 상태였다면, 축 늘어져 아예 정신을 잃은 것은 강예준 뿐이었다. 나는 들것 밖으로 빠져나와 축 늘어져 있던 팔을 떠올렸다.


‘김혁도 어딘지 허무하고 씁쓸한 표정이었고.’


나는 시계를 보았다. 4강의 모든 경기가 끝나고, 결승 진출자인 나와 김혁에게는 각 한시간의 재충전 시간이 주어졌다.


그동안 돔에서는 과열된 분위기를 식히기 위해 초대가수의 무대와 간단한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었다. 잠시 연습실에 갈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이편이 맞겠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사실 내 파티로 끌어들여야 할 가장 중요한 인원중 하나가 강예준이었다. 원작에서도 강예준은 대면식 이후로 흑화하기 시작한다. 지금이 중요한 기점인 것은 틀림없었다.


‘기동성 하나는 끝내주는데 놓칠 수는 없지.’


결정 끝에 나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짧은 착신음 후 한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끝을 살짝 올리는 목소리. 강혜라였다.


“스카우트님. 어디 계세요? 아까 관중석에 안보이시길래.”

“저는 잠깐 제 대기실에 쉬러 왔죠.”


주변이 조용하다 싶었더니, 스카우트 전용 대기실이었군. 나는 나른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강혜라에게 바로 본론을 꺼냈다.


“스카우트님. 저 한번만 도와주세요.”


*


{스카우트 강혜라 전용 대기실}

명패가 달린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자, 깔끔하게 정돈된 모던한 대기실이 눈에 띄었다.


‘저기 있다.’


나는 창가 쪽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강혜라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다가갔다. 내가 온 것을 알아챘는지, 강혜라가 담배를 끄고 내 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이렇게 급하게, 그것도 할말이 있다니, 대체 무슨 말이죠?”

“...저 명함 한장만 더 주세요. 아니, 그것보다는 그냥 같이 어딜 좀 가주시면 좋겠어요.”

“네?”


얜 또 무슨 소리냐는 얼굴의 강혜라를 향해,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강예준의 자존심을 회복할 방법 중 가장 좋은 루트는 이것이다.’


강혜라가 강예준에게 에고의 명함을 주는 것. 방금의 경기로 인한 패배 속에서도 나름의 실력을 알아봐 주는 것.


‘나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지만, 강혜라라면 이야기가 달라.’


이대로라면 주성진의 꼬임에 넘어가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러니, 지금부터 예방해야 했다. 강혜라에게 어느 정도 적당한 상황을 만들어내자 그녀가 곧 턱을 까딱거렸다. 썩 내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스카우트를 개인적인 용건으로 이용해 달라니... 게다가, 저는 그 생도를 그닥 눈여겨보지 않았어요.”


너가 이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없잖아.


“아까 경기 보셨다시피, 능력 있는 동기에요. 무려 준결승까지 올라갔잖아요.”


그러니까 나 믿고 한번만 도와주라. 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강혜라를 바라보았다.


“흠...”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강혜라가, 선글라스를 고쳐쓰고 겉옷을 입었다.


“좋아요. 다른 누구 부탁도 아니고, 차세준 생도 부탁인데.”

“...!”

“밑져야 본전이니까. 한번 밑져보죠.”



*



강혜라와 함께 온 의무실 앞.

나는 문을 살짝 열었다. 안쪽 침대에 누군가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게 강예준인가.’


하여간 사람을 엄청 신경쓰게 만드는 데가 있었다. 나는 살금살금 강예준의 곁으로 다가갔다. 뒤집어 쓴 이불이 얕게 떨리고 있었다.


‘설마 우는건가?’


황당하네.


‘그래. 생각보다 유리멘탈이었던 걸 수도 있어. 쓰러진 것만 봐도...’


이불을 걷자, 옆으로 돌아누운 강예준이 훌쩍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불을 걷은 것이 나인 것을 알아챈 그가 벌떡 일어났다. 그 짧은 새에 얼마나 질질 짠 건지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뭐, 뭐야.”


곧 강예준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안 꺼져?”


아까 쓰러졌던 놈이 맞는지, 위협의 뜻으로 강예준이 옆의 협탁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꽤 큰 소리에 의무실에 있던 대원들이 이쪽을 돌아보는 것이 느껴졌다.


‘애 같이 굴기는.’


강예준은 화가 난 듯 보였지만, 이런 상황 자체가 어색한 모양인지 당황한 기색도 역력했다.


‘항상 혼자서 이겨내야 했으니까.’


경기에서 졌을 때도, 김혁에게 졌을 때도, 기분이 나쁠때나 심란할때도. 항상 혼자서 삭히는 버릇이 있었던 탓이었다. 나는 뒤로 살짝 비키며 강예준에게 말했다.


“말 조심해야 할걸. 나 혼자 온게 아니거든.”


내 뒤에 서 있던 강혜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본 강예준의 눈동자가 커졌다.


“안녕하세요 강예준 생도. 스카우트 강혜라에요.”


내가 아까 부탁한 대로, 강혜라가 강예준을 향해 명함을 밀며 말했다. 새까만 명함에 은색의 흘림체로 쓰인 ego. 바로 에고의 명함이었다.


“...”


말문이 막힌 강예준이 얌전히 명함을 받아들었다. 강혜라가 술술 대사를 뱉었다.


“아까 경기 잘 봤어요. 수석과 차석은...”


강혜라가 다음말을 강조하기 위해 잠시 멈췄다.


“...종이 한장 차이라는 생각이 들만큼요.”


종이 한장 차이. 그 말을 들은 강예준의 눈 밑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이내 강예준이 명함을 꼭 쥐더니, 강혜라를 향해 짧게 고개를 숙이고 저쪽으로 걸어갔다.


‘...바로 나가려는 모양인가?’


절대 그냥은 못보내지. 나는 강예준을 불러세웠다.


“강예준.”


다시 내 목소리에, 짜증난다는 표정의 강예준이 뒤를 돌았다.


“?”

“고맙다는 말은 안하나?”

“뭐...?”

“스카우트님. 내가 모셔왔는데. 너 어딨냐고 계속 물어보셔서 어쩔수 없이 말이야.”


나는 당연한 것을 요구하듯 강예준을 향해 팔짱을 꼈다.


“내 연습시간까지 포기하면서 여기로 왔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어서 이 친구는 너무 서운하다.”


서글픈 척 하는 내 반응에, 미간을 구긴 강예준이 억지로 웅얼거렸다. 스카우트가 있으니 제멋대로 굴기는 좀 어렵겠지.


“그으래... 고...맙다...”


강예준이 서 있던 자리를 박차고 의무실의 문으로 향했다.


-벌컥!


문이 열린 곳에 금발의 여자아이 하나가 서 있었다. 딸기 아이스크림을 든 샬롯이었다.


“예쭌!”

‘샬롯?’


아니. 그나저나 예쭌이라니.


‘존나 웃기잖아.’


강혜라도 마찬가지인지 입꼬리를 씰룩이고 있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소리내어 웃을 수는 없는 탓이었다. 샬롯이 강예준의 앞으로 딸기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예쭌 이거 먹어. 좋아하잖...”


철퍽-.


아이스크림을 거칠게 쳐낸 강예준이 서둘러 복도로 튀어나갔다. 샬롯이 바닥에 떨어져 뭉개진 딸기 아이스크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꽤 상처 받았겠는데. 나는 샬롯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였다.


“저거 원래 저런 놈이야. 속으로는 고마워할걸.”

“...으으음...”


샬롯이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나를 보고 웃었다.


“아냐. 잘 됐어!”

“뭐가 잘 됐어?”


저 떨어진 아이스크림이...? 궁금한 표정으로 묻자, 샬롯이 뿌듯한듯 환하게 웃었다.


“예쭌, 웃고 갔어.”

“뭐?”

“마지막에 웃기다는 듯이 살짝 웃었어. 내가 봤어!”

‘본인이 생각해도 웃겼나보지.’


예쭌을 듣고 누가 안 웃겠니.


‘그나저나, 기분은 좀 풀렸으면 하는데.’


그건 어찌 되었으려나. 나는 강예준이 나간 문쪽을 바라보았다.



*



딸기 아이스크림의 잔해를 치우고 나니 어느새 결승까지는 40분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결승에 대해서 생각할 때였다. 나는 텅 빈 연습실에서 몸을 풀다가 고민에 빠졌다.


‘여태까지 얻은 스킬과 아이템으로 김혁을 이기는 것은 무리야.’


지금까지는 스킬과 아이템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했지만, 이젠 아니었다.


‘아이템 풀장착이라면 모를까. 지금 상태로는 절대 못 이겨.’


좋아. 이번에야말로 원작을 제대로 이용해먹을 때다.


‘아무도 모르는 반전.’


원작대로라면 지금 결승을 치르는 것은 우리 둘 뿐만이 아니다. 바로, 기가피닉스와 함께일 것이다.


기가피닉스.

새빨간 깃털을 가진 거대 조류다. 움직일 때마다 불타는 듯한 잔상을 남기며, 짧게 피닉스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게이트에서 등장한다는 점은 같지만, 괴수와는 달리 인간을 향한 공격성이 희미하다.


‘비교적 어두운 던전 안에서는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던전 밖에서 벌어지는 전투, 특히나 태양이 떠 있을 때는 더욱 강해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더해, 상황판단이 빠르고 조류답지 않은 정교한 사고회로도 피닉스의 장점.

원작의 김혁은 대면식 결승에서 성사고 돔으로 불시착한 이 ‘기가 피닉스’를 길들이게 된다.


‘하지만, 충분히 우연이었다.’


빛나는 것을 좋아하는 기가피닉스가 김혁의 검에 정신이 팔린 탓이었다.

피닉스가 검기까지 흐르고 있는 명검을 탐내자, 김혁은 검을 빼앗기지 않으려 피닉스의 위에 올라타게 된다.


‘그리고 검기가 피닉스의 뿔을 가리키는 것을 느끼게 되지.’


이 세계의 피닉스는 보통의 조류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커다란 뿔을 지니고 있다. 그 뿔에 인간이 손을 대게 되면,


‘피닉스는 그 인간을 같은 운명으로서, 평생 섬길 것을 약속한다.’


역시나 검기의 힌트로 운명을 개척해나간 셈이었다. 원래의 결승전은 김혁과 강예준이 함께 치렀었다.


‘김혁을 선택한 피닉스. 그리고 장내의 분위기...’


게다가 강예준이 무턱대고 피닉스에게 덤비는 바람에 다리도 다쳤었지. 부상 상태에서는 경기를 진행하기도 어렵고, 형평성의 문제도 고려해야 했으니... 자연스럽게 승리는 김혁에게로 갔었다.


‘피닉스를 이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해봐야겠지.’


아무리 순한 괴수라고 해도 크기와 힘이 남다른지라, 서투르게 접근했다가는 나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 그럼 조금 신경써서 해볼까. 나는 나름의 계획을 세운 뒤 대기실로 향했다.



*



[1-A 김혁, 1-A 차세준 생도의 결승전이 곧 시작됩니다]

[생도들은 자리에 착석해주시길 바랍니다]


결승전이라 그런지, 그 전보다 경기장 내 질서에 대한 안내방송이 많이 울려퍼졌다. 나는 힐링셀을 다시 주입받고 경기장 가운데로 향했다. 사회석에 나온 윤형진이 생도들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결승 전까지 학교 측에서 준비한 행사를 충실히 즐겼기를 바란다.”


즐거운 행사로 인해 아까의 험악해졌던 분위기가 어느정도 사그라든 듯 보였다. 조금은 편안해진 표정의 생도들이 윤형진의 말에 집중했다.


“여러분에게도 많은 즐거움과 자극을 선사한 대면식이었기를 바라고 말이지.”


나는 반대편의 김혁을 바라보았다.


‘형편 좋은 놈이야, 참.’


그저 눈을 감고 집중하고 있을 뿐인데도, 관중속 한쪽에 모여앉은 여자 생도들의 뜨거운 시선을 한몸에 받고있었으니까. 부럽기는 하지만... 당장은 중요한 점이 아니었다.


‘피닉스가 곧 온다.’


내 신경은 온통 기가피닉스의 등장에만 쏠려 있었다. 안 그래도 커다란 놈인데 대체 어떻게 여기에 불시착한다는 걸까. 공략대상이 이렇게 큰 괴수인 적은 처음인지라, 나도 은연중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곧 경기가 시작됩니다]

[10]

[9...]


김혁이 멀리서 올곧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당장 앞에 있는 김혁의 검기도 무섭다. 그런데 무려 피닉스라니.’


[8]

[7]

[6]


나는 잔뜩 긴장한 채 몸을 굳혔다. 멀리서부터 땅이 진동하는 무언가의 소리가 들려왔다. 땅의 얕은 진동과 함께 엄청난 바람소리. 서둘러 신경을 집중했다.


[4]

[3]

[2]

[1]

삐이이익-!


경기 시작음과 함께, 김혁이 나를 향해 검기를 내뿜으며 달려왔다. 같은 순간 거대한 그림자가 돔 전체에 드리워졌다.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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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 경기 2호 게이트 +10 21.02.01 3,886 9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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