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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카데미 신입생이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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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1.08 19:27
최근연재일 :
2021.02.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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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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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0. 이상한 일

DUMMY

<아카데미 신입생이 너무 잘함>

30. 이상한 일









멀리서 기웃거리는 한제호의 눈빛은 정유하에게 머물러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상황이 맞다면...’


저건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빛이다. 사랑까지는 몰라도, 확실히 정유하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는 것은 알 수 있을 만큼. 눈이 마주친 한제호가 소근대며 내쪽으로 손짓했다.


“너! 차세준 빨리 와봐.”

“...”


가까이 다가가자 한제호가 나를 홱 끌어당겨 뒷문 반대편으로 숨었다.


“나 좀 도와줘.”

“다짜고짜 뭘?”

“정유하에 대한 걸 알려줘.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그런 거. 너 걔랑 친하잖아.”


곧 부끄럽다는 듯 붉어진 볼을 두 손으로 감싸는 한제호였다. 역시는 역시나군. 나는 한숨을 쉬며 물었다.


“왜?”

“나 생각보다 강한 여자한테 끌리나봐.”

‘이 새끼 정말 제대로네.’


한제호가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차가운 두 손이 순식간에 내 손에 감겼다.


‘의도치 않게 한제호의 취향을 알아버렸네.’


...정말 하나도 안궁금했는데.


‘급식실에서 도망친 것도, 어느 정도는 부끄러움이 섞인 감정이었던 건가.’


스토리가 휘어지는 것을 보는 것도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나는 지난날 괘씸하게 굴었던 한제호를 향해 심술궂게 말했다.


“좋아하는 건 잘 모르겠고. 싫어하는 건... 너?”

“뭐?”

“왜? 틀린 말 아닌데. 그럼 옛날에 무턱대고 깝쳤던 건 뭐라 설명할건데?”

“으, 역시 안 도와줄 줄 알았다. 치사한 놈.”


부르르 떤 한제호가 낼름거리고 사라졌다. 누가 누굴 도와주니. 나는 그런 한제호를 향해 코웃음을 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3교시가 끝나고, 어느덧 4교시인 <전투학개론>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수업시간에 맞추어 교실로 들어온 윤형진이 교탁 뒤에 필기용 쉴드를 크게 띄웠다.


“오늘 교과 수업은 2인 1조로 진행하겠다. 같은 조끼리 모여 앉도록.”


생도들이 제 조원을 찾아 어느정도 모여앉자, 윤형진이 설명을 시작했다.


“주어진 상황은 조마다 겹칠수도 있고 다를수도 있다. 상상력을 덧붙여도 좋다. 충분한 근거를 들어 전투 상황의 문제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나름의 서술로 승리로 이끌어나가도록.”


즉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선의 해결방안을 내놓으라는 거군.


“왜 하필 너랑 같은 조일까.”


중얼거리자 강예준이 죽일 듯 나를 노려보았다.


“하필?”

“너가 너무 잘해서 하기 싫다는 말이야.”

“지랄하네.”


곧 빠르게 30분의 제한시간을 카운트하는 윤형진에, 생도들이 바삐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우수한 답변은 발표를 하도록 하겠다.”

“우리도 빨리 시작하자.”

“...”


나름 공부를 좀 하는 녀석이라 그런걸까, 혹은 며칠간의 합동연습이 도움이 된 탓일까. 강예준이 조용히 펜을 들었다. 나는 천천히 문제를 읽어 내려갔다.


‘뭐야. 이거...’


이 세상에 아무리 익숙해졌다고 해도, 독자로서의 정보는 내게 생생히 남아있었다.


‘이건... 윤형진이 한쪽 눈에 흉터를 가지게 된 전투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성사고에 다시 오기 위해 윤형진은 2년 동안 거의 밤낮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그 수많은 전투 중, 책에 언급된 구체적인 씬은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로거'라는 괴수의 이름도 정확히 일치해.’


괴수 토벌 중의 윤형진은 욕심과 찰나의 실수로 방심한 결과, 눈 옆에 가느다란 자상흉터를 얻게 되었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졌다.


‘정석적인 답보다 윤형진이 그때 했던 생각과 상황을 그대로 적는 것이 유리해.’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는지, 내 추리를 들은 강예준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틀리면 종이가 아니라 널 찢을거니까 알아서 해라.”


그렇지. 이게 강예준이지.



*



30분 후, 윤형진은 종이를 추려낸 후 생도들을 향해 말했다.


“공교롭게도, 제일 훌륭한 답안지 두개가 같은 사례의 것이다. 해석이 어떻게 달라질수 있는지에 유의하면서 읽도록.”


첫번째 순서는 역시나 김혁의 조였다. 무난하고 깔끔한 발표였다. 목표물을 향한 집중, 그리고 그에 대하고도 스피드한 대응.


‘충분히 본보기가 될만 해.’


그러나 이 상황이 윤형진이 겪은 실제 상황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겠지.


“다음, 차세준과 강예준. 발표자 한명이 나와서 전술을 설명하도록.”


나는 생도들을 향해 선 다음, 발표를 시작했다. 간단히 요약하면, 우선 주어진 상황의 핵심은 이랬다.


첫번째. 헌터는 쌍검을 쓰나, 왜인지 하나를 떨어뜨린 상태.

두번째. 헌터는 막다른 길에서 대여섯마리의 괴수 '로거'와 맞선 상태.

그 외에는, 괴수와 헌터 개인 능력에 관한 작은 정보들.


“저희 조가 배정받은 상황은 괴수 ‘로거’ 소탕이었습니다.”


윤형진이 유심히 나를 지켜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계속해서 발표했다.


“우선, 사례에서 헌터는 검을 흘렸습니다. 저희는 이것을 실력이 아닌 컨디션의 부족으로 인한 실수로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윤형진은 전날에도 던전 새벽지원을 다녀온 참이었다. 또한 지원을 부를 때 사용하는 통신구의 존재마저 무의식적으로 잊고 있었다.


‘이유는, 윤형진이 평소에 지원을 전혀 하지 않았으니까.’


빨리 실적을 쌓는것이 목표니 조금 무리하더라도 자기 실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저희는, 해당 헌터가 무리하며 독단적으로 움직인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왜 독단적이라고 판단했지?”

“많은 수를 상대하면서도 주변에 지원인원의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자의로 인한 독단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나는 종이에 적어둔 것을 그대로 설명하려다, 조금 덧붙였다.


“게다가 로거의 공격 패턴을 생각하면, 해당 헌터는 불가피하게 얼굴 쪽에 작은 상해를 입을수도 있겠네요.”

“...”

“이제 이 상황을 바탕으로, 지형과 종족 특성을 이용한 로거 소탕 방법을 말해보도록 하겠...”

“잠깐. 왜 하필... 얼굴이지?”


윤형진이 턱을 쓰다듬으며 다시 물었다. 어딘지 무섭다는 눈빛이었다. 나는 씨익 웃었다.


“그냥 때려맞췄습니다.”



*



감추려 했지만, 윤형진의 표정은 굳어가고 있었다. 오로지 자신만 아는 일이었다.


‘신인 시절, 버릇대로 지원 통신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정확히 유추했다.’


자신만 아는 과거를 남에게 들킬 수가 있던가? 위에서 내다본 사람처럼 말이다. 학생 기본정보에 등록된 차세준의 기록 또한,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단순전술이 아니라, 상황을 간파해버렸다. 게다가 이 방대한 정보량은 대체...’


발표가 끝난 차세준을 두고, 윤형진이 같은 조의 강예준에게 물었다.


“상황은 잘 들어맞지만 다소 과한 해석이라고 느꼈을 수도 있겠군. 의견충돌은 없었나?”

“...없었습니다.”


김혁 또한 이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 강예준도 그저 고개만 끄덕거리니 다른 생도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다들 정밀한 추론에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상황을 지나칠만큼 정확히 파악해서, 비판적으로 해석한다면 소설을 써놓았다고도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러기에는 모든 상황이 너무 딱 들어맞았다. 윤형진의 표정도 어딘가 한방 얻어맞은 듯 복잡했다.


‘교수님이 왜 저런 표정을 짓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분명 이번에도 차세준이 정답을 내놓았기 때문이겠지.’


‘또 진건가.’


문제가 다르니 졌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어쨌거나 머릿속에서 도출해낸 결론은 패배였다.



*



그렇게 전술학 개론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시작되었다.


띠리리리-


정유하는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학교 로비에 찾아온 기자들 때문에 점심도 강제 포기한 상태.


‘오늘은 나도 매점이나 갈까.’


오는 길에 정유하 빵이랑 음료수도 좀 사다줄 생각이었고. 나는 여유롭게 교정으로 나왔다. 학기초라 조금 쌀쌀했던 3, 4월을 지나 완연한 봄에 접어든 지금.


“이야, 경치 좋네.”


나는 벚꽃이 잔뜩 핀 성사고의 중앙 교정에 나와 빵을 뜯고 있었다.


‘요즘 통 쉬지를 못했다.’


이 세계로 날아온 후로, 캐릭터들의 사망플래그를 어떻게든 돌려놓는다고 들고 뛰었으니까.


“삑!”


사람도 별로 없고, 저 멀리서 시시덕거리는 생도들만 언뜻언뜻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지금 이 녀석도 잠깐 산책시켜도 되겠지.’


나는 양념치킨을 꺼내 땅에 내려두었다. 삑삑거리며 내 주위를 맴돌던 양념치킨은 저 멀리의 나무로 포르르 날아가더니, 나뭇가지 사이를 맴돌며 쫑쫑댔다.


‘어차피 이 작업만 끝나면, 어느정도 숨 돌릴 틈은 찾을 수 있을거야.’


바로 강혜라에 대한 작업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진한 향수 냄새가 코로 훅 끼쳤다.


털썩-.


무언가 내 옆으로 앉는 소리. 강혜라였다.


‘이제 학교까지 찾아오는군.’


나는 내 옆에 다리를 꼬고 앉은 강혜라와 조금 떨어져 앉았다.


“오늘 전화를 드릴까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직접 오실줄은...”

“그렇게 궁금하게 해놓고 연락은 쥐뿔도 없으니 속은 내가 타죠.”

“생도라 움직임이 자유롭지가 않네요. 이해해 주세요.”


오늘 강혜라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어딘지 평소와 다르게 얼굴이 밋밋해보였다.


‘그렇구나. 립스틱...!’


엄청 빨간 입술. 거의 트레이드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요소였다. 그러나 오늘만은 입술색이 연했다.


‘오늘 따라 선글라스 선팅이 진하다 싶었더니. 급하게 나온건가?’


어쨌거나 할 말은 해야겠지. 나는 강혜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김수철, 같은 스카우트 부서 동기죠?”


내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꺼내자, 강혜라가 집중했다.


“...맞아요.”

“그 사람, 곧 잘릴거에요.”

“... 매번 상상을 뛰어넘네요.”


말도 안된다는 표정도 잠시, 저번의 일을 생각한 강혜라가 잠자코 내 말을 들었다.


“왜죠?”

“에고도 높으신 분들이 있잖아요. 뻔하죠. 들어서는 안될 말을 들었으니까.”


김수철과 강혜라는 입사 동기로, 김수철이 한살 많아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였다.


‘깐깐한 강혜라가 초반에 에고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 김수철은, 에고의 5연맹 참가 사실을 아주 우연히 알게 된다.


‘김수철은 5연맹이 뭘 하는지도 몰랐던 사람이었지만... 어떤식으로든 정보가 새어나갈까 두려웠던 걸까.’


에고는 김수철을 해고시킨 다음 처리한다. 비밀스런 그들의 살인청부조직을 이용해서 말이다.


‘하여간 김혁 빼고는 다 어이없이 죽는다니까.’


내 말을 끝까지 다 들은 강혜라의 표정이, 이내 의심으로 물들었다.


‘저번의 사건을 내가 간파했다고 해도, 이번 일은 믿기 쉽지 않겠지.’


아는 사람이 걸린 일이니 당연할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어쨌거나 당신 회사가 김수철을 처리하게 된다면, 그날은 아마 당신이 출장을 간 첫날일거에요.”

“만약...”


강혜라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 말이 거짓말이면, 그 책임과 내가 느낄 실망은 어쩔거죠?”


강혜라가 내 말을 믿지 않고 김수철을 혼자 둔다고 해도, 스토리 라인에 큰 문제는 없었다.


‘김수철은 어차피 강혜라의 캐릭터 디테일을 위해 만들어진 인물이니까.’


그러니 선택은 강혜라의 몫이었다.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드렸고, 저는 일단 저번에 드린 약속을 지켰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


그렇게 한동안 생각하듯 멍하니 앉아있던 강혜라와 내 위를 무언가가 맴돌기 시작했다.


“삑삑! 삑삑삑? (누구야! 누구야?)”


어느새 날아온 피닉스가, 나를 지나쳐 강혜라에게로 달려들었다. 처음보는 사람이라 가서 반가운 체를 하나 싶었다.


“삐익!”

“꺄악!!!”


갑저기 날아온 무언가에 강혜라가 소리를 지르며 양손을 휘저었다. 갑자기 푸드덕 소리를 내며 달려온 양념치킨에 소스라치게 놀란듯 했다.


“앗, 얘가... 친한척을..”


서둘러 치킨을 다시 내 손 위에 올린 나는 강혜라를 보고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스카우트님 얼굴이...”


선글라스가 벗겨진 강혜라의 얼굴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으니까.


‘개인적인 사정으로 얼굴을 진한 화장으로 가린다는 설정이 있기는 했지만 이건 아니지.’


나는 어이가 없어서 눈을 깜빡거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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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4. 기폭제 +5 21.02.07 3,108 95 13쪽
34 33. 너의 이름은 +11 21.02.06 3,151 86 14쪽
33 32. 파편 +4 21.02.05 3,139 8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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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이상한 일 +12 21.02.03 3,389 95 13쪽
30 29. 링크 소드 +11 21.02.02 3,609 93 16쪽
29 28. 경기 2호 게이트 +10 21.02.01 3,885 9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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