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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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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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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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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

DUMMY

17.


“옷은 그다지 필요없어. 원래 입던 것도 있으니까.”


셰피가 내가 매고있는 마법가방 ‘양탄자’ 를 툭툭 두드린다.

안에는 셰피가 원래 쓰던 짐들이 있다.

그렇지만 나는 속옷 포함 여벌 옷이 조금 필요했기에 어차피 내 것도 사는 김에 셰피도 겸사겸사 물건을 고르라고 말해주었다.

거리를 통과하는 와중에 포목점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혹시나 싶어 그 안쪽 골목을 들여다보니 역시나 바로 근처에 몇 군데인가 옷가게가 있었다.

마침 잘됐다 싶어 셰피를 이끌고 옷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 요오오오?”


조금 후덕한 여성 점원이 살갑게 다가와 인사를 하다가 시선이 셰피의 발끝에서 머리위로 쭈욱 이동했다.

셰피의 키를 따라 목소리의 음정이 점점 올라가는 게 재밌다.


“최대한 맞춰드리겠습니다만. 사이즈가 남성용이....”


“괜찮아요. 신경안 써요.”


셰피가 시원스레 웃으면서 답한다.


“옷은 제 쪽입니다. 지금 입고있는 것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셔츠 바지를 2벌씩 부탁드려요. 속옷과 양말 쪽은 세 개씩. 여기의 레이디도 함께요.”


신경쓰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여성쪽 속옷도 가급적이면 구입해두라고 하고 싶었다.

잘은 몰라도 남자보다 더 자주 갈아입어야 하지 않을까.


“아. 네, 그렇군요. 실례했습니다. 우선 간단하게 사이즈부터 잴까요.”


제작해서 맞춰입는 게 아니다.

상의는 어깨에서 소매까지의 길이. 바지는 전체 길이와 밑단 같은 간단한 것들만 쟀다.


“상의는 이쪽을 추천드립니다. 옷감이 튼튼한데 촉감도 기존 것보다 훨씬 좋아요. 신품 원단으로 만든 겁니다.”


만져보니 정말 지금 입고있는 옷보다 훨씬 감촉이 부드럽다.


“골라보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점원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이번엔 겉옷들을 만져보던 셰피에게 다가가서 가게 안 쪽으로 안내한다.

나는 점원이 추천해준 디자인과 원단으로 적당히 무난해 보이는 색상의 셔츠를 골랐다.

바지도 사이즈만 맞으면 특별히 선호하는 색은 없다. 레인저와 함께 살았으니 밝은 색상은 당연히 피하지만.

그러고보니 사람들은 던전에서는 어떤 옷을 입을까. 던전의 패션잡지 같은 게 있는 걸까.

그런 생각들을 하며 양말과 속옷을 고른다. 남성용은 대충이면 된다.

이것들은 펑퍼짐한 호박바지 같은 느낌의 속옷으로 낡으면 기름을 닦거나 걸레로 써서 그대로 장작불에 태워버린다.

아니면 속옷바지 라기 보다는 그냥 허리아래를 한바퀴 둘러서 주머니 처럼 끈을 묶는 형태도 있다. 싸긴 하겠지만 저런 건 튼튼해보이지 않는다.

가급적 낭비를 하고 싶지 않으니 내구성이 좋으며 실용적이고 무난한 것으로 고른다.

돈은 소중하므로 아껴쓰자.


“벌써 끝났나.”


나무껍질 같은 섬유를 촘촘하게 짠 바구니에 상품을 담아서 상점의 카운터에 올리니 내 쇼핑은 벌써 끝났다.

오히려 처음에 살 물건이 없다던 셰피 쪽에서 오래걸리는 듯 하다.

안쪽에서 무언가 소란스럽게 대화를 나누는데 차마 가까이 가거나 빨리 끝내라고 재촉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느긋 하게. 조금 어두운 실내의 조명과 옷가게 특유의 방음공간 같은 적막감을 즐기기로 했다.

참으로 여유롭다.

뭔가 물건을 사는 게 즐겁다고 느끼는 건 처음인 것 같았다.

여태까지의 나에게 쇼핑이란 일종의 긴급 퀘스트였다.

마을사람들이 부탁한 약재나 로렌이 지시한 물건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정해진 시간 내에 적당한 가격으로 사와야 하는 숙제같은 거였다.

즐거운 것도 아니었고 어리다고 무시당하거나 속는 일이 없도록 상인들을 대할 때는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잠시 멍하니 붕 뜬 시간이 생긴 게 낯설면서도 또 즐거웠다.

이러면 쇼핑이 재미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기다리는 게 기쁜 건가.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뭔가 거창한 물건이라도 사올 줄 알았는데. 역시 바구니에 단정하게 개어진 흰 옷들이 쌓여있고 그 위를 색깔있는 넓은 손수건으로 덮어두었다.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지 말라는 의미 같다.

그렇다고 평범한 남성용 호박바지와 크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겠지.

단지 사이즈랑 옷감 정도일까.


“안 쪽도 잠깐 보고왔는데. 망토가 있더라고. 우리도 하나 사는 게 어때?”


셰피가 나의 섬세한 배려심엔 별 관심이 없는지 속옷을 담은 바구니를 내려놓고서 옷가게 안쪽의 진열대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개를 슬쩍 빼서 보니 진짜로 하나 필요하긴할 것 같다.


“어떤 종류가 있죠?”


“모험가시라면 후드가 달린 클록Cloak 종류가 제일 흔하게 나갑니다. 방수용으로 왁스 코팅된 판초를 찾으신다면 저희 보다는 가죽점이나 포목점을 추천드리구요. 길이가 짧은 하프 클록이나 여성은 어깨를 덮어주는 케이프Cape도 괜찮습니다.”


“둘러 봐도 될까요?”


점원이 흔쾌히 안내를 도와준다.

셰피와 점원이 들어갔던 곳으로 커튼을 살짝 밀치며 따라들어갔다.

옷들이 늘어선 코너 옆 쪽에 반투명한 유리 진열대와 나무 마네킹들이 늘어선 곳으로 안내해준다.

바깥에서 옷가게를 보면 네모난 유리창들을 통해 망토를 입은 마네킹이 보이게 된다.

교회의 유리처럼 커다란 통유리는 아니고. 타일 크기로 촘촘이 틀에 짜진 유리창이었지만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이 물건을 구경하기엔 충분했다.

셰피가 가까이 다가가서 진열된 망토의 끝 천 하나를 길게 늘여 잡는다.


“이거 어때? 난 이 색이 마음에 드는데.”


“난 발이 끌리기 싫으니까 짧은 쪽이 좋겠네.”


십여 분 정도 기다리면 망토 끝을 제단해 주겠다곤 했지만 그보다는 아예 하프 사이즈의 후드가 없는 클록을 골랐다.

일단은 레인저 지망으로서 숲에서 뛰어다니려면 길이가 긴 쪽 보다는 허리까지만 덮는 것이 더 좋다. 또 흐느적 거리는 후드 부분은 거추장스럽다.

해가 강한 날이면 따로 챙 넓은 모자를 쓰고 싶으니까.

클록을 고르고 셰피를 돌아보니 커다란 체스판의 체스말 같은 우뚝 선 타워가 주변의 공간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 상태로 장난치듯 양 팔을 펄럭이면 그대로 천막처럼 된다.


“먼지 날리니까.”


조금 주의를 주니 시무룩하게 잠잠해진다.

그렇구나.

후드를 쓰고 있으면 체격만으로 봐도 언뜻 보기엔 남자처럼 보인다.

물론 여성 모험가라는 거 정도는 금방 알아챌 수 있겠지만 위압감이랄까 느껴지는 압박감이 훨씬 강해졌다.

점원도 나와 똑같이 느꼈는지 조금 신기하단 표정으로 입을 가린다.


“경력 15년의 베테랑 모험가처럼 보이네.”


돌려서 표현해봤는데 셰피가 메롱하며 혀를 삐죽 내민다.


“안되겠다. 그럼 저도 똑같이 하프 클록으로 할께요.”


결국 셰피는 마음에 든다고 했던 물건을 포기하고 나와 같은 디자인의 색이 짙은 하프 클록을 골랐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쇼핑이었다.

그 점원이 다시 계산대로 우리를 안내했다. 점원인지 주인인지 모르지만 젊어보였기에 주인은 아닌 것 같다.


“남성 분 것은 셔츠 바지 2벌씩. 양말과 속옷 3개씩. 합쳐서 122 힐프. 여성분은 세 벌로 36 힐프. 클록 2장으로 130 힐프로 총 288 힐프입니다.”


은화 3개를 꺼내 넘겨주었다.

대동화 1개와 동전 2개를 거슬러 받았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또 저희 가게를 이용해주세요.”


물건 전부를 흰 천으로 포장해주려 했지만 셰피의 물건만 포장을 부탁했다.

나머지는 그대로 가방에 담는다.

모험가들이 자주 오는 것은 아닌지 쌓인 옷들이 가방 안으로 척척 담기는 모습을 보며 점원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마법 가방 입니다.

하고 자랑하진 않았지만 그 시선을 조금 즐기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왔다.

본인 옷의 포장을 끝낸 셰피도 곧이어 따라나온다. ‘양탄자’에 그 포장한 옷들도 가방 안으로 담았다.

뭔가 어른들 없이 물건을 이렇게나 많이 구입한 건 처음이었다.


“왠지 혼날 짓을 한 기분인데.”


“나도. 조금 신기해.”


당연히 나쁜 짓도 아니고 잘못된 건 하나도 없지만 괜히 그런다.

쇼핑의 설레임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들킬 것 같아서 콩닥거리는 느낌이다.

마치 어른들 몰래 저금통을 깨서 군것질을 하는 그런 기분이랄까.

그나저나 필요한 것만 샀다고 생각했는데도 비싸구나. 새삼스레 여행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실감한다.

일단 돈이 제일 크다.

힐프Healf라는 단위는 반쪽을 의미하는 하프Half 에서 변형되어 예전부터 통용된 단위이다.

알려지기로는 조개 껍대기를 화폐 대용으로 쓰던 시절의 사람들이 껍대기 하나를 ‘조개 반쪽’ 이라는 의미에서 부른 게 기원이라고 한다.

구리 외에 이런저런 금속을 섞어만든 동전 1개를 1힐프 로 쳐서 은화 1개가 100힐프가 된다.

이건 북부에서 남부를 아울러 어디를 가도 동일하다.

모험가 길드에서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퀘스트의 보상을 힐프 단위로 지급해 버렸다.

불과 백여 년 전만 해도 서부와 중부의 여러 국가와 도시들은 저마다 각자의 화폐 세력권을 가지고 있었고 또 그걸 통용시키려 애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여러 화폐 단위가 공존해오던 시기가 끝난 것은 모험가 길드에서 관습적으로 통용되던 힐프를 북부와 동부까지 아울러 유통시켜 버리면서부터 였다.

모험가들로부터 흘러나오는 실로 막대한 재화를 거래하기 바쁜 상인들로서는. 모험가를 상대하려면 자연스럽게 그 단위를 따라쓸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북부 중부 남부 세 지역에 힐프가 통용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들도 자신들이 화폐에 미치는 영향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 증거 중 하나가 이 10힐프 짜리 대동화였다.

크기는 보통 동전보다 조금 더 컸다.

이것 열 개가 은화 1개로 1실버다.

상당히 편리하다.

그렇다면 은화 60개가 금화로 1골드니까 대은화도 있나? 그건 없다.

말했다시피 금화 대 은화의 가치비율은 조금씩 변하고. 심지어 대형 상회 간의 거래는 그 소수점까지 계산하기 때문이다.

작은 차이 일지라도 금화의 액수가 커지면 소수점 이하의 숫자도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고 한다.


“다음은 모포.”


그대로 아까 보았던 옷가게 옆의 포목점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잘 때 덮을 만한 모포 두 장과 바닥에 깔거나 덮거나 하는 등 다용도로 쓰기위한 넓다란 캔버스 천을 몇 장 추가로 구입했다.

모포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고 나는 원래부터 쓰던 부풀게 누벼진 패디드 침낭이 있다.

셰피에게 물어보니 그녀도 평범하게 침낭을 쓴다고 한다.

침낭말고 더 좋은 침구 수단은 없을까.

나무로 틀을 조립하거나 분해해서 들고다닐 수 있는 야외용 침대 세트도 있다.

편하기야 하겠지만 막상 쓰지 않을 때에는 조립용 나무 프레임의 부피가 너무 크다.

필요한 걸 일일이 다 챙기려 한다면 그냥 캠핑도구만 쌓아놓고 다녀도 짐마차 하나가 가득찰 것이다.

로렌은 어땠냐하면 사슴 가죽을 촘촘하게 이은 가죽 침낭을 주로 사용했다.

또 숲에서 잠을 잘 때는 아무리 레인저라도 불을 피워야 한다. 추위는 생존에 가장 큰 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라도 오는 날이면 그냥 밤새 걷더라도 마을로 돌아온다.

죽을 일 있나. 북부의 숲에서 비오는 밤에 야영이라니.


“또 사야 할게 있나?”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느낌으로 셰피를 돌아보았다.

시간은 아직 여유가 남아있다.


“음... 밥?”


기껏 고민해서 생각한다는 게 너무나 친근해서 웃기다.

그렇지만 중요한 문제긴 하다.


“여기서 남쪽에 있는 달투나 까지 도보로 3일 정도 걸리니까. 마차로는 이틀 거리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오늘 저녁은 도시락으로 먹고 내일 아침은 빵이나 간단한 요리. 그러면 내일 점심부터가 문제네.”


“요랄다는 육포를 잔뜩 사놓고 여행했어. 스프를 끓이거나 빵 사이에 끼워먹거나.”


“마음 같아서는 우유나 계란. 신선한 야채를 먹게 해주고 싶은데.”


셰피가 꺄르르 웃는다.


“파올도 똑같은 소릴 했는데.”


“그래? 그렇구나. 어느 여행이든 다 똑같겠구나.”


더 좋은 환경에서 캠핑이나 식사를 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나 보다.

그렇지만 정 마음 쓰이면 그냥 하루라도 빨리 도시나 마을에 도착해서 쉬는 게 최고였다.

출발하기 전엔 떠나고 싶지만 도중에는 늘 돌아오고 싶어지는 게 여행이니까.

풍찬노숙도 철이 정해져 있다.

돈 많은 귀족들이나 혹은 먼 거리를 이동하는 상단은 캠핑용 식자제 만으로도 마차 한 대를 사용한다고는 한다. 군대 정도 되면 아예 보급으로 소나 돼지를 끌고다닌다.


“언젠가 돈을 많이 벌면, 여객마차도 한 번 타보자.”


“응?”


“부자들은 어떻게 여행하는지 알아보고 싶어졌어.”


“응. 그래. 언젠간.”


셰피도 기대가 되는지 앞머리를 숙이고 작게 웃는다.

뭔가. 미래에 해야할 일이나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같은 게 점점 쌓여가는 느낌이다.

내 마음 속 셀프 퀘스트 라고 이름붙인 그 목록들 말이다.

우선은 밥을 하기 위한 조리도구.

철물점을 찾아서 필요한 캠핑용 도구들을 골랐다.

목록을 꼽자면 솥과 솥을 거는 삼발 거치대. 불을 피우는 데 필요한 부싯돌 세트. 양철로 된 물동이 등등을 마차점으로 배달해 달라고 주문한다.

이건 부피가 있으니까.


“다음은 식재료를 사러 갈까. 그리고 나서 종이랑 연필. 시계도 사두고 싶어.”


“시계?”


셰피가 앞에 건 알겠지만 마지막 건 의외라는 반응이다.


“봐바. 지금처럼 우리가 약속 시간에 찾아가야 하는데, 깜빡하고 늦으면 큰일이잖아.”


“시계라... 비싸지 않을까?”


셰피가 걱정스럽게 묻는다.

그녀가 떠올리는건 분명 수십 명의 장인들이 밤낮으로 금속 조각을 깎아서 손바닥 만한 크기로 째깍거리는 물건일 것이다.


“내가 말하는 건 ‘시계판’ 이란 거야. 낮 3등분 밤 3등분 해서 위아래 판이 느릿하게 돌아가는데. 시계처럼 정교하진 않지만 시간에 감을 잡을 정도는 표시를 해줘. 있으면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정말? 신기하네.”


로렌이 늘 품에 가지고 다니던 물건을 떠올렸다.

던전에서 나오는 재료로 만들어진 편리한 물건 중 하나라고 했다.

모양은 분명. 시계보다는 크기가 작은 나무곽에 안에 종이처럼 얇게 편 두 개의 금속판을 포갠 뒤 투박한 유리로 덮혀있는 형태였다.

나침반처럼 살짝 흔들면 위 아래 틈이 있는 두 개의 금속판이 서로 뜬 채로 흔들거린다. 그상태로 가만히 놔두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돌아가며 서로의 위치가 맞춰진다고 했다.

아래 쪽의 판은 태양의 위치를 따라가려고 하고 위에 판은 동생 달을 따라가려고 한다.

그러니 해가 길어져 낮부터 달이 뜨는 계절에는 달의 표식을 돌려놓지만. 어쨌거나 대략적인 수준으로라도 하루의 흐름을 보여주는 물건이다.

구조가 단순해서 목에 거는 로켓Locket 정도의 크기로도 얼마든지 작게 만들어진다고 한다.


“우선 식료품점! 우린 초보니까 치즈랑 육포로 식단을 짜보자.”


“와!”


하며 또 기분좋게 맞장구를 쳐 준다.


“내일 아침은 물을 끓여서 곡물죽이나 삶은 야채. 점심부터 육포. 저녁은 육포 더하기 치즈. 점심은 다시 육포. 그렇게 한끼만 더 버티면 저녁에는 아마 달투나야.”


“와아... 가 아니잖아! 좀 더 고민해보라고.”


셰피가 웃으면서 내 어깰 흔든다.


“으음. 야영 중에 숲이 가까우면 나무 열매를 찾거나 버섯이라도 따와볼까?”


베리류의 키작은 나무 열매는 맛도 좋다. 물론 구할 수만 있다면 말이지만.


“그건... 좀 괜찮아 보이는데.”


셰피가 살짝 입맛을 다신다.

달투나 까지 가는 길에 그런 숲은 없겠지만 언젠가의 목표로 남겨두자.


“다음은 소금이겠네. 욕심 같아서는 후추나 향신료도 챙기고. 거기다가 말린 허브나 스파이시 믹스들에....”


그런 내 등을 셰피가 살짝 흔들면서 웃는다.


“음식점을 차리는 게 아니라고.”


“아...”


“일단 가보자. 그리고 모르는 게 있으면 솔직하게 물어보면 되겠지. 그치?”


셰피가 그렇게 말해주었다.

생각이 조금 너무 나가버린 것 같다.

또 이런다.

실패하는게 겁난다고 온갖 생각들만 늘어놓다가는 아무것도 못할 거다.


“그... 렇네. 응. 그렇겠지.”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제일 쉽고 간단한 방법을 놔두고 혼자 만의 생각에 빠져있었다.

셰피의 말을 들으니 어쩐지 나혼자 고민거릴 떠앉을 필요는 없겠다고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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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83. (1) +5 21.08.04 184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1 17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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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2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6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69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8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7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3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3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6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29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7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7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8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0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1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0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7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4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30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3 23 11쪽
79 31. (1) 21.03.22 428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40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8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1 32 14쪽
65 26. (4) +6 21.03.14 472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2 30 13쪽
60 25. (3) +1 21.03.12 455 28 14쪽
59 25. (2) 21.03.11 468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7 29 14쪽
56 24. (3) 21.03.09 485 26 12쪽
55 24. (2) 21.03.08 466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70 32 9쪽
49 22. (2) +1 21.03.05 520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3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59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3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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