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새글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연재수 :
229 회
조회수 :
102,497
추천수 :
6,730
글자수 :
1,500,741

작성
21.03.11 21:00
조회
468
추천
25
글자
18쪽

25. (2)

DUMMY

“오늘 혹은 내일. 그리고 앞으로 며칠 동안 르당바울에서 달투나로 도착한 모든 모험가들이. 인원 수가 남거나 서로 한 사람도 빠지는 일 없이. 모두가 원하는 형태로 파티를 맺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마치 일갈을 하듯. 노성을 담아서 사내에게 소리쳤다.

아니. 사내의 적의가 내비치는 곳으로 소리쳤다.

사내는 아멜에게 적의를 드러낸 게 아니었다.

그것은 이 자리에 없는 무언가를 향해있었다.

그리고 그 적의가 쏠린 곳에 아멜도 비슷한 수준의 적의를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혼자 있거나 숫자가 안 맞아서 남아버리는 인원이 생긴단 말이야. 0레벨의! 논 클래스의! 아무것도 경험이 없는! 파티를 구하지 못한 모험가들이 거름망에 걸러진 찌꺼기처럼 남는다고.”


머릿속에 번개처럼 무언가가 팍 하고 갈라져내린다.


“아, 아아....”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 요랄다가 셰피가 걱정된다고 했던 것에서 부터.

지금까지 우리 파티가 서로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까지.

사이사이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촤르르륵 스쳐 지나간다.

아멜은 대체 무엇이 그토록 화가나는지 씨익씨익 거리며 감정을 추스린다.


“길드는 예비 모험가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할 테지. 하지만 길드가 관심을 갖는 건 유망한 모험가지 0레벨의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어중이 떠중이들이 아니야. 이런 경우 길드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0레벨의 모험가가 한 사람이라도 남거나 파티를 못 구하지 않도록 서로를 끼워맞춰 주는 거 뿐이야.”


매우 올바르다.

합리적이고 또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다.

그렇지만 현실이란. 때론 이상과 이상이 맞물리는 톱니바퀴의 끄트머리 어딘가에서 살이 찝히곤 하는 것이다. 분명히.


“그래서 억지로 원치않는 클래스를 떠안았죠?”


바윗돌이 땅으로 추락하는 소리처럼.

선고가 떨어져 내렸다.

이래서였다.

이 말을 하기 전에 아멜이 조금 충격을 받은 것처럼 멍하니 서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이 사내를 따라잡으라고 말했다.


“....”


“당신도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에 사람들을 따라 인기가 많은 길드를 찾아갔겠죠. 그리고 무엇이 원인인지. 대부분의 인원은 다 파티를 구했고 어쩌다보니 남아있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졌다. 그렇지만 마침 한 자리가 남았으니 잘됐다. 이런 논리로 이미 기존에 파티를 맺고있던 사람들 틈에 무리하게 끼워진 거예요.”


사내의 굳어진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4인 파티에 낄 수 있게 남아있는 한 자리에 억지로 참가하라는 소리를 들었나요? 거절할 걸 그랬다고 생각할지 몰라요. 하지만 그랬다면 0레벨 논클래스를 벗어나지 못할까 겁이 났겠죠.”


사내가 아멜이 아닌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모험가로서 시작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당신은 당신이 원하거나 훈련받은 클래스를 선택한 게 아니었어요. 사용하는 무기를 원거리로 바꾸라고 강요받았나요? 아니면 전위가 모자르니 중갑을 구해 전열에 서라고 압박했나요? 그것도 아니면 함정을 해체하는 기술직이나 신에게 기도하는 사제직이 되라고 말했나요?”


“....”


“그러니까 당신은. 우리 파티가 세 명인 것을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거예요. 도움을 주고싶다? 모험가 선배로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런 형태는 아니었죠. 그냥 99번 길드를 피하라. 경고였어요. 99번 길드는 인기가 많으니까.”


“...그만.”


“우리처럼 이미 세 명이 형성된 파티라면. 그리고 밸런스가 좋은 파티라면 더더욱 길드 입장에서 다른 인원을 끼워넣기 편할 테죠. 그래서 였어요. 우리가 억지로 파티원을 떠 앉거나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받지 않게 하려고. 하지만 정말로 그런 의도였나요? 질투? 짜증? 아니. 좀 더 원초적이고 근본적으로.”


“...그만해요.”


“당신은. 당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딱 한 사람 남는 인원이 발생해 억지로 우리들의 강요를 받을까 겁이 났던 거예요. 그래서 그 누군가가 우리들 틈에 억지로 끼지 않도록 99번 길드를 피하라고 한 거죠. 길드가 파티원을 맺어준다는 당연한 행위와 원래 3명이 있던 파티에 1명이 섞여들어온다는 당연한 결과 사이에서. 문제라고 여겨지지도 않는 문제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그만해!”


이히히힝.


사내가 타고있던 말이 갑작스런 소리에 깜짝놀라 제자리에서 잠시 뒷걸음질을 친다.

중성적인 목소리가 살짝 끝이 갈라져서 들렸다.

그 사내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고 숨은 조금 거칠었다.

그리고서 아차... 싶었는지 자신의 클록을 갈무리하며 어깨를 감싼다.


“이제... 거짓말은 안하겠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하세요.”


아멜이 고개를 끄덕이고 마부석으로 나와 앉았다.

뒤이어 셰피도 밖으로 나오자 마부석에 다시금 세 명의 파티가 나란히 앉게 되었다.


“괜찮다면... 저희라도 이야기를 들어드릴 수 있어요.”


셰피가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사내도 시간이 필요한지 한동안 고민하며 아무 말도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 마차와 사내의 말은 조금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가며 부지런히 달투나로 향하고 있었다.

마침내 사내는 조금 천천히.

갈라진 목소리를 삼키며 말한다.


“전 지금껏 딱 1번 승격을 한 모험가입니다.”


“네.”


본인의 레벨을 스스로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단한 비밀도 아니지만 굳이 자발적으로 밝힐만한 것도 아닌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턴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걸까.


“처음만나는 사이에 이런 이야기를 드리는 게 오히려 미안해지는군요.”


“아닙니다. 오히려 실례는 저희가 저질렀는데요.”


“네... 그것도 분명 맞습니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게 대체 무슨 화법이야.

나도 미안하지만 너희도 무례하군요 라고 무척 담담하게 말을 한다.

그치만 셰피도 아멜도 딱히 신경쓰진 않는 눈치였다.


“그치만 제 거짓말이 먼저입니다. 그러니 얄팍한 거짓말을 한 죄로 신께서 절 벌하신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쓸쓸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다면 천사께 올리는 고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이 상황은 조금.

아니.

사실 많이 이상했다.

전혀 인면식도 없는 두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 전혀 생각지도 못한 주제를 가지고 화를 내거나 소리를 치거나 하며. 깊숙한 내면에서부터 서로의 감정을 끄집어내려 하고 있었다.

망설임을 떨쳐냈는지 사내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수호천사에게 진실을 털어놓듯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다.


“아까 전에 무례한 말씀을 드린 건 죄송합니다. 사실 누구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말이 조금 횡설수설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귀는 열려있고 우리는 듣고있어요.”


아멜이 말했다.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어쩌다가 저도 모르게 그런 실례를 저지른 걸까. 정말 후회가 되는군요.”


깊은 한숨을 내쉰다.

사실 이 사내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우리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번질 일도 아니었다.

그 잠깐의 실수가 이 사람을 우리 앞으로. 아니. 우리가 이 사람 앞으로 달려오게 만들어버렸다.

그저 99번 길드를 피하세요 라는 작게 건넨 한 마디 뿐이다.

넋두리라거나 헛소리 취급하면 그만이고. 그냥 가던 길을 가버렸어도 아무 상관 없었다.

그렇지만 하필이면.

그 말을 우리 파티에게 꺼냈다.

덕분에 우리는 간단하게 무시했어도 될 사내의 그 말을. 서로의 지혜를 모아 그 안에 담긴 속내를 밑바닥까지 파헤쳐 이렇게 붙잡아 버렸다.


“일행이 말한 것 중에 어디까지가 사실인 건가요.”


셰피가 물었다.


“아마 그쪽의 스타리 엘프께서 말씀하신 게 대부분 맞을 겁니다... 스스로도 인정하기 힘들지만. 질투도 아니고 그렇다고 격려하려던 건 더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 세 사람을 보고 저도 모르게 속에서 무언가가 안절부절 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부끄럽다는 듯이 시선을 내린다.


“그러니 99번 길드를 피하라고 경고를 드리긴 했지만. 그건 여러분들을 향한 경고가 아니라. 어쩌면 무지했던 과거의 제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릅니다.”


한번 숨이 차도록 달린 덕에 말들은 이제 서로를 길동무 정도로는 여기고 있는 듯 하다.

서로 미친듯이 땀을 흘렸으니 동료까진 아니더라도 너의 존재 정도는 인정해주겠다 라는 근성미가 느껴진달까.

그러니 두 마리의 말들은 마치 오랫동안 함께 여행해 온 사이처럼 보폭이나 박자마저 비슷하게 맞추어 걷고 있었다.


“사실 이미 다 지난 일입니다. 제가 파티를 거부했더라도 다른 모험가들은 이미 자기들끼리 짝을 지었으니 결과적으로 지금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겠죠. 그러니 전 꼴사나운 짓을 저지른 겁니다. 짜증이나 화풀이... 였던 걸까요.”


사내로서는 드물게 자기 스스로도 확신을 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을 흐리고 말았다.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건가요.”


셰피가 이어서 묻는다.


“제가 낀 파티는 일행께서 말한 것보다 훨씬 더 상황이 복잡했습니다. 4인 파티에 제가 끼어서 5인파티가 되었으니까요.”


5인 파티는 6인이나 4인보다 수가 적다 뿐이지 엄연히 훌륭한 파티 형태이다.

그러니 그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4인 중 셋이 근접의 파워 팀이었는데. 그 중 누구도 전위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는 이가 없었고. 또 후위의 저를 지켜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


언뜻 듣기로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근접이 3명인데도 아무도 전위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가 안되네요.”


“저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지만 여러분은 모험가로서의 상식을 어느 정도까지 알고계십니까. 파티 구성 쪽으로요.”


질문을 듣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렇지만 딱히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닌지 사내는 계속 말을 이었다.


“모험가들은 스테이터스의 가호를 부여받고. 그 힘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클래스라는 특화 되어있는 역할군을 선택합니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타인의 단점을 메꿔주어 이상적인 파티로서 강력한 적들을 상대하기 위함입니다.”


그거야 상식 중의 상식이었다.


“전위-중위-후위의 삼분 체계. 파워 팀과 컨트롤러의 이분 체계가 가장 흔하게 사용됩니다. 그리고 모든 클래스들은 적어도 스스로를 이 역할군 안에 포함시켜서 던전에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죠.”


씁쓸하게 중얼거린다.

너무나 당연하게 알려진 것들이기에 모험가로서는 상식에 가까웠다.

파워 팀은 주로 적들과 물리적으로 맞대응하는 클래스를 말한다.

이 중 근접직은 탱커라고도 불리지만 탱커-딜러-힐러 라는 역할군은 이미 예전에 사장됐다.

왜냐하면 던전에서는 모든 근접 딜러가 적어도 1개체 이상의 적들을 붙잡아 두어야 하는 탱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갑을 입은 클레릭은 힐러이면서 탱커이고 동시에 기도를 외울 때는 보호를 받아야 하는 컨트롤러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신을 모시는 클래스는 인기가 많겠다 싶겠지만 이들은 파티로서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나도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믿겨지십니까. 단검을 쌍수로 다루는 <듀얼 로그Dual Rogue>. 롱소드를 다루는 <파이터Fighter>. 창을 다루는 <필드 레인저Field Ranger>. 이 셋이 전투에서 각자 따로따로 떨어져서 서로가 앞으로 튀어나갔습니다. 대치능력이 거의 없다 시피한 <인포서Enforcer> 동료와 저를 후방에 둔 채로 말이죠.”


인포서?

아멜을 바라보니 무기에 초능력을 실어서 공격하는 클래스라고 간단하게 설명해 준다.


“무기의 선택도 문제였습니다. 창은 사거리가 길기에 중위에서도 충분히 아군을 받쳐줄 수 있지만 자신이 덩치가 가장 크다는 이유로 맨 앞으로 나섰습니다. 로그와 파이터는 근접 거리가 창보다 훨씬 좁은데도 서로의 전투 거리를 지키지 않고 자주 위치를 침범했습니다. 그러니 제자리에 있기는 커녕 적들에게 경로를 열어주거나 반대로 동료에게 적을 붙여버리는 실수가 벌어지곤 했죠. 그럴 때면 나머지는 저와 인포서가 어떻게 해서든 측방이 노출된 동료를 지키려 앱서드 들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하아....

절로 한숨이 나오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사내가 짧게 덧붙인다.


“그러니 가장 기본적인 던전에서의 팀워크 부터 최악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이야기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가 1레벨을 달성한 날. 첫 모험으로부터 열흘이 지난 후 였으니 나름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습니다. 파티는 엉망이었지만 낮은 계층에서는 인원 수로 밀어붙여 한 두 마리의 앱서드를 난도질 하다시피 처리하는 식으로 싸웠습니다. 솔직히 연계도 뭐고 아무것도 없어서 한계가 명확했지만요.”


잠시 옛날 광경을 떠올리듯 웃음을 보였다.

사내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래도 그렇게 나쁜 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분명 던전을 차츰차츰 탐험하면서 전투에서 승리하는 일은 보람도 있었고. 던전 밖으로 나오면 또 나름의 벌이와 만족감이 있었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문제는 제 클래스 적성에 기도를 사용할 수 있는 <클레릭Cleric> 계통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부터였습니다. 그 전까지 전 분명 파이터 직의 ‘쇠뇌사수’ 인 <크로스보위어Crossbowier> 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


클레릭이 인기에 비해서 동료로서 구하기 힘든 이유는.

그들이 단지 모험가가 되기 위해 클래스를 얻은 것이 아니라. 그들 대부분이 사실상 성직자로서 신에게 봉사하는 일의 연장선상으로 각성의 의식을 치루기 때문이었다.

신을 섬기는 사제와 성직자들에게 일확천금의 부나 명성을 노리고 함께 던전에 들어가자고 한들 얼마나 그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클래스 적성에 클레릭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 초보자 파티에게 있어서 가볍게 포기할 수 없는 행운이자 호재였을 것이다.

그래서였다.


“강요받으신 거군요.”


셰피가 말했다.


“저 이외에 네 사람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서로 알고지낸 사이었습니다. 저는 파티에 들어간 지 고작 2 주 정도 밖에 되지않은. 그리고 4인 파티도 6인 파티도 아닌 위치에서 딱 한 자리 튀어나와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거절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왜 6인이나 4인에 비해 5인 파티가 훨씬 적은가.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6인으로 활동할 것이 아니면 4인이 더 낫기 때문이다.

당연히 1명이 늘어나는 만큼 이득이지만 분배도 1명이 더 추가된다.

좁은 복도형의 던전에서 2명 씩 서면 가운데 혹은 후열에는 필연적으로 1명만 남아버린다.

게다가 파티 구성만 맞춘다면. 4인 파티는 이미 그 자체로 던전의 거의 모든 층계를 돌파할 수 있는 충분한 힘과 밸런스를 가지고 있었다.


“어찌해야했을지 지금도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무엇이 옳았을까. 어느 길이 더 최선이었을까. 결국 돌고돌아서 처음부터 제가 그 파티에 들어가지 말아어야 했다는 결론을 얻게되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사내는 지금 솔로잉을 하고있었다.

결국 <클레릭> 의 클래스를 얻은 건가?

그렇다면 그 파티는 어떻게 됐을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파티를 떠나면 솔로로 활동해야 하는 게 겁이 났습니다. <쇠뇌사수> 클래스를 고른다 해도 원거리 중위직이 혼자서 솔로잉을 할 수 있을 리도 없으니까요.”


무표정한 사내의 이마에 서서히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첫 동료니까. 아무리 연계가 엉망진창이라도 서로 어깨를 맞대고 던전에서 목숨을 지켜주던 사이였기 때문에. 한 번 믿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눈 앞에 사내를 보고있는 우린 어찌보면 이 이야기의 결과를 보고 있는 셈이었다.

때문에 이 뒤에 어떠한 비극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미리 예고당한 기분이었다.


“클래스를 얻는데 실패하셨나요?”


내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아뇨. 하지만 클레릭으로서는 스테이터스가 형편 없었습니다. 깨끗하게 클레릭 클래스를 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깨끗한 클래스’ 라고 함은 해당 클래스의 가장 원형에 가까운 클래스명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니 앞이나 뒤로 단어가 붙어있는 파생직을 부여받은 게 아니라는 의미였다.

모험가들의 인식 속에선 흔히 깨끗한 클래스일 수록 더 빨리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게 문제였습니다. 파티원들은 며칠 전까지 쇠뇌를 장전하고 있던 저를 이제 완전히 전위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단 한 사람. 인포서였던 동료만 빼고 말이죠. 그는 어떻게든 저와 함께 후위에서 동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남자였습니다.”


그리고 짧게 평가한다.


“어쩌면 그 파티에서 절 동료로 받아준 유일한 사람이었겠군요.”


구름 한점 없이 청명하고 맑은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참으로 무겁고 우중충한 이야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비라도 내려줬으면 할 정도로. 맑은 날씨가 조금 원망스러워 지는 기분이었다.


“그때까지의 저는 전위직으로서 파티원을 지켜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방패를 다루는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게다가 기도를 외는 것도 가장 필수적인 축복 주문을 고작 1번 쓰면 그 뒤엔 어떠한 보호나 회복 주문도 쓸 수 없는 풋내기였습니다.”


한 번 밖에 사용할 수 없는 주문이라면 무기에 축복을 걸도록 요구받은 것이다.

이건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누군가 죽은 건가요?”


민감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아멜이 냉정하게 묻는다.

어차피 지나야할 관문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은 던전으로 통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소설 속 TRPG 요소에 대한 공지 21.07.07 129 0 -
공지 제목 변경 및 후원에 대한 공지. +1 21.05.03 173 0 -
공지 일반연재 로 변경에 대한 공지 +6 21.04.30 959 0 -
229 89. (4) NEW +3 13시간 전 78 4 17쪽
228 89. (3) +4 21.09.15 188 12 17쪽
227 89. (2) +5 21.09.13 165 21 18쪽
226 89. (1) +4 21.09.10 174 18 22쪽
225 88. (2) +3 21.09.08 163 11 26쪽
224 88. (1) +3 21.09.06 143 16 24쪽
223 87. (2) +2 21.09.04 154 14 16쪽
222 87. (1) +2 21.09.03 154 12 15쪽
221 86. (2) +3 21.09.01 159 14 17쪽
220 86. (1) part 7. +3 21.08.30 156 17 17쪽
219 85. (3) +8 21.08.20 212 31 21쪽
218 85. (2) +5 21.08.18 190 27 22쪽
217 85. (1) +6 21.08.16 174 22 21쪽
216 84. (3) +5 21.08.13 180 29 24쪽
215 84. (2) +5 21.08.11 177 20 27쪽
214 84. (1) +4 21.08.09 163 24 24쪽
213 83. (2) +1 21.08.06 177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4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1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2 22 18쪽
209 82. (2) +2 21.07.28 169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3 24 25쪽
207 81. +8 21.07.26 190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2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3 22 20쪽
204 79. (2) +3 21.07.20 188 20 20쪽
203 79. (1) +1 21.07.19 181 24 25쪽
202 78. (4) +12 21.07.14 246 31 28쪽
201 78. (3) +5 21.07.13 192 25 23쪽
200 78. (2) +9 21.07.12 188 27 21쪽
199 78. (1) +2 21.07.10 190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4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2 16 19쪽
196 76. (2) +2 21.07.07 185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3 20 18쪽
194 75. (2) +1 21.07.05 188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2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2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4 20 17쪽
190 73. (2) 21.06.03 220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1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2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3 25 18쪽
186 72. (1) +3 21.05.29 237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0 21 15쪽
184 71. (1) 21.05.27 237 20 16쪽
183 70. +3 21.05.26 250 20 20쪽
182 69. (2) +1 21.05.25 258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4 15 15쪽
180 68. (3) +3 21.05.22 256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3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3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7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70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9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8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8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8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4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2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4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7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5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4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30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8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8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9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0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2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0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8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5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30 26 12쪽
88 33. (3) +2 21.03.26 447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4 22 11쪽
80 31. (2) 21.03.22 423 23 11쪽
79 31. (1) 21.03.22 428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40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9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1 32 14쪽
65 26. (4) +6 21.03.14 473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3 30 13쪽
60 25. (3) +1 21.03.12 456 28 14쪽
» 25. (2) 21.03.11 469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8 29 14쪽
56 24. (3) 21.03.09 486 26 12쪽
55 24. (2) 21.03.08 466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2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70 32 9쪽
49 22. (2) +1 21.03.05 521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3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7 37 12쪽
42 20. (3) +2 21.03.02 566 31 11쪽
41 20. (2) +2 21.03.01 526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60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4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올드골드'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