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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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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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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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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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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4)

DUMMY

모험가의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냉정한 셰피였다.

장난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이유를 말 해 줄 수 있어?”


“이 이상 파티에 여자가 늘어나는 게 싫어. 이건 진심이야.”


“....”


정말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유였다.


“짐마차는 샤프트를 더블로 바꿔서 이두마차로 끌어도 돼. 하트샤인도 아마 밀레나의 말을 싫어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내가 싫어. 지금도 포웬은 나랑 아멜 때문에 여행하는데 조금씩 우릴 배려해주고 있지?”


아니... 라고는 말 못하겠다.

오히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까까진 남자라고 생각했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 못 했지만. 여자란 걸 안 이상 포웬한테 부담을 늘리게 하고 싶지 않아. 또 포웬에게 다른 여자가 가까이 붙는 것도 싫어.”


왜? 어째서... 라는 물음을 입 밖으로 꺼내질 못했다.

지금 그 얘길 꺼냈다가는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 같은 그런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아멜은 괜찮은데 밀레나는 안된다고?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셰피가 저렇게 완강한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

으으으.

어머니 고릴라시여. 저를 도와주세요.

혼란에 휩쌓인 내 표정을 살피던 셰피가 결국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밀레나를 쳐다본다.


“하지만 이건 나... 로서 하는 말이고. 모험가로서 밀레나가 우리 파티에 들어오는 것은 찬성이야. 나랑 같이 전위에 서거나 중위에 포웬과 함께 설 수 있고. 아니면 아멜의 전담 파워 팀으로 두면 나도 훨씬 안심하고 싸울 수 있을 거 같아.”


셰피가 그렇게 말하며 잡념을 떨쳐내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중립. 찬성도 반대도 안하겠어. 남은 건 포웬이야.”


밀레나가 지쳐 쓰러질 것 같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나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밀레나.”


“네.”


“저는 파티를 구할 때. 그 사람을 믿을 수 있는 가를 가장 최우선으로 두고 생각해요. 셰피도 그랬고 아멜도 그랬어요. 그러니 지금은 두 사람에게 내 목숨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네....”


밀레나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저희가 부럽다고 느꼈다면 그거일 거예요. 전 제 결정을 믿으니까. 믿지 않으면 파티를 맺지 않았을 거예요. 셰피에겐 등을 돌렸을 거고 아멜은 길바닥 한복판에 내버려뒀을 지 몰라요. 그게 저에게 불행하고 정말 바보같은 결정일지라도.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던 것도 아니었어요.”


“히익.”


내 말에 생각만 해도 끔찍한지 아멜이 팔을 감싸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밀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단순히 첫 모험가의 파티가 어그러졌다고 해서 동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아니 할 수 없어요. 저도. 그리고 이 자리에 누구라도 그런 불행을 겪을 수 있었으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모험가로서 대등한 입장인 거예요.”


우리가 이런 파티를 맺은 것은 밀레나보다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잘났기에 밀레나를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대등한 모험가이고 늘 실패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에 앞의 두 사람과 더더욱 동일한 잣대로 그녀에게 물어야 하는 것이다.


“절 보고 말씀해주세요. 던전에서 이미 동료를 잃어 본 당신이라면 잘 알고있겠죠. 저보다 더 레벨이 높으니까요.”


“....”


“절 믿을 수 있어요?”


밀레나의 눈동자에서 떨림이 멈췄다.

혼란 속에서도 자신이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 무엇인가를 찾은 것 같았다.


“전 당신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과거를 극복하고. 이렇게 트라우마에 떨면서도 우리에게 파티에 넣어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면. 두려움에 맞서 그걸 이겨내려 싸울 수 있는 모험가라면. 나도 등을 맡길 수 있어요.”


밀레나의 눈이 밤하늘의 모든 어둠을 빨아들이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당신은 저를 믿을 수 있나요? 한 번은 동료를 뒤에 버려두고. 한 번 동료에게 신뢰를 배신당한 당신이. 그런 당신이 저를 믿을 수 있습니까.”


잔인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필요한 질문이었다.

신뢰란 것이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지를 경험한 이가. 다른 사람을 다시 한 번 신뢰할 수 있는가.

그녀에게 그것이 가능한가.

질문은 이것이었다.

내 말을 듣는 그녀의 눈동자가 얼마나 커졌는지 그 검은 눈동자에 비치는 세상이 밤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밀레나가 붙잡고 있던 내 손을 천천히 내려놓는다.

그녀의 팔에서 느껴지던 떨림이 멈춰있는 걸 눈치챈 건 조금 나중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허리를 펴고 똑바로 일어섰다.

서로가 키를 재는 것처럼 가까워져 있기에 나보다 고작 몇 디짓 정도 작은 키라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망설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질문을 받았다는 듯.

밀레나가 작게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어요. 포웬. 그리고 당신이 믿는 사람이라면 내 등도 신뢰도 여러분에게 맡길 게요.”


“....”


흔들림 없는 검은 눈동자가 나를 맑게 투과하고있었다.

이정도의 믿음을 받아본 적은 처음인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을 피할 뻔 했다.

적잖이 당황했다.


“그... 이유를 물어도 되겠어요?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내가 묻긴 했지만 정작 대답을 듣고나니 주춤거리는 건 오히려 내쪽이었다.


“당신이 방금 제게 해준 말이 그 이유가 됐어요. 이런 파티를 맺고 이런 모험가들을 동료로 삼은 당신이라면. 아니. 당신이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었겠죠. 그런 당신이 저를 믿어준다면 저도 당신을 믿을 수 있어요.”


밀레나가 여지껏 보여준 그 어느 모습보다 환하게 웃는다.


“그래서 당신의 대답은 뭐죠?”


새까맣게 타오르는 눈동자가 나를 비추고 있었다.

밤하늘에서 맥동치는 파도처럼. 강렬한 불꽃이 그 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모험가의 눈이다.

아까 전에는 자신의 옛 동료인 우보르를 향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대답을 결정하고 이제 그녀는 내게 묻고 있었다.

그러니 그 흔들림 없는 시선에서. 땅에 주저앉아 신에게 기도를 올리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신들의 눈에 들도록 그 등불로 우리의 앞길을 비춰 주길.”


악수를 건냈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라이트 핸들러> 밀리노아 가이오넬.”


“잘 부탁해요. 포웬 고릴리아.”


손을 맞잡았다.

움켜쥔 손은 믿음직스럽고 힘이 넘쳐흐르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정말 잘생겼네.

남자였다면 질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목걸이. 반드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게요.”


“네. 믿고 있습니다.”


밀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와아아!”


하고 아멜이 쪼르르 달려와서 밀레나의 등 뒤로 폴짝 점프 한다.


“아... 아멜?”


다급히 그녀를 어부바 하게 된 밀레나가 당황해서 등 뒤로 고개를 돌렸다.


“같은 파티가 된 걸 환영해요. 어서오세요. 앞으로 잘 부탁해. 동료가 늘다니. 너무 좋아.”


말을 속사포처럼 도도도도 쏟아낸다.


“무, 물론 저도 잘 부탁합니다.”


그런 둘을 바라보며.

셰피가 천천히 내 곁으로 다가왔다.


“혹시 제가 반대한 게 서운했나요.”


밀레나가 아멜을 조심스레 땅에 내려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저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셰피의 걱정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고요. 게다가 어디까지나 파티 리더로서 신뢰한다는 이야기이지 그 외에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나대로 셋이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세상에 아무리 내가 지능이 낮아도 그렇지 대화의 맥락을 정말 하나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나?

혹시 패널티란 게 이런 건가?

머릿속의 지식과 논리를 총동원해서 현재의 상황에 대입하려 했지만. 정말로 이해의 범주를 초월해있는 것 처럼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셰피는 그녀의 말을 듣고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밀레나에게 악수를 내민다.


“던전에서는 제가 당신을 지켜줄게요. 그리고 세계수의 성좌께 맹세코. 두 번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도록 해 줄게요.”


밀레나는 잠시 말문이 막혀서 셰피가 내민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살짝 목이 잠긴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며 맞잡는다.


“그렇다면 저도 제 목숨을 걸고 당신의 등을 지키겠습니다. 셰우페니르. 이제 두 번 다시 동료를 잃고 싶진 않으니까요.”


셰피와 밀레나 두 사람은 서로만 통하는 무언가가 있는지 한동안 그렇게 단단하게 악수를 나누었다.

아멜이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휙 돌려 나를 쳐다본다.


“저렇게 좋은 아이인데. 하필이면 이딴....”


왜? 어째서?

난 아무 것도 안했는데...?

밀레나도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어떤 의미로는 부럽습니다. 포웬. 제가 남자였다면 아마 당신을 질투했겠죠.”


“아니. 대체 무슨 소린지 알아듣게 좀 설명을 해줘요.”


나 말고 모두 무언가를 알고있는 듯한 눈치인데 그게 대체 뭔지 모르겠다.

셰피를 쳐다보니 그녀도 아무 말 없이 빙그시 웃었다.


“때로는 의도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 의도도 있는 법이야.”


“....”


앞으로는 장난을 치더라도 함부로 헛소리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리고 결국 내 질문에 대답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리더인데.

파티 리더인데....


“뭐지... 이 소외된 기분은.”


그런 내 말은 가볍게 무시하고 아멜이 소리를 쳤다.


“자. 그럼 곧바로 시작합시다.”


아멜이 기다렸다는 듯이 밀레나와 셰피의 사이에 뿅 하고 들어가서 팔을 앞으로 내민다.


“그렇지. 참. 이게 있었군요.”


조금 부끄럽다는 듯이 뺨을 긁는 밀레나.


“너무 오랜만이라 정말로 잊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밀레나가 아멜이 내민 손등 위로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곧게 펴서 닿지않을 만큼의 높이로 올려둔다.


“포웬도. 어서 이리로 와.”


셰피가 주저없이 밀레나의 손등 위로 자신의 오른손을 올리며 나를 부른다.

세 사람이 그렇게 서로 손을 맞대고있는 모습은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왠지 시야 한 켠에 담아둔 이 장면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는 기묘한 예감이 들었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고 그 세 사람의 앞에 서서 제일 위로 손바닥을 올려 놓는다.


“인도는 셰피가 해줘.”


“응.”


“아. 파티를 받아주는 쪽의 입장이 되보는 건 처음이라서 떨린다.”


아멜이 소감을 말한다.


“저도 왠지 떨리는군요.”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밀레나와 셰피는 그런 대화를 나눴다.

눈을 감으니 스테이터스 특유의 감각이 부웅 하고 떠오른다.

그리고 이미 서로 묶여있는 나와 셰피와 아멜의 사이로 네 번째의 스테이터스 줄이 힘차게 다가온다.

마치 거대한 파도를 굵은 매듭으로 땋아놓은 듯한 용맹함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아마 이런 느낌이 원래 밀레나의 성격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려 보았다.

매듭은 부드럽게 연결되었고.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듯 저음의 진동이 한 차례씩 나와 셰피와 아멜과 밀레나를 훑고 지나간다.


투웅.


눈을 감아도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다.


“이건... 조금 이상하군요.”


밀레나가 그렇게 말한다.


“이상해?”


아멜이 묻는다.


“아니요. 의미가 다릅니다. 이 정도로. 이렇게까지 서로의 존재감이 공유되는 느낌은 처음입니다. 저번에는... 비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저번 파티는 겨우 인원수를 알겠다는 느낌 이었는데요.”


우리 세 사람 모두 파티를 맺는 게 처음이니 당연히 원래 이런 것인줄 알았다.

그렇지만 경험이 있는 밀레나가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 거겠지.


“오래되서 감각을 잊고 있었다거나 한 건 아니예요?”


내가 질문한다.

밀레나는 고개를 저었다.


“스테이터스에 전달되는 감각을 잊을 리가 없죠. 단순히 느낌이나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여러분의 파티... 아니. 이제는 저도 포함됐군요.”


말 실수를 정정한다.


“우리 파티는 정말로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네요.”


나와 셰피가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어쨌든 좋다는 의미니까.


“파티 계약은 워낙 하는 사람도 적고 소수의 성직자들만 시행한다고 해서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그치만 이런 강력한 연대가 맺어질 줄은 몰랐네요.”


밀레나는 스테이터스에서 느껴지는 이런 결속감의 원인을 아무래도 나와 셰피의 파티 계약에서 찾고있는 것 같았다.


“단순히 파티 계약자가 있으면 다 되는 거야? 아니면 우리 파티만 그런 거야.”


아멜의 묻지만 역시 거기까지는 밀레나도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럼 이건 더 고민해봐야 소용없는 문제네.”


동감이다.

서로 팔을 다시 원 위치로 돌려놓으며 아멜이 기쁘게 말한다.


“오늘부터는 마침 네 명이니까 한 사람씩 불침번을 서도 되겠다.”


2시간씩 불침번을 서면 딱 8시간이다.

마지막 번호는 가열석 모닥불이 꺼져있겠지만 뭐 아쉬워도 어떻게 하겠는가. 아침이거니 생각해야지.


“그럼 내가 첫 번째.”


셰피가 자원하고.


“그럼 제가 두 번째로 하겠습니다.”


밀레나. 다음 아멜. 그리고 마지막이 나로 정해졌다.

마지막이 나였냐.


“모두 이제 잘자요. 난 더 키가 크고 싶으니까 일찍 자겠어.”


피곤했는지 하품을 하며 짐마차로 달려가는 아멜을 보았다.

이미 다 큰 키라면 저기서 더 자랄까 싶은데.

그런 그녀를 보며 부러움 섞인 말을 던진다.


“좋겠다. 나도 마차에서 자보고 싶다.”


그냥 아무 말 없이 던진 한마디 였는데.

갑자기 아멜이 번뜩 하고 제자리에 정지하더니. 뭔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이쪽으로 다시 쪼르르르 달려왔다.


“그럼 포웬이 침낭만 챙기고 마차로 가. 내가 포웬 자리에서 잘께. 어차피 나 다음이니까 마지막에 깨우면 되지?”


“응? 어어... 뭐 딱히 안되는 건 없는데.”


뭘까. 왜이렇게 반가워하는 거지?

꿍꿍이속이라도 있나 싶어 조금 주저했다.


“별거 아냐. 그냥 잠들기 전에 숙녀들 끼리 두근두근 모험이야기를 하고싶은 거야. 그러니까 넌 빨리 마차에 가서 꿈나라로 가버렷.”


“...분명 좋은 말 같은데. 기분 탓인가. 쫓겨나는 듯 한 건.”


“기분 탓이야. 기분 탓.”


그리고서는 아멜이 서두르라는 듯이 그 작은 몸으로 내 잠자리의 침낭만 돌돌 말아서 내게 툭 하고 떠넘긴다.

이어서 마차의 자기 침낭을 옮기며 한동안 바쁘게 왔다갔다 움직였다.

뭐... 됐나.

피곤하기도 했고 마침 짐마차에서 자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이미 한 번 마차에서 자본 아멜에게 물어보았다.


“추워?”


고개를 젓는다.


“몸은 따뜻해.”


몸은?

그럼 마음은?


“그건 내 알바 아니야.”


아멜이 내 가슴팍 주머니에 달아뒀던 시계판을 훅 하고 떼어갔다.

그리곤 신이 나서 침낭을 들고 달려가 깔려진 모포들을 셰피의 바로 옆자리로 잡아당겼다.

왠지 그런거 있잖아.

나도 한 번쯤은 꺄르르륵 하하호호 같은 느낌으로 레이디들의 사이에 껴서 좋아하는 설탕과자가 뭐냐 같은 그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가서 자. 훼이 훼이.”


저렇게 얼른 가버리라는 손동작 같은 거 말고.

셰피와 밀레나는 말 없이 아멜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있지만 딱히 제지하거나 말리지 않았다.

동의한다는 의미였으리라.


“자... 잠이나 자야지.”


어쩐지 진짜로 조금 울쩍한 기분에 조용히 짐마차로 올라갔다.

그런 나를 반겨주는 건 마차 근처에 매어진 채 잠을 잘 준비를 하던 하트샤인의


푸륵.


하는 콧소리 뿐.

대체 밀레나는 왜 자기가 나를 질투한다는 건지.

아멜은 왜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건지.

셰피가 말하지 않은 의도란 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던 수 많은 질문들을 뒤로하고 그렇게 짐마차에 올라 침낭을 깔고 잠을 청했다.

아. 진짜다.

만듬새가 꼼꼼한 덕에 마차 안은 생각보다 포근했다.

몸은 따뜻했지만 마음은 조금 횡한 기분이다.

그치만 그런 기분도 잠시.

불침번이 맨 마지막이라 안심해서일까 혹은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눈을 감자마자 금방 잠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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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3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7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70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8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7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4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3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7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30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8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8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9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0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2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0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7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5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30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3 23 11쪽
79 31. (1) 21.03.22 428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40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9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1 32 14쪽
» 26. (4) +6 21.03.14 473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3 30 13쪽
60 25. (3) +1 21.03.12 456 28 14쪽
59 25. (2) 21.03.11 468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8 29 14쪽
56 24. (3) 21.03.09 485 26 12쪽
55 24. (2) 21.03.08 466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70 32 9쪽
49 22. (2) +1 21.03.05 521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3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60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4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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