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연재수 :
229 회
조회수 :
103,621
추천수 :
6,747
글자수 :
1,500,752

작성
21.05.20 20:00
조회
248
추천
23
글자
16쪽

68. (1)

DUMMY

68.


다음 일정은 딱히 생각해 놓은 것이 없지만. 셰피는 내가 이끄는 방향대로 아무 말 없이 따라와 주었다.

그리고 길거리에 한두 명씩 무언가를 들고있는 사람들을 눈치채고 호기심을 보인다.


“저게 뭘까?”


그리곤 나처럼 금방 놀란다.


“세상에. 목화솜을 먹고있어.”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한 번 알아보려고.”


손에 든 솜뭉치 덩어리를 뜯어먹고있는 사람들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니. 길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곧 원하던 목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차의 통행이 거의 없는 길가 한 쪽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둥글고 넓적한 철제 가판에서. 덜그럭 덜그럭 회전하는 금속판에 설탕을 붓고 가열석을 사용해 목화솜같은 투명한 실들을 잔뜩 뽑아내고있는 과자 노점상을 찾은 것이다.


“자 어서오세요. 중부에서 유행하는 최신 설탕 과자입니다. 단 돈 10힐프.”


지나가는 모험가들 뿐 아니라 시민들 까지도 하나둘 그 특이한 형태에 시선을 빼앗겼고. 너도나도 줄을 서서 한 덩어리의 노르스름한 목화솜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아멜만큼 군것질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셰피도 눈을 반짝이며 내 팔을 잡아당긴다.


“포웬. 저거. 저거봐바.”


와아아 하고 어린아이처럼 눈을 빛내며. 솜뭉치들을 화려하게 뽑아내는 장사꾼의 솜씨를 바라본다.


“응. 안그래도 하나 사 먹을 거야.”


“두 개 먹자.”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난 하나면 충분하니까 셰피 걸 두 개 사는 걸로 하자.

그닥 길지 않은 줄에 섰는데 장사꾼의 손재주가 워낙 좋아서 또 금방금방 물건이 나왔다.

들어가는 설탕의 량은 평범한 사탕에 비하면 코웃음이 날 만큼인데도. 뽑아내는 과자의 부피가 말도 안되게 크다.

그러니 10힐프 라는 가격에 비해 꽤나 남는 장사로 보였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대동화 3개를 건네주자. 노련한 톤으로 익숙한 대사를 말하며 상인이 나무막대에 꽂힌 과자 세 덩이를 만들어 주었다.

두 개는 셰피에게 주고 하나는 내 차지다.


“광장으로 갈까?”


던전의 입구가 있는 남쪽 말고. 평범하게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광장을 말하는 것이다.

목적은 딱히 없어도 한 숨 돌리기에는 제격일 거 같다.


“응.”


셰피는 양 손에 설탕 과자를 들고있는 탓에 손으로 뜯어먹진 못하고. 우선 오른손에 들고있는 설탕 솜뭉치를 어린애 처럼 와악 하고 장난을 치 듯 입을 벌려 깨물었다.

맛은 역시나 그저 평범한 설탕맛에 불과했지만. 식감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이 느껴졌다.


“이렇게 큰데 입에 넣으면 금방 사라지네.”


꺄하핫 하고 웃는 셰피.


“그럴 땐 손으로 왕창 뭉쳐서 먹으면 돼.”


“에이. 그러면 재미없어. 너무 달고.”


그렇긴 하다.

셰피는 있는 그대로의 형태로 즐기는 스타일이었고. 나는 어느 정도의 량을 뭉치면 모양이 단단해질까 하는 장난을 치면서 손으로 솜뭉치들을 눌렀다.

금세 손이 끈적거렸기 때문에 몇 번 하고 말았지만.

그리고 조금 나중에 눈치챈 것인데.

이런 특이한 형태의 과자를 들고 돌아다니는 건 그 자체로 다른 모험가들에게 호객 행위 비슷한 걸 해주는 효과가 있나보다.

내가 다른 모험가를 보고 과자 노점을 찾아갔 듯이. 도시의 중앙 광장으로 향하는 길목길목에서 역시나 우리를 쳐다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게 재미있다.

아마 평범한 사탕이나 과일을 팔았다면 이렇게까지 눈에 띠진 못했을 거다. 그러니 그 장사치는 보기보다 꽤 똑똑한 사람인 게 아닐까.


“으으. 하나 먹고 나니까 질려.”


“그럴 거 같았어.”


셰피는 오른손에 든 설탕 과자를 다 먹고나서는 금방 단 맛에 물렸는지 왼손에 들고있는 과자는 조금 거북한 시선으로 내려보았다.

참다못해서 결국 나도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별 거 아닌 셰피의 표정이나 말투 하나하나가 왜 이렇게 즐겁게 느껴지는 지 모르겠다.


“그치만. 포웬이 사 준 거니까. 다 먹을께.”


“그러지 말고. 다른 사람을 주면 어때?”


마음은 고맙지만 나도 셰피가 억지로 설탕 덩어리를 우적우적 씹는 모습을 보고싶진 않다.

하나 만으로도 즐거웠으니까 만족했기도 하고.


“누구?”


흐음.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덜커덕 목화솜 처럼 생긴 설탕 덩어리를 건네주면 누가 받을까.

시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모험가라고 해도 쉽지 않겠다.

그러던 그 때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꽃바구니를 든 채 광장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꼬마 아가씨였다.

신기한 인연이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또 만났네요.”


“훌쩍... 아가씨 아닌데.”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당연하다는 듯한 대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정도 거리만큼 가까워지고 나서야 눈치챈건데.

조금 울고있었나 보다.


“아가씨. 모험가는 마법을 부리 거든요. 한번 볼래요?”


꽃바구니를 품에 안고있는 그 작은 꼬마아가씨가 고개를 들어올리고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다행이 날 알아보는 모양이었다.

낯선 사람이라고 겁내거나 무서워하지 않아주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마법?”


울쌍을 짓는 표정이었음에도 내가 말한 단어에 반응해서 고개를 갸웃했다.

마법이란 게 있다곤 들어봤겠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는 지 무척 호기심을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마법이란 건 다 저런 느낌이었지. 나도 그랬고.

손을 등 뒤로 넘겨서 셰피에게 손짓을 하자. 그녀도 금방 눈치를 채고 내 오른손에 설탕 과자를 쥐어 주었다.


“지금부터 먹을 수 있는 목화솜을 만들어 볼 께.”


“...?”


“눈을 감고 3초만 세봐.”


낯선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거나 했을텐데.

순진한 건지 아니면 나와 셰피를 믿어주는 건지.

금방 눈을 감고 양 손의 다섯 손가락을 전부 펴서 오른손부터 하나 하나 구부린다.

10초를 셀 것도 아니면 한 손으로 충분한데도 열 손가락을 다 쓰는구나.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1... 2... 3.”


“짜잔.”


눈을 뜬 꼬마아가씨의 눈 앞에. 그녀의 머리보다 더 커다란 크기의 솜뭉치 설탕 과자를 내밀어 주었다.

얼굴 표정이 환해진다.


“와아아.”


그렇지만 곧 냄새를 킁킁 맡아보더니 주저하는 기색을 보인다.


“근데... 이게 뭐예요?”


“보기에는 솜처럼 보여도 설탕 과자야.”


“과자? 먹을 수 있어요?”


의심한다기 보다 그냥 내 말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는 눈치다.


“정말인데. 내가 시범을 보여줄께.”


하고 제일 끝부분을 조금 손으로 뜯어서 입안에 넣는다. 오물오물 씹기도 전에 이미 입에 넣은 순간 설탕들은 다 녹아버렸다.

셰피도 웃으면서 나를 따라서 아주 작은 량만큼을 찢어서 입에 넣는다.


“한번 해 봐요.”


셰피가 그렇게 말해주자 그 아가씨도 용기를 내서 고개를 끄덕이곤 설탕 과자를 뜯는다.

그리고 입으로 가져갔다.


“...헤힛.”


달콤한 맛에 기분이 조금 나아졌는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이건 선물이야.”


그치만 꼬마아가씨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건 받을 수 없어요.”


흐음.

그렇구나. 돈에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거다.


“그렇다면 꽃 네 송이를 살 테니까 물물교환 하는 건 어때?”


이건 조금 혹했는지 으으으 하고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좋아요.”


똘망똘망한 눈을 빛내며 꽃바구니에서 자그마한 파란 꽃 네 송이를 꺼내 건네준다.

오늘은 파란꽃이구나.

역시나 이름 모를 들꽃 같았는데 예쁘기로 치면 저번 날의 흰 꽃 만큼이나 예쁘다. 게다가 억지로 뽑힌 흔적 없이 꽃잎이나 이파리가 단정하게 정돈돼 있었다.

분명 하나하나 정성들여서 꽃을 따온 거겠지.

한 송이는 내 가슴팍에 얌전히 꽂아 넣고, 남은 세 송이는 셰피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도 나 처럼 상의의 포켓에 꽃을 집어넣은 뒤 남은 두 송이는 양탄자 안에 넣어두었다.

아멜이랑 밀레나 한테도 선물로 주자.


“옆에 앉아도 될까요?”


셰피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그 꼬마 아가씨에게 물었다.

솜사탕을 건네받으면서 눈치를 살피던 그 꼬마도. 부드럽게 말을 거는 셰피의 모습에 금방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조금 비켜준다.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은 셰피의 옆에 나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도시의 중앙 광장 외곽.

눈에 띠지 않는 건물 옆 구석진 자리에.

꽃을 파는 꼬마 아가씨와 모험가 두 사람이 나란히 쭈그려 앉아있다.

뭐라도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셰피는 아무 말도 묻지 않았고. 그 아이도 새가 모이를 쪼아먹듯이 말 없이 설탕과자를 조금조금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굳이 방해하진 말자.

시계판을 볼 것도 없이 하늘은 오후의 중간 정도의 영역을 지나가고 있었다.

시간으로 치면 아마도 두 시에서 네 시 사이의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맑은 공기라기 보다는 중앙 광장의 번잡스러움이 섞여있는 흙먼지가 가볍게 주변을 훑고 지나간다.

그러던 어느새 그 아가씨도 설탕 과자 하나를 끝까지 먹어갔다.

셰피도 하나를 먹고는 질려했으니 마지막 즈음에 가서는 속도가 확연히 느려졌지만.

남아있는 덩어리의 절반 이상을 금방 셰피랑 내가 뜯어가 버렸기 때문에 꼬마아가씨도 헤헤 미소를 지으며 과자 하나를 무사히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셰피가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우리야 남는 과자를 건네 줄 누군가가 필요해서 말을 걸었지만. 이 꼬마 아가씨는 왜 쭈그려 앉은 채 울상을 짓고 있었을까.

한동안 말이 없었고.

그렇지만 조금은 마음을 열었는지 그 아가씨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가... 아파요.”


“....”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란 건 맥락을 짐작하기가 힘들다.


“아저씨가 걱정돼서 그랬군요.”


셰피는 당황하지 않고 금방 이야기를 맞춰준다.


“네. 그치만....”


그러면서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눈가에 촉촉하게 물기가 맺히기 시작했다.


“제가 모은 돈으로는... 아저씨를 도와줄 수 없어요.”


과자를 먹어서 그래도 기분이 나아졌었는데. 이야기를 떠올리자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구슬비 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우애애애앵.


셰피가 부드럽게 꼬마 아이를 안아준다.


“부우우.”


셰피에게 안겨있느라 우는 소리가 조금 뭉퉁하게 들렸다.

작은 몸짓으로 셰피의 몸을 꼬옥 끌어안고 그렇게 꼬마아이는 한동안 눈물을 흘려냈다.

이야기의 사정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조금 시간이 지나서였다.

눈가와 뺨이 빨개진 아이가 훌쩍거리면서도 또박또박 말을 이어간다.


“아저씨는 무척 친절한 사람이에요. 저도 우리 엄마도 아저씨를 좋아해요.”


“응.”


아버지는... 이란 의문을 떠올렸지만 굳이 캐묻지 않는다.


“아저씨는 모험가예요. 그래서 저한테 아저씨 말고 다른 모험가는 괴팍하니까 늘 조심하라고 이야기 해 줬어요.”


모녀 뿐인 집안과 모험가 한 사람이 좋은 인연을 맺고 있다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다.

그러던 어제 밤.

날벼락이 떨어졌다.


“아저씨는. 밤에는 까만 굴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제는 다들 많이 벌었다면서 돈을 벌러 가겠다고....”


...설마.


“죽을 뻔 했데요. 빨간 개한테 물어뜯겼다고. 아저씨랑 친한 다른 아저씨가 얘기해줬어요.”


거기까지 듣는 내 머리 위로 쇳덩어리 하나가 쿵 하고 떨어져 내렸다.


“아저씨는 지금 병원에 있어요. 겨우 살았는데 다 나으려면 몇 날 밤은 있어야 한데요. 그치만 엄마도 저도 아저씨도. 돈이 없어서. 없어서... 흐으윽....”


거기까지 이야기한 꼬마아가씨의 목소리가 다시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셰피의 얼굴도 조금 딱딱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꼬마아이가 놀라지 않도록 미소를 짓는 것을 잊지 않는다.


“거기가 어딘지 말해 줄 수 있어요?”


“...까만 굴에서 가까워요. 구십구라고 부르는 건물에서 이쪽으로 돌아가면 있다고 했어요.”


고개를 끄덕였다.

던전 시티에 부상당한 모험가들을 수용해주는 시설이 있다는 건 알고있다. 위치만 몰랐을 뿐이다.

왠만하면 안 다치고 싶었으니까 무의식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았었나 보다.

아이가 말하는 ‘까만 굴’은 던전 입구일 테고. 방향은 99번 길드 쪽.

거기서 가깝다면 병원이라고 부른 시설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다.


“오늘은 꽃은 이만 팔고. 집에 들어가서 엄마랑 같이 푹 쉬는게 좋아.”


내가 말을 꺼냈다.


“...그치만.”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는지 주저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을 걱정해 봐도 마음만 아플 뿐이야. 괜찮아. 집에 가서 낮잠이라도 한 숨 푹 자면 다 좋아질 꺼야.”


“아저씨는 걱정하지 말고. 엄마도 안심시켜 드려요.”


내 말을 이어받듯 셰피가 말했다.


“같은 모험가니까 서로 도울 수 있을 지 모르거든.”


“...진짜요?”


아이의 눈망울이 거의 아멜처럼 커졌다.


“아. 그치만 이건 다른 사람들한텐 비밀이야. 우리말고 다른 모험가들은 다 괴팍하니까.”


쉬잇.

하고 손가락을 들어주니 꼬마아가씨도 우릴 따라서 쉬잇 하고 손가락을 올린다.

응.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꼬마 아가씨에게 그 아저씨의 이름을 알아낸 뒤에는 꽃바구니도 잊지않고 챙기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했다.

아이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는지 조금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모험가 구역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간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셰피는 어떻게 생각해?”


“빨간 개라면 역시 {도그고울} 이겠지. 그 우두머리 개체.”


“응.”


결국 어제 그 소동을 겪었는데도 밤 사이 부상당한 모험가가 나타났단 이야기는. 우두머리는 아직 잡히지 않은 것 같다.


“고드맥이 쓴 편지에도 녀석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고드맥이 보낸 편지는 오늘 아침에 썼을 테니 적어도 그 시점까지 길드에 붉은 {도그고울} 에 대한 토벌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잡혔다면 적어도 한 줄 정도는 언급 했을 테니까.


“내....”


“포웬 탓이 아니야.”


이제는 완전히 멀어져 버린 꼬마 아가씨의 뒷모습을 보며 셰피가 그렇게 말을 꺼냈다.

상냥하구나. 셰피는.


“그러니까 표정 좀 풀어.”


“그렇게 티가 나?”


“응. 당장 던전으로 뛰어갈 것 같은 얼굴인데.”


고개를 저었다.


“내 탓이라거나 그런 생각 안 해.”


미안하지만.

난 다른 모험가 한두 사람이 부상을 입은 것 가지고 가슴 아파할 정도로 선인이 아니다.

하지만.


“내 적이야.”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조금 얕보고 있었어.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몰린다면 앱서드를 쓸어버린 것 처럼 굳이 우리가 아니라도 누군가 잡을 거라고.”


그렇지만. 아니었나보다.

우리가 그 자갈돌을 던전 밖으로 가져나왔음에도 붉은색 도그고울은 사라지거나 토벌되지 않았다.

결국. 녀석의 존재가 다시금 이런 방식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그러니 나 역시 모험가의 한 사람으로서. 저 아이가 부상당한 모험가와 아는 사이였다는 걸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녀석이.

내 적이 나를 부르고 있다.

던전으로 들어오라고.


“포웬의 적이라면. 그럼 나한테도 적이야.”


고개를 돌리자 셰피가 늘 나에게 보여주는 믿음직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여준다.


“미안해. 데이트였는데.”


기껏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망쳐버린 것 같아서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야. 이것도 훌륭한 데이트라고 생각하지 뭐.”


셰피가 그렇게 웃어준다.

결국 오늘 한 일 중에서 데이트다운 건 설탕 과자를 사 먹은 일 밖에 없었나보다.


“어떻게 할까.”


마음만 앞선다고 지금 당장 던전에 들어갈 수는 없다. 아니. 오늘 던전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무리다.


“일단 한 번 가보자.”


“괜찮겠어?”


따지고보면 얼굴도 모르는 모험가가 부상을 입었단 사실은 우리와 아무 상관도 없을 터이다.

그렇지만 셰피는 고개를 저었다.


“저 애한테 도와주겠다고 말하기도 했고. 그리고 포웬부터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


“....”


셰피한테는 속마음을 감출 수가 없나보다.


“그리고. 녀석과 싸우려면 녀석에 대해 알아야 겠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즐거웠던 데이트는 거기까지였고. 나와 셰피는 아무 말 없이 99번 길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은 던전으로 통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소설 속 TRPG 요소에 대한 공지 21.07.07 135 0 -
공지 제목 변경 및 후원에 대한 공지. +1 21.05.03 175 0 -
공지 일반연재 로 변경에 대한 공지 +6 21.04.30 968 0 -
229 89. (4) +4 21.09.17 144 14 17쪽
228 89. (3) +4 21.09.15 213 12 17쪽
227 89. (2) +5 21.09.13 182 21 18쪽
226 89. (1) +4 21.09.10 188 18 22쪽
225 88. (2) +3 21.09.08 173 11 26쪽
224 88. (1) +3 21.09.06 151 16 24쪽
223 87. (2) +2 21.09.04 158 14 16쪽
222 87. (1) +2 21.09.03 159 12 15쪽
221 86. (2) +3 21.09.01 163 14 17쪽
220 86. (1) part 7. +3 21.08.30 162 17 17쪽
219 85. (3) +8 21.08.20 218 32 21쪽
218 85. (2) +5 21.08.18 200 27 22쪽
217 85. (1) +6 21.08.16 179 22 21쪽
216 84. (3) +5 21.08.13 185 30 24쪽
215 84. (2) +5 21.08.11 182 20 27쪽
214 84. (1) +4 21.08.09 168 24 24쪽
213 83. (2) +1 21.08.06 182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9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6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8 23 18쪽
209 82. (2) +2 21.07.28 174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8 24 25쪽
207 81. +8 21.07.26 195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7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8 22 20쪽
204 79. (2) +3 21.07.20 193 20 20쪽
203 79. (1) +1 21.07.19 187 24 25쪽
202 78. (4) +12 21.07.14 251 31 28쪽
201 78. (3) +5 21.07.13 197 25 23쪽
200 78. (2) +9 21.07.12 193 27 21쪽
199 78. (1) +2 21.07.10 195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9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7 16 19쪽
196 76. (2) +2 21.07.07 190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8 20 18쪽
194 75. (2) +1 21.07.05 192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6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6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8 20 17쪽
190 73. (2) 21.06.03 224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5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6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7 25 18쪽
186 72. (1) +3 21.05.29 243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4 22 15쪽
184 71. (1) 21.05.27 241 20 16쪽
183 70. +3 21.05.26 254 20 20쪽
182 69. (2) +1 21.05.25 262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8 15 15쪽
180 68. (3) +3 21.05.22 260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7 19 15쪽
» 68. (1) +1 21.05.20 249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7 21 14쪽
176 67. (2) 21.05.18 257 17 14쪽
175 67. (1) +1 21.05.17 291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9 27 14쪽
173 66. (1) +5 21.05.14 274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8 21 15쪽
171 65. (1) +3 21.05.12 290 25 15쪽
170 64. (3) +2 21.05.11 273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9 25 11쪽
168 64. (1) +1 21.05.09 293 23 10쪽
167 63. (2) +5 21.05.08 283 25 9쪽
166 63. (1) +3 21.05.07 267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6 28 15쪽
164 62. (1) +5 21.05.05 303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6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6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9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5 32 14쪽
159 60. (1) +1 21.05.01 260 17 13쪽
158 59. (2) 21.04.30 322 28 11쪽
157 59. (1) 21.04.30 266 23 11쪽
156 58. (2) +3 21.04.29 281 31 14쪽
155 58. (1) 21.04.29 281 27 15쪽
154 57. (3) +7 21.04.28 324 30 10쪽
153 57. (2) +1 21.04.28 271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7 24 10쪽
151 56. (3) +2 21.04.27 272 19 14쪽
150 56. (2) +2 21.04.26 300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5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8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5 22 12쪽
146 55. (2) +5 21.04.24 322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4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5 26 13쪽
143 54. (1) 21.04.23 326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70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9 25 14쪽
140 52. (3) 21.04.22 298 20 12쪽
139 52. (2) 21.04.21 320 17 15쪽
138 52. (1) 21.04.21 302 18 15쪽
137 51. (2) 21.04.20 366 30 13쪽
136 51. (1) 21.04.20 337 22 12쪽
135 50. (5) 21.04.19 361 30 13쪽
134 50. (4) 21.04.19 338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8 34 12쪽
132 50. (2) 21.04.18 330 32 12쪽
131 50. (1) 21.04.17 371 32 13쪽
130 49. (4) 21.04.17 327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5 29 11쪽
128 49. (2) +1 21.04.16 351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3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4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3 48 13쪽
124 47. (1) +2 21.04.14 333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4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5 28 13쪽
121 46. (1) +7 21.04.12 371 33 11쪽
120 45. (2) 21.04.12 327 24 15쪽
119 45. (1) +2 21.04.11 362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6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7 31 12쪽
116 44. (1) 21.04.10 337 27 10쪽
115 43. +4 21.04.09 381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8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7 42 12쪽
112 42. (2) +2 21.04.08 332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6 32 13쪽
110 41. (3) +2 21.04.07 332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4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5 30 13쪽
107 40. (2) +5 21.04.05 442 31 13쪽
106 40. (1) +5 21.04.05 400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3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7 25 13쪽
103 39. (2) +6 21.04.03 460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5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7 26 13쪽
100 38. (1) 21.04.02 427 21 13쪽
99 37. (3) 21.04.01 426 23 13쪽
98 37. (2) 21.03.31 384 17 13쪽
97 37. (1) 21.03.31 411 21 12쪽
96 36. (4) +1 21.03.30 397 23 12쪽
95 36. (3) 21.03.30 397 23 12쪽
94 36. (2) +1 21.03.29 419 23 13쪽
93 36. (1) 21.03.29 396 21 13쪽
92 35. +1 21.03.28 400 27 19쪽
91 34. (3) +3 21.03.28 428 30 13쪽
90 34. (2) +3 21.03.27 380 20 13쪽
89 34. (1) 21.03.27 434 26 12쪽
88 33. (3) +2 21.03.26 451 26 11쪽
87 33. (2) 21.03.26 415 21 10쪽
86 33. (1) 21.03.25 416 25 9쪽
85 32. (3) 21.03.25 434 20 11쪽
84 32. (2) +1 21.03.24 437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6 24 13쪽
82 31. (4) +7 21.03.23 458 44 12쪽
81 31. (3) +1 21.03.23 427 22 11쪽
80 31. (2) 21.03.22 426 23 11쪽
79 31. (1) 21.03.22 431 24 13쪽
78 30. (4) 21.03.21 453 29 12쪽
77 30. (3) +2 21.03.21 435 24 11쪽
76 30. (2) +3 21.03.20 443 24 15쪽
75 30. (1) +1 21.03.20 488 26 17쪽
74 29. (2) +1 21.03.19 443 29 13쪽
73 29. (1) 21.03.19 446 28 13쪽
72 28. (4) +3 21.03.18 449 27 12쪽
71 28. (3) 21.03.18 416 26 12쪽
70 28. (2) 21.03.17 410 25 12쪽
69 28. (1) 21.03.17 476 26 11쪽
68 27. (3) 21.03.16 442 33 15쪽
67 27. (2) +1 21.03.15 494 27 15쪽
66 27. (1) +1 21.03.15 474 32 14쪽
65 26. (4) +6 21.03.14 476 35 16쪽
64 26. (3) 21.03.14 476 33 17쪽
63 26. (2) +1 21.03.13 479 32 15쪽
62 26. (1) 21.03.13 492 30 17쪽
61 25. (4) +5 21.03.12 488 30 13쪽
60 25. (3) +1 21.03.12 460 28 14쪽
59 25. (2) 21.03.11 472 25 18쪽
58 25. (1) 21.03.11 437 25 14쪽
57 24. (4) 21.03.10 491 29 14쪽
56 24. (3) 21.03.09 489 26 12쪽
55 24. (2) 21.03.08 469 28 16쪽
54 24. (1) +1 21.03.08 475 24 14쪽
53 23. (3) +1 21.03.07 508 31 11쪽
52 23. (2) 21.03.07 485 30 12쪽
51 23. (1) +2 21.03.06 500 29 13쪽
50 22. (3) +5 21.03.06 475 32 9쪽
49 22. (2) +1 21.03.05 527 29 10쪽
48 22. (1) +1 21.03.05 514 34 15쪽
47 21. (4) +2 21.03.04 528 36 11쪽
46 21. (3) +1 21.03.04 529 31 11쪽
45 21. (2) 21.03.03 501 35 11쪽
44 21. (1) +1 21.03.03 558 34 12쪽
43 20. (4) +1 21.03.03 492 37 12쪽
42 20. (3) +2 21.03.02 571 31 11쪽
41 20. (2) +2 21.03.01 532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47 35 11쪽
39 19. (4) +3 21.02.28 564 44 17쪽
38 19. (3) 21.02.28 572 31 13쪽
37 19. (2) +1 21.02.27 562 36 14쪽
36 19. (1) 21.02.27 589 31 15쪽
35 18. (3) +1 21.02.26 588 41 12쪽
34 18. (2) +1 21.02.26 614 43 12쪽
33 18. (1) +3 21.02.26 588 36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올드골드'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