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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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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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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2)

DUMMY

15인 파티란 건 던전에서 대체 어떻게 움직여야하는 걸까.

물론 그런 단위의 파티는 없지만. 스테이터스로 연결된 건 아니더라도 오늘 하루 6시간동안 던전에서 함께할 사람들이다.

밀레나도 이런 종류의 호위 임무는 해본 적이 없었는지 배우는 입장은 우리들과 똑같았다.

그러니 이 부분은 연장자인 샘도어의 조언을 받아야했다.


“그냥 전방에서 앞장서서 나아가게. 길은 틸샤가 안내해 줄 거야.”


생각보다 별 거 아니란 듯이 말해준다.


“그래도 되나요?”


갑자기 뒤에서 앱서드가 달려든다거나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우리도 우리 몸을 지킬 수단 정도는 가지고있어. 많게는 하루에 세 번 까지 전투를 치룬 날도 있지.”


“그럼 그럼.”

“모험가 형씨는 우리가 얼마나 쎈줄 몰라서 그래. 파하핫.”

“온실 속 화초도 아니니까. 너무 걱정말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왁자지껄한 소음이 통로 여기저기서 자그맣게 울렸다.

주말이니 만큼 모험가들의 수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그보다 배 이상되는 탐사꾼들이 던전으로 입장했기 때문인 듯 하다.

이정도 인원이라면 괜한 걱정이었으려나.

던전 입장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도그고울의 송곳니’를 얻기 위해 계층의 북서쪽으로 향하던 저번과는 또 달랐다.

휘영석이 일정한 간격으로 밝혀진 던전 내부를 통과하는 건 똑같지만. 통상의 던전 탐험이라기 보다 작업장의 인부들과 함께 광산 갱도로 향해 나아가는 느낌이다.

덕분에 안전공간을 빠져나와 1계층의 ‘채석장’ 이라고 부르는 지점으로 가는 와중에도. 던전 통로는 시끌벅적하기 그지없었다.

같은 던전이 분명한데 평일의 던전과 주말의 던전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느껴질 만큼 활기와 떠들석함이 넘쳐났다.

그러니 던전에 대해 갖고있던 미지의 위험과 신비로움 같은 환상은 이미 깨져버렸지만. 이건 이거대로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작업장이나 관광지 라더니. 이런 의미였구나.

지금 우리들은 실타래돌의 방위를 기준으로 동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진형은 전열에 셰피와 밀레나.

중열에 아멜과 틸샤 란 이름의 드워프 아가씨가 합류했다. 스테이터스의 끈을 연결해 파티를 맺은 건 아니고 길 안내를 돕기위해 우리들 사이에 낀 것이다.

마지막으로 난 한 칸 뒤로 밀려나 후열에 홀로 서 있다.

무리의 형태는 선두 그룹에 우리 파티가 서고. 탐사꾼 모임은 다시 중간 그룹과 끝 그룹에 각각 네 명, 여섯 명 씩 나눠져있는 모양새다.

파티 진형에서 한 줄 뒤로 밀려난 덕분에 중간 그룹에 샘도어와 이런저런 이야길 주고받을 수 있으니 딱히 심심하진 않았다.

반면. 생전 처음으로 모험가들 사이에 합류하게 된 틸샤는 호기심과 선망이 가득한 표정로. 우리 파티에서 특히 밀레나에게 주로 말을 걸고있었다.


“밀레나 님은 그럼 +1로 보정된 갑옷을 입고계신 거네요.”


틸샤가 눈을 반짝이며 그렇게 물었다.


“네. 그렇지만 대단한 건 아닙니다.”


밀레나는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며 자꾸 말을 거는 이 드워프 아가씨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조금 당황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니긴요! 앱서드 소재로 강화한건데. 게다가 직접 사냥하신 거 잖아요.”


“운이 좋았을 뿐이죠.”


당황스러움을 애둘러 표현하려 최대한 점잖은 태도로 간결하게 대답을 해주고 있지만. 그런 모습마저도 멋있어 보였는지 틸샤는 아이돌 가수를 만난 여고생 팬의 얼굴로 밀레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두통! 두통! 으어억.

아무튼. 그래서인지 그녀의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고있으면 마치 동경하던 동화책 속의 왕자님을 만난 마을 처녀의 모습처럼 보일 지경이다.


“밀레나 님... 이라니.”


아멜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중얼거렸다.

밀레나도 저 호칭은 어떻게든 바꿔보려 시도했지만 틸샤가 한사코 고집을 부리니 어찌할 방도가 없어 보였다.

한편. 나는 내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 두 사람을 바라보며 싱글벙글 웃고있는 상태다.

셰피가 날 놀릴 때 마다 매번 아멜이랑 둘이서 키득거렸더랬지.

농담 반 장난 반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밀레나가 유쾌한 종류의 곤란함을 겪는 모습은 은근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틸샤. 모험가님을 너무 귀찮게하지 마라.”


그래도 샘도어가 뒤에서 점잖게 한 마디를 거들자 틸샤도 네에에 하는 볼멘 소리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런저런 도구들이 잔뜩 걸려있는 등 배낭을 엉덩이로 퉁겨주며 자세를 고쳐잡았다.

덕분에 안전공간에서부터 한동안 시달려오던 밀레나도 휴우 하고 숨을 돌린다.


“아. 여기서 왼쪽으로 갈 꺼예요.”


몇 번의 갈림길에서 틸샤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가자 곧 우리 앞뒤로 따라오는 듯 하던 다른 탐사꾼이나 모험가들의 모습도 조금씩 사라지거나 방향이 갈라졌다.

저번에 길드에서 구입한 1계층의 지도를 들고서 펼쳐보았다.

좌우로 적당히 펼칠 수 있는 스크롤 사이즈의 지도이다.

종이에는 신기하게도 가로세로로 선을 그은 촘촘한 간격의 모눈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일정한 거리를 그 모눈 한 칸 단위로 축소해 내부의 통로와 위치가 표시된 형태였다.

지도는 총 3개의 영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우선 가운데 정 중앙의 안전계층과 다음 계층으로 나가는 출구 계단의 위치가 비교적 세밀하게 표시돼 있고.

그곳을 기준으로 바깥에는 ‘휘영석이 설치된 영역’ 의 표시가 일정한 영토를 표시하는 것 처럼 진한 외곽선으로 그어져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영역은.

던전 내부의 넓이가 도저히 모눈으로 표시할 방도가 없는 규모인 탓인지. 종이의 눈금도 무시한 채 중요한 지점들을 지도 가장자리 부분에 빗금친 동그라미로 허술하게 표시해놓은 채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각주를 달아 해당 지점의 이름과 대략적인 방향과 거리 등의 내용이 필기돼 있다.

그러니 막상 지도라고 해도 1계층 전체를 그려놓은 게 아니라. 사실상 계층의 중심부와 휘영석이 설치된 공간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이었다.


“생각보다 별 쓸모가 없네.”


내 옆으로 다가와 고개를 빼꼼 들어올리며 지도를 같이 살펴보던 아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치.”


정말 별 거 아닌 내용들 밖에 적혀있지 않다.

아무래도 이건 지도 탓이라기 보다 통로의 형태가 조금씩 변하는 던전의 특성 탓이 더 크겠지.

물론 그런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기대한 거에 비해 그다지 볼만한 게 없었다.

휘영석이 설치된 영역이 표시된 것과 계층 외곽의 영역이 적힌 건 그럭저럭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겐 영양가있는 내용도 아니었다.

지도에서 우리가 향하고있는 ‘채석장’ 구역을 살펴본다.

거리는 대략 2~3 파미터Farmeter 정도.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계층 가장자리 끝까지 계속 채석장이 이어지는 구조인가보다.

기회가 됐으니 한 번 물어볼까.


“채석장은 처음인데. 어떤가요?”


“무척 넓어요. 1계층 동쪽의 7할 이상은 전부 쌍원석 매장지예요.”


틸샤가 가볍게 제스쳐를 취하며 넓이를 어림잡아준다.

나도 지도에 그려진 표시를 보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그 정도였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딱히 영역을 지정해준다거나 하질 않아도 자리싸움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네.”


샘도어도 덧붙여준다.


“다만 길을 잃거나 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하지.”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가 가는 방향은 동쪽 채석장에서도 북쪽 편에 위치해 있는데. 저번 주에 삼촌들이 발견한 구역이에요. 아직 입소문이 나질 않았는지 꽤 괜찮다던데요.”


틸샤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이야기를 꺼냈다.

샘도어도 맞장구를 친다.


“그래. 기왕이면 쉬우면 좋겠구만.”


“쉬워요?”


내가 물었다.

돌을 캐는 일에 쉽고 어려울 게 있나. 흙이 단단한 건가?

내가 묻자 샘도어가 작게 웃는다.


“아직 원석들을 캐본 적이 없나보군.”


“네.”


그 흔한 쌍원석 채집도 안해봤냐고 하면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어차피 초보자인 걸 다 알고있다.


“땅이 단단해서 곡괭이로 캐기 힘들다는 뜻이 아니고. ‘수수께끼의 난이도’ 지. 퍼슬레Pusle... 요새 젊은이들은 퍼즐Puzzle 이라고 하나?”


샘도어가 틸샤에게 되묻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여줬다.


“뭐 그렇죠.”


“...?”


더더욱 이해하기가 힘들어졌다.


“한 번 보면 금방 이해하지만 말로는 좀 설명하기가 힘든데. 보면 알아.”


“그렇군요.”


보면 안다는데 굳이 더 설명해 달라고 하기도 그렇다.

이럴 때 내가 기댈 수 있는 곳은 밀레나 밖에 없다.

그녀가 빙그시 웃으며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준다.


“쌍원석을 채집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복셀’ 이라고 부르는 네모난 흙더미를 힘으로 파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다른 방식도 있죠.”


“그게 퍼즐이라는 거군요.”


“네.”


말하자면 일반적인 의미로 채광을 하듯 힘을 쓰는 게 아니라. 힘 말고도 별개의 방식으로도 쌍원석을 채집할 수 있다고 한다.


“퍼즐을 풀면 어떻게 되죠?”


“복셀이 떨어져나옵니다. 별거 아니지만 모양이 정말 신기해서 이건 말로 설명드리기가 그래요.”


이번에도 보면 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담 뭐. 가보는 수 밖에.


“그것도 던전이 만든 건가?”


아멜도 우리 대화에 호기심을 보이며 끼어들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내가 대답한다.

복셀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긴 하지만 흙더미를 던전 입구처럼 네모나게 쌓아올린 모양새라고 하니 이해하긴 편했다.

그나저나 어째서 이런 형태로 존재하는 거지.

그냥 찰흙 속에 돌맹이를 박아넣은 것 처럼. 부자연스러운 완벽함을 가지고있는 던전 통로 벽면에 가열석이나 휘광석의 원석 알갱이가 알알이 박힌 그런 성의없는 모양새를 상상했었다.


“파올이 해준 말로 던전의 자원들은 기본적으로 모험가를 불러모으기 위해 던전이 만드는 거래. 꽃이 벌이나 나비를 부르는 거 처럼.”


셰피가 말한다.

식물에 비유하니까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


“던전으로선 가능한 모험가들을 끌어모으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렇구나.

가열석과 휘광석은 물과 진흙, 밀과 보리에 비유될 만큼 엄청나게 많이 캐내고 그만큼 많이 소모되는 던전의 기초 자원 중 하나였다.

동시에 돈이 궁한 모험가들이 앱서드와의 전투 없이도 던전에서 최소한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본적인 수입원이기도 했다.

만약 이 자원을 채집하기 위해 정말로 광산 노동자들처럼 바위를 뚫고 암벽을 깨부숴야 했다면 힘이 없는 종족이나 마법사들은 쌍원석을 채취할 수가 없었겠지.


“그래도 힘 센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


“솔로잉 모험가는 역시나 조금 힘들겠죠.”


내 질문에 밀레나가 답해줬다.

배우는 게 많구나.

그러니 무거운 물건은 많이 들지 못하더라도. 본인이 노력여하에 따라서 퍼즐을 풀 수 있는 지능이나 손재주만 있으면 그런 클래스들도 혼자서 던전의 쌍원석을 채집할 수 있다.

주말에 던전에 들어온 탐색꾼들 역시 따지고보면 전문적인 광부도 아닌데 돈을 벌기위해 던전으로 들어오지 않아나.

그런 의미에서 앱서드라는 위험만 제외하면. 대여섯 명의 인원들이 모여 곡괭이나 삽을 가지고도 충분히 원석을 채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그런 대화를 하며 동쪽으로 북쪽으로 이리저리 방향을 꺾으며 나가가고있던 때에.

통로 저 앞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스톤비틀!”


뭐지? 앱서드가 나타났나?

조금 자세를 낮추고 어깨에 맨 젠틀러를 빼내들려는 그 때. 샘도어가 내 어깨를 잡더니 고개를 저었다.


“...스톤비틀!”


“스톤비틀!”


서로 다른 목소리가 멀리서부터 주변으로 다가오며 커지기에 나도 모르게 조금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틸샤와 샘도어를 비롯한 탐사꾼들 전부가 똑같은 소리로 합창하듯 말했다.


“““스톤비틀!”””


어어? 이건 또 뭐지.

그러자 파도타기를 하는 것 처럼. 소리의 연쇄는 우리를 지나 후방의 저 멀리 다른 그룹에게도 닿았는지 뒤쪽에서 작게 소리가 들려왔다.


“앞쪽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주변에서 들을 수 있도록 저렇게 소리를 쳐주는 거네.”


“처음봤어요.”


산 위에서 아래쪽을 향해 돌이 굴러가는 걸 피하라는 느낌으로 소리를 쳐서 신호를 주는 건가 보다.

전투에서 휩쓸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또 앱서드의 전리품을 독점하기 위해 서로 간의 간섭을 최대한 피하려 하는 모험가들과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던전을 탐험하고 있었다.

그러니 무척 낯설었지만. 또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셈이다.

우리 네 사람도 신기하다는 얼굴로 잠시 통로 앞쪽을 쳐다보았다.


“별 일 없을까요?”


나는 그런 것 보단 모험가도 아닌 사람들이 던전에서 전투를 치룬다는 사실에 조금 걱정스런 마음이 앞섰다.


“무사하길 바래야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샘도어는 딱히 아무 일 아니라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에 인원이 몇 명인데 고작 1계층에서 죽기야 하겠나. 그보다 다치거나 하는게 더 걱정이라네.”


부상을 입으면 기껏 열심히 캐놓은 원석들도 다른 사람이 대신 들거나 버려야된다.

게다가 부상자를 옮겨줄 사람까지도 무게를 비워야하니 한 사람이 다치면 두 사람 분의 전리품이 사라지는 셈이다.


“앱서드 한두 마리가 나오는 정도야 그냥 열심히 싸우면 되고. 수가 많다 싶으면 여차하면 도망치면 그만이지. 도그고울 녀석들만 아니라면 도망가더라도 잘 쫓아오지 못하고.”


“맞는 말이야.”

“다치면 약 값은 또 얼마나 드는데. 그 날 벌이는 완전히 망친거라니까.”

“분위기도 쳐져서 뒷풀이도 못가.”


다른 탐사꾼들도 한마디씩 덧붙인다.

진짜로 무슨 던전 동호회 회원들인 건가.

파티원들과 시선을 맞추며 어깨를 으쓱했다.

이 사람들은 아직 우리가 던전에서 겪은 일들을 모른다. 그치만 아마 저런 생각이 상식인 거겠지.

솔로잉을 하더라도 부상을 입으면 입었지 죽을 걱정은 거의 없는 난이도.

던전의 첫 계층이란 건 사실상 그런 의미였다.

13번 길드의 고드맥이 우리가 1계층에서 죽을뻔했다는 사실에 왜 그리 놀랬는지도 조금 알만하다.

그 뒤로 한동안 걸어나가니 정말로 전투가 벌어졌었는지 스톤비틀 1마리 분량의 먼지같은 잿더미가 통로 한쪽에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생각보다 잘 싸우나보네.”


아멜이 중얼거렸다.

확실히 1계층에서의 전투는 모험가가 아니라도 별 문제가 없는 건가 싶다.


“역시 인원 수가 제일 중요하죠.”


틸샤가 그렇게 덧붙인다.


“아무리 스톤비틀이라도 3마리 이상이 뭉치면 도망가거나 다른 경로로 돌아가요.”


그런의미에서 첫 전투부터 녀석들 4마리를 상대한 우리 파티는 꽤나 대범했다고 생각한다.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저희가 있으니까 도망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깨에 걸어두었던 젠틀러를 이번에는 정말로 손으로 빼어들고 활대를 굽혔다.

그리고 곧바로 활대의 한쪽 끝 노치 안쪽으로 밀어두었던 활줄 고리를 제자리로 당겨 완전하게 브레이스드 상태로 만든다.

아무 일 없이 너무 평화롭게만 흘러갔다면 돈을 받는 것도 괜히 미안해 질 뻔 했다.

하지만 역시 던전은 던전.

앱서드가 출몰하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 동안 쉬고나서 처음으로 전투를 치룰 상대로는 딱 적당한 규모라고 생각된다.


키릭.


사각. 사가각.


둔중한 무게를 지닌 생물이 땅을 긁는 듯한 발소리를 감지했다.


“신호가 왔던 앞쪽이 아니라 통로 우측 편으로 20여 톨 미터. 저기 보이는 코너를 꺾으면 곧바로예요.”


“응.”


“알겠습니다.”


“실력을 보여줄 수 있겠네.”


아멜도 신이나서 왼쪽 손목의 브레이서에 장착해두었던 완드를 꺼내들었다.


티리리릭.


길이 36.5 디짓. 옴팔로스 심층에서 나온 사금석으로 만든 접이식 완드.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기분이 드는 아멜의 글린트비스타Glintvista 가 특유의 소음을 내면서 허공에서 칼을 빼내는 것처럼 펼쳐진다.


“앱서드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스톤비틀}. 추정컨데 세 마리 같아요. 이동 중이니까 저번처럼 수를 틀리진 않겠죠.”


“네.”


밀레나도 어깨에 걸고있던 그녀의 라이트 크로스보우를 꺼냈고. 볼트 퀴버에서 쇠뇌살 한 발을 쇠뇌 몸통의 볼트채널에 장전 해 놓는다.

마지막으로 셰피가 선두에서 앞쪽으로 조금 빠르게 걸어나갔다.

양손검이니 만큼 주변 사람들. 특히 우리 파티 사이에 합류한 틸샤에게 위험이 되지 않도록 거리를 벌린 것이다.


스으윽.


하고 별다른 소음없이 셰피의 등에 맨 검집에서부터 파티원들이 지닌 아이템 중 최고가이자 등급 무기인 타이드랩터 +1 이 부드럽게 뽑혀나왔다.

간만에 등장한 탓인지. 정말로 전투에 굶주려있는 것처럼 통로에 비추는 희미한 휘영석의 빛을 탐욕스럽게 반사하며 칼날을 번쩍거린다.

내 신호와 동시에 고작 1라운드도 안되는 시간 만에 전투 준비를 끝마친 파티원들을 보며 틸샤가 헉 하는 얼굴로 어깨가 굳어버렸다.

그런 그녀를 슬그머니 뒤로 밀고 그 자리에 끼어들었다.


“전투인가?”


“네.”


우리 뒤쪽의 중간 그룹에 있던 샘도어가 그런 틸샤의 어깨를 붙잡아 뒤쪽으로 조심스럽게 잡아당기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도울 일이나 필요한 게 있나.”


“별거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굳이 따지자면 후방을 경계해주시고 거리를 조금 띄워주시면 됩니다.”


“알겠네.”


주말 던전 탐험을 하며 이미 여러 번의 전투를 경험했기 때문인지. 샘도어는 차분한 얼굴로 뒤쪽의 다른 탐사꾼들에게 짧게 신호를 줘 명령을 전달했다.

곧 10인으로 구성된 무리 전체가 제자리에 멈춰선다.

맨 후방에 있던 6인 그룹이 몽둥이나 곡괭이 같은 도구를 집어들고 우리가 지나온 통로 후방을 경계했고. 틸샤가 더해진 5인의 중간 그룹에서도 숏 소드와 대거를 들고있는 두 사람이 샘도어와 틸샤의 주변을 감싸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앱서드가 출몰한 것이니 긴장하긴 했겠지만.

그래도 공포나 패닉에 빠지는 게 아니라 늘 이런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해오던 것 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대단하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1계층에서 누가 죽겠냐며 왁자지껄하게 떠들긴 하지만 그래도 던전에 들어올 각오를 갖춘 사람들이다.

모험가가 아님에도 생계와 수입을 위해 이런 일에 도전한다는 건 대단한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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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78. (1) +2 21.07.10 190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4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1 16 19쪽
196 76. (2) +2 21.07.07 184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3 20 18쪽
194 75. (2) +1 21.07.05 187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1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1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3 20 17쪽
190 73. (2) 21.06.03 219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0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2 26 16쪽
» 72. (2) +1 21.05.31 233 25 18쪽
186 72. (1) +3 21.05.29 237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0 21 15쪽
184 71. (1) 21.05.27 237 20 16쪽
183 70. +3 21.05.26 249 20 20쪽
182 69. (2) +1 21.05.25 258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4 15 15쪽
180 68. (3) +3 21.05.22 256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3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2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6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69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7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7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3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3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6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29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7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7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8 27 13쪽
109 41. (2) +4 21.04.06 429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1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49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7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4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29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2 23 11쪽
79 31. (1) 21.03.22 427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39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8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0 32 14쪽
65 26. (4) +6 21.03.14 472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2 30 13쪽
60 25. (3) +1 21.03.12 455 28 14쪽
59 25. (2) 21.03.11 468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7 29 14쪽
56 24. (3) 21.03.09 485 26 12쪽
55 24. (2) 21.03.08 465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69 32 9쪽
49 22. (2) +1 21.03.05 520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2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59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3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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