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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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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연재수 :
2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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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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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76. (2)

DUMMY

솔직히 말하겠다.

전투중 임에도 불구하고 방금 전까지 셰피가 보여준 엄청난 위용에 감탄해서 머릿속에서


우와아아앙


소리를 내며 입만 벌리고 서 있었다.

아니. 분명 나 뿐만 아니라 아멜이랑 밀레나도 한순간 정신을 빼앗겼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정도로 대단하고 또 아름다운 동작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문득.

공중에 붕 떠서 평화로운 동작으로 날아가고있는 도그고울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어라?

공중에 떠 있네?

그말인 즉. 내 공격을 피하거나 반응할 수 없는 상태라는 뜻이네?

그렇다면 지금 화살을 쏘면 100% 명중하겠구나.

라는 데에 까지 생각이 미쳤고.

깨달았을 땐 이미 스킬을 발동하고 있었다.


-[신경가속]


쿵.


쿠쿵 쿠쿵 쿠쿵.


심장박동 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세상이 조금 밝아지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조금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아멜과 셰피의 스킬을 구경하느라고 화살의 장전이 살짝 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둘이 저렇게 활약하는데 멍하니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이번엔 내 차례다.


우우우웅.


이제서야 장전을 끝낸 나를 책망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젠틀러와 연결된 손끝의 스테이터스가 활줄과 공명한다.

그리고 스테이터스에서 끌어올려진 그 힘이 풀 드로우로 당겨진 화살에게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 스킬은 내가 아닌 젠틀러에게 부여된 능력 중 하나이다.

비록 내 자신의 노력을 통해 얻어낸 힘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임이 분명했다.

스킬 이름이라도 알 수 있다면 좋을텐데.

젠트러를 [감정]한 게 아니었기 때문인지 각성의 지식을 두드려 보아도 아무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뭐. 이름을 모르면 어때.

중요한 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준비를 끝낸 화살을 가볍게 놓아주었다.


패우우우웅.


평소의 익숙한 파열음이 아닌 공기를 잡아늘린 듯한 기다란 탄성음과 함께. 활대에 걸린 장력을 머금은 화살 한 발이 부드럽게 밀려나며 앞으로 쏘아진다.

풀려난 그 힘은. 복셀에 부딪혀 포개져있는 두 마리의 도그고울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나 [신경가속] 스킬로 덕분에.


콰직.


쿠드드득.


콰직.


쿠드드드득.


하고 화살 끝의 플래칭 깃털이 앱서드의 몸통 안으로 부드럽게 박혀들어가는 걸 하염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으아아. 이건 정말로 취미가 못되는구나.

화살에 신체를 완전히 관통당한 도그고울 두 마리는 즉시 온 몸이 굳어져버렸고. 그 뒤로는 어떠한 미동도 일으키지 않았다.

순식간에 앱서드 두 마리를 해치웠지만 기뻐하거나 자랑스러워 할 틈이 없었다.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한 번의 위기가 지나가면 곧바로 다음 위기가 쉴새없이 닥쳐온다.

처음 일곱 마리 중 제일 처음 굴러 떨어진 두 마리는 사망하거나 전투에서 이탈했다.

달려들던 다섯 마리 중 한 마리는 아멜의 완드로 사망.

남은 네 마리 중 두 녀석이 셰피의 스킬로 그대로 날아가버렸고 다시 한 번 젠틀러의 스킬을 맞고 사망했다.

남은 것은 몇 마리지.


커컹!!


마지막으로 남은 도그고울 두 녀석 중 한 개체가. 파티의 진형에서 벗어나 앞쪽으로 뛰쳐나온 셰피의 측후방을 노리며 달려들었다.


“하앗!”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밀레나가 있었다.

돌진하는 셰피의 후방으로 따라나섰던 밀레나가 버클러를 쥔 왼팔을 앞으로 내밀고 양팔을 겹쳐서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날렸다.


쿵.


둔탁한 충돌음이 들린다.

밀레나의 버클러가 도그고울의 몸통을 한 걸음 밀어낸다.

[방패 가격Shield Bash] 임이 분명했지만 스킬에 수정치를 받지 못하는 버클러이기 때문인지 그녀의 행동은 평범한 공격동작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건 밀레나가 습득한 스킬이 아닐 것이다.

단순히 스킬을 '아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습득'하는 것.

그리고 그 스킬을 스테이터스의 힘으로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 모두 이렇게나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셰피의 [밀기] 만큼은 아닐지라도. 앱서드의 공격을 저지하는 데는 그정도 만으로도 충분했다.


크르르르. 컹!


이번 전투의 컨셉은 아무래도 몸통박치기로 정해졌나.

그렇다면 나도 유행을 거스르지 않겠다.

[신경가속] 스킬의 지속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덕분에 나도 그 한순간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밀레나에게 빠른 속도로 질주해오는 그림자를 발견하자마자. 롱보우를 집어넣을 새도 없이 그대로 왼손을 활짝 펴서 무기를 놓아버렸다.

수평으로 기울어진 젠틀러가 잠시 공중에서 채공하더니 느릿느릿 땅바닥에 부딪혔다.

투웅 하고 활대에서 흙먼지가 튄다.

나는 허리춤에 매인 드워븐조인팅 숏소드를 뽑아들었다.

몸은 무게중심을 기울여 이미 앞으로 튀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밀레나의 오른쪽 전방에서 그녀를 노리며 입을 벌리고 있는 도그고울을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나갔다.

셰피를 공격해오던 녀석은 밀레나가 저지했지만. 처음부터 밀레나를 노리고 달려들던 도그고울은 이미 그녀의 사각으로 파고들어 있었다.

파팟 하며 도그고울의 앞다리가 땅을 박찬다.


“차앗!”


챙!


녀석의 주둥이가 밀레나의 오른팔에 닿기 전에.

내가 칼을 휘두르는 속도가 좀 더 빨랐다.

약간의 돌가루와 함께 불꽃이 튀었고. 도그고울의 콧등에 부딪힌 숏소드가 묵직하게 떨리며 튕겨져나왔다.

아무리 급하게 휘두른 칼이라곤 하지만 정말 형편없는 공격이구나.

가소롭다 싶을 만큼 거의 아무런 데미지도 입히지 못했다.

그러고보니 축복없는 숏소드로 도그고울과 싸우는 건 처음이었다.

평범한 무기를 +1 의 등급무기로 만들어 주는 그 주문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그리고 축복의 주문이 ‘있다가 없는 상태’ 라는 게 얼마나 감각을 헝클어 놓는 지도 절실하게 깨달았다.

축복 없는 근접공격 따윈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 몸에 힘이 쭉쭉 빠지는 기분이다.

그래도 최소한 밀레나를 공격하려던 녀석의 경로는 바꿔놓는 데는 성공할 수 있었다.


“포웬?!”


그녀가 등 뒤로 나타난 나와. 그녀를 노리고 달려들었던 도그고울과. 내가 원래 있던 자리에 내팽개쳐진 롱보우를 번갈아서 쳐다 보더니 놀란 눈을 뜨고 헛바람을 삼켰다.

공격을 막아준 것에 고마워해야하는 건지 중위에 있던 레인저가 원거리 무기를 버리고 여기까지 나왔다는 사실에 화를 내야하는 건지 갈팡질팡하는 눈빛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화를 내야겠다는 쪽으로 정한듯 하다.


부웅.


밀레나의 오른손에 들려진 시커먼 코뿔소 한 마리가. 숏소드를 맞고 주춤하던 도그고울의 머리를 반대쪽으로 후려갈겨 버렸다.


투퍽.


깨갱!


도그고울의 주둥이가 완전히 돌아가며 돌로 된 사냥견의 이빨이 파팍 하고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돌조각과 돌가루들이 눈높이 만큼까지 튀어오르는 그 짧은 순간 밀레나가 눈을 마주치며 새까만 눈동자로 나를 노려본다.

한 마디 해주겠다는 듯한 눈빛이다.

이크....

얼른 도망가야지.


“어딜 가십니까.”


덥석.


하고 밀레나가 오른손에 든 메이스의 몸통을 오른쪽 어깨 위로 올리며. 버클러를 끼운 왼손으로 내 어깨를 붙잡는다.


“저, 저기 밀레나. 아직...!”


아직 전투가 안끝났어요!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시야가 가려진 밀레나의 등 뒤로.

푸른빛이 감도는 은색의 반월이 날개처럼 번쩍거렸다.


후웅!


츠커컥.


툭.


그리고 밀레나가 왼손은 내 어깨를 잡은 채로. 아래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오른손의 메이스를 한 번 더 내려찍었다.

메이스 머리가 고개를 꿈틀거리고있는 이빨 빠진 도그고울의 몸통을 통과해 바닥에 완전히 맞닿아 버린다.


쾅!


퍼서석.


굳이 볼 필요도 없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전투모드가 완전히 풀려있었다.

뒤쪽에서 드르륵 하고 완드를 집어넣는 특유의 수납음이 들려오고. 아멜이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롱보우를 집어들었다.


탈그락.


“히잉. 우리 젠틀러가 주인을 잘못만나서 이렇게 버려졌네.”


그러면서 먼지를 후후 불고는 소매를 들어 젠틀러의 활몸을 툭툭 털어낸다.


“어제 내가 기껏 정성스럽게 닦아줬는데. 이러면 너무 불쌍하잖아. 그치 젠틀러야. 으응? 너도 서운하다고? 오구오구.”


놀리려는 의도가 하나가득 실려있는 어설픈 발연기를 펼쳐보이며 아멜이 손에 들린 젠틀러의 활대에 뺨을 부빈다.

크으윽....

그치만 나도 할말은 있다.


“여기 이 녀석이 밀레나를 공격하기 직전이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활을 버리다뇨. 전투가 끝나지 않았거나 적들이 연속해서 등장했다면 어떻게 할 뻔했습니까.”


셰피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른겠다는 듯 타이드랩터 +1 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으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릴 둘러보았다.


“그랬어?”


“아니. 활을 내려놓은 건 분명 잘못한 건 맞지만. 결과적으로 잘 됐잖아요. 전투도 무사히 끝났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좋은 거 아닌가요?”


밀레나가 하아 하고 한숨을 쉰다.


“우선 도와주신 건 감사드려요 포웬.”


“별말씀을요.”


조금 분위기가 풀어지나 기대했는데 밀레나가 다시 눈에 힘을 주고 말한다.


“그렇지만 결과만 좋은 게 다가 아닙니다. 전투란 건 언제 어느 순간에 잘못될 수 있는 거예요. 혹 방금 공격에 제가 부상을 입었다고 해도 그게 제 역할입니다. 아멜이랑 포웬이 무사하도록 두 사람이 입을 부상을 대신 받는 거예요. 그게 제가 전위로서 셰피 옆에 서 있는 이유인 겁니다.”


“...네.”


밀레나가 역시나 차분하게 정론을 펼쳤고 이런 밀레나에게 논리로 반박하기란 쉽지않았다.

그러던 그녀가 조금 표정이 어두워지며 묻는다.


“...아니면 제가 전위에 있는 게 못미더우신 건가요.”


어어?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절대 아니에요. 활을 두고 온 건 죄송해요. 그치만 방금은 정말 급했다고 생각해서 그런거 였어요. 결코 밀레나가 불안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구요.”


이건 정말이다.

절대로. 추호도. 단 한번도 밀레나가 전위로서 못마땅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는 나를 보며 아멜이 내 옆으로 다가와 젠틀러를 내밀어 주었다.


“자. 이번에는 잘 풀렸으니까 됐지만. 난 포웬 생각도 밀레나 말도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어, 응. 고마워.”


조금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젠틀러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습관대로 활줄 고리 한 쪽을 밀어넣고 몸에 비스듬히 둘러맨다.


“응. 그렇네.”


셰피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밀레나에게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밀레나. 아무래도 포웬은 처음부터 전열로 올라올 생각이었을 거예요. 수가 너무 많았으니까.”


밀레나가 셰피에게로 시선을 돌려 고개를 갸웃한다.


“그런가요?”


“네. 결과가 정말로 잘 풀리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7마리였잖아요. 만약 그대로 싸워야했다면 한 사람당 두세 마리를 상대해야 했어요.”


“그치. 그리고 이정도 가까운 거리에서는 포웬도 롱보우를 쓰기가 힘들고.”


아멜도 그렇게 덧붙인다.

게다가 최악의 경우 두 사람의 범위에서 벗어나서 나나 아멜에게 달려드는 개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아멜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숏소드를 빼들어야했다.


“...그것도 그렇네요.”


밀레나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시선을 내게로 돌려 말했다.


“미안해요. 포웬. 절 도와주려고 한건데. 제가 너무 자기 생각만 했군요.”


그러면서 고개를 숙인다.

그제서야 나도 조금 휴우 하고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아니예요. 젠틀러를 내팽개치고 온 건 제 잘못이 맞으니까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전열에 합류하겠다고 미리 말하지 않았던 것도 실수구요.”


셰피 말대로 나도 녀석들을 보고서 처음부터 전열로 올라갈 생각을 하고있었다.

근거리에서 롱보우로 공격하는 것과 숏소드를 들고 두 사람의 부담을 한 개체라도 덜어주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이득인지 판단한 거다.

전투 상황이 잘 풀린 건 맞지만. 그래도 [신경가속] 스킬이 없었다면 밀레나를 노리던 녀석을 시야에서 놓쳤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절대로 밀레나를 못믿는다거나 같은 생각은 한 적 없어요. 오히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부탁드려요.”


그렇게 말해주자. 밀레나도 평소같은 표정으로 돌아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밀레나가 갑작스레 자길 못믿느냐고 한 건 정말로 놀랐지만. 어쩐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전열을 믿지못해 서로의 위치를 침범하거나 진형을 흐트러뜨린 건 그녀의 예전 파티가 저지르던 행태 아닌가.

그러니 밀레나로서는 조금 민감한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이상 그녀가 이런 문제를 신경쓰게 하지 않도록 앞으론 좀 더 주의해야겠다.


“그리고 무기를 내려놓고 온 건. 저도 방금에서야 깨달았는데 좀 연습을 해야겠네요.”


밀레나는 라이트 크로스보우에 붙은 스트랩을 이용해 얼마든지 쇠뇌에서 메이스로 무기를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밀레나처럼 빠르게 무기를 스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건 확실히 맹점이었다.


“그렇군요. 방금처럼 급하게 무기를 교체하기엔 롱보우는 시간이 걸리는군요.”


밀레나도 고민들 거들어주며 그렇게 말했다.


“그치만 그게 연습한다고 될까?”


아멜이 흐응 하는 표정으로 중요한 부분을 지적해주었다.


“...그렇네.”


장력이 완전한 상태의 롱보우를 평소처럼 몸에다 걸면 당연히 활줄이 가슴통을 엄청나게 압박한다.

그 상태로는 도저히 근접전을 수행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방금처럼 일 초가 다급한 시간에. 줄을 풀어서 몸에 걸고 다시 숏소드를 꺼내들기엔 너무 느리다.


“저는 잘 모르지만 다른 활을 쓰는 모험가들은 보통 어떻게 하나요.”



그렇구나. 다른 모험가들은 어떻게 할까.

물어보는 게 번거로운 건 둘째치고 활에 관한 일을 모르는 모험가에게 상담하기엔 어쩐지 자존심이 상한다.


“아마 느슨하게 맬 수 있는 도움줄을 추가로 걸어두거나 하겠죠. 장비벨트나 반돌리어에 걸 수 있도록 활몸에 감는 고정쇠도 있구요. 둘다 저랑 로렌이 쓰는 방식은 아니지만.”


그치만 자존심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긴 하다.

숲에서 활동할 때는 방금처럼 급하게 무기를 바꿔야 하는 순간이 아예 없었다.

던전에서처럼 근거리와 원거리를 번갈아가며 싸울 필요도 없고 애초에 그런 상황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롱보우를 교체할 때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건 중요한 경험이었다.


“다음에라도 기회가 되면 활에 부착할 수 있는 악세서리를 추가로 알아봐야겠네요. 그리고 방금 전투도 되짚어볼 게 좀 많은 거 같구요.”


“응. 나도 아멜이 세 번째로 완드를 쐈을 땐 놀랐어.”


셰피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해준다.


“헤헷. [엑스트라 오버파이어] 는 오버파이어의 패널티를 줄여줘. 하루에 1번 뿐이지만.”


“그렇다는 건 과연사의 패널티는 역시나 긴 휴식을 취해야하나보네.”


“응. 내가 전에 얘기하지 않았나?”


그땐 휴식을 취해야한다고만 했지. 긴 휴식인지 짧은 휴식인지는 몰랐다.


“이열. 포웬이 똑똑해졌어.”


아멜이 박수를 쳐주니 자연스럽게 콧대가 높아져서 어깨가 뻣뻣해졌다.


“훗. 나도 이제 조금씩 스킬들을 읽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고.”


방금 싸움은 서로의 스킬을 처음 사용해보는 전투였으니 앱서드들 보다 파티원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티원들 끼리 호흡을 맞추고 서로의 스킬에 대해 알아두는 게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치만 이 얘긴 나중에 하고 우선 전리품부터 정리하자.”


그러면서 얏호 하는 소리와 함께 아멜이 주변에 있는 온갖 포즈의 들개 조각상들을 발로 툭툭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뭔가를 까먹고 있었단 걸 깨달았다.

어어...? 전투가 대체 왜 풀린거지?


“참. 남은 한 마리!”


급하게 주변을 훑어봤는데. 전투 중에 상태이상이 걸린 듯 움직이질 않았던 맨 처음의 한 마리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아. 걔는 아까 저쪽으로 도망가던 걸. 포웬이 밀레나한테 잡혔을 때 즘에.”


일단 우리 근처에 있는 도그고울 2마리는 아무런 전리품이 없다는 걸 확인한 아멜이 고개를 들어서 무심하게 중얼거렸다.


“뭐?”


아니. 도망가는 걸 봤으면 잡아야지.


“왜?”


“왜라니....”


앱서드를 잡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잡는 거지.

처음엔 아멜이 대체 무슨 소릴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도와줄께.”


“네. 저도 돕겠습니다 아멜.”


셰피랑 밀레나가 웃으면서 아멜의 전리품 정리를 도와준다.

나는 여전히 머리에 물음표를 띄운 상태로 턱에 손을 짚고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혼자서 놀고있긴 뭐하니 나도 전리품을 줍기 위해 사냥개 조각상들이 널부러진 위치로 다가갔다.

아까 아멜의 세 번째 완드공격에 머리가 사라져버린 그 도그고울이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바닥에 무언가가 질질 끌리는 듯한 자국이 채석장의 대공동 깊숙한 곳으로 나아있는 걸 발견했다.


“아아.”


그래서 였구나.

셰피가 어느샌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귓가에 속삭이듯이 물었다.


“할 수 있겠어?”


조금 옛날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나를 훈련시킨답시고 숲속에 온갖 가짜 흔적과 방해물을 뿌려놓았던 로렌의 모습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뜬금없는 타이밍이지만 그 추억을 떠올리자 왠지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

망할 털복숭이 같으니.


“흐음....”


동시에 무척 반가운 느낌도 든다.

그치만 너무 오랜만인데.

아니. 정말로 마지막으로 이걸 한 게 벌써 까마득한 옛날 처럼 느껴진다.


“7마리나 되는데 고작 송곳니 하나라고?!”


분노에 휩쌓인 아멜의 외침을 귓등으로 흘러넘기며.

바닥으로 자세를 낮춰 우리에게서 도망쳐버린 녀석이 남긴 흔적을 조금 살펴보았다.

채석장의 바닥면은 원석덩어리과 유사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단단한 강도의 유리질이었다.

천장에서 녹아내린 용암이 평평하게 굳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때문에 푹신한 흙으로 덮힌 숲에서처럼 금방 눈에 띄는 흔적이 남지는 않았다.

하지만.


“할 수 있을 거 같아.”


셰피를 향해 씨익 웃어주었다.

셰피가 쓰읍 하고 숨을 삼키더니 팔을 들어올렸다가 조금 자중해야지 라고 중얼거리며 내려놓는다.

방금은 대체 뭐지.

그리고 셰피가 마주 웃어주었다.


“부탁할께.”


“응.”


고개를 들어올리자.

우리에게서 도망쳤던 도그고울 개체가 만들어낸 흔적들이 눈앞에서 점과 점으로 연결된 하나의 기다란 선이 되어 채석장의 북쪽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이틀 전.

던전에서 습격을 받았을 때는 녀석들이 우리를 쫓아 갑작스럽게 기습을 했었지.

하지만 우린 살아남았고 그때의 승부는 아직 결판이 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가 녀석들을 추적할 시간이다.


****


작가의말

다섯 번째 파트가 끝이났습니다! 

여섯 번째 파트의 제목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미 정해져있는 느낌인 것 같네요.


슈퍼 퀘스트를 읽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중간에 한달 휴재를 거쳤음에도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시고 또 제 글을 기다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원래 계획은 좀 더 일찍 1부를 마치고 긴 텀을 두고 쉬어서 세이브 분량도 다시 넉넉하게 확보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휴재도 그렇고 손목도 그렇고 심지어 분량조차도 원래 생각한 것 보다 길어져서 역시 세상일이 계획대로 되는 게 많지 않구나 라고 실감하고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멋진 글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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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85. (1) +6 21.08.16 174 22 21쪽
216 84. (3) +5 21.08.13 180 29 24쪽
215 84. (2) +5 21.08.11 177 20 27쪽
214 84. (1) +4 21.08.09 163 24 24쪽
213 83. (2) +1 21.08.06 177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4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1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2 22 18쪽
209 82. (2) +2 21.07.28 169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3 24 25쪽
207 81. +8 21.07.26 190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1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3 22 20쪽
204 79. (2) +3 21.07.20 188 20 20쪽
203 79. (1) +1 21.07.19 181 24 25쪽
202 78. (4) +12 21.07.14 246 31 28쪽
201 78. (3) +5 21.07.13 191 25 23쪽
200 78. (2) +9 21.07.12 188 27 21쪽
199 78. (1) +2 21.07.10 190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4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1 16 19쪽
» 76. (2) +2 21.07.07 185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3 20 18쪽
194 75. (2) +1 21.07.05 188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1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1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3 20 17쪽
190 73. (2) 21.06.03 219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0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2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3 25 18쪽
186 72. (1) +3 21.05.29 237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0 21 15쪽
184 71. (1) 21.05.27 237 20 16쪽
183 70. +3 21.05.26 250 20 20쪽
182 69. (2) +1 21.05.25 258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4 15 15쪽
180 68. (3) +3 21.05.22 256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3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2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6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69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8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7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3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3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6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29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8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7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8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0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1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0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7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4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30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3 23 11쪽
79 31. (1) 21.03.22 428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40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8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1 32 14쪽
65 26. (4) +6 21.03.14 472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2 30 13쪽
60 25. (3) +1 21.03.12 456 28 14쪽
59 25. (2) 21.03.11 468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8 29 14쪽
56 24. (3) 21.03.09 485 26 12쪽
55 24. (2) 21.03.08 466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70 32 9쪽
49 22. (2) +1 21.03.05 520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3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59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3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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