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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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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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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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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1) Level One.

DUMMY

77. Level One.


나는 0레벨 논클래스이다.

그렇지만 셰피는 파이터이고 아멜은 이미 위저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듯. 동료들도 나를 한 사람의 레인저로 받아들이고있다.

그렇다면 레인저란 대체 무엇인가.

레인저와 레인저가 아닌 사람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활을 쓰는 거? 글쎄.

그건 흔히 떠올리는 레인저의 모습 중 하나가 맞지만 그걸 클래스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는 없다.

파이터 클래스 중에도 원거리 공격의 전문가들이 있고 심지어 군인들도 레인저 못지않게 활을 잘 다룬다.

비슷한 질문을 로렌에게 던진 적이 있었다.


“레인저는 사실 산지기나 숲지기 들이지. 직업도 없이 활만 들고 돌아다닌다고 레인저라고 부르지는 않잖아. 빵을 만들면 제빵사. 맥주를 만들면 양조장이인 거지.”


“에이. 그런거 말고. 모험가들 기준으로 말야.”


로렌이 장난스럽게 대답하며 화제를 돌리려하지만 나는 끈덕지게 달라붙어보았다.

그러자 로렌도 조금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레인저는... 그래. 세 가지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그 시절의 나는 이 이야기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해주는 로렌의 목소리와 흔들리는 양초불과 내가 쓸 사냥용 활의 손잡이 끈을 감아주는 로렌의 뒷모습은 지금도 또렷히 기억하고있다.


“첫째는 적에 대한 학습Ranger's Enemyology.”


레인저는 대상의 행동, 습성, 신체 구조의 강점과 약점에 통달하여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적으로부터의 우월성을 잃지않는다.

지식과 훈련과 그 모든 노력을 통해 그 자체로 적에게 천적이 되는 것이다.


“둘째는 환경에 대한 적응

Environmental Advantageousness.”


레인저는 그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하는 법을 배운다.

숲이라면 숲. 평야라면 평야. 산이라면 산. 동굴이라면 동굴. 그리고 성벽으로 둘러쌓인 대도시의 건물들 한가운데에 있을지라도. 레인저는 자신이 적응하고자 하는 환경에서 최대한의 이득과 유리함을 획득한다.


“셋째는 탐지와 추적Detection and Tracking.”


레인저는 적을 찾아내고 또 찾아간다.

대상을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한 레인저는 자연스럽게 적들의 존재를 파악하고 흔적을 따라가는 기술에 고도로 숙달된다.

마법사가 주문을 쓰고. 위버들이 초능력을 쓰고. [함정 해제] 와 [은신 공격Sneak Attack] 이 로그들의 아이덴티티이듯.

이 세 가지 스킬들이야 말로 다른 어떤 클래스도 흉내낼 수 없는 레인저만의 고유한 능력인 셈이다.

열 몇 살 꼬마애한테 왜 그렇게 어려운 단어를 써가면서 설명해준 건지 지금도 이해는 못하겠지만. 떠올려보면 로렌이 해준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사슴 발자국을 찾거나 늑대들의 배설물을 뒤적거리며 보내온 그 시간들이 이런 순간에 이런 방식으로 유용하게 쓰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내 눈에는 지금. 우리에게서 도망친 도그고울이 만들어낸 흔적이 빛나는 자국처럼 선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신들에게서 부여받은 스테이터스의 감각이. 내 신체가 쌓아올린 훈련과 경험 위에 덧씌워져서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선명하게 그 흔적들을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굉장하구나.

이제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으니 스테이터스에 놀랄 일 같은 건 더 없을 줄 알았는데.

세상에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아직도 이렇게나 많다.

우리는 우리에게서 도망쳤던 마지막 도그고울을 추적하는 중이다.

가슴과 앞다리에 볼트와 화살을 얻어맞은 녀석은 어째서인지 전투의지를 상실해서 등을 돌리고 달아나버렸다.

출혈이 있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신체 일부에 손상을 입은 게 확실하다.

그래서인지 녀석은 눈에 띄게 한쪽 다리를 저는 듯한 흔적을 만들어내며 던전 방위상으로 북쪽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조금 고민을 해 보았다.

어쩌면 이것도 명령을 받은 것일까.

우릴 유인해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치만 도그고울들이 ‘싸우다가 불리해지면 도망쳐라’ 와 같은 복잡한 수준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을 거 같진 않다.

그랬으면 처음부터 7마리의 앱서드들이 무작정 돌진하는 식으로 공격해올 리도 없었을 테니까.


“반대아닐까.”


아멜이 말한다.


“반대?”


“오히려 명령이 풀린 걸지도. 그리고 제정신을 차리고 도망친 거야. 채석장은 싸우기에 불리한 장소기도 하니까.”


“...흐음.”


아멜의 설명을 들으면 녀석의 행동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의문이 해결된 건 아니었다.

오늘 일어났던 일들 중에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일들이 있다.

원인은 대충 짐작이 가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 알 수 없는 거다.

맨 처음 전투에서는 두 마리의 도그고울 중 한 마리가 되돌아갔다.

그 다음으로 정찰 중에 마주쳤던 세 마리의 도그고울 모두가 되돌아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상을 입은 도그고울 한 마리가 전투 중에 이탈해서 어딘가로 도망을 치고있다.


“분명 우리가 찾는 그 녀석이 원인인게 분명할텐데.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지.”


바닥의 흔적들을 살펴보며 나아가는 내 뒤를 차근차근 뒤따라오던 파티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치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네요.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응.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이 이상 수수께끼가 늘기 전에 해치워버리자.”


밀레나와 셰피가 시원시원하게 답을 내려준다.

그렇지. 결국은 싸워야 하는 상대이다.

도중에 한 차례 정도 휴식을 취하고 나서는 마침내 채석장 구역을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는 채석장을 빠져나와 북쪽으로 향했다.

지도를 펼쳐보니 계층의 안전공간을 중심으로 동북 쪽은 ‘검은 벽’ 이라는 명칭이 붙은 지역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검은 벽 이라고 하긴 했지만 던전의 통로가 딱히 검은색으로 변했다거나 하는 변화는 없었다.

그럼 왜 검은 벽이지.

던전의 익숙한 사암석 통로로 들어서자 역시나 최대 시야가 30여 톨미터 정도로 후욱 줄어들어 버렸다.

휘영석이 설치된 영역은 이미 한참 전에 벗어나버린듯 내부는 아무런 광원도 없이 어둑컴컴하기만 했다.

때문에 채석장을 빠져나오고 부터는 더이상 휘광석 랜턴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고. 우리 파티는 주변의 반경 10여 톨미터를 밝혀주는 아멜의 스타라이트 마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언션 스타풀 루미너시스]


주문을 끝마친 아멜이 던전의 통로 천장을 가득 매운 은은한 별자리들을 보며 어쩐지 안심이 된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뭔가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는 듯 하다.


“난 채석장보다 오히려 이쪽이 더 좋아.”


“그래?”


“응. 거긴 천장이 쓸데없이 높은데 또 시커멓고 하니까. 오히려 산만해지는 기분이야.”


반면에 던전 통로는 스타라이트 주문으로도 높이 5 톨미터 정도인 천장을 환하게 밝힐 수 있으니 채석장보다는 훨씬 안심이 된다고 한다.

탐사꾼들은 채석장이 더 좋다던데 사람마다 느끼는 게 조금씩 다른 모양이다.


“밝기는 괜찮아?”


그런 아멜이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나한테 묻는다.


“괜찮아. 문제 없어.”


휘광석 램프보다는 당연히 어둡지만 아멜의 라이트 마법으로도 앱서드의 흔적을 추적하는데에는 아무 문제도 없다.

이동은 계속된다.

도중에 몇 번이나 {네 발 거미} 나 {스톤비틀} 같은 앱서드들 한두 무리를 발견하긴 했지만 모두 전투없이 지나쳤다.

싸우는 도중 우리가 쫓던 도그고울의 흔적이 지워질지도 모르고 가급적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이다.

역시나 이런게 던전이지.

익숙하다고 해야하나.

탐사꾼들과 함께 했을 때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나쁘지는 않지만. 던전 탐험이라고 하면 역시 이런 조용한 느낌이 맞는 것 같다.

전투를 벌이는 시간을 제외하면 모험가의 던전 탐사라는 건 대부분은 이렇게 통로를 이동하는 시간이 차지하곤 했다.


“던전에 오래있다보면 낮밤이 바뀌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네요.”


우리야 1계층만 탐험하고 있지만 아래 계층으로 향하는 파티는 던전 내부에서 캠핑을 하며 탐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자연히 그런 식으로 숙식을 해결하다보면 던전 밖으로 나올 때 즘엔 낮밤의 밸런스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도 비일비재인 모양이다.


“야간에 활동하는 모험가들이 그런 경우겠죠.”


밀레나가 말했다.

밤이 좋아서인 경우도 있겠지만 그냥 낮밤의 시차가 엉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간에 활동하는 경우도 있겠지.


“요랄다 파티도 사흘을 꼬박 던전에서 있다오면 잠 때문에 고생하긴 했어요.”


셰피가 옛추억이 생각났다는 듯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나중가서는 ‘꿈가루Dream Powder’ 라는 마법 시약을 사서 서로 뿌려주고 난리를 피우기도 했죠.”


“오호.”


시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멜이 눈을 반짝였다.


“꿈가루? 그런 것도 있어?”


전에 말했던 반짝이가루 랑은 다른건가.

셰피보다 아멜이 먼저 대답해줬다.


“[수면Sleep] 마법을 아주 약한 수준으로 걸어줄 수 있는 매직 아이템이야.”


“약한 수준으로 건다고?”


“응. 시약을 통해서 원래 주문과 비슷한 효능을 만들어낸거야. 따지고보면 힐링 포션도 희석해서 량을 늘리곤 하잖아.”


힐링포션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원리는 이해했다.

주문의 힘을 모방해서 그 열화판에 가까운 시약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법 그 자체를 불러내는 값비싼 스크롤에 비해서 여러가지로 쓸모도 많아보였다.

오호.

신기하다.


“그치만 사용법을 잘 모르면 기껏해야 하품이 나오는 수준일텐데.”


셰피가 아멜의 말에 격하게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니까. 잠자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파올이 주머니로 하나 가득 사왔는데. 처음에는 아무런 효과도 없어서 사기를 당했다고 방안에서 길길이 날뛰었어. 옆에 누워있다가 시끄럽다고 화가 난 마그니스가 파올한테 [침묵Silence] 주문을 걸어버렸고.”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요랄다와 셰피가 멱살을 잡으며 유치하게 투닥거리고 있는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고 한다.

무료로 쓸 수 있는 제일 확실한 수면제를 원하냐는 요랄다의 말에 두 사람 모두 셰피를 쳐다본 뒤에 얌전해졌다는 편안한 결말이다.


“나중에 뷔르도 아저씨가 알려줬는데. 꿈가루는 담겨있는 수면 효과가 너무 약해서 저항을 하는 거래.”


아아.

칼이나 화살이 때때로 빗나가는 것 처럼. 마법이라고 해도 때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가 있다.

마법의 효과가 대상의 주문 저항에 완전히 가로막힌 것이다.

게다가 이런 종류의 소모성 매직 아이템들은 주문이 약해진 만큼 그 위력도 너무 약하기 때문에 본인이 자기 자신한테 사용한다고 할 지라도 효과가 미미하다고 한다.


“그래서 꿈가루는 잠들려고 쓰는 게 아니라 이미 잠들어있는 사람이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쪽이 더 효과가 좋아.”


아멜도 그렇게 말해준다.

그러니 저 경우에는 그냥 파올이 아이템 사용 설명을 제대로 안들었던게 문제였던 걸로 보인다.

착한 모험가라면 언제나 용법 용량을 꼭 준수하도록 합시다. 전문가들이 만들어놓은 거잖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우리 파티는 어느덧 한 번의 휴식을 더 거치게 됐다.

스테이터스의 실에서 느껴지는 실타래돌의 거리는 대략 10여 파미터Farmeter.

함정을 밟았을 때 만큼은 아니지만 꽤 멀리왔다.


“부상당한 앱서드가 방향을 틀진 않은 것 같고. 순찰 중에 만났던 세 마리도 북쪽으로 향했으니까. 아마 여기가 맞을 꺼예요.”


그러니 다음 휴식이나 다다음 휴식 내에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응. 알았어.”


느낌이랄까 감에 의지한 판단이지만. 셰피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이다.


“알겠습니다.”


“예이.”


밀레나와 아멜도 각자의 대답을 들려준다.

그러니 이 즘에서 모든 전투 준비를 끝맞춰야한다.

병원에서 만남 모험가가 이야기해 주었던 붉은색 도그고울에 대한 정보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우선 녀석은 장님이라고 했어요.”


다만 평범한 앱서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던전을 내려다보는 시야를 가지고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개체들에게 명령을 내린다고 했지.”


아멜이 말했다.

이건 너무 잘 알고있으니 굳이 또 되짚을 필요는 없다.


“상처를 회복하는 수단을 가지고있다고도 했습니다. 쉽사리 이해는 못했지만 조심해야겠군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1계층의 도그고울 수준을 벗어날 순 없어요.”


밀레나의 말에 셰피가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그러니까 최대한 빠르게. 모든 화력을 집중해서 단번에 없애버리죠.”


전투에 있어서 만큼은 무섭도록 냉정한 셰피가 녀석에게는 조금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멜이 입을 열었다.


“우린 지금 도그고울을 추적하고 있잖아. 그 점을 최대한 이용하자.”


던전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전투는 우연한 조우Random Encouter로 시작된다.

앱서드들은 어딘가로 어슬렁거리고 모험가들 역시 이런저런 목적으로 이동 중에 서로가 만나서 전투를 벌이는 거다.

보통은 모험가가 앱서드를 발견한 뒤 전투를 시작하지만. 때론 앱서드가 먼저 모험가에게 달려들기도 한다.

반면 게이트키퍼와의 전투는. 즉 보스전Boss Fight이다.

녀석들은 해당 계층에서 가장 강한 앱서드 개체로서 한 자리에서 다음 계층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험가들 가로막고 그 경계선을 지키고 서 있다.

그렇다면 그 붉은색 도그고울은 어떤가.

엄밀히 말하자면 녀석은 모험가들로부터 도망을 치고있다.

지난 이틀 동안 엄청나게 많은 모험가들이 도그고울들을 사냥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1계층을 헤집어 놓았다.

게다가 앱서드가 바깥 세상의 요일 개념까지 인식할 순 없을테니까 오늘이 주말인지도 전혀 모르고있을 것이다.

즉. 녀석은 아직도 모험가들을. 자신이 부릴 수 있는 앱서드보다 몇 배의 인원 수로 몰려드는 그 미지의 존재들을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있다.

일곱 마리나 되는 개체를 한꺼번에 보내놓고 자신은 그림자조차 비추지 않고 있는 게 그 증거다.

그러니 녀석과의 전투는 우연한 조우도 아니고. 게이트키퍼처럼 하나의 장소를 지키고 서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행동패턴은 던전에서 조금 드물기에 다른 모험가들도 녀석을 쉽사리 처리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녀석을 추적하고있다.

1계층의 도그고울들이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판단했고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찾는 붉은색 녀석이 있을 거라 결론내렸다.

그리고 추적자는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전투를 결정할 수 있다는 압도적인 이점을 가지고있다.

그 이점을 이용하는 거다.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3가지야.”


아멜이 손가락 세 개를 들어올린다.


“하나는 녀석 주변에 쫄따구들이 엄청나게 많은 경우.”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전열 두 사람이 최대 두 마리의 앱서드와 마주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네 마리 이상만 돼도 역시 위험하다.


“저희에겐 가장 어려운 조건이군요.”


“응. 솔직히 그런 상황이라면 그냥 물러나서 다음을 기약하는 게 낫긴 해.”


“그치만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장담할 수 없어.”


내가 말했다.

지금처럼 도망친 도그고울의 흔적을 추적해서 녀석을 쫓을 수 있는 기회가 아무때나 찾아오는 건 아니다.

게다가 채석장에서의 전투.

7마리나 되는 앱서드들을 상대하느라 스킬을 소모하긴 했지만 분명 녀석이 통솔하는 도그고울들의 숫자도 크게 줄었을 것이다.

이대로 내일이나 모레가 된다면 녀석은 다시 주변의 무리를 불러들여 수를 회복할 지 모른다.


“알아. 그러니까 이건 그냥 시나리오야. 만약 이 경우처럼 적들이 너무 수가 많다면 일단 도망쳐보자.”


“안싸우는 것도 아니고. 도망치자고?”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긴 하지만 그냥 싸우지 않는 것과 싸우다가 도망친다는 것은 조금 의미가 다르다.

아멜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 맞아. 전투를 걸고 도망치자고. 그리고 만약 녀석이 우릴 쫓아오면 저번처럼 최대한 도망치면서 숫자를 줄이고 그 다음에 다시 되돌아가서 싸우는 거야. 이름하여 짤짤이 공격.”


도그고울들은 원거리 공격을 가지고있지 않다.

그러니 우리의 원거리 공격이 닿는 최대 사거리에서 녀석들을 공격하고 도망치는 걸 반복해보자는 이야기였다.


“정말 비겁한 방식이네.”


그치만 왠지 마음에 쏙 든다.

올가미를 파놓고 은밀하게 매복해 있다가 화살 한 발로 사슴을 사냥하는 게 레인저다.

직접적인 정면대결을 피하고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려 한다는 점에서 진짜로 꽤 취향에 맞긴 했다.


“만약 우두머리가 도망치려고 하면 어떻게 할까요.”


밀레나가 물었다.

아멜이 손가락을 하나 더 접는다.


“그때는 주변의 다른 개들을 버림말로 쓴다는 거니까. 개들도 통솔되지 않은 상태일거야. 그렇다면 우리도 달려드는 놈들을 전부 없애버리고 녀석을 쫓아가야지.”


사실 도그고울 한 마리 한 마리의 전투력은 그다지 위협적인 수준이 아니다.

방심할 수는 없지만 그래봐야 개체 하나의 공격 방식은 들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몸통 박치기를 하거나 이빨을 드러내 깨물기Bite 공격을 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녀석들의 진짜 두려움은 수적인 우위로 뭉쳐서 그 무리를 통솔하는 개체가 있을 때에 발생한다.

그러니 그 붉은색 도그고울이 원거리에서 전투를 시도하는 우릴 보고 도망가버리면. 아까 채석장의 경우처럼 전투를 통솔하는 아무런 우두머리 개체도 없게 된다.

자연히 전투의 난이도도 훨씬 줄어들겠지.

그리고 채석장처럼 개방된 공간이 아닌 던전의 통로라면. 우리도 진형을 갖춰서 얼마든지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다.


“응. 알았어.”


셰피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멜이 마지막 남은 손가락 하나를 접는다.


“마지막은 녀석 주변에 도그고울들이 거의 없을 경우. 이 때는 우리 원거리 공격을 전부 때려박고 녀석이 도망치기 전에 한꺼번에 달려들자.”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 꿀맛같은 상황이 형편좋게 일어날 리가 없잖아.”


세 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손쉬운 조건이지만 반대로 현실성이 거의 없었다.

정말로 그런 좋은 기회가 찾아오면 셰피 혼자 달려가서라도 녀석을 끝장낼 수 있겠다.

아멜도 어깨를 으쓱했다.


“뭐. 그냥 해본 소리지만 어찌됐든 우리가 해야할 일은 잊지 말자는 거야.”


“네. 중요한 건 적들의 숫자. 그리고 우두머리가 전투를 벌일 지 도망갈 지의 여부입니다.”


“그 우두머리 앱서드는 제가 상대할께요. 밀레나는 다른 개체들을 맡아주세요.”


“알겠습니다.”


셰피와 밀레나가 전열끼리 서로의 간격이라던가 작전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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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76. (2) +2 21.07.07 185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3 20 18쪽
194 75. (2) +1 21.07.05 188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1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1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4 20 17쪽
190 73. (2) 21.06.03 219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0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2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3 25 18쪽
186 72. (1) +3 21.05.29 237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0 21 15쪽
184 71. (1) 21.05.27 237 20 16쪽
183 70. +3 21.05.26 250 20 20쪽
182 69. (2) +1 21.05.25 258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4 15 15쪽
180 68. (3) +3 21.05.22 256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3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3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6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69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8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7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4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3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7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29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8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8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9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0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2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0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7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4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30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3 23 11쪽
79 31. (1) 21.03.22 428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40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9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1 32 14쪽
65 26. (4) +6 21.03.14 472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3 30 13쪽
60 25. (3) +1 21.03.12 456 28 14쪽
59 25. (2) 21.03.11 468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8 29 14쪽
56 24. (3) 21.03.09 485 26 12쪽
55 24. (2) 21.03.08 466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70 32 9쪽
49 22. (2) +1 21.03.05 521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3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60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4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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