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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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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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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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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2)

DUMMY

나도 아멜을 돌아보고 말한다.


“만약 첫 번째 시나리오같은 상황이 펼쳐지면. 내가 아멜을 들고 뛸텐데 괜찮겠어?”


아멜이 으엑 하고 조금 벌레씹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보더니 다음으로 자신의 몸을 둘러본다.


“포웬이니까 허리까지는 세이프로 해줄께. 잘 부탁해.”


“뭔 소리야.”


“그리고 가급적 완드를 쏘기 편하도록 어깨 높이까지는 들어줬으면 좋겠어.”


한숨을 쉬었다.


“셰피만큼 시야가 높진 않을테지만. 최대한 노력해볼께.”


“응.”


아멜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만 역시나 셰피처럼 할 자신은 없고. 정말로 도망가는게 급해지면 어린애처럼 안아드는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셰피와 밀레나의 대화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 모험가는 보스를 상대할 땐 가능한 두 사람이 교전 상태를 유지해줬으면 한다고 해줬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의해서 나쁠 건 없을 것 같아요.”


“네. 그 이야기는 어제 들었죠. 그렇지만 무척 까다로운 요구네요.”


밀레나도 잠시 생각에 잠긴다.


“녀석들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다면 역시 최대한 빨리 우두머리를 잡는 쪽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조금 위험부담이 있더라도요.”


셰피가 우두머리를 상대하면 다른 개체는 자연히 밀레나가 막아야 한다.

그렇다고 필요에 따라서 적들 사이를 마음대로 옮겨다닐 수도 없으니. 실제로 전투가 벌어지면 무척 성가신 조건이 된다.


“저는 포션을 사용하는 경우도 생각해두고 있어요.”


셰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부상을 입을 지라도 우리에겐 율리아나가 건네준 목숨줄이 남아있다.

밀레나가 아쉬움이 넘치는 목소리로 말한다.


“제가... 좀 더 클레릭으로서 제대로 된 인간이었다면 회복 주문도 쓸 수 있었을텐데요.”


그녀의 주문 횟수가 1레벨에 1개 밖에 없는 것은 다른 평범한 클레릭에 비해 불리한 게 맞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클레릭이다.

여기선 어설프게 위로하기 보다는 다가올 전투에 집중하는게 맞다고 본다.


“쓸데없는 걱정이에요.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구요.”


셰피가 밀레나에게 냉정한 어조로 말을 건넸다.

부상이 걱정이라면 부상을 안입으면 된다.

단지 그 뿐이다.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돼.”


아멜도 밀레나에게 그렇게 말을 해줬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


셰피의 단호한 말투와 아멜의 응원을 들은 밀레나가 정신을 차리려는 듯 양뺨에 찰싹 하고 손바닥을 부딪힌다.


“네. 그렇죠.”


그리고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부터는 언제 전투가 벌어질 지 모르니. 저번에 했던 ‘잔꾀’를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밀레나가 말 한 잔꾀라는 건. 축복의 주문을 사용하고 곧바로 한 번 더 짧은 휴식을 취하는 걸 말한다.

그러면 처음의 축복은 지속시간을 유지한 채로 또 한 번의 주문 횟수를 준비할 수 있다.

자연히 적에게 대응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

주문 횟수가 많은 평범한 클레릭들은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할 필요가 없지만. 0레벨과 1레벨로 이루어진 우리 파티에게 이 번거로운 편법은 무척이나 중요한 전략이었다.

밀레나가 메이스를 들어올렸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생각에서인지 나를 쳐다본다.


“축복은 포웬이 받으시겠습니까?”


“네?”


놀라서 되물었다.


“포웬이 이번에도 근접전을 고려하고 있다면 어떠신가 해서요. 제 메이스는 때리기Basting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축복이 없더라도 숏소드 보다는 상황이 나아요.”


흐음....

똑같이 축복없는 메이스와 축복없는 숏소드가 있다고 했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이득인가 하는 질문이다.

밀레나의 말대로 메이스는 축복이 없다고 하더라도 도그고울들을 상대하기에는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숏소드는 아까 내 어설픈 공격이 증명하듯. 대장간에서 돌을 찔러넣었던 때처럼 공격 한 번에 온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돌가루만 튀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그렇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축복은 역시 전열에 서는 밀레나에게 더 필요할 거 같아요.”


축복받은 숏소드를 휘둘러 도그고울들을 잘라낼 때는 확실히 대단한 위력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욕심이 아예 안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파티의 전술이 더 우선이다.

아직 우리가 상대해야할 앱서드의 숫자도 모르는데. 셰피와 밀레나가 우두머리를 최대한 빨리 쓰러뜨리자고 정한 만큼 그 전략에 따라야한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조차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파티도 있다고 했지.

처음 들었을 땐 바보같은 행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축복의 주문을 한 번 맛보고나니 함부로 우습게 볼 수 만도 없었다.

밀레나도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기도를 외웠다.


“자비와 평안과 안녕의 수호천사여. 진실한 기도로 그대의 축복을 바라나니. 당신의 이름아래에서 당신께 승리와 영광을 바칠 수 있도록. 그 빛을 비추어 주세요.”


축복을 쓸 때마다 매번 조금씩 영창이 달라지는 거 같은데 저래도 되는 건가.

아멜에게 살짝 귓속말을 해 보았다.


“나도 몰라.”


저번의 전투에서 밀레나는 달려가는 와중에도 축복의 주문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었다.

추측에 불과하긴 하지만. 그 행동의 영향으로 어쩌면 주문의 영창을 변형하거나 단축시킬 수 있는 스킬 같은 걸 얻은 게 아닐까. 그리고 밀레나 본인은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무기 축복Weapon Blessing]


잔물결 없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검은 호수가 밀레나를 중심으로 바닥에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간다.

주변에 퍼진 어두운 수면은 아멜이 불러낸 스타라이트 주문의 빛을 거울처럼 반사했고. 덩달아 호수에 비치는 천장 역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가득 채워져 있는 듯 한 신비로운 착시를 만들어냈다.

그 하늘 저 깊고 어두운 밑바닥에서부터 혹은 던전의 보이지않는 하늘 위에서부터.

빛나는 기둥이 밀레나에게 다가오며 그녀가 쥐고있는 메이스에 은은한 광원을 채워나갔다.


“예쁘다.”


셰피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주문이 화려한 걸 넘어서 바라만보고 있어도 어쩐지 편안함이 느껴진다.

아멜이 완드를 쏘거나 마법을 사용할 때면. 내 능력으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의 법칙이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는데.

밀레나의 기도는 초월적인 존재와 그 존재가 내려주는 힘이랄까. 지식이나 합리성 너머에 있는 기적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게 했다.


“내 별빛 마법이 예뻐서 그런가?”


아멜도 비슷한 감상을 느꼈는지 이유도 없이 으스댄다.


“밀레나의 기도는 뭔가 특별한 거 같아요.”


셰피가 말했다.

밀레나가 메이스를 거꾸로 쥔 손을 이마 앞에 들어올린채로 잠시 작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는 장비벨트의 왼편에 메이스를 걸어두며 대답했다.


“그런가요?”


“이런 말 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요랄다 파티에 있던 마그니스는 자기가 믿는 신한테 대드는 느낌이었거든요. 기도를 할 때면 감사 라기 보다는 ‘언젠가 내가 죽는 꼴 보고싶으시냐’ 고 중얼거리기도 하구요.”


셰피의 이야기를 듣는 우리 세 사람도 조금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얼굴이 됐다.

저런데도 모험가로서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단 뜻이니 그것조차도 신들의 애정에 포함되려나. 아니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만치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둘 중 어느 쪽이 맞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렇군요.”


밀레나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저도 다른 클레릭들이 어떻게 기도하는 지는 그닥 본적이 없네요.”


“수호천사를 섬기는 같은 성직자들 끼리 교류하거나 그런 적 없었나요.”


별 뜻 없이 던져본 질문이었는데.

밀레나가 생각 외로 버벅거리며 무척이나 당황해했다.


“아... 네. 그게 조금. 저한테는 여러가지로 무리였습니다.”


셰피랑 눈이 마주쳐서 둘 다 고개를 갸웃했다.

별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으면 신경 안써도 됐는데. 잠시 생각을 고르던 밀레나가 그래도 또 성실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그... 다른 사람들 문제가 아니라 제 문제였습니다. 수호천사의 성직자라고 하면 대부분은 어릴 때 부터 수도원으로 들어가서 매일 같이 수양을 거친 사람들입니다. 다른 신앙은 잘 모르겠지만요.”


서부나 북부의 신앙이 가문이나 성좌에 따라 나눠지고. 인간 이외의 종족들이 개별적인 종족 신앙을 믿거나 하는 것에 비해.

남부의 수호천사 신앙은 거대한 하나의 단일 신앙 체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다른 여러 신앙과 비교해봐도 꽤 독특한 형태를 가진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성소는 ‘신전’이 아니라 ‘성당’이라고 불리며 르당바울 같은 북부 도시에도 교회 건물이 있을 만큼 꽤 커다란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밀레나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클레릭은 그런 수도자들 중에서도 일부 만이 가능한 클래스라고 해요. 모든 수도자들이 각성의 의식에 도전하는 건 아니지만 자질이 있는 일부 만이 클레릭이 될 수 있는 거죠.”


클레릭이 될 자질이라.


“그런 걸 어떻게 아는 거죠?”


“칼롬Kallom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법사의 제자들이 언션을 쓸 수 있는 것 처럼 클레릭의 훈련을 받아온 이들은 칼롬의 기도를 부를 수 있어요. 반면에 저는 1레벨에 클래스를 얻으면서 처음 쓸 수 있었죠.”


흐음.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실은 간단한 이야기다.

다 같은 성직자라고 해도 각성의 의식을 통과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나눠지는 것이다.

수호천사 신앙에서 클레릭을 길러내는 방식은 이렇다.

어린 시절부터 수도원에서 자란 예비 사제들 중에 칼롬을 쓸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런 이들을 가려 각성의 의식을 치루게 한다. 그리고 의식을 통과하면 0레벨의 예비 클레릭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그치만 처음에는 없더라도 밀레나처럼 나중에 클래스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밀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지만 칼롬을 쓰지 못한다는 것 자체로 이미 한 번의 검증에서 탈락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클레릭을 꿈꾸는 누군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어릴 때 부터 수도원에서 자랐다고 해도 16세 에서 18세의 성인이 될 때 까지 칼롬을 쓰지 못하면 밀레나의 말대로 클레릭을 뽑는 첫번째 기준에서부터 탈락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평범한 수도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지 혹은 그럼에도 각성의 의식에 도전할 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수도원에 따라서는 길드가 하는 것처럼 자체적으로 파티를 꾸리거나 1레벨이 될 때 까지 솔로잉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능성이 있다면 한 사람이라도 더 클레릭이 늘어나는 게 좋으니까요.”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제든지 기회가 있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교회도 그런 개인들을 지원해주려 노력하고. 1레벨에 클래스 적성이 새로 나타날 희망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건 대체 얼마만큼 어려운 길일까.

밀레나가 예전에 말했던 ‘0레벨의 혼란’ 이란 말이 떠오른다.

특히 0레벨에 이런 혼란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수행 중인 예비 사제들이 클레릭의 클래스를 갖는 건.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다른 모험가들이 파티로 삼길 선망하는 클래스가 되는 것이지만.

또한 성직자들의 세계에서는 자신이 섬기는 신으로부터 자질을 인정을 받았다는 자랑스러운 증명이 되는 셈이다.

각성에서 떨어진 사람들도 보통은 신의 뜻이라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교회에서도 당연히 그런 식으로 각성자와 일반 성직자들 간에 차별이 생기는 걸 엄격히 막으려한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아하. 질투하는 사람도 있겠구나.”


아멜이 조금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를 단어 하나로 정리해버렸다.

저런 능력은 참으로 부럽다.

밀레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 자신은 스스로를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진 않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런 제 모습 조차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누구는 어릴 때 부터 평생을 수련해서 겨우 클레릭이 되거나 심지어 탈락하는 사람도 있는데. 밀레나는 0레벨까지 쇠뇌를 쓰는 파이터 계열이었다가 1레벨에 갑작스레 클레릭이 돼 버렸다.

그야 질투할 만도 하겠네.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셰피가 묻자 밀레나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있는 우릴 세 사람을 보며 다급히 손을 휘저었다.


“그렇게 대단한 사연은 아닙니다. 던전시티를 옮기는 도중에 여행길에서 친해진 모험가가 있었습니다. 그게 인연이 돼서 둘이서 롱하우스를 벗어나 같이 여관을 잡자는 이야기를 나눴죠.”


“아아.”


아멜이 벌써 다음 이야기가 예상된다는 듯 그렇게 소리를 흘렸다.


“그날 저녁에 그 모험가가 제게 파티 제안을 해주었고 저도 조금 용기를 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클래스를 말해주니 갑자기 그녀의 표정이 변하더군요.”


알고보니 그 모험가는. 각성의 의식을 통과했지만 클레릭이 되지 못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모험가는 결국 어릴 때부터 지내온 수녀회를 떠나서 모험가가 되는 길을 택했지만. 클레릭 클래스를 받지 못했다는 충격은 가슴 깊숙이 앙금처럼 남아있었을 지 모른다.

그런 모험가 앞에 어떤 종교적인 훈련도, 기도나 예법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클레릭이 나타났다.

밀레나 본인이 아무리 그럴 마음이 없다고 하더라도. 밀레나의 존재가 클레릭이 되는데 실패한 이에게는 질나쁜 농담처럼 비춘 것이다.

참으로 얄궂구나.

하필이면 밀레나의 경우와 정반대의 사람을 만난 셈이다. 아니 오히려 그 사람이 자신과 반대되는 밀레나를 만난 건가.

그런 인생을 살아온 이가 밀레나처럼 난데없이 클레릭이 된 사람을 알게 됐을 땐 대체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마 지난 세월 동안 해온 노력이 통채로 부정당하는 기분이었겠지.


“그건... 안타깝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예요.”


“응. 자기가 원한다고 꼭 그 클래스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두 사람의 말에 밀레나도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알고있습니다. 그녀가 나쁜 것도 아니고 제 잘못도 아니죠.”


단순히 질투심 이라고 정의내리기에는 복잡한 이야기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각성의 의식을 통과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각성이라는 상태를 견딜 수 있을 지 없을 지에 달려있다.

말하자면 신들이 우리 종족들을 배려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클래스도 다르지 않겠지.

자신에게 ‘적성’ 이 있는 클래스를 골라주는 거다.

스스로가 원하든 혹은 원치 않든. 한 사람의 모험가에게 최상의 성취에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모험가는 그런 선택을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1레벨이나 2레벨에서 성장이 멈추거나 때론 던전에서 전멸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동료를 지키지못한 무능한 클래스라고만 여겼던 제 자신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상처를 들쑤시는 입장이 된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이해했습니다. 그 뒤로는 다른 클레릭이나 수호천사의 신앙을 가진 사람과는 이야기를 꺼리게 됐구요.”


친해진 여성 모험가와는 그렇게 헤어지고. 가뜩이나 동료를 찾기 힘들어하던 밀레나는 더 움츠러들었다는 상처 뿐인 결말인가보다.

분위기가 조금 적막해졌다.


“물론 이미 다 지난 일이고 이제는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밀레나가 이야기를 꺼내서 조금 후련해진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분위기도 다시 살리고 대화도 이어갈 겸 조금 질문을 던져보았다.


“클래스란 건 스승의 클래스를 이어받거나 살아온 삶으로 정해진다고 알고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클레릭이 얻기 어렵나요?”


길드에 등록된 통계라거나 클레릭들의 숫자같은 것도 조금 궁금해졌다.

밀레나가 고개를 젓는다.


“저도 자세한 건 모릅니다. 하지만 클래스에는 각 클래스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들이 있어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평생을 수도원에서 살았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 거겠죠.”


그건 어쩐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클래스 적성에 위버 클래스의 파생직이 들어있으니까.

말하자면 평생을 레인저 스승 밑에서 숲을 들쑤시면서 살았는데 뜬금없이 초능력자의 자질이 있다고 판명난 것이다.


“게다가 수녀회나 수도원 이라고해서 마냥 기도만 하는 건 아니예요. 방식은 다르지만 클래스를 가진 성직자 밑에서 전투훈련도 받습니다.”


그러니 그런 전투훈련의 결과로 클레릭이 아니라 파이터 계열의 클래스가 부여되는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클레릭이 되지 못한 모험가의 사연은 안타까웠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동정심이 들거나 하진 않았다.

밤하늘의 별들만큼 많은 것이 모험가들은 사연이고. 모든 이들이 그렇게 각자의 삶을 짊어지고 살아가고있다.

게다가 스테이터스라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신들께서 모험가에게 내려준 가호이다.

그 능력을 박탈당한 것도 아니고 클레릭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클래스에서 적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는 거다.

파이터가 되고싶었는데 파티의 강압에 못이겨 클레릭을 선택한 밀레나의 사연도 모르면서. 단지 그녀가 클레릭을 얻었다는 이유만으로 질투하는 모험가가 있다면 엉덩이를 발로 뻥 차버릴테다.

그러니 그 사연의 주인공은 이제는 그저 옛날 이야기에 불과했다.

밀레나 본인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니. 이제는 정말로 다 지난 일이겠지.


“그나저나. 전투 훈련을 하는군요.”


어린시절부터 봐왔던 르당바울의 성직자들은 늘 희고 깨끗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샌님같은 이미지였다.

어디 골방같은 곳에 파묻혀서 책만 읽고있을 줄 알았는데.


“네. 신들께서 스테이터스를 내려주시는데. 정작 신을 섬기는 자들이 던전에 들어가기를 경시하거나 두려워할 순 없죠.”


그리고 그건 어쩐지 익숙한 단어를 떠올리게했다.


“퀘스트 슈퍼리어.”


셰피가 말했다.


“아. 포웬의 목표라는 그거구나.”


아멜이 기억을 떠올렸는지 귀를 쫑긋거린다.

이건 조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꺼내기에 조금 민망한 느낌의 단어였는데. 오히려 클레릭들이 그 사실을 알아준다니.


“클레릭들은 다 슈퍼 퀘스트의 존재를 믿나요?”


질문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밀레나는 자기가 모든 성직자들을 대변하기엔 무리라는 듯 눈썹을 들어올리며 곤란하다는 웃음을 지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죠.”


역시 그런가.

관심있는 주제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구나.


“그래도 그들 역시 모험가니까요. 던전을 돌파해야한다는 목적은 자신의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겁니다.”


때론 돈이나 명예 같은 세속적인 이유로.

때론 레벨 업이나 아이템을 목표로 모험가는 던전으로 향한다.

슈퍼 퀘스트를 믿든 믿지않든. 던전에서 계층을 탐사하고 앱서드와 싸우는 일이 그 자체로 신께서 내린 사명을 완수해 나가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만약 정말로 그런 게 존재하면 모험가들은 결국엔 최종적으로는 다 같은 퀘스트를 수행하게 된다는 거구나.”


“응. 신기하지?”


나도 셰피에게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웃는다.


“그렇지만. 그런 거창한 이야기를 자기 목표라고 말하는 사람은 포웬 밖에 없을 꺼야.”


“그냥 바보라서 그래.”


아멜이 불쑥 끼어들며 한마디 던진다.

본인이 할 소리냐.


“그래도 그게 포웬이라고 생각해.”


“그렇긴 하지.”


셰피랑 아멜이 둘이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머릴 맞대고 쿡쿡거린다.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이 꿈이 바보같이 들린다는 사실은 알고있다. 평생의 소원이라거나 그런 진지한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니까.

그치만 멋있잖아.

실현 가능성이 없어보여도 꿈은 원대하게.

그러니까 지금은 이정도 만으로도 충분하다.


“어쩐지 대단한 이야기를 들었네.”


아멜이 우리의 대화를 듣고는 짧게 감상을 평했다.


“클레릭들이 그렇게 고생고생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셰피의 말에 밀레나도 조금 뺨을 감싸며 대답했다.


“그렇죠. 그래서 저도 가끔은 제가 어떻게 클레릭이 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그 사람들의 기준에서 보면 역시 저같은 파생직 클래스는 이질적인 존재인 거겠죠.”


“그럼 다음에 레벨 업을 하면 한번 천사께 질문해 보는 건 어떠세요?”


내가 말했다.

승격을 이룬 모험가는 신 앞에서 딱 한가지 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돈은 어떻게 벌어요’ 처럼 엉터리같은 질문을 하면 ‘잘’ 이라는 대답이 돌아올테니 말은 신중하게 골라야한다.


“질문이라... 네. 그렇죠. 그 방법이 있었군요.”


밀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염두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또 한가지 더 목표가 생겼네요.”


“잘됐네요.”


“응.”


셰피와 아멜이 맞장구를 쳐 준다.

밀레나가 어쩐지 우리 세 사람을 둘러보며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새삼스럽지만. 고맙습니다 모두.”


“뭐가?”


아멜이 천진난만하게 금방 되묻는다.


“모험가로 살아가면서 자기 꿈을 이야기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뭔가 여러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런 대단한 분들이랑 파티를 맺고있다는 사실이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밀레나는 지난 1년 간 미궁의 미아로서 살아왔었다.

꿈을 이야기하거나 승격을 추구하는 것과 가장 멀리있는 인생을 보낸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렇게 파티를 맺고 함께 던전을 돌파하고있다.


“헤헷. 우리 라임베리 언프로즌이라면 이정도는 당연한 거야.”


아멜이 거만한 태도로 자랑스럽게 말한다.

파티 이야기를 하는 건데 왜 본인이 거만해지는 거지.


“밀레나도 함께예요.”


셰피가 말했다.


“네 맞습니다. 저희 파티에게 이정도 쯤은 당연한 거겠죠.”


그리고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눈앞에 당면한 과제를 마주해야 한다.

밀레나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두 번째의 짧은 휴식도 모두 마쳤나보다.


“전 준비가 끝났습니다.”


“저도요.”

“나도.”


셰피와 아멜이 가볍게 엉덩이를 털며 일어났다.

이제부터 메이스에 걸린 축복의 지속시간이 계속 줄어든다.

낭비할 시간은 없겠지.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에게 말했다.


“라임베리 언프로즌. 갑시다.”


전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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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은 던전으로 통한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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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일반연재 로 변경에 대한 공지 +6 21.04.30 958 0 -
229 89. (4) NEW +3 11시간 전 74 4 17쪽
228 89. (3) +4 21.09.15 188 12 17쪽
227 89. (2) +5 21.09.13 164 21 18쪽
226 89. (1) +4 21.09.10 174 18 22쪽
225 88. (2) +3 21.09.08 163 11 26쪽
224 88. (1) +3 21.09.06 143 16 24쪽
223 87. (2) +2 21.09.04 154 14 16쪽
222 87. (1) +2 21.09.03 154 12 15쪽
221 86. (2) +3 21.09.01 159 14 17쪽
220 86. (1) part 7. +3 21.08.30 156 17 17쪽
219 85. (3) +8 21.08.20 212 31 21쪽
218 85. (2) +5 21.08.18 189 27 22쪽
217 85. (1) +6 21.08.16 174 22 21쪽
216 84. (3) +5 21.08.13 180 29 24쪽
215 84. (2) +5 21.08.11 177 20 27쪽
214 84. (1) +4 21.08.09 163 24 24쪽
213 83. (2) +1 21.08.06 177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4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1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2 22 18쪽
209 82. (2) +2 21.07.28 169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3 24 25쪽
207 81. +8 21.07.26 190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1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2 22 20쪽
204 79. (2) +3 21.07.20 187 20 20쪽
203 79. (1) +1 21.07.19 181 24 25쪽
202 78. (4) +12 21.07.14 245 31 28쪽
201 78. (3) +5 21.07.13 191 25 23쪽
200 78. (2) +9 21.07.12 187 27 21쪽
199 78. (1) +2 21.07.10 189 19 19쪽
» 77. (2) +2 21.07.09 194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1 16 19쪽
196 76. (2) +2 21.07.07 184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3 20 18쪽
194 75. (2) +1 21.07.05 187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1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1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3 20 17쪽
190 73. (2) 21.06.03 219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0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1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2 25 18쪽
186 72. (1) +3 21.05.29 237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0 21 15쪽
184 71. (1) 21.05.27 237 20 16쪽
183 70. +3 21.05.26 249 20 20쪽
182 69. (2) +1 21.05.25 258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4 15 15쪽
180 68. (3) +3 21.05.22 256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3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2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6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4 27 14쪽
173 66. (1) +5 21.05.14 269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7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7 17 13쪽
158 59. (2) 21.04.30 317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3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6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3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6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2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79 48 13쪽
124 47. (1) +2 21.04.14 329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7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7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3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2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8 27 13쪽
109 41. (2) +4 21.04.06 429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1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49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7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4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5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29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2 23 11쪽
79 31. (1) 21.03.22 427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39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5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8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0 32 14쪽
65 26. (4) +6 21.03.14 472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2 30 13쪽
60 25. (3) +1 21.03.12 455 28 14쪽
59 25. (2) 21.03.11 468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7 29 14쪽
56 24. (3) 21.03.09 485 26 12쪽
55 24. (2) 21.03.08 465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69 32 9쪽
49 22. (2) +1 21.03.05 520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2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59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3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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