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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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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연재수 :
2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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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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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23쪽

78. (3)

DUMMY

“푸하아.”


참았던 숨을 푸욱 몰아쉬며.

우리 네 사람 모두 지친듯이 제자리에서 바닥으로 쓰러졌다.


“잡았다아아아아.”


아멜이 드르륵 하고 완드를 집어넣고 양팔을 하늘높이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


“야호오오!”


“호오....”


“자. 포웬. 다시. 야호오오!!”


“야호오.”


“더 크게!”


“야호!”


“야호!”


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멜이 나를 다그치며 자기 말을 따라하라고 시키는 통에 조금 쓸데없이 힘을 빼야했다.


“좀 봐주라.”


“응. 고생했어.”


아멜이 고개를 끄덕이며 헤헤 웃는다.


“고생했어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하아아 하고 숨을 푸욱 들이마셨다 내쉰다.


“주변에 다른 앱서드는 없는 거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밀레나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뒤이어 셰피도 어깨를 돌리며 몸을 일으켜 세운다.


“포웬.”


“어?”


“자.”


그리고는 양 팔을 벌리고 가만히 서 있는다.


“...?”


“자.”


한번 더 팔을 흔든다.

아니 다들 왜 이렇게 나한테 요구하는 게 많아.

내가 고개를 갸웃하자 이번엔 셰피가 뾰루퉁해진 표정으로 말한다.


“나 잘했지?”


“어... 응. 당연하지.”


최고 중에 최고였고 존경스러울 만치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니까 포상.”


“....”


맙소사.


“자. 내가 먼저 갈까? 아니면 포웬이 나한테 달려와줄꺼야?”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중간에서 만나는 걸로....”


“응!”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몇 걸음을 더 옮겨 앞으로 걸어갔고. 셰피도 앞으로 걸어나온다.


“아직 던전입니다. 여러분.”


“아아. 나는 전리품이나 챙겨야지.”


밀레나가 몸을 돌려 특이체의 시체... 라기보다는 석상을 확인하며 그렇게 말해주었고 아멜도 벌떡 일어나서는 검은 벽 쪽으로 쪼르르 달려나갔다.

아까 특이체와 싸우면서 날아갔던 앱서드의 조각상이 있는 위치다.


“잠깐이면 돼요!”


그렇지만 셰피도 물러날 생각이 없었는지 그렇게 소리지른다.


“진짜로...?”


“진짜로.”


고개를 끄덕이는 눈빛에서 단호한 기색이 엿보였다.

마침내 한 걸음 보폭까지 가까워진 셰피가. 마치 요랄다와 파올을 껴안았을 때 처럼.

부드럽게 팔을 벌려 나를 감싸안았다.

처음엔 조금 민망했지만 어쩐지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여있는 것 처럼 느꼈기 때문에. 나도 그녀를 마주 안아주고 등을 두드려 주었다.


“잘했어. 정말 고생했어 셰피.”


“응. 포웬도.”


그리고 본인 말대로 얼마지나지 않아서 금방 나에게서 떨어진다.

오랜만에 앞머리를 푹 숙이고 있었는데. 귀가 빨개진 걸 보니 역시나 창피하긴 했나보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응.”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 셰피가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참. 밀레나. 아까 전에.”


특이체의 전리품을 확인하려던 밀레나가 셰피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아 괜찮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아요. 조금....”


그러면서 왼쪽 팔목을 만지는 그녀의 목소리가 급속도로 작아져버렸다.


“조금... 부은 것 같네요.”


“역시!”


셰피가 소리친다.

우리 둘 다 놀란 얼굴로 밀레나에게 다가갔다.


“그렇지만 이런 건 부상으로 치지도 않습니다. 던전기어에 있는 구급키트Medkit에 연고가 있으니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아니. 차라리 그보다는 나중에라도 병원에 들려서 붓기를 빼는 약을 구입하죠. 그 편이 싸니까요.”


“그런 거 아끼려고 하지 말고 바로바로 치료해요.”


내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등에 맨 가방을 앞쪽으로 돌렸다.

원래라면 던전기어는 밀레나가 착용하고 있었지만. 이번 한 번의 전투가 워낙 중요했기 때문에 전리품 가방과 던전기어 가방 두 개 다 내가 들고있었다.

약간의 마법이 걸린 전리품 가방 안에 아무런 마법도 걸려있지 않은 던전기어 가방을 집어넣은 채다.


“......!”


“손목을 보여주세요.”


셰피도 걱정이 된듯 밀레나에게 다가가 왼손의 버클러를 푸는 걸 도와주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정말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밀레나가 당황해서 버벅거리면서도 셰피의 손길을 떼어내지는 못 했다.

정말로 그녀 입장에서 이정도 다친 건 부상조차 아닌지 파티원들이 걱정을 해주는 걸 무척이나 낯설어한다.

나도 그 사이에 가방을 뒤적거려 던전기어 안에 들어있던 작은 메디킷 주머니를 꺼내 열었다.


“......!”


흐음.

고개를 갸웃거리고 주변을 탐지해봤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앱서드도 우리 근처에 존재하지 않았고 단지 귀끝을 간지럽히는 무언가가 느껴지긴 했지만 기분 탓이리라.

전투도 무사히 끝났고 이제 뒷정리만 마치면 된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있었다.


“......요!”


얼마 지나지 않아 타박상에 잘 든다는 연고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셰피에게 약을 건네주고 나서는 다시 가방을 정리하기 위해 조금 바닥에 한쪽 무릎을 대고 꿇어앉았다.


“...지세요! 벽에서....”


바닥에 가까워진 만큼.

바닥에서 울리는 공기의 미약한 진동이 조금 더 귓가에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벌레들이 정수리를 향해 쫘르르르 기어오르는 것 같은 소름끼치는 감각이 온 몸을 뒤덮었다.


“벽에서... 벽에서 떨어지세요!”


아멜.

안돼.

가방이고 젠틀러고.

전부 내팽개치듯이 일어났다.

그리고 달렸다.

온 몸의 스테이터스의 힘을 모두 끌어올려. 넘어질 거 처럼 기우뚱 앞으로 튀어올라 두 다리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참아가면서 아멜에게 달려갔다.

밀레나도. 셰피도.

뒤늦게 소리를 파악하고 곧바로 아멜에게 고개를 돌린다.


“응?”


아멜이 얼굴을 돌려 천진난만하게 고개를 갸우뚱한다.


“왜에?”


그녀의 등 뒤로.

검은 벽에서.

높이 약 4톨미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보이지않는 저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듯한 존재가.

수직으로 눕힌 심해를 건너오는 생물처럼.

옅은 푸른색과 짙은 녹빛을 은은하게 투과시키는 금속재질의 벽을 가르며.

벽을 뚫고 바깥으로 나오려고 하고있었다.


“아메에에에에엘!”


-[신경가속]


쿵.


땅을 찍는 발소리가 유달리 크게 들렸다.

내 한 발짝 한 발짝이 너무 느리다.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조차 짜증이 난다.

신경이 가속된 세계는.

조금 잔인하다.

세상은 느려졌는데. 나도 여전히 느리다.

더 빨리 보고 더 천천히 관찰할 수 있으면 뭐해.

어차피 내가 움직이는 속도는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는데.

대체 이따위 쓰레기같은 스킬을 좋다고 슬롯에 걸어놓은 멍청이는 어디 사는 누구냐.

나냐?

나구나.

이 세상천지 둘도 없는 얼간이 머저리 돌대가리 자식아.

내 이럴 줄 알았다.

그치만.

이럴 줄 알았으면.

로렌이 하라고 말 잘 듣고. 하라는 훈련 안 빼먹고 다 할껄.

아니.

셰피가 준비운동을 하자고 했을 때. 몸의 감각을 살리는 수준이 아니라. 좀 더 열심히.

온 몸의 근육이 늘어날 수 있도록. 뼈가 갈려나갈 때 까지 훈련을 해볼 껄.

아니.

스킬을 얻었다고 자만심에 가득차서 으스대지만 말고.

내가 쓸 수 있는 다른 스킬은 뭐가 있는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좀 더 강해지려고 노력해볼 껄.

아니.

그것도 아니다.

그냥. 방금 이 몇 초의 순간만 더 빨리.

조금만 더 일찍 반응하고 움직였으면.

그랬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레인저의 역할을 하고있어?

이 등신아.

뭐가 레인저라는 거냐.

대체 뭐가 잘났다고 클래스도 없는 놈이 그딴 소릴 지껄인 거냐.

우리 파티원들은 나만 믿고 있었다.

나를 믿어주었던 것이다.

내가 적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몇 십 톨미터 바깥에서 접근하는 앱서드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라도 적들을 찾아낼 수 있고. 불길한 예감을 느끼면 한 발 먼저 도망치자고 말해줄 것이라고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안전하다고 한 말을 그대로 믿었던 거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라고 하면 끝날 일이냐아!!!!!!


“으아아아아!”


숏소드를 언제 빼들었는지 기억조차 없다.

다섯 개의 발톱이 나아있는 손가락이.

검은 벽의 금속성 물질들을 뚫고나와 출렁거리며 이쪽 세상으로 침범하고 있었다.

저게 대체 무슨 앱서드인지 상상조차 안된다.

골렘? 가고일? 이름 앞에 대충 스톤이라고 갖다붙인 앱서드? 모르겠다.

내 짧은 지식으로는 저 생물체를 묘사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모르겠지만.

알 필요도 없다.

우리 수준의 파티가. 저딴 크기의 괴물과 싸워서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사실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어차피 만날 일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녀석이 우릴 찾아왔다.

앱서드가 아래 층에서 올라왔다고 추측했었지.

그래놓고 이제와서 이 생각을 떠올렸다는 게 참으로 바보같이 느껴진다.

왜 처음부터 눈치채지 못한 거냐.

던전의 입구도.

던전의 출구도.

저 ‘금속성의 액체’ 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왜 이 벽을 보고서도 아무 생각을 못 한거냐.

그 붉은색 특이체는.

도망쳐서 이곳으로 숨어든 게 아니다.

처음부터 이 곳을 싸움터로 골랐던 것이다.

젠장.

젠장.

젠장할.

그리고 그 발톱이.

서서히 검은 벽을 찢으며.

아멜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다.

다섯 손가락에서 튀어나온 다섯 개의 칼날들이 번뜩이는 모습을 보았다.

아멜과의 거리는 처음에는 약 8톨미터.

이제는 분명 코 앞에 불과했는데.

깨달았다.

느리다고.

아멜에게 다가가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고.

그걸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우리 파티를 축복해주신 모든 신들이시여.

그러니까 제발 부탁드립니다.

부디 늦지 않게 해주세요.

닿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우리 가문을 수호하는 어머니 고릴라시여.

솔직히 이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마그니스 라는 엘프처럼 막나가진 못하겠지만.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아직 1레벨도 안됐는데.

진정으로 제가 실패하고 굴러떨어져 어느 구석진 골목의 술집에서 평생토록 썩어가는 걸 바라십니까.

그게 그렇게 보고싶으시냐구요.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면.

제발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

하지만.

늘 그렇듯 삶의 중요한 순간에 신들은 언제나 침묵을 지켰고.

아무리 기도해 보아도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어떠한 도움도 바람도 그녀에게는 닿지 못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녀석의 날카로운 손톱이 아멜의 머리카락 끝을 조금씩 잘라내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아야했다.

아멜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아직 지금 이 상황을 모른다.

아니.

미친사람처럼 칼을 뽑고 달려오는 나를 보며 이제 막 무언가를 눈치를 챈 듯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도. 시선을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저 내 눈동자 만을 마주 바라보며.

눈썹을 모으고 슬프게 웃어주려는 것 같았다.

그러던 그때.


문득. 녀석이 떠올랐다.


나와 눈을 마주치고.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죽기 직전 마지막 순간에 나에게 전투를 걸어주고 떠났던.

그리고 죽어가면서도 웃으면서 사라지는 듯 했던 그 도그고울의 우두머리가 떠올랐다.

정말로?

지금?

하필 이런 때에?

가뜩이나 감정이 격해져서 제정신이 아닌 이 순간에.

한 발 한 발 움직일 때마다 물 속을 떠다니는 것처럼 느려터진 내 몸둥이에 저주를 쏟아붓고싶어지는 이런 순간에.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앱서드 녀석을 떠올려 버렸다.

대체 이게 뭔진 모르겠지만 고민할 틈이 없었다.

그러니 나도 죽기살기의 심정으로 녀석이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해 보았다.

이번엔 내가.

내 의지로.

저 검은 벽을 뚫고 나오려는 4톨미터의 거체를 향해 스테이터스의 힘으로 전투 모드를 발동시켰다.


파치 파치치칙.


가득 들이마신 공기가 한도 끝도 없이 폐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그 공기들을 연료로 전신의 스테이터스의 끈들에서 다시 한 번 더 서서히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치칙. 치르르르륵.


그리고 마침내


화르륵. 퍼엉.


불이 붙자마자 스테이터스의 가느다란 끈들이 촤라라라락! 위쪽으로 밀려올라가고 그 아래쪽에서 끌려나온 쇠사슬들이 척척척척 온 몸의 감각들을 휘감아온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까 던진 질문의 반복이다.

녀석이 우리에게 전투를 이어준 것과.

이번에 내가 저 거인에게 전투를 거는 것.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전투라는 건 자연스럽게 발동하는 거다.

물을 마실 때나 밥을 먹을때. ‘물 마신다!’ ‘밥 먹는다!’ 라고 외치지 않듯이.

굳이 내가 ‘싸우자!’ 라고 선언하지 않아도. 적과 만나는 순간 스테이터스의 힘이 앱서드를 상대하기위해 온 몸의 감각을 끌어올려주는 것 뿐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

아무 의미도 없는 게 아니었나보다.

그리고 가장 놀랍고 극적인 변화는.

나도. 우리 파티원들도 아닌.

바로 눈 앞의 적에게서 나타나버렸다.


투웅!


검은 벽이 고오오오오오 하고 심해에 울려퍼지는 듯한 저음과 함께 순식간에 흰색으로 바뀌어버렸다.

눈앞에서 번쩍! 하며.

마치 어두운 창문 밖으로 아침 해가 비추는 것처럼.

굳게 닫혀있던 성문이 활짝 열린 것 처럼.

어두운 광원 만이 울렁거리던 검은 벽 전체가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그리고 이 삼각형의 공간에 쏟아지는 광량 또한 그 변화와 함께 엄청나게 밝아져버렸다.

그 빛에 손바닥을 들어 눈앞을 조금 가려야 했을 정도다.


고오오오오오!


검은 벽 내부에 존재하던 그림자가 굉음을 내질렀다.

물속에서 소리를 지른 것 처럼 소리의 끝이 뭉퉁하게 잠겨 들렸지만. 그럼에도 벽과 바닥을 진동시킬만큼의 엄청난 포효였다.

검은 벽. 아니 이제는 ‘흰 벽’이 되어버린 금속재질의 액체들이. 울려퍼지는 그 소리에 의해 수면에서 물보라가 치는 것처럼 출렁거리며 진동했다.

그리고.

그 잠깐의 이변으로 녀석이 주춤거리는 사이.


닿았다.


정말로 닿을 수 있었다.

아멜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시선을 움직이지도 않고.

온전히 나만 바라보고 있었던 덕분에.

검은 벽이 하얗게 변해버린 그 짧은 순간. 단 일 초도 망설이지 않고 몸을 날려 내게 손을 뻗었다.

작고 가느다란 그녀의 손가락이 곧게 뻗은 내 왼손에 닿았다.

그 손을 잡아당기며. 그녀의 조그마한 몸을 부서질듯이 감싸안았다.

어머니 고릴라시여.

그린골드의 머리카락과 체중이 내 왼팔에 실리는 것을 느끼고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그 당기는 힘을 이용해 곧바로 아멜을 내 뒤쪽으로 밀어내버렸다.


“포웬!”


“안돼!”


누가 뭐라고 소리치는지 잘 구분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내 시선은 그저 눈앞의 적에게 향해있다.

달려가는 힘과 체중을 모두 담아서.

오른손에 들려있는 숏소드로 뒤늦게 아멜이 있던 빈 자리를 움켜쥐려는 녀석의 오른손을 그대로 내리쳤다.


깡!


푸흡.

하고 조금 헛웃음이 터져나온다.

왜냐하면. 놈을 때린 충격으로 내 오른손에 있던 무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공격이 빗나간 것 보다 더 처참한 수준이다.

녀석을 공격해놓고 정작 녀석의 방어력을 뚫지 못 해 자발적으로 무장해제를 당해버린 셈이다.


휭 휭 휭.


드워븐조인팅 숏소드가 멋들어진 회전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시간만 충분했다면 나도 마주 손을 흔들어 주었을텐데.

아쉽지만. 내 역할은 여기서 끝났다.

그래도 내 실수를 만회했다.

아멜을 구했다.

그것 하나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고 머릿속에서 감사와 기쁨이 넘쳐 흘렀다.

그러니까 나는 웃고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그 엿같았던 어두운 상상 말이다.

대체 그 흑백 세상 속의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상 속에서 작별을 건네는 파티원들은 모두 건강하게 잘 살아있었다.

나 역시도 몸을 가누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어보였다.

그러니까 그건. 마음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상상 속에 나온 장소는 달투나가 아니며. 술집에서 썩어가는 나 역시 0레벨의 신출내기가 아니다.

그렇지만 무언가의 선택이 잘못됐던 것인지.

그리고 그 잘못된 선택이 끊임없이 이어져 좌절과 상실감을 도저히 떨쳐낼 수 없었던 것인지.

그곳에 앉아있던 포웬이란 존재는 세상을 살아갈 용기도 의지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알겠다.

그 어두운 술집 한 구석에서 절망하며 썩어가던 그 어리석은 모험가가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흐르는 강물에 먼지를 씻어내는 것 처럼. 그 어두웠던 이미지들 역시 어딘가로 녹아 없어졌다.

나는 어둠과 절망으로 물든 암울한 세상이 아니라. 동료들과 친구들이 함께하는 이쪽 세상으로 방향을 트는데 성공한 것 같다.

성공해 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기쁘게 웃을 수 있었다.

벽 속의 그림자가 분노에 차올라 붉은 안광을 번뜩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벽 밖으로 손을 뻗어 칼날같은 손톱을 휘둘렀다.

나도 아픈 건 싫다.

[신경가속] 스킬의 지속시간도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최대한 피해보려고 노력하긴 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치명상을 피하기 위해 오른팔을 들어올려 저항해보았지만. 역시나 녀석의 발톱이 내 오른팔 전체와 어깨죽지를 대각선으로 긁어내는 것을 막진 못했다.


촤악!


이번에는 정말로 뼈가 드러나고 살점이 튀었다.

들어올린 오른팔에 다섯 발톱 중 세 개의 사선이 그어지며 고깃덩어리처럼 살점들이 잘려나갔다.

와.

참. 참. 그리고 또 새로운 걸 배웠다.

신경가속 스킬을 사용 중에 부상을 입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고통도 천천히 온다!

뼛속까지 긁힌 끔찍한 고통과 신체가 훼손된 통증이. 해안가를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처럼 전신을 완전히 뒤덮어버렸다.


콱.


하고 입술이 찢어질 정도로 강하게 깨물었다.

비명을 지를 수는 없었다.

정확히는 비명을 지를 시간도 아까워서 몸을 돌려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녀석의 공격으로 입은 충격을 다 흘려내지 못한 탓에. 바닥에 미끄러지며 뒤로 벌러덩 쓰러지고 말았다.

오른팔이 무척이나 뜨겁다.

상처를 감싸려던 왼손에 뭔가 자꾸 끈적하고 따뜻한 게 흘러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겨우.

이제야 겨우 나를 따라다니던 그 지랄맞은 미래를 떨쳐냈는데.

이런 기쁜 날에 다 함께 축하도 못할 망정 죽고싶지는 않다.

아직 하고 싶은게 너무 많다.

그러니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그고고고고오!


녀석이 실로 어마어마한 분노를 내뿜고 있었다.

방금 한 번의 공격으로 벌레보다 약한 날 짓뭉개지 못한 것이 그렇게나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어느정도냐고 하면 연달아서 공격했다면 분명 이번에는 나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또 다시 개폼을 잡으며 포효를 내지르느라 새하얀 벽이 또 한 번 출렁거리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녀석의 정체를 눈치챘다.

저 쓰잘데기없는 개폼.

자기가 원래 개였는지 아니면 다른 생물체였는지 헷갈려하는 듯한 공격자세.

그 녀석.

아까 그 특이체의 본체였다.

저게 녀석의 진짜 모습인 것이다.

쓰러진 자세에서 고개를 드니 거대한 벽에 갇힌 4톨미터의 존재가 눈앞에 서 있었다.

심층에서부터 올라온. 1계층에 존재해선 안되는 불가능한 난이도의 앱서드가 지금 새하얗게 반전 돼 버린 벽 안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녀석의 형체는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오른손과 발톱의 형상은 파악했지만. 대략 12 톨미터의 새하얀 어항에 갇혀버린 물고기처럼 놈은 오직 자신의 그림자 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니면 저 금속질의 액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나도 녀석을 마주보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너도 아직 안죽었구나? 피차 마찬가지네.”


어쩐지.

녀석이 내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 처럼.

놈의 붉은 안광에서 살기가 짙어져왔다.

잠깐. 말을 알아듣는다고?

그렇다면 해보고 싶은게 있다.


“참. 너 덕분에 계층 열쇠는 잘 먹었다. 고마워.”


꿈틀.


하고 녀석의 몸이 굳어진다.

역시나. 반응이 있다.


“우릴 거의 잡을 뻔 했지? 근데 미안해서 어쩌나. 우린 함정을 밟고 도망가버렸는데? 그러니 넌 쓰잘데기없는 개고생을 한 거야. 이틀 동안 먼지나게 두들겨맞은 기분이 어땠어?”


말을 하면 할 수록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자연스레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너 말야. 자기 부하였던 개들한테 물어뜯기다니. 바보냐? 내가 지능이 좀 낮긴 하지만 너보다는 똑똑한 거 같다.”


녀석의 눈에서 붉은빛이 사그라들었다.

흐음.

반응이 없는 건가? 아니면 못알아 들었나.

아니.

하지만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공격할 때에 손맛이 느껴지는 것처럼 무언가가 녀석에게 차곡차곡 박히고 있다는 감각은 존재했다.

정말로 깊은 분노를 느끼면 아무런 분노도 표출하지 않는다는데.

어쩌면 폭발하기 직전의 무언가를 가두려는 듯 가만히 눈을 감고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하.


“저기있는 저기 네 시체 보이지? 저걸 던전 밖으로 가지고가서 광장 한가운데의 분수대에 걸어둘꺼야. 그리고 우울할 때 마다 네 구멍난 머리에서 샘솟는 물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겠지.”


앱서드한테 티배깅을 날릴 수 있다니!

죽은 줄 알았던 녀석이 본체를 끌고와 버렸다.

그러니 원래라면 불가능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한 평생 살아가면서 이렇게 깜찍하고 서프라이즈한 경험을 대체 어디에서 얻어볼 수 있겠나.

나도 모르게 녀석과의 의사소통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어느 순간 내 상체에


휘리릭!


하고 밧줄 올무가 목과 어깨에 감겨들어오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고통이 너무 심해서인지 각성의 지식을 빌려오는데도 아무런 고통조차 느낄 수 없었다.


“콜록 콜록, 하아. 하. 아까 마지막에 왜 전투가 안 끝났는지 궁금하지?”


녀석이 가만히 내 소리를 듣고있었다.


“우두머리가 나한테 전투를 걸었거든. 그 덕분에 넌 연달아서 전투로 내몰렸고 아무런 성장도 하지 못한거야. 내 말이 맞나?”


그러니까 내가 추측한 결론은 이것이다.

아까 전. 특이체와 도그고울의 싸움이 끝나지 않고 우리와 이어진 덕분에.

녀석은 우두머리나 되는 강력한 개체를 사냥했음에도 아무런 성장도 하지 못했다.

모험가의 비유로 예를 들자면. 앱서드로서 한 단계 더 진화된 형태로 레벨 업을 할 수 있었음에도 전투 때문에 그 기회를 방해받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기에 녀석은 그토록 분노했었다.

그 때문에 우리가 녀석을 이길 수 있었다.

내 상체를 휘감은 밧줄에 뒤로 질질질 끌려가면서도 새하얀 벽안에 갇혀있는 녀석에게 경멸의 의미가 담겨있는 왼손 주먹을 들어올려 주었다.


“내가 이겼어. 네 놈의 패배다.”


이게.

아마도 결정타가 됐던 것 같다.

녀석의 붉은 안광이 번쩍인다.


그그그으으오오오오.


쿠구궁.


우지끈. 쾅.


그 거체의 팔이 새하얀 벽의 양쪽 공간 밖을 붙잡으며. 그리고는 늪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 처럼 서서히 바깥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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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89. (3) +4 21.09.15 188 12 17쪽
227 89. (2) +5 21.09.13 165 21 18쪽
226 89. (1) +4 21.09.10 174 18 22쪽
225 88. (2) +3 21.09.08 163 11 26쪽
224 88. (1) +3 21.09.06 143 16 24쪽
223 87. (2) +2 21.09.04 154 14 16쪽
222 87. (1) +2 21.09.03 154 12 15쪽
221 86. (2) +3 21.09.01 159 14 17쪽
220 86. (1) part 7. +3 21.08.30 156 17 17쪽
219 85. (3) +8 21.08.20 212 31 21쪽
218 85. (2) +5 21.08.18 190 27 22쪽
217 85. (1) +6 21.08.16 174 22 21쪽
216 84. (3) +5 21.08.13 180 29 24쪽
215 84. (2) +5 21.08.11 177 20 27쪽
214 84. (1) +4 21.08.09 163 24 24쪽
213 83. (2) +1 21.08.06 177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4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1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2 22 18쪽
209 82. (2) +2 21.07.28 169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3 24 25쪽
207 81. +8 21.07.26 190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2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3 22 20쪽
204 79. (2) +3 21.07.20 188 20 20쪽
203 79. (1) +1 21.07.19 181 24 25쪽
202 78. (4) +12 21.07.14 246 31 28쪽
» 78. (3) +5 21.07.13 192 25 23쪽
200 78. (2) +9 21.07.12 188 27 21쪽
199 78. (1) +2 21.07.10 190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4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2 16 19쪽
196 76. (2) +2 21.07.07 185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3 20 18쪽
194 75. (2) +1 21.07.05 188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2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2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4 20 17쪽
190 73. (2) 21.06.03 219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0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2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3 25 18쪽
186 72. (1) +3 21.05.29 237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0 21 15쪽
184 71. (1) 21.05.27 237 20 16쪽
183 70. +3 21.05.26 250 20 20쪽
182 69. (2) +1 21.05.25 258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4 15 15쪽
180 68. (3) +3 21.05.22 256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3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3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7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70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8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8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4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4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7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30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8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8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9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0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2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0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8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5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30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3 23 11쪽
79 31. (1) 21.03.22 428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40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9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1 32 14쪽
65 26. (4) +6 21.03.14 473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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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25. (1) 21.03.11 432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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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70 32 9쪽
49 22. (2) +1 21.03.05 521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3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60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4 3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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