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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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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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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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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78. (4)

DUMMY

놈의 신장은 4 톨미터.

직립보행을 하는 몸을 가지고있고. 신체는 매끄럽게 조각된 암석... 이라기보다 주변의 빛을 불투명하게 투과하는 광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짙은 검정색 호박석이나 블랙 오팔같다고 해야할까.

내 마음대로 이름을 붙여보자면 보석 골렘 같은 식으로 불러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우지직 쿠구궁.


녀석의 양 팔에 이어 무릎과 다리가 서서히 금속재질의 액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마치 압력이 다른 공간에 억지로 몸을 들이밀려는 것처럼. 금속액체가 끈적하게 늘어지면서 놈의 신체가 계층에 침범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고고오오오.


그럼에도 녀석의 분노는 그 방해를 억지로 떨쳐내고 몸을 밀어붙이게 만들었다.

놈이 내뿜는 살기를 온 몸으로 받아내면서도. 나는 싱글벙글 웃고만 있었다.

앱서드의 눈에서 네 녀석 하나 만큼은 반드시 죽이겠다는 듯한 강렬한 의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으하하하핫.

효과가 있었어!

저 벽이 뚫리면 나는 죽은 목숨일 것이고. 저 벽이 녀석을 붙잡는다면 그동안 살아있을 수 있겠지.

그렇지만 그런 건 지금은 아무런 상관이 없고.

나는 녀석을 도발하는데 성공했다는 기쁨에 잠겨서 왼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정도면 이제 충분합니다. 포웬 경.”


그런 나를 조금 진정시키려는 듯.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를 포웬 경 같은 느끼한 호칭으로 부르는 사람은 딱 한 명밖에 없는데.


“이제부턴 저희한테 맡기세요. 고생하셨습니다.”


“와우. 포웬 경. 깡다구가 장난이 아닌데.”


“와우. 포웬 경. 머리가 제정신이 아닌가.”


그 다음에는 처음 들어보는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올렸다.

눈 앞에 위그데인의 모습과 그에게 어부바를 하듯 등에 안겨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파스텔 톤의 분홍빛이 도는 머리카락의 끝이 둥글둥글하게 말려있는 헤어스타일의 아가씨였다.

아멜보다 더 작은 키의 릴팅족 아가씨가 위그데인의 어깨를 붙잡고 조심스레 내려와 고개를 꾸벅이며 인사를 한다.

그리고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있는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있는 나를 내버려두고. 올망졸망한 크기의 다른 두 파티원과 함께 앞으로 나섰다.


“티린. 보우린. 코어 룰을 준비하세요.”


“네! 누님.”

“응! 누나!”


위그데인이 존경심이 가득담긴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건네왔다.

나도 저 얼굴을 보는게 반갑기는 했는데 목욕탕이 아닌 공간에서 마주치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내가 실은 이미 녀석의 공격에 사망했다거나 정신을 잃고 헛것을 보고있는 건 아닌지 하는 두려움 마저 느꼈다.


“늦지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포웬 경.”


다행히 실물이었나 보다.


“위그데인... 그럼 아까 소리친 게.”


“네. 캐롤 양입니다. 어쩐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서두르자고 했어요. 워낙 급하니까 제가 그녀를 안고 뛰어왔습니다.”


언젠가 다급한 일이 생기면 키작은 위저드 아가씨를 안고서 달리라고 말했었지.

그 때는 아무 생각없이 꺼낸 말이었는데. 그 별거 아닌 조언이 돌고돌아서 아멜과 내 목숨을 구해준 셈이 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위그데인이 그리고는 자신의 파티원 세 사람 곁으로 다가갔다.

설명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해져있었다.

지금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묻고싶은 말이 산더미 같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능을 가진 앱서드를 도발하다뇨. 죽고 싶어 환장했군요.”


“이 또라이가 정말 네 녀석들 리더가 맞나?”


“푸하하하핫. 포웬 고릴리아! 너 정말 마음에 든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어, 언니. 웃고있을 때가 아니예요. 상처부터 치료해야 돼요.”


“괜찮아! 모험가라면 이 정도로 안죽어. 흐음. 그래도 출혈은 좀 위험하긴 하겠네. 회복약 필요해? 공짜는 아니지만.”


대체 뭐지.

갑자기 왜 이렇게 등장인물들이 많아졌어.

게다가 내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그제서야 누군가가 뒤에서 내 몸에 밧줄을 던졌고. 그걸 다른 사람들이 당겨줬다는 걸 겨우 눈치챘다.


“저희가 가진 포션이 있습니다. 그걸 사용하죠.”


밀레나가 침착하게 말하지만 얼굴색은 조금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내 상처가 어느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정도 부상은 우리보다 경험이 많은 그녀로서도 당혹스러웠나보다.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곧 누군가가 내 머리를 들어올렸고. 그 다음엔 뽕 하는 유리병의 뚜껑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입안으로 힐링 포션의 주둥이를 쑤셔넣었다.


어푹!


덕분에 그 무색투명한 액체를 단 한 방울도 남김없이 한번에 삼켜버릴 수 있었다.

처음 마셔본 포션의 소감은. 생각보다 아무 맛이 없었다는 거다.

평범하게 고역스럽다거나 의외로 맛있다던가 둘 중 하나를 상상했는데.

투명한 액체라곤 해도 그렇다고 물 같지는 않고. 무언가의 묵직한 액상이 식도를 내려가는 느낌은 있었지만 정말로 맛 자체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는게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다음 순간 오른팔에 고통이 서서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덩달아 몸이 조금 나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힘이 빠졌다.

잠이 들 정도는 아니지만 이대로 아무 생각없이 땅속으로 녹아내리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몸이 무거워졌다.

고개를 돌리자.

아멜이 무릎으로 내 머리를 받쳐주고 있었고.

그리고 울고있었다.

예전에 밀레나의 동료와 대화를 나눌 때. 두통으로 코피를 쏟는 나를 보며 죽지말라고 훌쩍거렸던 아멜의 모습이 생각났다.

조금 웃어버렸다.


“왜 울어.”


왼손을 들어올리려다. 문득 손에 피가 묻어있다는 걸 깨닫고 그냥 가만히 내려놓았다.

그렇지만 아멜이 아무 말 없이 입술을 깨물면서 내 왼손을 꼬옥 쥐고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아아. 옷에 피가 묻을 텐데.

뭐라고 놀려주고 싶은데.

지금은 울고있는 아멜에게 해줄 말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러니 잠시동안 그냥 이대로 두어도 되지 않을까.


“괜찮겠어 카를린? 만일에 경우에 대비할 테지만 전투가 벌어지면 안전은 책임질 수 없어.”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자 이실팅 샤드브레이커가 릴팅족 세 사람에게 그렇게 말했다.

이 인간은 왜 또 여기있는 거지.

두 쌍둥이들에게 누나라고 불린 릴팅족 아가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네. 걱정없습니다. 미리 말씀드린대로예요.“


“흥. 솔직히 별로 끼어들고 싶진 않은데. 괜히 남에 일에 참견한다거나 앱서드를 뺏어갔다는 평판 따윈 듣고싶지 않아.”


언젠가 한 번 스쳐가는 듯 한 인상이 남은 엘프 남성 한 사람이 눈쌀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그의 옆에 있던 이실팅의 파티원. 네나리가 당황해서 작게 소리친다.


“오빠. 쉿, 쉿!”


“잡담은 그만. 녀석이 움직입니다.”


아마도 이실팅의 네 번째 파티원인 것 같다.

머리에는 망토에 달린 후드를 눌러쓴 앳된 목소리의 사내가 조용하게 모두를 다그쳤다.

별로 중요하진 않지만. 그의 등에는 지금 르당바울의 식량포대가 생각날 정도로 빵빵한 크기의 봇짐을 매고 있었다.

쏟아져 나오는 의문들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저 녀석이 급선무였다.


그오오오오!


놈이 서서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금속액체가 녀석이 머리를 내미는 것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듯 함께 볼록하게 튀어나온다.

녀석의 붉은 안광이 이제는 거의 타오르는 것 처럼 번뜩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놈의 얼굴은 볼 수가 없었다.

이쯤되면 나도 저 앱서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조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평범하게 사람의 얼굴을 하고있을지 아니면 동물의 머리를 가지고 뿔을 달고있다거나 하는 악마의 형상인지. 그것도 아니면 투구나 가면을 쓰고 있으려나.

그때 셰피가.

새하얀 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을 가려주듯 조용히 내 앞에 등을 보이며 막아섰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타이드랩터 +1을 뽑아들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칼날이 워낙 날카로워 무기를 뽑을 땐 늘 주의를 기울이던 셰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지금 나랑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어어....

분노가 너무 크면 분노를 드러내지 않는다고 했었나.

그녀와 파티 계약을 맺으며 연결된 스테이터스의 끈이. 폭발하기 직전의 무언가가 응축된 것처럼 가만히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런 셰피를 가로막은 것은 카를린 이었다.

저 작은 아가씨가 담력도 세지.


“비켜요.”


위그데인이 캐롤 양이라고 불렀던 분홍 머리카락의 릴팅족 아가씨가 고개를 들어 까마득한 키 차이를 가진 셰피를 올려다본다.


“안심하세요. 전투가 벌어지는 일은 없을 거예요. 이미 여러분들은 훌륭하게 승리하셨잖아요.”


카를린이 눈앞에 있는 특이체의 조각상을 가리키자 모두가 그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도와준 건 감사하지만 저희가 먼저 전투 중이었으니 저희에게 권리가 있어요.”


셰피의 말에 카를린이 고개를 조용히 가로젓는다.


“그런 의미가 아니예요. 말 그대로 우리 중 누구도 이 이상 ‘녀석과 싸울 필요’가 없어요. 저 개체는 이미 죽었으니까.”


셰피가 그제서야 시선을 내려 카를린을 내려다 보았다.


“무슨 뜻인가요.”


“저흴 믿어주세요. 지금은 설명드릴 시간이 없어요.”


크오오오오오!


우드드득.


쿠궁 쿵.


녀석이 흰 벽을 빠져나오기위해 붙잡은 주변의 사암석 벽면이 녀석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기 시작했다.

아니. 뒤에 저렇게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


셰피가 지금도 새하얀 벽에서 빠져나오려는 앱서드와 카를린을 번갈아서 쳐다보았다.

감정을 추스리려는 듯 눈을 감고 잠시 후 크게 숨을 들이쉰다.

그리고 마침내 양손검을 든 손을 내려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카를린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자신이 들고있는 완드를. 아니 완드라기보다는 스태프에 가까워 보이는 자기 키만한 길이의 나무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요청. 코어 룰. 카테고리 던전 시드Dungeon Seed.”


토옹.


물결이 요동치는 것처럼.

카를린으로부터 시작된 무언가의 파동이 화악 하고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시드 넘버. ■■■■■■■■■■■■■. 위치는 1계층 던전 리프트.”


“테일시커 가문의 혈통자들이 무뎌지는 쇠붙이의 던전에게 다음과 같이 전언합니다.”


세 사람이 각자의 목소리로 연달아서 목소리를 높였다.

코어 룰이라니.

이런 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반가운 느낌이 든다.

던전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그런 게 가능할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천장이 완전히 가로막힌 삼각형의 공간 위쪽에서부터 서늘한 바람이 후우욱 쏟아지며 통로쪽으로 빨려들어갔다.

나를 포함해 이 자리에 있는 12명의 머리카락과 옷가지들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를 내며 나풀거렸다.


크오오오오오오!!!


이제 곧이다.

녀석의 머리가 액체덩어리를 서서히 밀고나오며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놈이 하얗게 변해버린 ‘검은 벽’ 밖으로 나오려 버둥거릴 때마다. 녀석의 팔다리가 만들어낸 그림자가 입구에 있는 모두의 머리에 드리워졌다가 또 밝아지곤했다.

나는 바닥에 엎어져 아멜의 무릎을 베개 삼아 누워있는 채로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참으로 이상한 순간이었다.

던전에서의 경험과 매 순간들이 다 새로웠지만 이번엔 특히나 그 정도가 심했다.

던전 밖에서 약간의 인연을 가지고 있었을 뿐. 서로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그렇다고 서로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또 여러 파티가 함께 공동으로 전투를 벌이는 레이드Raid 가 목적도 아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그냥 이렇게 모여버린 것이다.

마치 아름답기로 소문난 산꼭대기에서 아침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려다 우연히 만난 산행의 길동무들 같았다.

그리고 저 앱서드가 있다.

녀석은 포웬이라는 모험가의 일생을. 우리 파티를 산산조각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닌 앱서드였다.

고작 도그고울 한 마리라고 생각했었지만. 사실은 저것이 진짜 놈의 정체였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저 거대한 생물체가 저렇게 분노를 품고 나를 죽이려고 발버둥을 치고있는데도.

어째서인지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다.

‘녀석이 이미 죽었다’ 라는 말을 듣는 순간.

아 그렇구나. 하고 아무런 의심없이 그 말을 믿어버렸다.

별로 믿고싶은 마음은 없었는데도. 이미 그 말이 진실이라는 걸 깨달아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 것이다.

새하얀 벽.

벽에서 비추는 밝은 빛.

그 빛을 가리는 녀석의 그림자.

그리고 바람결에 나부끼는 다른 이들의 뒷모습.

힐링 포션을 마셨기 때문에 조금 나른하게 떠오른 머릿속에서. 어쩐지 지금 이 광경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릴팅족 삼남매의 의식이 마침내 끝을 고했다.

카를린이 지팡이를 머리 위로 드높이며 외쳤다.


"당신의 싸움은 이미 끝났습니다.”


그녀의 별로 크지도 않은 목소리가. 새하얀 벽에 반사되자 마치 스피커처럼 거대한 소리로 증폭되어 공간 안에 쩌렁쩌렁 울려퍼진다.


“던전의 율법을 어겼으니 원래라면 제자리로 돌아가야할 터. 그럼에도 허락받지 않은 계층을 침범한다면 던전에게 부탁해서 당신의 존재를 바로잡도록 하겠어요.”


릴팅족 삼남매의 목소리가 하나로 이어진다.


“““던전 콜Dungeon Call!”””


-좌표 재갱신Refreshing Coordinate.


한 순간.

진짜로 간지럽다 싶을 만치 무언가가 신체 주변에 출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던전 입구의 안전 공간을 벗어날 때.

우리는 무색의 반투명한 액체같은 경계선을 통과해 그 안으로 들어온다.

마치 던전의 소화액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지.

하지만 그 경계를 통과해 던전 통로 안쪽으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옷이 젖거나 액체가 흐르는 느낌을 전혀 느껴본 적 없었다.

없었는데.

방금 딱 한 번.

처음으로 그 액체가 일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처럼 바닥에 엎어져 누워있지 않았다면 거의 눈치채지 못할 만큼. 정말 사소하고 미묘한 감각.

하지만 분명히 던전 안에서 방금 한 순간.

무언가가 변했다.

그리고.


쿵.


눈 앞의 새하얀 벽이 다시금 검은 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앱서드가 마침내 금속질의 액체를 빠져나왔다.

머리는 역시나 개의 형상이지만. 정말로 개라기 보다는 개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금속의 가면. 머리를 뒤덮은 투구를 쓰고 있었다.

눈은 빛나는 붉은 색.

몸은 검은 보석과 같은 광물질의 몸통.

양손엔 날카로운 칼날과 같은 손톱들.

발은 평범하게 사람의 발로 맨발인 채였다.


쿵.


녀석이 앞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부그르르륵!


하고 평범한 공간에서 거품이 일었다.

아니.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듯한 물보라 라고 해야하나.

정말로 말도 안되지만.

평범한 공기 중에서.

액체가 끓어오르는 것 처럼 물방울이 부글부글 터져나왔다.


“?!!”

“!!”

“...!”


아무래도.

릴팅족 삼남매를 제외하고는 이런 광경을 보는 건 모두 다 처음이였으리라.

아니. 이제 막 0레벨로 던전에 들어왔다면 삼남매 본인들도 실제로 코어 룰을 써보는 건 처음이 아니었을까.

녀석이 달려오는 모습에 모두가 긴장을 하며 무기를 꺼내들려던 그 때.

놈의 몸에서 물방울이 부글부글 솟아오르는 것을 본 모든 이들이 본능적으로 화악 하고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삼남매와 그 삼남매를 호위하듯 서 있는 위그데인조차 팔을 옆으로 뻗으며 뒤로 물러났다.

제자리에 있는 건. 오직 셰피 뿐.

셰피는 자신의 자리에서 뿌리를 박은 것 처럼 서서. 앱서드가 그녀를 노려보는 것을 가만히 마주보고 있었다.

원래라면 녀석이 나를 보는 것일 테지만 그녀가 내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 녀석의 몸에서.


콰가각!


하는 흠집이 그어진다.

아무 것도 없는 공중에서 유령에게 공격이라도 받은 것 처럼. 녀석의 어깨 부위에 둔기에 스친듯한 손상이 만들어졌다.

4톨미터의 거인이 고개를 갸웃한다.

조금 긁혔다고 해도 좋을 만치 아무렇지도 않은 피해였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눈앞에 보이는 건 하찮아 보이는 모험가들 무리 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녀석도 우리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목적을 재차 깨우치며 다시 한 발짝 더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쿵.


부그그그글!


또.

또다시 물방울이 일었다.


휘리릭!


퍼퍽.


이번엔 녀석의 옆구리가 쿵 하는 충격에 옆으로 휘청거렸다.

내가 숏소드로 때려놓고도 칼을 놓칠 정도였다.

그 정도로 단단하기 짝이없던 보석재질의 몸통에서 검은 광물 조각들이 투두둑 떨어져나온다.

마치.

옆구리에 화살을 얻어맞은 것 같지 않은가.


그그그그극?


녀석의 머리가 한번 더 갸웃거린다.

그리고 다음 순간.


펑!


투퍼퍽!


콰직. 콰지지직!


보이지 않는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는 듯. 몸에 흠집이 차츰차츰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마다 녀석의 몸 근처에서 소화액이 부글거리는 것 같은 물거품이 공기중으로 터져나왔다.

몸을 웅크리며 가드자세를 취하는 녀석이 분노와 당혹감에 휩싸여 포효한다.


그아아아아아아아!!!


거인이 손톱을 휘저으며 보이지 않는 적을 공격하려 애썼다.

하지만 아무 의미도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깨달았을 때는.

마침내.


콰드드득!


하며 녀석의 왼팔에 개들의 '이빨 자국'이 새겨지기 시작했을 때 즈음이었다.


“아.”


아멜이 제일 먼저 눈치챘고.


“....”


“설마....”


그 다음은 셰피. 마지막은 나랑 밀레나가 깨달았다.

정말로 설마설마 했는데.

앱서드의 몸에.

흔적들이 아로새겨지고 있었다.

녀석이 1계층에서 도그고울로 활동하며 입었던 피해들이 시간을 거슬러 다시 한 번 반복되는 것 처럼.

꼭 그렇게 앱서드의 몸 위에 천천히 되풀이되고 있었던 것이다.


크오오오아아아아아!


녀석도 깨달았나보다.

물거품이 대량으로 터져나온다.


부그그르르르르르르!


시간 상으로 치면. 도그고울들과의 전투 때로 진입한 듯 하다.


콰직

콰직

콰지지직!


마침내 세 개의 이빨자국이 녀석의 왼팔에 파파팍! 하고 연달아서 들이박혔다.

세 마리의 도그고울이 붉은색 특이체였던 녀석의 왼다리를 동시에 물어버렸었지.

그리고 다음 순간 벌어질 일을.

녀석도 우리 파티도 너무나 잘 알고있었다.


그아아아아아아!


고통에 찬 비명이 울린다.

이제 녀석의 목소리에 분노는 없었다.

서서히. 공포가 밀어닥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진짜로.

카를린의 말 대로 였다.

녀석이 이 1계층에 발을 디딘 순간.

이미 죽은 목숨이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녀석의 시체가 바로 이곳에 있었으니까.


“던전은 ‘한 번 죽은 개체가 다시 존재하는 걸 허용’ 하지 않아요.”


카를린이 모두에게 들려주려는 듯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랬다.

놈은 던전에게 있어서 이미 죽어버린 존재였다.

앱서드가 자신의 정해진 위치를 벗어나 계층을 오고간 것 자체를 벌하는 게 아니다.

던전은 기본적으로 방관자였으니까.

모든 특이체나 이상 현상을 순간적이고 즉각적으로 처벌하는 부지런한 관리자가 아니다.

그러니 카를린도 말한 것이다.

자신의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면. 그랬다면 무사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고.

그렇지만 놈은 정도를 지나쳤다.

이미 도그고울로서 우리와 전투를 치뤄 패배해놓고. 다시 한 번 더 본체를 끌고와 녀석이 존재해선 안되는 1계층에 침범해 버렸다.

자신이 사망했던 바로 그 장소로 말이다.

그리고 한 번 사망한 개체가 연속적으로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모순을 던전은 결코 두고보지 않았다.

던전은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다.

녀석의 존재를 허용하는 순간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기에.

그렇기에 던전의 섭리에 의해서.

이물질은 사라져야 한다.


“....”


하지만 지식으로만 알고있고 실제로 본 적은 없던 것인지.

그렇게 말하는 그녀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들도 정작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압도되어 가만히 입을 벌리고 서 있었다.

다른 이들은 말 할 것도 없다.


부그르르르르!


콰직!


파차창!


거품이 일고. 마침내 녀석의 왼팔이 속절없이 떨어져 나갔다.


쿠궁 쿵.


놈이 무릎을 꿇는다.

마치 던전에게 자비를 구하는 것 처럼.

살려달라고 엎드려 비는 것처럼.

하지만 눈은 여전히 분노에 차올라서 그리고는 던전의 이름을 저주하듯이 목높아 울부짖었다.


그오오오오오... 옦!


하지만 죽기 전까지 개폼을 잡으며 하울링을 하던 녀석의 시도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머리가 푸욱 하고 아래로 꺽여버렸다.

밀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우리 차례가 도래한 것이다.

개의 얼굴 형상으로 된 투구를 쓰고있는 녀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듯 왼팔을 버둥거리지만. 곧 왼팔이 부서져있다는 걸 깨닫고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바보냐.

이런 순간에서까지 과거에 했던 행동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었다.


부그그그글.


거품이 일며.

그리고 한 번 더.

녀석의 머리 위로 메이스가 휘둘러진 듯한 충격이


콰앙!


하고 떨어져 내렸다.


쿠궁 쿵!


무릎을 꿇은 녀석의 몸이 그대로 땅바닥에 쳐박혀 버렸다.

이쯤 되서야 다른 여덟 사람들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은 것 같았다.

녀석의 몸에서 과거에 벌어진 전투의 흔적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걸 말이다.

좌우 양쪽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가운데에 있는 우리 파티를 쳐다보았다.

정말 기분 최고다.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러웠고 또 기쁨이 넘쳐흘렀다.

여러분.

이게 바로 우리 파티입니다.

자랑스러운 내 동료입니다.

우리가 녀석과 싸웠고.

그리고 이겼습니다.


그오어어어억.


간신히 몸을 일으킨 녀석이 벌써 몇 번 째인지 모를 괴성을 지르며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이제는 그 포효에서 어떠한 위압감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조금 애처로우면서도 한편으론 가소롭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투펑!


마침내.

녀석의 목구멍에서 폭발이 일어나 뒷통수와 목부위가 완전히 날아가버렸다.


비틀.


쿠구궁.


아멜의 완드와 내 화살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데미지를 모두의 앞에서 다시 한 번 선보이는 셈이다.

다른 이들은 대체 저게 어떤 종류의 공격이었는지 짐작조차 못 할 것이다.


후두드득.


녀석의 신체를 구성했던 검은 광물 조각들이 주변의 벽으로 튕겨나갔다.


그극... 그오오오.......


놈이. 오른팔을 들어.

자신이 그토록 빠져나오려고 발악했던 검은 벽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스윽. 크그극.


놈의 다리가 던전의 사암석 바닥에 질질 끌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전까지 하찮은 적들을 찢어발길 것 처럼 굉음을 지르며 달려왔던 앱서드가. 이제는 완전히 전투의지를 상실해 버렸다.

죽음의 예감을 느꼈기에.

그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부서진 왼팔 마디와 오른팔로 땅을 기며 그렇게 우리에게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셰피가 밀레나를 바라보았다.

밀레나도 그녀의 시선을 눈치채고 셰피를 보았다.

다음 순간. 우리 팀의 전위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아!”


카를린이 둘을 말리려 손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위그데인이 그녀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저었다.

이실팅과 그녀의 파티원들 역시 앞으로 달려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이제부터 눈앞에서 펼쳐질 광경은 단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이실팅이 가만히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힘내.”


아멜이 작게 중얼거렸다.

다음에 일어날 일은 뻔하다.

이미 알고있다.

하지만 저 두 사람은. 녀석이 최후에 다가가는 마지막 순간조차도 편안히 기다리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결심한 듯 하다.

밀레나가 앞으로 달려가는 와중에 오른손의 메이스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수호천사여. 지금 이곳에서. 당신의 이름으로. 당신께 영광을!”


진짜로 저 영창만으로 주문이 발동했다.

이젠 별로 놀랍지도 않다.


-[무기 축복Weapon Blessing]


밀레나가 발을 디딘 발자국에서 잔물결 없는 검은 호수가 순식간에 퍼져나가더니. 곧바로 천상에서 떨어지는 빛의 기둥이 그녀에게로 솟구쳐 올라왔다.


화르르르륵!


다시금 새롭게 축복이 부여됐고. 무기에 깃든 존재감 역시 뒤바뀌며 그 안에 잠들어있던 무언가가 눈을 뜨고 깨어난다.


후웅.


가볍게 뒤로 젖힌 밀레나의 메이스가. 콧소리를 내뿜으며 적에게 돌진하려 땅을 긁는 검은 코뿔소처럼 보였다.


그아아아아아아.


쿠궁 콰광 쿵쾅.


녀석이 뒤쪽에서 달려오는 두 사람을 보고 이제는 완벽하게 패닉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어떻게든 앞으로 기어가려 무릎으로 땅을 찍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과 영혼 깊숙한 곳까지 새겨진 그 감각은.

바로 죽음의 공포일테니.

사족보행에서 이족보행으로 바뀌었지만 결국엔 다시 땅을 기는 존재가 돼 버렸구나.

그래봐야 멀리 도망칠 수도 없었다.

단지 최후의 발버둥일 뿐.

밀레나가 곧장 앱서드의 오른팔로 달려갔다.


“타하앗!”


그리고 그대로 녀석의 전완 부위를 내리찍었다.


트쾅!


녀석의 오른팔목에 메이스를 내려침과 동시에 녀석의 금이 그어진 팔목에서 물거품이 부그그글 끓어오르며


와장창!


하고 깨져버렸다.

앱서드가 고개를 높이 쳐들었다.

입을 벌리고있는 지 혹은 다물고 있는 지. 가면같은 투구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소리를 지르려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안광에서 공포에 질린 붉은 빛이 타들어간다.

놈의 눈동자가 마지막으로 셰피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녀석이 바라본 방향에서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눈을 돌려 천장을 바라보았을 때.

셰피는 이미 양손검을 머리 위로 완전히 넘긴 자세로 녀석의 등을 밝고 뛰어오르고 있었다.

타이드랩터 +1 이 묶여있던 재갈에서 풀려난 것처럼 흉포한 이빨을 번뜩이며 놈의 목을 물어뜯는다.


샤카카카칵!


암석이 잘려나간 것임에도 꼭 짐승이 울부짖은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쿵!


녀석의 머리가 떨어져 내렸고.


부그르르륵!


하는 거품 소리와 함께.

녀석의 목에서 한 줄 더 금이 그어져


텅.


둥그런 원반이 떨어져 나왔다.

셰피가 잘라낸 목 부위와 던전의 징벌에 의해 잘려나간 부위가 조금 위치가 달라졌던 탓에. 매끄럽게 깎아낸 얇은 원판이 만들어져 데구르르 굴러가 버렸다.

하지만 그 원반역시 주인과 마찬가지로 얼마 가지도 못 하고 빙글빙글 제자리를 겉돈다.

속도가 줄어든 원반은 동전이 넘어질 때처럼 도르르르 떨리더니.

그리곤


풀썩.


하고 맥없이 쓰러져 버렸다.


“....”


열두 명의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 안에 침묵이 감돈다.

위그데인과 릴팅족 삼남매 모두 입을 벌리고 가만히 서 있던 와중에 카를린이 번뜩 하고 정신을 차렸다.

그리곤 박수를 친다.


“와아아아....”


그리고 이실팅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서 박수를 쳐준다.

조금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 분의 박수 소리가 잠시동안 공간의 침묵을 몰아내주었다.

진짜 끝인가?

정말로 끝난 게 맞나?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든다.

그치만 아무리 그래도 세 번 연속으로 등장하지는 못 할테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끝을 낸 거 같다.

누워있는 자세에서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아멜이 그런 나를 옆에서 조금 도와준다.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쳐다보았는데.

밀레나가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와락 주저앉아 버렸다.


“?!”


어어? 무슨 일이야?

나는 정말로 놀랐는데.

나 빼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슬그머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밀레나가.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고있었던 것이다.

셰피가 양손검을 검집에 집어넣은 뒤 조용히 밀레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한 쪽 무릎을 굽혀서 나한테 해줬던 것처럼 꼬옥 그렇게 그녀를 안아주었다.


“고생했어요. 밀레나.”


여전히 얼굴을 감싸안은 밀레나가 흐느끼는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셰피도요.”


밀레나가 우는 모습을 보는 건 그때 이후로 두 번째인 것 같다.

그치만 이번에는 다행히 기쁨의 눈물이었다.

그녀의 오른손 손등에서 부터.


파아아아앗!


하며 황금빛의 문양이 떠올랐다.

스테이터스가 서로 연결된 같은 파티원에게만 보이는 빛이다.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뒤이어.

셰피에게도.


파앗!


아멜에게도.


화아!


그리고 나는 오른손에 부상을 당해서인지 왼쪽 손등 위에서.


번쩍.


하고 무언가가 상승했음을 알리는 십자 무늬가 떠올랐다.


+[레벨 업Level Up]


****


작가의말

와!


레벨 업!


**


이번 주 목/금/토/일 휴재입니다!

78화 분량이 폭주해버려서 힘을 다 쏟아부었네요.

이제부터 재밌어지는 부분이라 분량도 확보할 겸 다듬으면서 여유시간을 갖겠습니다.


월요일 날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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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83. (2) +1 21.08.06 177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4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1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2 22 18쪽
209 82. (2) +2 21.07.28 169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3 24 25쪽
207 81. +8 21.07.26 190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1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2 22 20쪽
204 79. (2) +3 21.07.20 187 20 20쪽
203 79. (1) +1 21.07.19 181 24 25쪽
» 78. (4) +12 21.07.14 246 31 28쪽
201 78. (3) +5 21.07.13 191 25 23쪽
200 78. (2) +9 21.07.12 187 27 21쪽
199 78. (1) +2 21.07.10 190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4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1 16 19쪽
196 76. (2) +2 21.07.07 184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3 20 18쪽
194 75. (2) +1 21.07.05 188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1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1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3 20 17쪽
190 73. (2) 21.06.03 219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0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2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3 25 18쪽
186 72. (1) +3 21.05.29 237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0 21 15쪽
184 71. (1) 21.05.27 237 20 16쪽
183 70. +3 21.05.26 249 20 20쪽
182 69. (2) +1 21.05.25 258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4 15 15쪽
180 68. (3) +3 21.05.22 256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3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4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2 21 14쪽
176 67. (2) 21.05.18 253 17 14쪽
175 67. (1) +1 21.05.17 286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5 27 14쪽
173 66. (1) +5 21.05.14 269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4 21 15쪽
171 65. (1) +3 21.05.12 286 25 15쪽
170 64. (3) +2 21.05.11 269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5 25 11쪽
168 64. (1) +1 21.05.09 288 23 10쪽
167 63. (2) +5 21.05.08 278 25 9쪽
166 63. (1) +3 21.05.07 263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2 28 15쪽
164 62. (1) +5 21.05.05 299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2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2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5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1 32 14쪽
159 60. (1) +1 21.05.01 248 17 13쪽
158 59. (2) 21.04.30 317 28 11쪽
157 59. (1) 21.04.30 262 22 11쪽
156 58. (2) +3 21.04.29 277 30 14쪽
155 58. (1) 21.04.29 277 26 15쪽
154 57. (3) +7 21.04.28 320 30 10쪽
153 57. (2) +1 21.04.28 267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3 24 10쪽
151 56. (3) +2 21.04.27 269 19 14쪽
150 56. (2) +2 21.04.26 297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1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3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2 22 12쪽
146 55. (2) +5 21.04.24 318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0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0 26 13쪽
143 54. (1) 21.04.23 322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66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6 25 14쪽
140 52. (3) 21.04.22 295 20 12쪽
139 52. (2) 21.04.21 316 17 15쪽
138 52. (1) 21.04.21 299 18 15쪽
137 51. (2) 21.04.20 363 30 13쪽
136 51. (1) 21.04.20 334 22 12쪽
135 50. (5) 21.04.19 358 30 13쪽
134 50. (4) 21.04.19 335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4 34 12쪽
132 50. (2) 21.04.18 327 32 12쪽
131 50. (1) 21.04.17 368 32 13쪽
130 49. (4) 21.04.17 323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2 29 11쪽
128 49. (2) +1 21.04.16 348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0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1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0 48 13쪽
124 47. (1) +2 21.04.14 329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1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2 28 13쪽
121 46. (1) +7 21.04.12 367 33 11쪽
120 45. (2) 21.04.12 324 24 15쪽
119 45. (1) +2 21.04.11 359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3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4 31 12쪽
116 44. (1) 21.04.10 334 27 10쪽
115 43. +4 21.04.09 377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3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4 42 12쪽
112 42. (2) +2 21.04.08 329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3 32 13쪽
110 41. (3) +2 21.04.07 328 27 13쪽
109 41. (2) +4 21.04.06 429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1 30 13쪽
107 40. (2) +5 21.04.05 438 31 13쪽
106 40. (1) +5 21.04.05 397 27 14쪽
105 39. (4) +8 21.04.04 449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4 25 13쪽
103 39. (2) +6 21.04.03 457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2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4 26 13쪽
100 38. (1) 21.04.02 423 21 13쪽
99 37. (3) 21.04.01 421 23 13쪽
98 37. (2) 21.03.31 377 17 13쪽
97 37. (1) 21.03.31 404 21 12쪽
96 36. (4) +1 21.03.30 394 23 12쪽
95 36. (3) 21.03.30 395 23 12쪽
94 36. (2) +1 21.03.29 416 23 13쪽
93 36. (1) 21.03.29 393 21 13쪽
92 35. +1 21.03.28 397 27 19쪽
91 34. (3) +3 21.03.28 425 30 13쪽
90 34. (2) +3 21.03.27 377 20 13쪽
89 34. (1) 21.03.27 429 26 12쪽
88 33. (3) +2 21.03.26 446 26 11쪽
87 33. (2) 21.03.26 412 21 10쪽
86 33. (1) 21.03.25 413 25 9쪽
85 32. (3) 21.03.25 430 20 11쪽
84 32. (2) +1 21.03.24 434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3 24 13쪽
82 31. (4) +7 21.03.23 455 44 12쪽
81 31. (3) +1 21.03.23 423 22 11쪽
80 31. (2) 21.03.22 422 23 11쪽
79 31. (1) 21.03.22 428 24 13쪽
78 30. (4) 21.03.21 450 29 12쪽
77 30. (3) +2 21.03.21 429 24 11쪽
76 30. (2) +3 21.03.20 439 24 15쪽
75 30. (1) +1 21.03.20 483 26 17쪽
74 29. (2) +1 21.03.19 439 29 13쪽
73 29. (1) 21.03.19 443 28 13쪽
72 28. (4) +3 21.03.18 446 27 12쪽
71 28. (3) 21.03.18 413 26 12쪽
70 28. (2) 21.03.17 407 25 12쪽
69 28. (1) 21.03.17 474 26 11쪽
68 27. (3) 21.03.16 438 33 15쪽
67 27. (2) +1 21.03.15 491 27 15쪽
66 27. (1) +1 21.03.15 470 32 14쪽
65 26. (4) +6 21.03.14 472 35 16쪽
64 26. (3) 21.03.14 473 33 17쪽
63 26. (2) +1 21.03.13 476 32 15쪽
62 26. (1) 21.03.13 489 30 17쪽
61 25. (4) +5 21.03.12 482 30 13쪽
60 25. (3) +1 21.03.12 455 28 14쪽
59 25. (2) 21.03.11 468 25 18쪽
58 25. (1) 21.03.11 432 25 14쪽
57 24. (4) 21.03.10 487 29 14쪽
56 24. (3) 21.03.09 485 26 12쪽
55 24. (2) 21.03.08 465 28 16쪽
54 24. (1) +1 21.03.08 469 24 14쪽
53 23. (3) +1 21.03.07 501 31 11쪽
52 23. (2) 21.03.07 480 30 12쪽
51 23. (1) +2 21.03.06 494 29 13쪽
50 22. (3) +5 21.03.06 469 32 9쪽
49 22. (2) +1 21.03.05 520 29 10쪽
48 22. (1) +1 21.03.05 509 34 15쪽
47 21. (4) +2 21.03.04 522 36 11쪽
46 21. (3) +1 21.03.04 522 31 11쪽
45 21. (2) 21.03.03 495 35 11쪽
44 21. (1) +1 21.03.03 552 34 12쪽
43 20. (4) +1 21.03.03 486 37 12쪽
42 20. (3) +2 21.03.02 565 31 11쪽
41 20. (2) +2 21.03.01 525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37 35 11쪽
39 19. (4) +3 21.02.28 559 44 17쪽
38 19. (3) 21.02.28 567 31 13쪽
37 19. (2) +1 21.02.27 558 36 14쪽
36 19. (1) 21.02.27 583 31 15쪽
35 18. (3) +1 21.02.26 581 41 12쪽
34 18. (2) +1 21.02.26 608 43 12쪽
33 18. (1) +3 21.02.26 582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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