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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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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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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79. (1)

DUMMY

79.


정리해야할 일이 많지만 순서대로 차근차근 짚어나가자.

우선.

밀레나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울어버린 일 부터 시작해야겠다.

그런 그녀를 셰피가 감싸 안아줬고.

거기까진 좋았는데.

갑자기 내 옆에 있는 아멜도 울고있는 밀레나를 보면서 감정이 북바친듯 덩달아서 같이 울어버렸다.


“아니 왜 또 울어.”


푸하하하.

이건 정말로 놀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몰라. 그냥.... 밀레나가... 밀레나가...... 흐아아앙. 다행이야.”


아멜이 자리에서 일어나 쪼르르 셰피랑 밀레나에게로 달려가 셋이서 같이 부둥켜 안는다.

셰피도 밀레나에 더불어 아멜까지 울어버리자 본인도 조금 눈시울이 붉어졌다.


훌쩍.


결국 그녀까지 눈물이 글썽이는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이고. 두 사람을 다시 한 번 더 와락하고 껴안았다.


크흑.


그리고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네나리가 자신의 오빠에게 손수건을 꺼내주고 있었다.

...뭐야 당신은 또 왜 울어요.


훌쩍.


초면부터 끼어들기 싫다느니 어쩌느니 쌀쌀맞은 태도로 일관하던 장발의 엘프 사내가. 우리 파티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우는 걸 보며 자기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다 큰 사내 녀석이 뭐하는 거야.

손수건을 건네받는 엘프가 황당하다는 얼굴을 하고있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제길... 난 이런 거에 약하단 말이다.”


“응. 응. 알아.”


네나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오빠를 달래준다.


“그래 네나리. 저게 바로 모험가들이 추구해야할 삶이다.”


“그치. 다같이 힘을 모아 싸우고 승리한 거니까. 레벨 업도 했잖아.”


네나리가 한두 번 달래본 솜씨가 아닌 듯 기계적으로 그의 말에 연거푼 맞장구를 쳐주었다.

엘프 사내가 손수건에 코를 푼다.


“크흥... 날 울리다니 제법이군.”


“....”


아무래도 조금 이상한 부분에서 감정적으로 변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가뜩이나 몸이 피곤한데 이 이상 피곤해지지 않기 위해 신경을 끄기로 결심했다.

나는 어느샌가 다가온 위그데인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다행입니다. 벌써 새살이 돋기 시작했어요.”


고개를 돌려 내 오른팔을 바라보니. 뼈가 드러난 부위에서 새하얗게 조금씩 살이 차오르고 있었다.


“굉장한 포션이군요.”


“그렇네요.”


순수한 힐링포션이라는 건 이정도의 힘이 있는 거구나.

비록 도와준 대가로 받은 것이긴 하지만 마음속 깊이 율리아나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상처가 낫는 거야 좋은 일이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이정도로 빠르면 조금 무섭기까지하다.


“보기에 살짝 기괴하긴 하네요.”


“그래도 이건 자연스러운 편이죠. 최고수준의 치유 마법들은 그림을 덧칠하는 것처럼 상처들이 그냥 스르륵 씻겨나가거나 잘려나간 팔이 어느샌가 새하얗게 붙어있다고 합니다.”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건 거의 기적 수준인데요.”


“그렇죠. 아. 하지만 출혈로 소모된 피는 곧바로 회복이 안되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위그데인이 부축해 준 왼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도 마주 힘을 줘 서로 위아래로 가볍게 손을 흔든다.


“레벨 업 축하드립니다.”


승격을 했단 징표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건 아니지만. 저렇게 울고있는 우리 파티를 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고마워요 위그데인. 덕분에 살았습니다.”


고개를 돌려 카를린과 두 쌍둥이 형제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세 사람도. 멀리서 소리쳐준 것, 저흴 도와주러 와준 것, 녀석을 없애준 것. 전부 다 이루 말 할 수 없을만치 고맙습니다.”


쌍둥이 형제들이 동그랗게 떠진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더니 똑같이 머리 뒤로 손을 넘기며 뿌듯하다는 듯 헤헤 웃었다.


“천만에요. 포웬 경.”

“천만에요. 포웬 경!”


카를린은 그런 동생들을 다그치려 눈에 힘을 주었고 그 다음엔 다시 내게 고개를 숙인다.


“아닙니다. 오히려 포웬 경 덕분에 저희도 녀석을 잡을 수 있었어요.”


늘 생각하지만 저 호칭은 정말로 아닌 거 같다.

위그데인 때문이겠지만 이 파티원 전부가 날 포웬 경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냥 포웬으로 좋습니다. 포웬 고릴리아 입니다.”


“카를린 테일시커예요. 저도 캐롤이라고 불러주세요.”


“네 캐롤 양.”


“전 티린 입니다. 포웬 경.”

“난 보우린 이야! 포웬 경. 올 해로 16살이야.”


“...두 사람도 그냥 포웬으로 좋습니다. 티린, 보우린. 저도 같아요. 동갑내기네요.”


두 사람과도 왼손으로 악수를 나눴다.

이 둘은 어쩐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내가 조금 마음에 들었는지. 경계심을 풀고 내 곁으로 가까이 다가와 위아래로 훑어보며 정신없게 질문을 꺼내기 시작했다.


“상처는 어떠세요.”


“안 아퍼?”


“클래스는 뭐죠.”


“위그데인이랑 어떻게 만났어?”


“화살집을 보니 역시 주 무기는 활인가요.”


“활은 어디다 두고온 거야? 아 혹시 저기 땅에 떨어져있는 건가?”


등등 그 짧은 사이에 예닐곱 개의 질문들이 쉴틈없이 쏟아져 들아왔다.


통!

통!


하고 결국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캐롤의 나무지팡이가 떨어져 내렸다.

쌍둥이 형제가 머리를 감싸쥐며 주저앉고 그녀가 황급히 사과를 한다.


“죄... 죄송해요. 아직 어려서 예의가 부족해요.”


나도 나이는 같은데.

캐롤도 아차 싶었는지 인간 사회의 예절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려 하길래 나도 서둘러 손을 저었다.


“아닙니다. 괜찮아요. 아무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드리고 싶었어요.”


캐롤도 휴우 하고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포웬 씨도 무사해서 다행이예요.”


그리고는 그녀의 시선이 스윽 내 옆쪽으로 향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대체 언제 가까이왔는지 모르게 이실팅이 싱글벙글 웃는 표정으로 내 어깨 옆 지근거리까지 다가와 있었다.


“....”


“헤에. 이번엔 날 무시하진 못 하겠지? 포웬 경?”


끄으으응.

잠시 미간을 어루만져야했다.


“고맙습니다. 이실팅 샤드브레이커.”


하지만 고개를 숙이는 게 당연하다.


“아. 나도 그냥 이실팅으로 좋은데. 말도 편하게 해줘! 도와주러 달려왔으니까 이정도는 요구할 수 있잖아. 그치?”


“...고마워. 이실팅.”


그녀가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얼굴가득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부우우우웅.


그때 내 왼손 약지에 낀 반지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이 악세사리가 정말로 이런 목적으로 쓰일 줄은 몰랐는데.

고개를 돌리니. 셰피가 내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어느샌가 목에 건 피리를 불고있는 듯 했다.

내 시야가 셰피에게 돌아가는 걸 눈치챈 이실팅도 키득키득 웃더니 한 걸음 훌쩍 거리를 벌렸다.

이젠 예전처럼 날 너무 곤란하게 만들지는 않으려는 듯 하다.


“자. 해야할 일이 많잖아. 부지런하게 움직이자. 걸을 수는 있지? 포웬.”


아직 오른팔을 움직이는 데 거부함이 들지만 걸어다니는 데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레벨 업 축하해. 다른 파티원들 모두한테도 전해줘.”


“알았어. 그렇게 하지.”


우리 파티는 왠지모르게 이실팅을 거북스러워하니 말을 전해주는 것 만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이실팅 너희 파티원들에게도 감사를 전해줘.”


무슨 목적으로 여기까지 온 건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도움을 받은 건 분명하다.


“응. 그렇게 할께.”


이실팅이 느긋한 움직임에도 빠른 속도로 멀어지며 자기 파티원들에게로 돌아갔다.

그녀의 파티원들은 눈가가 촉촉해진 엘프 사내 주변으로 모여 깔깔거리며 비웃거나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웃는 건 물론 이실팅이다.

일단 간단한 인사치레는 이정도로 끝난 것 같다.

그 다음은 전리품을 정리하고 던전 밖으로 복귀해야하지만. 제일 중요한 관문이 남아있었다.

조금 겁이 나는데.

작게 한숨을 쉬고 우리 파티원 세 사람에게 다가갔다.

셋은 어느새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찬가지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옷의 소매로 눈가를 훔치고 있었다.

아멜과 밀레나가 내가 걸어오는 걸 보며 뒤로 살짝 물러난다.

그렇지만 셰피는 아직도 나한테서 등을 돌리고 있다.


“어흠.”


헛기침을 하지만 셰피가 반응이 없다.

...으음.

어떻게하지.

정말 곤란한데.

그녀가 왠지 화가 났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무엇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섣불리 화를 달래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꺼내기엔 후환이 두렵다.


“....”


그렇게 하염없이 가만히 서있었는데 셰피가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화를 내려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내 얼굴을 잠깐 보더니 금방 다시금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결국 마지막에 울어버린 건 셰피가 됐다.

그런 그녀를 이번에는 아멜과 밀레나가 웃으면서 달래준다.

아이고. 레이디들이란.


“미리 말 하겠는데. 피가 묻으니까 그러지 않....”


는 게 좋을거야 라고 말하기도 전에. 셰피가 내 머리를 당겨서 자기 가슴팍으로 끌어당겨버렸다.

정말 껴안는 걸 좋아하는 아가씨구나.

이렇게 정이 많아서 어떻게하나 모르겠다.

셰피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했잖아.”


“그치.”


“근데 왜 다친 거야.”


바보같은 대화지만 어쩐지 이런 것도 그냥 셰피답다고 느꼈다.


“진짜로 죽을 뻔 했다고.”


“미안.”


그치만 아멜이 다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내 가죽갑옷이 파손되고 오른팔이 만신창이가 될 정도였지 않는가.

만약 그때 공격을 받은게 아멜이었다고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니 지금의 나는 내가 부상을 입었다는 것에 신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있는 상태였다.

상처입기 좋아하는 변태처럼 들리지만 하여간.

셰피가 고개를 젓는다.


“미안하다고 하지 않기.”


“...응. 알았어.”


서로 미안하다고 하면 계속 미안하다는 말 만 반복될 것 같다.

셰피가 슬그머니 내 머리를 놔주었다.

역시나 그녀의 상의와 가죽갑옷에 내 오른팔과 어깨에서 흘러나온 피가 묻었다.


“괜찮아. 옷은 빨면 되니까.”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셰피가 그렇게 웃는다.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고생했어요.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밀레나가 고개를 젓는다.


“죄송... 아니 면목이 없습니다. 포웬의 상처부터 챙겼어야했는데. 제 감정도 추스리지 못하고있었네요.”


“아니예요. 2레벨이 되신 거죠?”


“네.”


밀레나가 어쩐지 묘하게 고양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축하드려요 정말로.”


진짜로.

밀레나는 1레벨에서 2레벨이 되는 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뇨. 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밀레나가 오른손등을 들어올리자. 셰피와 아멜도 그리고 나는 왼손을 들어올려 서로 맞대었다.

네 사람의 손등이 가볍게 모인다.

그곳에는 처음처럼 밝지는 않지만 지금도 선명하게 빛이 나는 황금빛의 십자 무늬가 떠올라 있었다.

우리 네 사람 모두 잠시 말을 잇지못하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그 손등을 바라보았다.


레벨 업.


승격이다.

물론 1레벨을 달성하는 것에 실패하는 모험가가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던전에 들어온지 채 일주일도 안돼서 1레벨에 도달했고 밀레나는 무려 2레벨이 되었다.

그 감격스러움 때문인지.

무언가의 전율같은 것이 등골을 타고 좌르륵 타올랐다.

승격은 신에게서 그 과업을 인정받는 것.

우리가 목숨을 걸고 이겨낸 싸움이 신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훌륭했다 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아멜이 자기 오른손등을 만져본다.

피부가 밀리니까 무늬도 같이 밀릴 줄 알았는데. 스테이터스의 감각에서 느껴지는 거라 그런지 그냥 손을 올려도 똑같이 십자무늬가 떠오를 뿐이다.

꼭 누가 손등 바로 위에서 손전등을 들고 비춰주는 것 같다.

으어어억. 두통.

그리고 역시나 각성의 대가를 치루고나니 이제서야 조금 살아있다는 실감이 든다.

밀레나가 정신을 번뜩 차리고 말했다.


“참.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리품을 챙기고 어서 복귀할 준비를 하죠.”


아. 그렇지.

해야할 일이 많다.

다른 두 파티들도 벌써 검은 벽이 있던 공간의 출구쪽에 자리를 잡고 서로 무언가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이실팅이 고개를 들어 손을 흔들어준다.


“밖으로 나갈꺼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다릴께. 같이가자. 공짜로 호위해주는 거니까 고마운 줄 알라고.”


그렇구나.

나가는 길에도 당연하지만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부분도 신경써준 듯 하지만. 왜?

내 표정에 떠오른 의문을 보았는지 위그데인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저희도 동행하겠습니다. 어차피 오늘 하루 일정은 끝난 것 같네요.”


“그런... 미안해서.”


“아뇨. 말씀드리는 게 늦었지만 저 앱서드를 잡는 것도 저희 파티의 목적 중에 하나였습니다. 정확히는 저희 파티원 세 사람의 목적이었지만요.”


그러니까 오늘 해야할 목적은 이미 달성했다는 듯 하다.

정말 나누고싶은 이야기가 많다.


“알겠습니다. 그럼 최대한 서두르죠.”


검은 벽이 있는 공간에는 도그고울 일곱 마리와 붉은색 특이체 한 마리. 그리고 방금 사망한 거대한 검은색 보석 골렘의 부서진 조각상이 널부러져 있었다.

아까와 같은 일이 벌어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조심하자는 의미로 아멜이랑 밀레나가 둘이서 함께 전리품을 확인했고. 셰피는 내가 내팽개친 가방들과 젠틀러와 숏소드를 챙겨주었다.

부상당했단 핑계로 놀고있긴 뭐하니 나도 입구 가까운 쪽에 도그고울 한 마리의 조각상으로 다가갔다.

석상은 이미 완전하게 굳어져 있다.

하지만 허리가 두동강 나면서도 웃으면서 죽어가는 듯 했던 녀석의 인상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겠지.

비록 적으로서 만났고 서로 죽고 죽이는 운명이지만. 던전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녀석이 죽기 전에 나에게 메시지를 남기며 전투를 걸었던 것 또한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다.

감사인사나 명복을 빌어주는 건 불가능하지만.

모험가 대 앱서드로서 이 우두머리가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싸웠던 전투와 최후의 순간에 내린 판단은 참으로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그것 하나 만큼은 인정해 줄 수 있었다.

도그고울은 송곳니를 전리품으로 남긴다고 했지.

그 전리품이 대체 어디에 쓰이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역시 입 근처이려나.

그렇게 생각하고 녀석의 몸 가까이에 쭈그려 앉았다.

하지만 이빨들을 살펴도 특별히 무언가가 빠져있다거나 하는 흔적은 없다.

대신. 녀석의 가슴팍.

심장근처 부위에 돌가루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었고 그 주변의 석상들이 그 범위만큼 둥글게 패여 있었다.

마치 이 부근에 전리품이 놓여있음을 알리려고 돌로 된 신체 부위가 곱게 부서져내린 듯 하다.

덕분에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조금 손을 뻗어 돌가루들 사이로 자그맣게 튀어나온 무언가를 줍는다.


달그락.


“이게 뭐지?”


척 보기에도 송곳니는 아니었다.

크기는 한 손바닥으로 쥐기에 살짝 작은 정도.

반짝이는 보석... 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둥글게 깎아놓은 반투명한 유리조각에 더 가까워 보인다.

할 일 없는 유리세공업자가 남는 재료를 이용해 기다란 물방울 모양 장식품을 만들어낸 듯한. 그리 섬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투박하거나 날카로운 부분도 없는. 정말 흔하디 흔한 유리 재질의 돌맹이였다.

던전 밖에 이런게 떨어져있었다면 눈길 한 번 주지않고 스쳐지나갔을 법 한 무척이나 평범한 모양새였다.


“하트스톤이군요.”

“심장돌이야.”


“이걸 알아?”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내 좌우로 다가온 쌍둥이 형제에게 물었다.

1톨미터 정도밖에 되지않는 작은 키의 쌍둥이 형제들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심심했었나보다.


“앱서드의 영혼이 담겨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앱서드의 영혼이래.”


앱서드한테 영혼이 있을 리가 있나.


“아니면 앱서드의 경험과 기억이 담겨있다고들 하죠.”

“담겨있는 거야.”


“그래?”


“이 개체가 죽기 전까지 경험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면 그건 이미 영혼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불러도 되지 않을까?”


티린이 고개를 끄덕이니 보우린도 따라서 끄덕인다.

둘이 거의 동시에 행동하는 듯 하는데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게 은근히 귀엽다.

쌍둥이 중 그래도 말투가 차분한 티린에게 주로 말을 걸게 됐지만. 어차피 어느 한 사람과 대화해도 둘 모두에게 말을 거는 기분이 든다.


“자세히 보면 영혼이 일렁이는 것 처럼 보여요.”

“그렇게 보인데.”


손가락에 하트스톤이라고 불린 돌맹이를 끼워서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검은 벽에서 흘러나오는 야트막한 빛이 돌맹이의 속을 통과하며 정말로 안에서 무언가가 타오르는 듯한 착시를 만들어냈다.

신기하네.


“그래서 이건 뭐에 쓰는 거야.”


“하트스톤은 일종의 화폐예요.”

“말하자면 돈이야.”


“돈?”


영혼이 담겨있다고 하길래 평범하게 연금술에 쓰이거나 하는 걸 상상했는데 이건 또 새롭다.


“하트스톤은 그 자체로도 소환 주문Summon Spell 의 촉매로 쓰이지만. 동전이 쓰이지 않는 곳에서도 화폐로서 쓸 수 있어요.”

“그러니까 돈인 거야.”


흐음.


“구체적으로?”


“대표적인 예를들면. 동부 대평원에 사는 떠돌이 부족들은 돈보다는 주로 이 하트스톤을 이용해서 거래를 해요.”

“거래를 한데.”


동부 대평원의 바바리안들.

셰피의 스승이었던 요랄다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라고 했지.

이런 때에 그 이름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전리품에 대한 설명을 듣다니.

밀레나가 아무리 경험 많은 모험가라곤 해도. 던전의 전리품 하나하나에 대한 전승지식Lore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니 이 쌍둥이들은 위그데인의 말대로 던전에 관해서 만큼은 놀랄만치 전문가들이었다.


“게다가 인간들 화폐처럼 가치가 왔다갔다 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하트스톤은 정확히 그 하나 만큼의 가치를 인정해줘요.”

“인정해준데.”


“아아....”


그렇구나.

설명도 설명이지만. 다른 종족들이 보기에 인간들의 돈은 그렇게 보이는 건가.

대부분의 종족들 역시 인간들과 섞여서 살아가고. 모험가들은 화폐경제에 대한 최소한의 각성의 지식을 가지고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태어나고 자란 문화가 다르면 이질감을 느낄 수 있겠지.

이 두 형제들도 그런 의미에서 인간들의 문화에 익숙치 않았고 그중에서도 돈에 관련된 걸 까다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위그데인과 파티를 맺은 건 서로에게 정말로 좋은 일이 된 것 같다.


“그치만 하트스톤은 일정한 수준 이상의 앱서드를 잡아야지 얻을 수 있는 전리품이에요. 이 개체는 무척 강했나보네요.”

“강했나보네.”


“그렇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 특이체가 없었다면. 수 십 마리의 도그고울들을 불러모아서 우리와 목숨을 건 전투를 치루는 건 어쩌면 이 녀석이 아니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도그고울은 특이체의 명령을 듣지않으면서 무리를 모아 저항했을 정도로 강했다.

게다가 [동족포식] 같은 비정상적인 행동도 하지 않을테니. 가만히 내버려 뒀다면 정말로 강력한 무리를 이끌었을 지도 모른다.

무리를 이끌고 그 개체들을 일사분란하게 통솔할 수 있는 힘과 지능이 있다면. 그거야말로 우리같은 0레벨의 4인파티를 위협하는 최악의 적인 셈이다.

허용되지 않은 계층으로 넘어와놓고 자신이 강하다는 착각에 취해있던 보석 골렘과 비교하면 놀랍게도 이 도그고울 쪽이 훨씬 더 두려웠다.

물론 결국엔 가정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었으니 이제와서 그런 걸 따질 필요는 없겠지.

손에 잡힌 그 작은 유리공예품. 하트스톤이라고 이름붙은 돌을 살펴보았다.

내부가 조금 신기한 걸 빼면 정말로 평범해 보이는데 이게 화폐처럼 쓰인다는 건가.

던전의 전리품을 그런 식으로 쓴다는 게 어쩐지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그런데 조금 생각해보자.

돈이란 건 복잡하다.

돈이 돈으로 쓰이기 위해선 여러가지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짜 돈이 있을지 모른다는 게 제일 어려운 문제였다.

나는 눈앞에서 앱서드의 전리품으로 얻었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대체 뭘 보고 이게 하트스톤인지 아닌지 아는 걸까.

비슷하게 유리 조각을 깎아서 그냥 동부의 유목민들에게 팔아넘길 수....


“있지 않나 같은 생각을 하셨죠?”


“네.”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쌍둥이 동생들이 나한테 붙어있는 게 걱정이 된 건지 캐롤도 우리 곁으로 다가와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런데도 쓰인다는 건 뭔가 이유가 있겠군요.”


캐롤이 작게 웃는다.


“예. 기본적으로 하트스톤은 스테이터스를 연결해서 확인해볼 수 있어요.”


아하.

그것만으로도 이미 가짜 전리품 문제는 끝나는 셈이다.

아니. 오히려 은화의 경우엔 화폐에 포함된 은의 함량을 낮춰서 싸구려 은화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어떻게보면 진짜 화폐보다 더 안전하고 확실한 보증이 붙은 셈이다.


“과연. 유목민들이 쓰기에 꽤 편하겠군요.”


“네. 그리고 편리한 거 외에도 하트스톤을 화폐로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몇가지 이득이 있어요.”


하나는 화폐를 주조하는 기술이나 능력이 떨어져도 던전으로부터 나오는 전리품으로 화폐경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부족으로 나뉜 유목민들 간에 공통적으로 통하는 약속된 화폐가 있는 셈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전리품을 화폐로 쓰기위한 신뢰는 모험가가 가진 스테이터스를 통해. 화폐를 복제하는 문제는 던전이 해결해 주는 것이다.

대평원이라고는 해도 도시와 가까운 사람들은 골드나 실버같은 돈에 금방 적응하겠지만. 동부로 멀어질수록 화폐를 제대로 유통하기가 힘들겠지.

그러니 던전에 나오는 전리품을 그 자체로 돈으로 쓴다는 방식은 무척 생소하면서도 또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을 만지고 조금 스테이터스의 힘을 끌어올려보았다.

무기를 만질 때 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실 한가닥 수준 정도로 사르르륵 끈이 연결되는 것이 느껴진다.

아하.

간단하네.


“오오 하트스톤이군요.”


내 곁으로 파티원들이 몰려오니 자연스레 위그데인도 호기심이 생겨 가까이 와 그렇게 말했다.

위그데인 파티가 내 곁으로 모이자 이실팅 파티원들도 기다리고있기 심심했는지 그 뒤를 줄줄 따라와 버렸고. 결국 전리품 정리가 다 끝난 우리 파티와 함께 11명의 사람들이 내 주변으로 몰려서 북적거리게 되었다.

아니 이사람들아!


“와. 하트스톤! 운이 좋네.”


“초심자에게 행운이 따른다지만. 대단하군요.”


이실팅과 이실팅의 네 번째 파티원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 하트스톤이다.”


“하트스톤이네요.”


아멜과 밀레나도 그렇게 말한다.

셰피를 쳐다보니 셰피도 표정이 환해졌다.


“하트스톤을 얻었네.”


또 나만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있다는 결론인가보다.

맨날 이래. 맨날.

그치만 이게 그렇게 좋은 전리품인가.


“동부에 갈 일이 없으면 대부분은 평범하게 환매를 하긴 해.”


“그렇겠지.”


우리가 상인도 아니고.

꽤 재밌는 이야기가 담겨있었지만 그래봐야 전리품이었다.


“이 아이템 자체로 마법의 촉매가 되니까 쌍원석과는 다른 의미로 수요도 많아.”


아멜이 말했다.


“그래?”


“응. 흔히 악마와 거래할 땐 영혼을 판다고들 하잖아.”


“그렇지.”


보통은 어린애들한테 겁을 주려는 이야기에서. 혹은 좀더 복잡한 도덕적 은유로 쓰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악마를 소환하거나 정령의 힘을 불러낼 때 하트스톤을 주는 걸로 대가를 치룰 수 있대. 말하자면 초자연적인 존재에게도 쓰일 수 있는 화폐인거야.”


“잠깐. 진짜로?”


악마한테 대가로 하트스톤을 준다니.

정말 영혼을 팔아넘기는 거 같지 않은가.

게다가 그걸 또 받아준다는 것에서 두 번 놀라버렸다.


“포웬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 마법사들이 말하는 악마Daemon 는 거래로 힘을 빌려주는 존재야. 악귀Evil가 아니라 마령Power Spirit이나 진Djinn이지. 거래가 성립할 가능성이 없으면 귀찮으니까 애초에 나타나지도 않아.”


“흐음....”


마법에 관한 건 너무 다른 세상의 이야기이니 기본적으로 어려운데.

거기에 더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존재들과 거래를 한다거나 힘을 빌린다거나 하는 건 더더욱 취향에 맞지 않았다.


“뭘 그렇게 겁내. 애초에 초능력자들 중에서도 이런 계약을 다루는 사람이 있는데.”


“맞아요. 저희가 바로 그 위버랍니다.”

“물론 아직 0레벨이지만.”


쌍둥이 형제가 짜잔 하고 서로에게 팔을 뻗으며 자기들의 클래스를 소개한다.

위그데인이 가볍게 박수를 치며 말했다.


“자. 이야기도 좋지만 이제 슬슬 출발하죠. 지금부터 부지런히 걸으면 조금 이른 저녁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나도 시계판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다.

시계판의 눈금은 이미 하루의 절반을 훌쩍 지나 늦은 점심의 끝을 가리키며 흔들리고 있었다.

실타래돌에서 느껴지는 남쪽 방향의 거리를 살펴보았다.

휴식없이 그대로 나아가면 한 두 시간 안에는 입구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던전에서 나갈 때는 방향이나 탐사에 대한 고민 없이 실타래돌을 따라서 쭉 걷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 피곤한게 아니라면 중간에 굳이 휴식을 취할 필요도 없고 자연스레 이동속도도 빨라진다.


“우리가 먼저 갈께. 잘들 따라와.”


이실팅의 파티가 선두로 가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출발해 버렸다.

다음으로 위그데인의 파티가. 마지막으로 우리 파티가 그들의 뒤를 따라간다.

던전에 들어올 땐 호위 임무를 하며 맨 앞에서 나아갔는데.

던전에서 나갈 땐 호위를 받으며 맨 뒤에서 따라가고 있다.

재미있는 말장난 이라고 생각했다.


**


작가의말

일주일 동안 78화 (3). (4). 를 72화로 써놓고있었단 걸 방금 발견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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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88. (1) +3 21.09.06 151 16 24쪽
223 87. (2) +2 21.09.04 158 14 16쪽
222 87. (1) +2 21.09.03 159 12 15쪽
221 86. (2) +3 21.09.01 163 14 17쪽
220 86. (1) part 7. +3 21.08.30 162 17 17쪽
219 85. (3) +8 21.08.20 218 32 21쪽
218 85. (2) +5 21.08.18 200 27 22쪽
217 85. (1) +6 21.08.16 179 22 21쪽
216 84. (3) +5 21.08.13 185 30 24쪽
215 84. (2) +5 21.08.11 182 20 27쪽
214 84. (1) +4 21.08.09 168 24 24쪽
213 83. (2) +1 21.08.06 182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9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6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8 23 18쪽
209 82. (2) +2 21.07.28 174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8 24 25쪽
207 81. +8 21.07.26 195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7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8 22 20쪽
204 79. (2) +3 21.07.20 193 20 20쪽
» 79. (1) +1 21.07.19 187 24 25쪽
202 78. (4) +12 21.07.14 251 31 28쪽
201 78. (3) +5 21.07.13 197 25 23쪽
200 78. (2) +9 21.07.12 193 27 21쪽
199 78. (1) +2 21.07.10 195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9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7 16 19쪽
196 76. (2) +2 21.07.07 190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8 20 18쪽
194 75. (2) +1 21.07.05 192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6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6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8 20 17쪽
190 73. (2) 21.06.03 224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5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6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7 25 18쪽
186 72. (1) +3 21.05.29 243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4 22 15쪽
184 71. (1) 21.05.27 241 20 16쪽
183 70. +3 21.05.26 254 20 20쪽
182 69. (2) +1 21.05.25 262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8 15 15쪽
180 68. (3) +3 21.05.22 260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7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8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7 21 14쪽
176 67. (2) 21.05.18 257 17 14쪽
175 67. (1) +1 21.05.17 291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9 27 14쪽
173 66. (1) +5 21.05.14 274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8 21 15쪽
171 65. (1) +3 21.05.12 290 25 15쪽
170 64. (3) +2 21.05.11 273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9 25 11쪽
168 64. (1) +1 21.05.09 293 23 10쪽
167 63. (2) +5 21.05.08 283 25 9쪽
166 63. (1) +3 21.05.07 267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6 28 15쪽
164 62. (1) +5 21.05.05 303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6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6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9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5 32 14쪽
159 60. (1) +1 21.05.01 260 17 13쪽
158 59. (2) 21.04.30 322 28 11쪽
157 59. (1) 21.04.30 266 23 11쪽
156 58. (2) +3 21.04.29 281 31 14쪽
155 58. (1) 21.04.29 281 27 15쪽
154 57. (3) +7 21.04.28 324 30 10쪽
153 57. (2) +1 21.04.28 271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7 24 10쪽
151 56. (3) +2 21.04.27 272 19 14쪽
150 56. (2) +2 21.04.26 300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5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8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5 22 12쪽
146 55. (2) +5 21.04.24 322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4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5 26 13쪽
143 54. (1) 21.04.23 326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70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9 25 14쪽
140 52. (3) 21.04.22 298 20 12쪽
139 52. (2) 21.04.21 320 17 15쪽
138 52. (1) 21.04.21 302 18 15쪽
137 51. (2) 21.04.20 366 30 13쪽
136 51. (1) 21.04.20 337 22 12쪽
135 50. (5) 21.04.19 361 30 13쪽
134 50. (4) 21.04.19 338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8 34 12쪽
132 50. (2) 21.04.18 330 32 12쪽
131 50. (1) 21.04.17 371 32 13쪽
130 49. (4) 21.04.17 327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5 29 11쪽
128 49. (2) +1 21.04.16 351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3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4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3 48 13쪽
124 47. (1) +2 21.04.14 333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4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5 28 13쪽
121 46. (1) +7 21.04.12 371 33 11쪽
120 45. (2) 21.04.12 327 24 15쪽
119 45. (1) +2 21.04.11 362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6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7 31 12쪽
116 44. (1) 21.04.10 337 27 10쪽
115 43. +4 21.04.09 381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8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7 42 12쪽
112 42. (2) +2 21.04.08 332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6 32 13쪽
110 41. (3) +2 21.04.07 332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4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5 30 13쪽
107 40. (2) +5 21.04.05 442 31 13쪽
106 40. (1) +5 21.04.05 400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3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7 25 13쪽
103 39. (2) +6 21.04.03 460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5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7 26 13쪽
100 38. (1) 21.04.02 427 21 13쪽
99 37. (3) 21.04.01 426 23 13쪽
98 37. (2) 21.03.31 384 17 13쪽
97 37. (1) 21.03.31 411 21 12쪽
96 36. (4) +1 21.03.30 397 23 12쪽
95 36. (3) 21.03.30 397 23 12쪽
94 36. (2) +1 21.03.29 419 23 13쪽
93 36. (1) 21.03.29 396 21 13쪽
92 35. +1 21.03.28 400 27 19쪽
91 34. (3) +3 21.03.28 428 30 13쪽
90 34. (2) +3 21.03.27 380 20 13쪽
89 34. (1) 21.03.27 434 26 12쪽
88 33. (3) +2 21.03.26 451 26 11쪽
87 33. (2) 21.03.26 415 21 10쪽
86 33. (1) 21.03.25 416 25 9쪽
85 32. (3) 21.03.25 434 20 11쪽
84 32. (2) +1 21.03.24 437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6 24 13쪽
82 31. (4) +7 21.03.23 458 44 12쪽
81 31. (3) +1 21.03.23 427 22 11쪽
80 31. (2) 21.03.22 426 23 11쪽
79 31. (1) 21.03.22 431 24 13쪽
78 30. (4) 21.03.21 453 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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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29. (2) +1 21.03.19 443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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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26. (2) +1 21.03.13 479 3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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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3. (2) 21.03.07 485 30 12쪽
51 23. (1) +2 21.03.06 500 2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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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2. (1) +1 21.03.05 514 3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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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1. (3) +1 21.03.04 529 31 11쪽
45 21. (2) 21.03.03 501 35 11쪽
44 21. (1) +1 21.03.03 558 34 12쪽
43 20. (4) +1 21.03.03 492 37 12쪽
42 20. (3) +2 21.03.02 571 31 11쪽
41 20. (2) +2 21.03.01 532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47 35 11쪽
39 19. (4) +3 21.02.28 564 44 17쪽
38 19. (3) 21.02.28 572 31 13쪽
37 19. (2) +1 21.02.27 562 36 14쪽
36 19. (1) 21.02.27 589 31 15쪽
35 18. (3) +1 21.02.26 588 41 12쪽
34 18. (2) +1 21.02.26 614 43 12쪽
33 18. (1) +3 21.02.26 588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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