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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슈퍼리어 - 모든 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21.02.01 17:52
최근연재일 :
2021.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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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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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81.

DUMMY

81.


으으으.

머리야.

너무 피곤한데다가 그런 꿈까지 꿨기 때문에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정신이 서서히 깨어난다.

그치만 닫은 눈꺼풀을 뜨는 일 마저 꽤나 마음을 먹어야했기 때문에 누워있는 채로 잠시 시간이 흐르길 기다렸다.

아무래도 이대로 다시 잠들기도 그른 것 같다.

시간은 어두컴컴한 새벽인 것 같다.

시계판을 확인해보진 않아도 오전 3시에서 4시 정도는 지난 게 아닐까하는 느낌이 드는 동이 트기 전의 어둠이었다.

깊이 잠들지도 못하고 그런 꿈을 꿔 버렸나 보다.

악몽... 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하다.

굳이 말하자면 신기한 꿈이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나와 다른 삶을 꿈꿔보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내 삶의 다른 인생들과 술잔을 나눈다는. 꽤나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꿈을 꾼 것 같다.

조금 생각들을 정리를 해 보았다.

첫 번째 사내는 셰피와 만나지 않은 내 인생이라고 한다.

입장을 바꿔서 내 삶이 반드시 그런 식으로만 흘러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런 가능성도 있구나 라고 보면 꽤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다.

모험가가 된 이유를 잊었다느니 꿈을 포기했다느니 하는데.

아니. 3레벨에 은퇴한거면 꽤 괜찮은 거 아닌가?

전체 모험가들 중에 절반 가까이가 1레벨이나 2레벨에 머무른 채로 은퇴한다는데. 객관적으로 볼 때 분명 나쁜 레벨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사내가 스스로의 삶을 불만족스럽게 여겼다면. 그건 아마 셰피와 파티를 맺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인생이란 건 복잡하고 다양한 거니까.

셰피와 파티를 맺지않았으면서, 또 셰피에게 미련을 갖지 않는 ‘가능성’ 도 있을 지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그런 인생은 지금의 나와는 아무런 접점도 연관성도 없을 테니. 굳이 내 꿈속에 등장할 이유도 없었던 게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많은 부분을 납득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세 번째 사내도 얼마든지 자기 인생을 바꿀 기회가 있었고 또 성공하는 가능성도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생은 나와는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이 없으니 굳이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은 걸지 모른다.

네 번째 사내는 붉은색 도그고울과의 싸움에서 패배했을 지도 모르는 가능성이다.

그가 실패한 원인은 타인을 외면한 것.

그는 그것을 ‘축복을 받지 못했다’ 라고 표현했다.

무기에 내리는 축복처럼 거창한 주문이 아니라.

사람들과 만나면서 서로에게 신의 축복을 빌어주는 그 작은 일을 저버린 셈이다.

너무나 사소하기에 또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우리가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행위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우리들의 삶을 지켜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삶의 가능성들 중에선. 사람들끼리 나누는 그 따뜻하고 당연한 인삿말 조차도 당연하게 나눌 수 없는 사내가 존재했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꿈 속의 자신으로부터 내가 섬기는 신의 이름으로 축복을 받은 셈이다.

이거 하나 만큼은 자랑스러워 해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사내가 있다.

그의 손에 걸려있던 라이센스 플레이트는 모험가의 징표이다.

그렇다면 역시 그 만큼의 사람들을 직접 죽였다는 걸까.

꿈 속에서는 섬뜩하기도 하고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맑아진 정신으로 생각해보면 그것 역시도 인생의 가능성들 중에 하나에 불과했다.

살인자들을 죽이고 다녔다는데. 그건 엄밀히말하면 범죄자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모든 모험가들이. 아니 모든 종족의 모든 사람들이 평범하고 선량하게 살아간다고 믿지 않는다.

세상에는 어두운 측면이 있고. 그런 어둠 속에서도 또다시 질서와 혼돈이 뒤섞이곤 할 테니까.

모험가가 던전 안에서는 앱서드와 싸우고. 던전 밖에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고 했는데.

바로 그 평범한 삶 속에서도 비극적인 일이 생기곤 하는 법이다.

자유민들도 때때로 살인같은 죄를 저지르고 도망가거나 잡히거나 할 테니. 모험가가 살인을 저지르면 이들을 잡기위해 모험가가 투입되는 것 또한 당연한 논리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좀 흉흉하고 낯선 인생을 살아가는 것 뿐이지 범죄자가 된 건 아니다.

그리고 셰피와 파티를 맺지 않는 인생이 거기까지 흘러갈 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 조금 소름이 돋는 부분도 있었다.


후우.


조금 깊숙이 숨을 들아마시고 내뱉었다.

이른 시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깨버렸으니. 아침식사 까지는 마치고 다시 잠을 자던가 시간을 보내던가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오늘은 태양의 날이다.

정말로 아무 것도 안하고 쉬어도 어느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행복한 날 중의 하나이다.

태양의 날이 휴일이 된 계기는 태양이 추락한 날을 기념하기 위함이 당연히 아니고. 반대로 그런 재앙이 일어났음에도 이 세상을 지켜주는 신들의 기적에 감사하기 위해서이다.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며 베개에 엎어져있던 몸을 조금 일으키려고 했는데.

상체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

아니.

아무리 피곤하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몸이 무겁나? 싶어서 엎드린 자세 그대로 고개를 조금 아래로 돌렸는데.


“....”


그린골드의 머리카락이 내 등과 이불 위에 엎어져 있었다.


“...음냐.”


마치 어린애가 이불 위에서 장난을 치다가 그대로 뻗은 것 같은 모양새로. 새하얀 잠옷 차림의 아멜이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사지를 펼쳐서 그대로 잠들어있다.


“허....”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삼켰다.

저 자세로 잠이 온다고?

나 같으면 벌써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거나 깨버렸을텐데.

그런데도 불편하지도 않은지 그녀는 정말로 엎어진 자세 그대로 잠을 자고 있었다.

이불을 덮은 내 등을 다시 위에서 내리깔고 누워있는 이 스타리엘프 아가씨를 보며.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코오. 피슈우우.


등에서 느껴지는 아멜의 몸무게가 들숨과 날숨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고.

조용한 방 안에는 미동도 없이 잠들어있는 그녀의 작은 숨소리 만이 들려왔다.


“....”


흐음.

내가 당황한 건 둘째치고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기 전에는 분명 아멜은 자기 방으로 들어갔을 텐데.

시선을 돌려 방문을 봤는데. 문 틈이 조금 열려있었다.

아하.

아무래도 밤에 화장실에 들렀다가 방을 잘못찾았다거나 하는 결론인 것 같다.

평소라면 이런 일이 생길 리 없지만 반대로 그 정도로 피곤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음... 진짜로 어떻게하지.

일단은 일어나서 세수라도 하거나 여관의 공터에서 바람이라도 쐴까 했는데. 아멜이 깨버릴까 조금 주저하게 됐다.

생각하기 귀찮으니 그냥 이대로 다시 잠이나 자 버릴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니면 반대로 이불을 확 걷어버려서 침대 아래로 우당탕 굴러떨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

그치만 어느 쪽이든 별로 마음이 내키지가 않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스윽 시선을 돌렸는데.

조금 열린 문틈 사이로.

셰피가. 조금 졸린 눈으로 나와 아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


악몽인가.

방금 꿨던 꿈 보다 이쪽이 더 소름끼치게 느껴지는 건 분명 착각이리라.

자는 척... 을 하기엔 이미 늦었구나.

셰피가 작게 속삭이며 묻는다.


“도와줄까?”


나 역시 작게 속삭이며 대답했다.


“...부탁할께.”


셰피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조심스럽게 아멜을 들어올렸다.

어찌나 부드럽게 들리는 지 꼭 베개처럼 가벼워 보였다.

아멜 역시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다.

셰피는 아멜을 들어올린 자세 그대로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끼이익 문을 닫고 나가 3인실 방으로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그걸로 이 작은 소동은 싱겁게 끝이났지만. 어쩐지 나는 원인 모를 오한을 느끼며 등이 식은 땀으로 젖어드는 것을 느껴야했다.

이... 일어나야지.

붕대를 감은 오른팔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몸을 일으킨 뒤. 가볍게 세수를 한 후 밖으로 나섰다.

여관의 복도는 어두컴컴했다.

심야 보다는 새벽에 가까워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창문 밖에서 들어오는 빛으로도 사물을 분간하기엔 충분했다.

1층으로 내려가 여관의 안뜰로 향하는 문으로 다가갔다.

1층에 도착하자 마침 당직을 서다 순찰을 도는 듯. 빛이 야트막한 기름램프를 들고있는 여관 고용인을 만났다.

새벽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나를 보고 깜짝 놀라거나 1층에 내려온 이유를 묻거나 하지는 않는다.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눈인사를 나눴고. 딱히 아무 말도 하지않았는데 그가 마당쪽으로 향하는 문의 잠금장치를 열어주었다.

다시 눈으로 감사를 전하고 조용히 마당으로 나가니 그 고용인도 따라나왔다.

내 쪽에 용무가 있는 건 아니었고. 그냥 마침 이 시간이 되면 문을 열어놓는 건가 보다.

익숙한 방향. 익숙한 걸음으로 여관의 비어있는 마구간 앞 공터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구간의 나무 울타리에 올라가 엉덩이를 대고 앉는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기분좋은 서늘함과 함께 밤새 흘린 땀들을 식혀주었다.

졸린 기운이 조금 남아있기 때문에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아있어도 주변의 밝기가 조금씩 밝아지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직은 모두가 잠들어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이미 몸을 일으키고 있을 때이기도 했다.

잠들어 있는 도시 전체가 그렇게 서서히 깨어날 것이다.

눈을 감고 잠기운과 새벽 공기에 취해 앉아있으려는데. 귀끝을 간지럽히는 느긋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내 쪽으로 가까워온다.


“좋은 아침이야. 포웬. 아직 이르긴 하지만.”


눈을 뜨고 셰피를 바라보았다.


“응. 좋은 아침.”


“맨 처음엔 꿈을 꾸고있는 건가 싶었어.”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는 건지 셰피가 작게 웃었고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도 자다 일어나서 내 방문이 틈이 열려있는 걸 보고 무심코 눈을 돌렸는데. 거기에 내 등 위에 엎어져있는 아멜을 발견했다고 한다.


“피곤했을 테니까.”


“응. 진짜로 피곤해서 그런 거야. 일부러 그런 게 아냐.”


흐음?

뭔가 대화의 주제가 안맞는 것 처럼 느껴져서 고개를 갸웃했다.

셰피가 아차 싶었는지 조금 시선을 돌려버렸다.

아하.

무슨 이야기인가 했더니. 내 방을 들여다본 걸 말하나보다.

잠결이라고는 하지만 레이디가 남자 혼자 자고있는 방문 틈을 스윽 쳐다본 모습이 본인이 생각하기엔 민망했나보다.

셰피의 귀가 조금 붉어져 있었다.


“괜찮아. 신경 안 써. 덕분에 나도 도움을 받았으니까.”


그러니 이건 서로 못 본 척 넘어가는 걸로 하자.

만약 그대로 아침이 돼서 눈을 떴다면 아멜 본인이 제일 난리를 칠 게 뻔했으니 아무 일 없이 지나간 게 다행이다.


“응.”


셰피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다가와 울타리에 기대어 선다.

그렇게 둘 다 잠시 아무 말 없이 새벽 공기를 느끼며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동쪽 끝에서부터 옅어져 가는 짙은 남색의 천장 사이사이로 반짝이는 구멍들이 뚫려있는 게 보인다.

아침이 다가올 때는 별들이 가장 먼저 사라지지.

하늘이 밝아지고 이윽고 하늘의 색이 별들의 밝기보다 더 밝아지기에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저 하늘 어딘가에 수호성좌가 있는 걸까 싶지만. 점성술에는 인연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별자리를 성좌라고 부르는 지 알 턱이 없다.

셰피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졸려.”


“응. 자도 돼.”


불편할 테지만.

셰피가 내 어깨에 머릴 기댈 수 있는 순간이란 건 많지않다.

나는 마구간 울타리 위에 걸터앉아있고 셰피는 서있는 덕분이다.


“헤헤. 이것도 좋네.”


그녀가 내 왼쪽 어깨에 머리를 조금 부빈다.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향긋한 향이 콧속을 간지럽히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라면 무척이나 부끄러울 행동이지만 기분이 좋아보였기에 나도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클래스를 얻는다니. 꿈만 같아.”


“누구나 출발선에는 설 수 있잖아. 우리도 이제야 시작하는 거지.”


“그래도 던전에 들어간지 3일 만에 레벨 업을 했다고 하면 요랄다랑 파올도 놀라지 않을까.”


과정이 무척 험난하긴 했다만. 그 덕분에 보통은 2~3주 가 걸리는 1레벨의 승격을 며칠만에 달성해 버렸다.

그러니 셰피의 편지를 받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설레어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됐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꺼야 분명.”


“응.”


그러고보니 레벨 업을 하면 다 같이 편지를 쓰자고 했지.

나도 로렌한테 편지를 써야겠다.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지만 어차피 답장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본인의 성격은 남들이랑 수다떨기를 좋아하니 르당바울에서 달투나까지 겪은 일들을 편지로 쓰면 즐겁게 읽어줄 것 같다.

셰피가 문득 떠올랐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포웬은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아. 나도 그걸 물어보려고 했는데.”


“내가 먼저 물어봤네요.”


이겼다. 라고 가볍게 주먹을 불끈 쥐는 셰피.

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냥 꿈을 꿨거든. 나쁜 꿈은 아니고.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그런 꿈.”


내 말을 들은 셰피가 잠시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그건. 저번에 밀레나한테 말해준 그 악몽 이야기랑 같은 거야?”


셰피가 내게 어깨를 기댄 채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녀의 눈이 투명하게 빛난다.

어라? 그러고보니 셰피한테는 그때의 악몽 이야기를 안 했었구나.

밀레나한테 전해들었다고 하니 이미 알고있는 모양이지만.


“아아. 어. 응. 그거랑 비슷해. 하지만 이번엔 좀 달라졌다고 해야하나. 그 꿈의 다음 편을 본 셈이지.”


셰피가 흐응 이라고 소리를 내며 여전히 내 눈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냐하면. 으음.”


어디까지 이야기해줘야 할까 고민하다가 셰피의 시선이 어쩐지 내 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어어.

내가 뭔가 잘못했나? 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셰피도 딱히 기분이 나빠보이거나 하진 않는다.

그치만 어쩐지 여기서 뭔갈 숨기려고 들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저번의 꿈과 오늘 꾼 꿈 전부를 사실대로 남김없이 털어놓아야 했다.

내 이야기를 다 들은 셰피가 어깨에서 고개를 들어올렸다.


“포웬한테 실망해서 떠난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어디까지나 꿈 이야기야.”


애초에 헛꿈이라고 하면 그만인 이야기였으니 너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조금 곤란하다.


“그래서 이제는 그 꿈 속의 다른 포웬들은 다 사라진거고?”


“응. 아마도.”


확신이 잘 서진 않는다.

그치만 내 이야기를 들으며 곰곰히 생각에 잠긴 셰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하네.”


“그치?”


“아니. 내가 신기하다고 말한 건. 나도 비슷한 꿈을 꿔서 그래.”


“어? 진짜로?”


“응.”


조금 놀랐다.

이것도 파티계약을 맺었기 때문인가?

확실하게 말 할 수는 없지만 아무런 영향이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셰피가 꾼 꿈은 내 경우처럼 다섯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거나 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렇지만 딱 한 가지.

르당바울에서 나로부터 파티 제안을 거절당하는 꿈을 꿨다고 한다.


“꿈 속에서의 나는 무척 짜증이 나 있었어. 그 감정이 정확히 뭔지를 몰랐지만 분노는 아니고... 화가 났다랄까. 그런 게 가득했던 것 같아.”


그녀가 꾼 꿈은 이렇다.

셰피가 모험가로 독립하자마자 요랄다와 파올은 둘이 갈라서 버렸고. 스승들이 그녀를 배웅해준 게 아니라 그녀가 두 사람을 각각 따로따로 배웅해주게 됐다고 한다.


“잠에서 깨고나서 꿈이란 걸 알았을 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셰피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어쨌든.

그것 만으로도 속에서 우울함과 화가 울컥울컥 쌓이기 시작했는데.

초대를 받은 것도 있고 하니 멜로디 독스의 사람들에게 인사라도 할 겸 찾아갔다가. 여성 모험가들 몇 사람이 그녀에게 시비를 걸었다거나 하는 일들이 이어졌다고 한다.


“촌스럽다느니 여성성이 모자르다느니 툭툭 건드리는 식으로 괴롭힘을 당한 거야. 꿈 속인데도 정말 진짜같았던 거 있지.”


진짜로 열받았다는 뜻인가.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해서 그 파티에서 탈퇴해버렸어. 여자한테 손을 써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어차피 스테이터스를 가진 모험가니까 요령만 생기면 똑같더라고.”


그러면서 팔을 가볍게 흔든다.


“어째서 꿈속에서 사람을 기절시켜본 것처럼 말하는 거죠. 셰우페니르 아가씨.”


늘 이야기하지만 정말로 모험가 정도만 가능한 것이니 절대로 따라하면 안됩니다. 여러분.

내 말에 셰피가 파핫 하고 웃는다.


“그러니까 그 정도로 실감났다니까. 그래서 결국 혼자서 달투나에 도착했는데. 거기서 포웬을 또 만났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꿈 속이라도 르당바울에서 내려올 곳은 달투나 한 곳 밖에 없었으니까.


“그래서 꿈 속의 내가 어떻게 했게?”


어라?

내 기억으로. 분명 첫 번째 사내는 달투나에서 셰피를 만나고도 그냥 헤어져 버렸다고 했는데.

셰피가 꾼 꿈에서는 또 무언가 달랐나보다.


“어... 인사?”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싱긋 웃는다.


“날 보고 시선을 피하려고 하길래 가까이 다가가서 멱살을 잡아버렸어.”


응? 정말로?

내 이야기도 재밌긴 했지만 셰피의 이야기도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지난 며칠 동안 겪은 일들로 무척 시무룩해져 있었거든. 그런데 막상 길드 앞에서 포웬 얼굴을 또 보니까 꿈이라고 해도 너무 반갑더라고.”


아무래도 셰피가 꾼 꿈이었으니 그녀의 의지가 반영된 건가 보다.

그녀가 내 눈을 바라보았다.


“그치만 또 한편으론 나랑 파티계약을 거절한 남자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화가 치미는 거야. 요랄다랑 파올 생각도 나고. 그리고나서는 이것저것 고민하는 게 바보같아져서 이젠 그런 거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멱살을 잡은 건가.

꿈속에서 셰피에게 붙잡힌 포웬에게 잠시 애도를 보내도록 하자.


“그래서 어떻게 됐어?”


설마 그대로 들어서 날려버렸다거나. 땅으로 패대기쳤다거나.

꿈 속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

셰피가 내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웃는다.

그리고는 내 멱살을 당기 듯이 확 잡아 끌며.

그대로 그녀의 입술을 내 입술에 부딪혀왔다.


“...?”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를 못했고.

다음에는 이해하길 포기해버렸다.

숨과 숨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간지럽히는 공기가 뺨과 귓볼까지 닿았고. 체온은 현실감이 지나쳐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대략 2라운드 정도 흘렀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니.

이런 때에 라운드라거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아니. 무슨 생각이란 게 대체 무슨 생각이지.

그러고보니. 생각이란 게 뭐였더라.

여긴 어디지.

어라.

어라?

어라??

어....................?


푸하.


입과 입 사이에서 가볍게 공기가 빨려들어가며 셰피의 입술이 떼어졌다.

그녀가 그대로 내게 이마를 맞대며 자그마하게 속삭인다.


“꿈 속에서는 바로 직전에 깨어나 버렸거든. 그래서 어떤 느낌인지 몰랐는데. 이제 잘 알겠네.”


“....”


머릿속을 헤집어놓은 혼돈은.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멀어지는 것 만큼 빠르게 사라져버렸다.

이게 곧 현실이라는 실감이 난다.

나는 입을 반쯤 벌린 채.

어어어어어어어?

하는 바보같은 소리를 소리도 없이 내지르고 있었다.

셰피가 그런 나는 내버려두고 부드럽게 웃는다.


“말했지? 난 욕심쟁이라고.”


그녀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내 꿈 속에선 내가 포웬을 붙잡았잖아. 그러니까 포웬의 꿈에 나온 나는 여기있는 내가 아니야. 포웬과 만나기 전에 난 부끄럼쟁이긴 해도 겁쟁이는 아니니까.”


세상이 조금 부웅 떠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감각인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그 고요했던 공기와 아침 풍경들이.

마치 산맥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경쾌하게 흐르는 한여름의 강물처럼.

정말 온 세상의 모든 것들에 생명력과 활기가 넘쳐나 보였다.

세상이란 게 원래 이렇게 빛이 나는 거였나 싶어졌다.


“그러니까. 어떤 인생을 살아가는 어떤 포웬이라고 해도 내가 포웬을 놓치는 일은 없어.”


마치 힘을 가진 주문이나 언령처럼.

이 용의 혈통을 가진 아가씨가 나를 향해 그렇게 선언했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가지고있던 일말의 불안감 역시 사그라들어 버렸다.

포웬 고릴리아는 이젠 절대로. 홀로 인간을 사냥하며 다니는 레인저의 파생직 클래스를 갖지 않는다.

그렇게 스스로를 믿을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랬다.

내가 꿈에서 본 그 다섯 번째 사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 자신이 살인을 즐거워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범죄가 아니었고. 또 나름의 이득을 얻는 일이라고 해도.

그 사내는 사명감이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 일을 즐기기 위해서 그 클래스를 선택했다.

그런 비틀린 인간은 살인을 막기 위해서 살인자를 처단하는 게 아니라.

단지 살인자를 잡기 위해서 또다른 살인이 벌어지길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역시 어쩌면 그런 인간이 될 지 모른다는 일말의 가능성이 남아있었다.

어째선지는 모르지만 나 자신의 일이었기에 그 심정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셰피가 고개를 저었다.


“포웬이 본 꿈이 일어났을 지 모르는 가능성이라고 해도. 아니면 포웬이 나와 파티를 맺지않았다고 해도. 우리는 결국 여기까지 도달했을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응. 네 말이 맞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이 맞다.

내가 꾼 악몽들은 그저 내 망상에 불과한 것이다.

왜냐하면.

미래는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 사실 하나만큼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눈 앞에 셰피가 있다.

지금은 그 사실만으로도 넘칠 정도로 충분하다.

내가 그녀를 거절하고 헤어졌는데도 내 멱살을 들어올리고. 내가 아무리 어설픈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나를 붙잡아주겠다니.

이런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다.

가슴 안쪽에서부터 무언가가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설명은 잘 할 수 없지만. 그런 감동에 잠겨서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으으....”


머리에서 새하얀 증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신기루가 보일 정도로. 셰피의 얼굴은 지금 폭발하기 일보직전이 돼 있었다.

그렇지만 셰피도 이번에는 끈기를 가지고 내 눈을 마주보려는 걸 포기하지 않는다.


“있잖아. 포웬,”


“어... 응.”


“나 지금 엄청 부끄럽거든.”


나도 엄청나게 부끄럽긴 마찬가진데. 나보다 더 부끄러워하는 셰피를 보고있으려니 당황하는 것도 그녈 위해서 참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얼마나 부끄럽냐면. 이대로 방으로 달려가서 침대에 누우면 저녁까지 못 일어날 정도로 부끄러워.”


“응.”


아. 안되겠다.

셰피의 얼굴이나 내 얼굴이나 점점 달아올라서 표정이 이상해져버릴 것 같다.


“그러니까. 기왕 달려가버릴꺼. 한 번만 더 해도 돼?”


“응. 어. 뭐...? 잠까....”


하압.


입안에서 작게 공기가 새어들어왔고 곧이어 셰피의 콧김이 느껴졌다.

이건 정말로 생각도 못했는데.

두 번째라고 해도 딱히 무언가 변하는 건 아니었다.

머리 속이 텅 비면서 새하얗게 바뀌어 버리는 것 까지도 똑같았다.

내 상반신이 나도모르게 뒤로 빠져나가는 걸 막으려 내 허리에 셰피의 오른손이 닿는 것을 느꼈다.

이건 뭔가 반대 아닌가.

모험가들이 걸린다는 상태이상처럼 녹아내리는 의식 속에서 조금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정말로 나도 셰피도 그날 하루 종일 각자의 침대에서 쓰러져서 저녁까지 일어나질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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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89. (1) +4 21.09.10 188 18 22쪽
225 88. (2) +3 21.09.08 173 11 26쪽
224 88. (1) +3 21.09.06 151 16 24쪽
223 87. (2) +2 21.09.04 158 14 16쪽
222 87. (1) +2 21.09.03 159 12 15쪽
221 86. (2) +3 21.09.01 163 14 17쪽
220 86. (1) part 7. +3 21.08.30 162 17 17쪽
219 85. (3) +8 21.08.20 218 32 21쪽
218 85. (2) +5 21.08.18 200 27 22쪽
217 85. (1) +6 21.08.16 179 22 21쪽
216 84. (3) +5 21.08.13 185 30 24쪽
215 84. (2) +5 21.08.11 182 20 27쪽
214 84. (1) +4 21.08.09 168 24 24쪽
213 83. (2) +1 21.08.06 182 19 19쪽
212 83. (1) +5 21.08.04 189 25 20쪽
211 82. (4) +5 21.08.02 186 17 23쪽
210 82. (3) +5 21.07.29 218 23 18쪽
209 82. (2) +2 21.07.28 174 18 17쪽
208 82. (1) +3 21.07.27 188 24 25쪽
» 81. +8 21.07.26 196 24 24쪽
206 80. (2) +5 21.07.22 227 28 26쪽
205 80. (1) +4 21.07.21 198 22 20쪽
204 79. (2) +3 21.07.20 193 20 20쪽
203 79. (1) +1 21.07.19 187 24 25쪽
202 78. (4) +12 21.07.14 251 31 28쪽
201 78. (3) +5 21.07.13 197 25 23쪽
200 78. (2) +9 21.07.12 193 27 21쪽
199 78. (1) +2 21.07.10 195 19 19쪽
198 77. (2) +2 21.07.09 199 18 22쪽
197 77. (1) Level One. +2 21.07.08 207 16 19쪽
196 76. (2) +2 21.07.07 190 21 19쪽
195 76. (1) +2 21.07.06 208 20 18쪽
194 75. (2) +1 21.07.05 192 19 16쪽
193 75. (1) +2 21.07.03 196 18 17쪽
192 74. (2) +1 21.07.02 226 20 16쪽
191 74. (1) +8 21.07.01 228 20 17쪽
190 73. (2) 21.06.03 224 16 16쪽
189 73. (1) +1 21.06.02 235 17 16쪽
188 72. (3) +1 21.06.01 216 26 16쪽
187 72. (2) +1 21.05.31 237 25 18쪽
186 72. (1) +3 21.05.29 243 21 18쪽
185 71. (2) +1 21.05.28 244 22 15쪽
184 71. (1) 21.05.27 241 20 16쪽
183 70. +3 21.05.26 254 20 20쪽
182 69. (2) +1 21.05.25 262 16 14쪽
181 69. (1) +2 21.05.24 258 15 15쪽
180 68. (3) +3 21.05.22 260 25 14쪽
179 68. (2) +2 21.05.21 247 19 15쪽
178 68. (1) +1 21.05.20 249 23 16쪽
177 67. (3) +2 21.05.19 257 21 14쪽
176 67. (2) 21.05.18 257 17 14쪽
175 67. (1) +1 21.05.17 291 17 16쪽
174 66. (2) +4 21.05.15 299 27 14쪽
173 66. (1) +5 21.05.14 274 29 14쪽
172 65. (2) +3 21.05.13 268 21 15쪽
171 65. (1) +3 21.05.12 290 25 15쪽
170 64. (3) +2 21.05.11 273 25 11쪽
169 64. (2) +3 21.05.10 289 25 11쪽
168 64. (1) +1 21.05.09 293 23 10쪽
167 63. (2) +5 21.05.08 283 25 9쪽
166 63. (1) +3 21.05.07 268 23 10쪽
165 62. (2) +4 21.05.06 286 28 15쪽
164 62. (1) +5 21.05.05 303 27 14쪽
163 61. (3) +2 21.05.04 276 30 13쪽
162 61. (2) +2 21.05.03 276 26 14쪽
161 61. (1) 타오르는 눈동자들. 21.05.02 309 22 14쪽
160 60. (2) +5 21.05.01 285 32 14쪽
159 60. (1) +1 21.05.01 260 17 13쪽
158 59. (2) 21.04.30 322 28 11쪽
157 59. (1) 21.04.30 266 23 11쪽
156 58. (2) +3 21.04.29 281 31 14쪽
155 58. (1) 21.04.29 282 27 15쪽
154 57. (3) +7 21.04.28 324 30 10쪽
153 57. (2) +1 21.04.28 271 19 11쪽
152 57. (1) +1 21.04.27 307 24 10쪽
151 56. (3) +2 21.04.27 272 19 14쪽
150 56. (2) +2 21.04.26 300 24 12쪽
149 56. (1) +1 21.04.26 295 21 13쪽
148 55. (4) +1 21.04.25 318 22 13쪽
147 55. (3) +2 21.04.25 275 22 12쪽
146 55. (2) +5 21.04.24 322 30 14쪽
145 55. (1) +1 21.04.24 304 20 14쪽
144 54. (2) +1 21.04.23 315 26 13쪽
143 54. (1) 21.04.23 326 20 14쪽
142 53. (2) +12 21.04.22 370 33 13쪽
141 53. (1) +1 21.04.22 309 25 14쪽
140 52. (3) 21.04.22 298 20 12쪽
139 52. (2) 21.04.21 320 17 15쪽
138 52. (1) 21.04.21 302 18 15쪽
137 51. (2) 21.04.20 366 30 13쪽
136 51. (1) 21.04.20 337 22 12쪽
135 50. (5) 21.04.19 361 30 13쪽
134 50. (4) 21.04.19 338 25 11쪽
133 50. (3) +2 21.04.18 358 34 12쪽
132 50. (2) 21.04.18 330 32 12쪽
131 50. (1) 21.04.17 371 32 13쪽
130 49. (4) 21.04.17 327 26 12쪽
129 49. (3) +1 21.04.16 375 29 11쪽
128 49. (2) +1 21.04.16 351 23 13쪽
127 49. (1) +4 21.04.15 384 32 15쪽
126 48. 우리도 그 길로 향한다. 21.04.15 344 29 14쪽
125 47. (2) +9 21.04.14 383 48 13쪽
124 47. (1) +2 21.04.14 333 26 14쪽
123 46. (3) +2 21.04.13 374 34 16쪽
122 46. (2) +8 21.04.13 345 28 13쪽
121 46. (1) +7 21.04.12 371 33 11쪽
120 45. (2) 21.04.12 327 24 15쪽
119 45. (1) +2 21.04.11 362 26 14쪽
118 44. (3) +2 21.04.11 356 27 11쪽
117 44. (2) +1 21.04.10 357 31 12쪽
116 44. (1) 21.04.10 337 27 10쪽
115 43. +4 21.04.09 381 32 11쪽
114 42. (4) +5 21.04.09 348 33 13쪽
113 42. (3) +7 21.04.08 397 42 12쪽
112 42. (2) +2 21.04.08 332 25 13쪽
111 42. (1) +4 21.04.07 386 32 13쪽
110 41. (3) +2 21.04.07 332 27 13쪽
109 41. (2) +4 21.04.06 434 34 11쪽
108 41. (1) +2 21.04.06 415 30 13쪽
107 40. (2) +5 21.04.05 442 31 13쪽
106 40. (1) +5 21.04.05 400 27 14쪽
105 39. (4) +8 21.04.04 453 30 12쪽
104 39. (3) +1 21.04.04 408 25 13쪽
103 39. (2) +6 21.04.03 460 29 10쪽
102 39. (1) +1 21.04.03 425 25 14쪽
101 38. (2) +3 21.04.02 427 26 13쪽
100 38. (1) 21.04.02 427 21 13쪽
99 37. (3) 21.04.01 426 23 13쪽
98 37. (2) 21.03.31 384 17 13쪽
97 37. (1) 21.03.31 411 21 12쪽
96 36. (4) +1 21.03.30 397 23 12쪽
95 36. (3) 21.03.30 397 23 12쪽
94 36. (2) +1 21.03.29 419 23 13쪽
93 36. (1) 21.03.29 396 21 13쪽
92 35. +1 21.03.28 400 27 19쪽
91 34. (3) +3 21.03.28 428 30 13쪽
90 34. (2) +3 21.03.27 380 20 13쪽
89 34. (1) 21.03.27 434 26 12쪽
88 33. (3) +2 21.03.26 451 26 11쪽
87 33. (2) 21.03.26 415 21 10쪽
86 33. (1) 21.03.25 416 25 9쪽
85 32. (3) 21.03.25 434 20 11쪽
84 32. (2) +1 21.03.24 437 21 11쪽
83 32. (1) Equipment Quest. 21.03.24 436 24 13쪽
82 31. (4) +7 21.03.23 458 44 12쪽
81 31. (3) +1 21.03.23 427 22 11쪽
80 31. (2) 21.03.22 426 23 11쪽
79 31. (1) 21.03.22 431 24 13쪽
78 30. (4) 21.03.21 453 29 12쪽
77 30. (3) +2 21.03.21 435 24 11쪽
76 30. (2) +3 21.03.20 443 24 15쪽
75 30. (1) +1 21.03.20 488 26 17쪽
74 29. (2) +1 21.03.19 443 29 13쪽
73 29. (1) 21.03.19 446 28 13쪽
72 28. (4) +3 21.03.18 449 27 12쪽
71 28. (3) 21.03.18 416 26 12쪽
70 28. (2) 21.03.17 410 25 12쪽
69 28. (1) 21.03.17 476 26 11쪽
68 27. (3) 21.03.16 442 33 15쪽
67 27. (2) +1 21.03.15 494 27 15쪽
66 27. (1) +1 21.03.15 474 32 14쪽
65 26. (4) +6 21.03.14 476 35 16쪽
64 26. (3) 21.03.14 476 33 17쪽
63 26. (2) +1 21.03.13 479 32 15쪽
62 26. (1) 21.03.13 492 30 17쪽
61 25. (4) +5 21.03.12 488 30 13쪽
60 25. (3) +1 21.03.12 460 28 14쪽
59 25. (2) 21.03.11 472 25 18쪽
58 25. (1) 21.03.11 437 25 14쪽
57 24. (4) 21.03.10 491 29 14쪽
56 24. (3) 21.03.09 489 26 12쪽
55 24. (2) 21.03.08 469 28 16쪽
54 24. (1) +1 21.03.08 475 24 14쪽
53 23. (3) +1 21.03.07 508 31 11쪽
52 23. (2) 21.03.07 485 30 12쪽
51 23. (1) +2 21.03.06 500 29 13쪽
50 22. (3) +5 21.03.06 475 32 9쪽
49 22. (2) +1 21.03.05 527 29 10쪽
48 22. (1) +1 21.03.05 514 34 15쪽
47 21. (4) +2 21.03.04 528 36 11쪽
46 21. (3) +1 21.03.04 529 31 11쪽
45 21. (2) 21.03.03 501 35 11쪽
44 21. (1) +1 21.03.03 558 34 12쪽
43 20. (4) +1 21.03.03 492 37 12쪽
42 20. (3) +2 21.03.02 572 31 11쪽
41 20. (2) +2 21.03.01 532 37 14쪽
40 20. (1) 얼지 않은 라임베리. 21.03.01 747 35 11쪽
39 19. (4) +3 21.02.28 564 44 17쪽
38 19. (3) 21.02.28 572 31 13쪽
37 19. (2) +1 21.02.27 562 36 14쪽
36 19. (1) 21.02.27 589 31 15쪽
35 18. (3) +1 21.02.26 588 41 12쪽
34 18. (2) +1 21.02.26 615 43 12쪽
33 18. (1) +3 21.02.26 588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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