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가 격투재능 금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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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뭉이
작품등록일 :
2021.02.02 03:13
최근연재일 :
2021.03.27 21:36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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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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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스터너의 추억

DUMMY

<8화>


퍽! 퍽! 퍽!

쏟아지는 발길질을 받아내며 혁은 기어이 일어났다.


"돼지 새끼, 뒤져라!!"

부-웅.

막 일어선 남궁혁의 턱을 노리며 최철호가 풀파워로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혁은 더 이상 방심하지 않았다.

사삭.

재빨리 백스텝을 밟으며 피하고는··· 앞으로 총알같이 튀어나가며 원투를 내질렀다.

파팍!!


콰당.

턱에 정통으로 맞고 최철호가 뒤로 쓰러졌다. 체중이 실린 강력한 펀치. 제대로 턱이 돌아간 최철호는 이미 눈이 풀려있었다.


“일어나, 최철호! 설마 벌써 꺾인 건 아니지??”


혁은 최철호의 뒷목을 잡아채 일으켰다. 그대로 복부에 주먹을 내질렀다.

한 대! 두 대! 세 대! 네 대!!

“커흑···”

최철호가 무릎을 꿇고 넘어졌다.


“내가 그만하라고 울면서 얘기할 때, 너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최철호는 등이 새우처럼 굽은 채,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

“이렇게 재밌는데 아쉽게 왜 끝내~ 라고 했잖아?”


헉!

최철호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혁은 다시 최철호를 잡아 일으켰다.

그리곤, 인정사정 없이 복부에 펀치를 갈겼다.


“이렇게!”

퍽!

“재밌는데!”

퍽!

“아쉽게!”

퍽!

“왜 끝내냐고!”

퍽!!!


혁이 뒷목을 놓자, 최철호는 개거품을 물고 꼬꾸라졌다. 엎드린 채 배를 싸잡고 고통을 호소하는 최철호.


“으흑. 미안···.”

“아직 더 맞을 수 있잖아. 잔머리 굴리지 마!!”


혁은 그 상태로 다시 멱살을 잡아 세웠다. 당한 것에 비하면 아직 1/100도 채우지 못했다.


배에 강하게 한방.

퍽!!

마지막으로 아구창에 한방.

빠각!!


최철호는 걸레처럼 뒤로 널부러졌다. 기절한 듯 움직임이 없는 모습. 하지만, 혁은 최철호의 야비하고 얍삽한 근성을 잘 알고 있었다.


“너 기절한 척 하면, 방금처럼 한 번 더 한다?”

“미, 미안해. 자, 잘못했어!!”

기절한 척하던 최철호가 일어나더니, 고개를 숙이고 빌었다. 과연 얍삽한 놈이었다.


“나 내일도 학교 안 간다. 대신 백성민한테 물어볼 거야. 만약에 성민이한테 괴롭힘 당했다, 이런 소리 나오면··· 알지?”

“··· 알았어.”

“그리고, 앞으로 머리 감아라. 썩은 내 나니까.”


최철호를 남겨둔 채, 남궁혁은 자리를 떴다.


‘아직 부족하지만, 우선은 이 정도로 해두자.’


진한 복수의 쾌감이 알싸하게 가슴 속에 밀려왔다. 오랫동안 응어리졌던 부분이 풀리는 기분. 온몸의 털이 곤두설 정도의 짜릿한 전율이 혁을 휘감았다. 새삼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느꼈다.


‘나름 힘을 조절해가면서 때렸으니 저 정도지. 만약 풀파워로 팼다면···. ’


몇 년간이나 공포의 대상이었던 최철호. 하지만, 오늘 혁은 그 최철호를 완전히 아작내 버렸다. 얼떨떨한 기분에 혁은 자신의 주먹을 몇 번이고 살폈다.


그리고, 다음 타겟을 떠올렸다.


* * *


상남고의 점심 시간. 상태창 3인방은 식사를 마치고 막 구내식당을 나섰다.


“철호야, 너 근데 어째 얼굴이 좀 부은 거 같다?”

“아, 그게··· 어제 화장실 문에 얼굴을 좀 찧었어.”


평소 셋이 생각해온 남궁혁은 길바닥에 있는 개미만큼도 존재감이 없는 존재. 그런 남궁혁한테 맞았다는 얘기를 최철호는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때마침 저 멀리 백성민이 보였다. 백성민을 발견한 이영식은 최철호한테 눈짓을 했다.


보통 먹잇감을 발견하면 그 퍼스트 터치는 최철호의 몫. 최철호가 먹잇감을 드리블 하다 이영식에게 패스, 이영식의 킬패스를 받은 상태창이 결정을 짓는 티키타카였다.


헌데, 이영식의 눈치에도 이상하게 최철호가 반응하지 않는다. 반응하기는커녕 오히려 못 본 척 딴청을 피워댔다.


“철호야, 너 왜 그래?”

“응? 뭐가?”

“뭐가라니 임마. 저쪽에 누구 오는지 안 보여?”


이영식이 재차 최철호를 부추겼다.

잠시 머뭇거리는 최철호.

갑자기 배를 붙잡고 얼굴을 찡그렸다.


“배가 갑자기 싸르르 아프네. 설사인가 보다. 나 화장실 좀 갈게!”


최철호는 핑계를 대며 종종 걸음으로 서둘러 사라졌다.


“쟤가 오늘 왜 저래?”

“놔둬. 급똥 신호가 왔나 보지.”


이영식과 상태창은 최철호가 어제 무슨 일을 당했는지, 추호도 눈치챌 수 없었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까. 최철호가 없으니, 이영식이 직접 나섰다.


“어이, 백성들은 들으라!!!”


이영식은 백성민을 향해 히죽거리며 소리쳤다. 상태창과 이영식을 발견하고 반대쪽으로 돌아가려던 백성민이 움찔했다.


“어이, 백성민. 못 들은 척 하지? 못 들은 척 해?”


이영식의 윽박에 백성민은 사색이 되어 돌아섰다.


“드롭킥 한번 날려줘라.”

“스터너까지 먹여 주지.”

상태창의 충동질에 이영식은 교정을 가로질러 달려갔다. 그 상태에서 날아서 발로 밀어 찼다.


“악!!”

퍽.

엉겁결에 발차기를 맞은 백성민은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일부러 오바액션을 하며 밀 듯이 찬다고 했지만···. 183cm 88kg의 건장한 체구에서 나오는 충격을 받아내기엔 백성민은 너무 약했다. 백성민은 울상을 지었다. 이영식이 백성민을 잡아 일으켰다.


“너 레슬링 한 번도 안 봤냐? 접수 씨발 존나 못하네. 받아주는 사람이 오바를 떨면서 접수해야 그림이 살지, 씨발아. 다시, 스터너 한번 받아봐.”


이영식은 백성민의 목을 옆구리에 끼고, 잔디 쪽으로 끌고 갔다.


“간다!! 스터너!”


WWE의 레전드 스톤 콜드의 피니쉬 기술 스터너. 상대의 목을 팔로 감싼 채, 엉덩방아를 찧듯 호쾌하게 주저앉는 기술이다.


쿠-웅.

“으악!!”

난데없이 목을 감싸고 자빠지는 바람에, 백성민은 그만 혀를 깨물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턱을 감싼 채 일어나지 못하는 백성민. 크게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에 상태창은 당황하고 말았다.


“이영식, 이 새꺄. 기술을 뭘 그렇게 세게 걸어?”


몇 번이나 학폭 건으로 교육청에 신고 당할 뻔할 위기를 겪었던 상태창이다. 번번이 이사장인 아버지 빽으로 무마시켰지만, 그때마다 꾸지람을 들었었다.


‘칠칠치 못한 놈. 항상 보는 눈을 조심해야 돼!’


상태창은 턱을 감싸고 넘어져 있는 백성민에게서 한 발짝 멀어지며, 자기는 전혀 관계없는 듯 이영식을 탓했다. 이영식은 스윽 주변을 둘러 봤다. 마침 몇몇의 학생들이 이쪽을 지켜보고 있다.


이영식은 마치 죽마고우인 듯 백성민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반강제로 일으켰다. 그리고, 웃으면서 조용히 귓말을 날렸다.


“죽여 버리기 전에 표정 풀어라. 얼른 웃어.”


그 말에 백성민은 입을 손으로 감싼 채 애써 웃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딩동댕.

마침 점심 시간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이영식은 백성민과 죽마고우처럼 어깨동무를 하며 교실로 돌아갔다.


* * *


이른 오후의 비스트 MMA. 겨우 이틀 차인 남궁혁은 마치 선수부처럼 섀도잉을 하고 있다. 거울을 보고 어제 배운 스텝과 원투를 반복해서 점검해 보는 혁. 불과 하루 사이에도 폼이 훨씬 간결해지고 안정되었다.


“학교는 언제부터 나가는 거야? 계속 안 가도 돼?”

“다음 주 정도엔 가보려구요.”

“가기 싫으면 아예 그냥 운동으로 나가. 체질이구만.”


농담조로 말을 건넨 장흥식. 허나, 그 말에는 뼈가 있었다. 선수 시절부터 수많은 사람을 지켜봐 왔지만, 이렇게 빨리 코칭을 흡수하고 집요하게 기본기를 연습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어휴, 힘들어. 잠깐 쉬자.”

혁은 거울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주마등처럼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

짜릿했던 주먹의 감촉.


‘겨우 그 정도의 녀석한테 2년도 넘게 시달렸다니···.’


최철호의 펀치는 차마 맞아주기 힘들 정도로 느렸다. 피하지 못한 게 아니라, 너무 느려서 ‘맞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맞아본 것이었다.


과연 아프긴 했지만, 예상대로 대미지는 전무. ‘이 주먹이 무서워서 2년 동안 고개를 숙였나’ 하는 허탈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그러다 땀 식으면 운동하기 귀찮아져. 학교 돌아가기 전에 아예 뽕 뽑을 생각하라고.”


장흥식은 등짝을 때리며, 남궁혁을 일으켜 세웠다.


“자, 어제 배운 기본 스텝부터 원투, 훅, 어퍼까지. 한번씩 점검해 보자.”


남궁혁은 내내 연습하고 있던 테크닉을 장흥식 앞에서 하나씩 선보였다. 원투, 스트레이트, 훅, 어퍼에 이어 킥과 기본 투렉 테익다운까지. 하루 만에 익혔다고는 전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자세에 장흥식은 고개를 내저었다.


“혁아, 너 혹시 집에서도 연습했냐?”

“몸으로 꼭 직접 하진 않구요, 그냥 게임처럼 침대에 누워서 자세 상상하고 그랬어요.”

“오호··· 과연.”


장흥식은 대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바로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는 거야. 실제 훈련하고 거의 비슷한 효과가 있거든. 그러니까 혁이 너는 체육관에서의 훈련으로만 끝난 게 아니라, 그런 상상을 하는 내내 계속 훈련을 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요? 어쩐지 오늘 해보니까 확실히 더···.”

“몸에 딱 붙은 느낌이지?”

“네.”

“그래도 넌 집중력이 대단하다. 일반인은 이렇게 하라고 돈 줘도 못 하거든.”


장흥식은 내친김에 다른 테크닉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제 펀치를 가드하는 법, 피하는 법, 그리고 카운터 치는 거 까지 한번 해보자. 보통 관원이면 이 정도 배우려면 진짜 오래 걸리는데, 넌 무슨 스폰지 같다. 하하.”


장흥식의 타이트한 지도에 혁은 재빠르게 테크닉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불과 이틀 차. 이미 몇 년은 체육관을 다닌 사람으로 착각할 만한 몸놀림이 나오고 있었다.


* * *


드르렁드르렁.

집안이 떠나가라 울리는 코고는 소리.

오후 느즈막히 남궁혁은 개꿀잠을 자고 있었다.


학교는 안 가고 있지만, 놀랍도록 혁의 일상은 규칙적이었다. 밤 12시에 자서 오전 늦게까지 숙면을 취한 뒤 느긋하게 기상. 점심을 먹고 MMA 체육관으로 향한다.


3시간 정도를 훈련한 뒤, 마트에 들러 연어 혹은 꿀을 사먹고. 집에 와서 다시 한두 시간을 더 잔다. 저녁 때는 게임을 하거나, 누워서 격투기 기술을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식.


‘원래 이 정도로 잠이 많지는 않았는데···. 안 하던 운동을 해서 그런가?’


전에는 때려죽여도 하루 12시간 취침은 무리였는데, 지금은 때가 되면 저절로 잠이 쏟아졌다.


하아아암~~. 입이 찢어질 듯 하품을 하며 일어난 남궁혁. 낮잠에서 깨는 시간도 제법 규칙적이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위-잉.

마침 백성민의 전화가 왔다.


“어, 성민아. 학교 끝났냐?”

“너네 집 앞 공원인데···.”


백성민은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또, 뭔가 일이 있었구나.’

혁은 재빨리 일어나 후드티를 하나 걸쳤다.


“바로 내려갈게.”


<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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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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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2 21.02.24 323 10 11쪽
» 스터너의 추억 +2 21.02.23 34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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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야성의 부름 +6 21.02.21 38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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