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찍는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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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87
작품등록일 :
2021.02.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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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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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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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DUMMY

한창 우울해 하고 있는 나에게 이대표가 연락이 왔다.


“김감독 어떻게 몸조리 잘 하고 있나? 아직도 술 많이 마시고 있는 거 아니지?”

“아...네 대표님은 잘 지내세요?”

“나도 뭐 그렇다네. 그건 그렇고 아직 우리가 해야 할 일정이 남아 있어 연락했다네.”

“이제 무대인사나 GV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지 않나요? 해도 관객들이 오기도 힘든데...”

“시사회가 하나 남았지 않나.”

“시사회요? 아니 이미 개봉을 했는데 무슨 시사회를 해요?”

“한국에서는 그렇지만 미국에서 시사가 남았지.”


우울함에 빠져 잊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킥스타터와의 약속이 남아 있었다. 사실 약속이라기 보단 계약이지만...


“맞네요. 당연히 가야죠. 그래도 우리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이 있는데 가야죠.”

“그래 아직 우리 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많다네. 감독과 대표가 실의에 빠져 있을 때는 아니야.”

“대표님 말씀이 맞습니다. 일정은 잡혔나요?”


그러자 이대표가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음... 진행을 하고 있는데 극장 대관이랑 기념품은 어느 정도 정리 됐네... 근데 이제 비행기랑 숙박 그런 우리 경비 문제가 남았는데 차차 정리 하고 있고. 아무튼 곧 떠나야 할 수 있으니 미리 여권이랑 확인하고 준비 해 두게.”


나는 이대표의 말에서 묘하게 좀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사실 출발 하려면 대관이랑 기념품은 완료가 되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정리’ 라는 말은 완료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 원인은 알거 같았다.


“대표님 일단 대관이랑 기념품은 확실히 완료 해 주세요. 비행기, 숙박비용 같은 부대 비용은 제가 낼게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김감독.”

“저 알고 있었습니다. 대표님이 지금 사비 쏟아 붓고 계신 거. 집도 담보 잡힌 게 아니라 아예 파셨다면서요.”

“...”


이대표는 잠시 아무 말도 없었지만 이내 호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야 별 문제 없네! 원래 제작을 하면 자기 돈도 쓰고 하는 거지. 어차피 이사는 갈 려고 하고 있었네.”

“그래도 지금 빛도 있으실 텐데 어떻게 자금 조달 하시려고요. 지금 당장 자금 마련이 안되서 킥스타터 시사회도 늦어진 거 아니에요?”


이대표는 정곡을 찔린 듯 아무 말도 못했다.


차후 들어보니 투자자 쪽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들은 영화가 잘 안 되는 듯 하자 투자금을 돌려달라 이대표를 압박한 듯 했다. 물론 계약에서는 투자의 위험성도 다 알았지만 그들은 무력과 협박을 동원하며 이대표를 몰아 갔다.


이래서 메이저 투자처 말고 다른 데서는 투자를 받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대표는 그 돈을 일부 보상해주느라 많이 고생을 한 듯 했다.


‘영화가 성공하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이제 와서 부질없는 생각이었다.


나는 가지고 있던 주식들을 팔았다.


아직 수익을 더 볼 수 있지만 그럴 걸 따질 때는 아니었다. 아직 그래도 집이 있으니 생계가 휘청이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니 만큼. 수중에 있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써야 했다.


진영이와도 얘기를 해보니 그놈도 부모님께 받은 전세 보증금을 영화에 털어 넣었다고 했다.


제정신이냐고 한소리 했지만, 내가 그럴 만한 입장이 아니었다. 나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신속히 미국행 준비를 했다. 이렇게 일에 몰두하니 복잡한 생각이 나지 않아 좋았다.


그렇게 준비하는 도중 백혜나에게 전화가 왔다.


“감독님 잘 살고 있어?”

“하하 그래 뭐 그렇지? 너는?”

“나는 우리 김감독님 맨날 보다 안 보니까 마음이 허하네~”

“근데 웬일이냐?! 너 맨날 나한테 김감독~ 김감독 하다. 감독님이라 하네?”

“아이 유진이 언니가 아무리 친해도 그러는 건 아니라고 자꾸 잔소리 하고... 나도 뭐 그 예의 범절이란 게 있는데 조심 해야지.”


백혜나는 그날 화해한 이후 거의 친자매처럼 가까워졌다. 원래 멘탈이 불안한 백혜나로써 유진이 같은 성격의 사람이 옆에 있으니 많이 안정되었다.


이렇게 점점 철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회귀 전 그녀의 삶처럼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 했다.


“그 얘기 하려고 연락했어? 나 보고 싶다고?”

“뭐래~ 그게 아니라 김감독님 풀 죽어 있을 까봐 연락 했지.”

“하하 그러냐? 살다보니 너한테 위로 받는 날도 오는 구나. 너는 영화 망했는데 별로 안 슬픈가봐?”

“우리 영화가 망하긴 왜 망해?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영화가 참 재밌어. 내가 이렇게 연기하는 거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그리고 나 이번에 팬도 생겼어! 별로 없긴 하지만 팬 카페도 만들어 주셨더라고”

“잘됐네. 다행이다.”


백혜나는 내 힘없는 태도에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독님. 우리 영화는 흙속의 진주야. 아주 반짝반짝 빛나는 데 모레와 흙먼지 때문에 빛나지 못하는 거야. 언젠가는 분명히 밝게 빛날 거니까 너무 우울해 하지마.”


백혜나의 진심 어린 말에 나는 마음이 뭉클해졌다.


처음에 그녀는 정말 별로였다. 첫인상도 그렇고, 성격은 개차반인데다가 버릇도 없고 개념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우리 배우라는 게 고맙고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고맙다 혜나야. 힘낼게.”

“그래 힘내 김감독님. 이제 곧 미국 갈 건데 감독이 그리 쳐져 있으면 되나!! 아 그리고 전화한 이유를 말해야지.”


그러더니 백혜나는 헛기침을 하며 목소리를 다듬었다.


“비행기랑 숙소가 그게 뭐야~!! 그리고 직항이 있는데 경유를 왜해? 그리고 나랑 유진이 언니는 여린 여자라고! 그렇게 힘들게 못가!”

“야 우리 사정이 그래 좀 이해해 줘라.”

“됐고 내가 호텔이랑 비행기랑 낼 테니까 얼른 바꿔. 아니 그러지 말고 내가 예약할게 날짜랑 위치만 제대로 알려줘.”

“야 안 그래도 돼. 그게 무슨 한 두 푼 인줄 아냐?”

“얼마 안 되더만 괜찮아. 나 올해 바캉스 가는 거 대신이라고 생각하면 돼.”

“야 다 하면 천 만원은 훌쩍 넘어.”

“그 정도면 괜찮아.”


백혜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였다. 집이 부자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듯 했다.


“혜나야. 2천 만원 이상인데 괜찮다고?”

“2천? 천 만원이 아니라? 뭐 괜찮아. 그렇게 큰돈도 아니고...”

“3천은?”

“아니 이 아저씨가 장난하나!!!”


그렇게 우리는 백혜나의 도움까지 해서 우리는 필요한 자금을 마련 할 수 있었다. 돈이 생기자 준비는 일사천리로 끝났다.


그렇게 우리는 준비를 마치고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행 비행기 안 이대표가 우리에게 자금 관련해서 말했다.


“다들 고맙네. 덕분에 지금 미국 시사회를 빠르게 처리 할 수 있었어. 그리고 그 돈은 걱정 말게. 내가 투자처 쪽과 지금 담판을 지었으니까.”


그 말에 진영이가 듣던 중 반갑다는 듯 말했다.


“어떻게 다시 투자를 유지 하겠다고 하나요?”

“다는 아니지만 반환한 일부를 다시 재투자 명목으로 주기로 했어. 그걸로 일단 절반 정도 먼저 돌려 주겠네. 나머지는 정산이 다 되고 나면 그때 주겠네. 아니면 지금 내 지분을 일단 받아도 되고.”


하지만 우리는 이대표의 말에 손을 저으며 말렸다.


“아유 그러지 마세요. 대표님 지금 대표님 지분 다 나눠줘서 얼마 없으시면서.”

“맞아요. 그리고 영화가 수익이 나야 지분이 의미 있는 거잖아요. 설마 투자처에도 지분으로 협상 하신 거 에요?”


내 질문에 이대표가 말했다.


“그렇진 않고. 원금을 보장해주고 투자 배당금을 늘리는 식으로 했지.”


이대표는 지분을 지켜서 기쁜 듯이 미소 지었다. 하지만 약속대로 원금보장과 투자배당금을 주지 못하면 결국 지분도 다 뺏긴다.


그렇다면 투자원금과 배당금을 주는 방법은 영화가 수익을 내는 방법 밖에 없다. 이대표는 아직 우리 영화를 포기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니 아직 개봉하고 2~3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실의에 빠진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래 아직 영화를 보여주지 못한 관객은 많아.’


그렇게 다시 새로운 희망을 품고 미국으로 향했다.


* * *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이었다. 공항 밖으로 나가니 화창한 햇살이 우리를 향해 내리 쬐었다.


나는 그런 LA의 태양에 감탄했다.


“야 역시 LA다. 빛의 질이 달라!”


LA에 헐리우드가 위치하고 영화의 중심이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이곳은 날씨가 너무 좋다.


화면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조명이다. 조명은 뭐냐 하면 빛이다. 그리고 LA는 광량도 좋고 화창한 날씨가 많아 촬영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헐리우드 영화 어벤져스를 촬영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미국에서 찍은 장면과 한국에서 찍은 장면을 비교해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이 빛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이렇게 감탄하고 있자 진영이가 한마디 했다.


“야 촌티 좀 내지마.”

“뭐야? 너 미국 와봤어?”

“새끼야 당연히 와봤지.”

“LA이 와봤다고?”

“그래 LA 말고도 뉴욕이랑, 하와이도 갔었지.”


진영이는 날 놀리듯 얄밉게 웃었다. 나는 이대표에게 같은 편에 서달 라는 듯 물었다.


“대표님은 미국이 처음이시죠?”

“나도 LA는 와봤다네.”

“네? 정말요? 언제요?”

“젊은 시절... 아니 철없는 시절이었지... 그 산에 있는 헐리우드 그 간판이 보고 싶어서 무작정 왔었어. 와서 거의 거지 꼴로 돌아다녔는데 말야 그래도 그땐 참 낭만이...”


그렇게 이대표의 추억이야기가 길게 시작했다. 나는 괜히 물어봤다 생각하며 공항 밖으로 이동했다.


그러고 보니 백혜나는 물론이고 유진이도 가족 여행으로 온 적이 있다고 했다. 남자 배우들도 마찬가지 여서 미국에 처음 와본 사람은 나 혼자 뿐이었다.


계속되는 이대표의 미국 추억담을 들으며 진영이에게 물었다.


“근데 미국에서 일정을 우리가 다 진행하는 거야? 괜찮겠냐 영어나 그런 거?”

“그래서 현지 코디네이터를 불렀지.”

“그래 잘했다. 돈은 좀 쓰더라도 매끄럽게 진행하는 게 훨씬 나아. 미국까지 와서 어리 버리 하면서 창피 당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낫지.”

“그럼 아주 똑똑한 친구로 구했어. 너도 만나면 인정 할 거다.”


그렇게 공항 출구로 나가니 나도 잘 아는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어 호영아?!”


진영이가 말한 현지 코디네이터는 바로 <경비원의 밤>에서 우리 촬영감독이었던 호영이였다. 호영이는 내 조언에 따라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는데 진영이가 연락한 모양이었다.


호영이라면 우리와도 친분이 있고, 일도 꼼꼼히 잘해서 현지 코디로는 딱이었다.


“감독님 오랜만이에요.”


나의 놀랍고 반갑다는 표정에 비해 호영이는 그 때처럼 무표정 했다. 심지어 헤어스타일도 한국에 있을 때와 똑같았다.


우리는 잠시 호영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고 바로 이동했다. 돈이 별로 없는 만큼 일정이 타이트 했다.


먼저 호텔로 이동해 짐을 풀었다. 배우들은 휴식을 취하라고 하고 우리는 내일 시사회와 GV행사가 있을 극장으로 이동했다.


나는 극장을 보자 마자 말했다.


“아... 여기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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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1.04.22 21:55
    No. 1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선유87
    작성일
    21.04.24 16:34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장금
    작성일
    21.04.23 10:19
    No. 3

    미국에서 빵 터지는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kaimax
    작성일
    21.04.23 19:32
    No. 4

    내용 잘 보고있읍니다~~ 말미에 댓글로 남길려다.. 촬영중에 있는 중요 에피소드가 있어서 이겠지만~~ 촬영과정중에 예상되는 장면이 조금 길게 나오는 ..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조금만 더 진도를 빨리 하시면 좀더 순위권에 들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읍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선유87
    작성일
    21.04.24 16:34
    No. 5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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