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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사천당문의 데릴사위가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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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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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同床異夢 (1)

DUMMY

동상이몽同床異夢 (1)


***


“진짜······미친놈 아닙니까?”


어느덧 식사자리가 마무리 지어지고, 모두가 떠나간 자리에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남아있던 당소영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니, 무슨, 허.”


화가 나는 것을 넘어서 기가 차다는 듯 말을 잇지 못하던 당소영은 고개를 돌려 조금 전까지 백소운이 앉아있던 자리를 바라보고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백소운이 식사자리에서, 자신의 품에서 꺼내 든 은수저.


이건 즉, 자신이 입에 대는 음식에 독이 들어있는지 의심하겠다는 뜻이었다.


물론 당문이 쓰는 독 중에서 고작 저런 거로 파악될만한 하급 독은 거의 없었다.


만약 들어있다고 해도 저런 은수저 하나의 발각이 될 정도였으면, 다른 강호의 사람들이 당문을 두려워하고 꺼림칙해, 할 이유가 되어주지 못할 테니.


하지만 조금 전 백소운의 행동은 이건 당문 내 금기 중 금기였다.


“이건 무슨 저희를 믿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한낱 사파 놈처럼 대하는 거 아닙니까!”


가문 내 서로를 의심하는 것.


이것 하나만큼은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금기 중의 금기였다.


‘당문의 사람이라면 당문의 사람을 믿는다.’


절대 서로가 서로에게 독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당문을 비롯한 독을 다루는 가문들은 대부분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문화였고, 규율이었으며, 당연히 지켜야 하는 명제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가족을, 그리고 가문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더는 그 가문이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


그리고 백소운은 오늘 그것을 어긴 것이었다.


그것도 모두의 앞에서 노골적으로.


“이건 결코 가만히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당문의 명예가 달린 일 아닙니까? 아무리 저자가 곧 혼인식을 치른다고 해서······.”

“···소영아.”


당휘 역시 그녀의 물음에 한숨을 크게 내뱉었다.


그라고 백소운이 이렇게까지 행동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제 이곳에 들어온 지 고작 이틀째인데. 거기다 원래 쓰던 걸 챙겨왔다고 변명이라도 했고.”

“이게 몰랐다고 해서, 그리고 고작 그 알량한 변명으로 넘어갈 일입니까?”

“아니지.”


당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도 않았다.


“애초에 얌전히 있으리라 생각한 적도 없었다. 사고만 치지 않으면 돼. 사고만. 어차피 그러기 위한 혼약이야. 우리는 저 망나니 놈 데리고 있고, 그걸로 앞으로는 이득을 취하면······.”

“하지만······!”

“그러면 파혼이라도 하길 원하는 거냐? 백씨세가. 이대로 놓기에는 너무 큰 물고기지. 더군다나 지금은 거의 다 잡았고. 애초에 물 밖으로 나온 저 물고기가 얌전하기를 바라는 건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어.”


아버지의 말에 하던 말도 끊고 표정을 굳히는 당소영이었다.


“그냥 내버려두면 돼. 적어도 지금은. 그러면 곧 잠잠해질 거야.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아무리 버둥거리며 버텨봐야 얼마나 버틸까.”

“······.”


당휘가 그렇게까지 말을 하는데, 거기에 대고 더는 말을 잇지 못하는 당소영이었다.


“백소운······이라고 하셨죠? 아까 그 사람. 소소의 데릴사위로 들어왔다고.”


이곳에 떠나가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은 당휘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잠자코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던 당사경 또한 그제야 고개를 들며 당휘에게 물었다.


“그래.”

“생각해보면 소소는 우리 중에 가장 먼저 결혼하네. 어······잘됐네요. 뭔가 잘 어울릴 두 사람이니.”


백씨세가와 이어지니 마니 하는 동안 사천을 떠나있었던 그로서는 지금 상황에 대해 흥미가 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저도,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당사경이 아버지인 당휘에게 고개를 숙인 뒤 빠져나갔다.


“사경아.”


다만 문을 열고 걸음을 옮기려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당휘가 진지하게 말했다.


“괜한 짓 하지 마라.”

“······저를 뭐로 보시고. 전 하지 않습니다. 괜한 짓.”


그리고는 익숙하게 웃는 낯을 지으며.


“저는 언제나 당문을 위할 뿐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미닫이문을 닫고 빠져나갔다.


***


“대체 왜······.”


자리를 파하고, 당소소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읊조리며 처소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녀는 조금 전 자리에서의 백소운을 다시금 떠올렸다.


‘아. 이건 그냥 제가 평소에 쓰던 거라서요. 이게 편합니다.’


시비가 가져온 식기를 돌려보내고, 자신의 품에서 은 식기를 꺼내 든 백소운이었지만.


그런 그의 변명을 믿는 사람은 적어도 그 자리에 단 한 명도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사실 백소운이 방금 식사자리에서 했던 행동은 구태여 그러지 않아도 될 행동이었다.


정말 의심이 갔다면, 그렇게까지 대놓고 할 필요도 없었다.


고작 은수저로 독이 검출되고 발견이 될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저 조금 전 백소운의 행동은 당문을 향한 선전포고와도 같은 행동이었다.


‘나는 너희를 못 믿겠다.’


자신의 음식에 독이 들어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러한 행동 자체가 당문 사람들에게는 금기이며, 역린을 건드리는 짓이었다.


만약 지금까지 백소운이 자신처럼, 정체를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 맞는다면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


괜히 사람들의 적의만 사는 꼴이었으니까.


만약 자신이라면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절대로 그러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것을 하고도 무척이나 태연했던 백소운의 표정을 보았던 당소소는 의문에 빠져 있었다.


‘혹시 일부러 그런 건가?’


그렇다면 그 이유에 대해 다른 무슨 의도를 가진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면.


‘설마 내가 조심하라고 해서······.’


지난날 자신이 떠나가는 백소운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지만.


‘아니. 그건 분명 아니겠지.’


고작 그 말에 곧이곧대로 백소운이 ‘으악 조심해라! 음식에 독을 탔다!’ 라며 오해해서 황급히 준비했다고는 볼 수 없었다.


그가 그렇게 멍청한 짓을 했다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고.


애초에 백소운이 꺼낸 은 식기는, 그가 당문에 들어오기 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보였으니 더욱 그러하였지만.


“······이번에는 진짜 모르겠어.”


그녀의 고민은 길었지만, 그렇다고 해답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달라지는 것도 없었다.


이번만큼은 정말 아무리 고민을 해보아도, 조금 전 백소운의 뜻을 전혀 알아차릴 수 없는 당소소였다.


이미 지금 와서는 당소소는 백소운이 자신처럼 가문의 시선을 피해 무언가 꾸미고 있으며, 그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거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이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행동을 하는 백소운의 마음을 해석하지 못한 그녀였다.


“······안 되겠어.”


걸음을 옮기다 말고, 그녀는 뚝, 제자리에 멈춰 섰다.


사실 더는 참을 수 없어졌다는 것이 맞았다.


그리고는 결국 참다못한 당소소가 자신이 걸음을 옮기던 방향을 틀었다.


이대로 자신의 처소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정말 지금까지 오랫동안 자신이 가져왔던 의구심들이 진짜인지.


아니면 그저 자신이 멍청하게 착각을 했던 것인지.


그렇게 어두운 밤, 장원을 걸어가는 당소소가 백소운의 처소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오늘, 직접 확인을 해볼 심산이었다.


***


“후아.”


거처로 돌아와 그대로 몸을 뉘이고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참아왔던 한숨을 한꺼번에 내뱉듯이 터트렸다.


“······죽는 줄 알았네.”


나를 향한 당문 사람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못했다. 물론 사서 고생한 감이 없잖았지만.


“애초에 그냥 날 아예 무시할 작정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은수저를 꺼내 들어 모두의 관심을 받기 전까지는. 당시 자리에 있던 나는 물론, 내 옆에 있는 당소소에게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마치 나와 당소소가 자리에 없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무시하듯 보였던 것은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나와 갈등이 있었던 당소영만이 내게 관심을 둬 주긴 했지만. 그걸 관심이라고 하기에는······조금 어려웠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에요.’


어제 당소소가 내게 했던 말과 더불어,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입지. 그리고 원작 소설 중에서 백소운이 당문에서 나가서 살던 행적.


이 모든 것이 얼추 맞아 떨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까지 당소소가 받아왔던 취급이 이러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녀의 배우자인 나 또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란 뜻이었고.


애초에 각각 가문에서 내놓은 자식들을 연결하며 성사시킨 혼약이었다.


지금이야 나는 원작 소설의 백소운과 달리 무력도 조금씩 빠르게 쌓아나가며, 지금 상황 자체나, 혹은 미래의 흘러갈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버틸 수 있겠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을 테니까.


원래대로라면 백씨세가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하던 백소운이 이곳에 들어와선 모두에게 무시를 당하는 삶을 사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웠을 테니까.


이런 상황 속에 놓인 백소운이 밖으로 나돌아다니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었다.


물론 지금 당장 당문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지만.


내가 자리에 있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장남과 차남이 신경을 곤두세운 채 맞붙었던 것을 생각해볼 때.


그리고 문주인 당휘가 그것을 보고도 간단히 정리하고는 별로 개의치 않고 넘어간 것을 보았을 때.


후계자 다툼으로 시작된 그들의 갈등이 이젠 그런 다툼 따윈 그들에게 당연시되는 상황인 것을 목도할 수 있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백소운이 독살당한 이유 중 하나가 분명 한량 행실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그들의 그러한 후계자 다툼에 휘말리며, 휘둘렸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론 원작 소설 중에는 백소운을 독살을 한 것은 분명히 당소소이긴 했지만.


사실 이건 그저 그녀를 피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니 적어도 나 역시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일단 앞으로 계획된 일정이······.”


나는 무덤덤하게 누운 자리에서 팔을 뻗어 손가락을 굽히며 세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것은 당연하게도 나와 당소소의 혼인식이었고.


그 이후 당문 후계자들 간 다툼이 벌어질 만한 소동이 몇 차례나 더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원작 소설의 주인공이 이곳에 당도할 때까지는 시간이 사실 꽤 남아있었다.


이 중에서······.


-부스럭.


그렇게 생각을 이어나가던 나는 귓가에 들려오는 발소리에 고민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똑똑.


“······예. 들어오세요.”


나는 그 소리에 몸을 일으킨 뒤, 앉은 상태로 밖에 대고 담담히 말했다.


드르륵.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온 사람의 얼굴은 이미 나도 알고 있었다.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실례인 줄 알지만······.”

“괜찮습니다. 그나저나······편히 말씀하시죠.”


나는 그를 방안으로 들이며 답했고. 내 말에 그가 웃으며 화답했다.


“아. 그럼 앞으로 자네를 매제라고 불러야 하나? 이거 참 어색한데······아! 자네도 나를 편히 형님이라 부르게.”


해맑은 미소, 유쾌한 언행. 나를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당문의 장남. 당사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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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당소소 (2) +93 21.02.09 56,548 901 14쪽
5 당소소 (1) +54 21.02.08 57,071 9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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