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락호 진우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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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혼검
작품등록일 :
2021.02.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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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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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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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락호 진우 188 - 악인무극 7

DUMMY

총관의 말은 이러했다.


황룡방의 몰락은 서문일에게 있어 평생의 삶이 부정되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며, 더군다나 그는 형제들의 피로써 방의 주춧돌을 세운 형편이었으니 그가 겪었을 심적 고통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황룡방은 무너지고 그는 무공마저 잃었다. 그뿐인가? 이제 그는 사지마저 멀쩡하지 못한 외팔이 병신이었다. 그런 상황이라면 누군들 정신을 놓지 않겠는가?


그날 이후, 원통함이 골수에 사무친 서문일은 하루에도 수백 번 급격한 감정 변화를 보였다. 울다가 웃고, 그러다가 또 언제 웃었냐는 듯이 불같이 화를 냈다. 그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을 이어왔다.


문제는 그의 이상 행동 때문에 다른 이들마저 고통에 빠져들었다는 점이다. 장호방은 점점 무너져가는 서문일을 견딜 수 없었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기 일쑤였다. 살갑던 방주와 장호방이 따로 오두막을 지어 사는 이유도 그런 맥락이었다. 나오승의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진우의 얼굴은 점점 침통해졌다.


"그래도 장형님이나 소혜가 저자에서 술 한 동이라도 얻어오며 그나마 말짱하지...."


나오승은 서문일의 행동이 그만하길 다행이라는 듯이 말을 끝맺었다.


"흉수는.. 검을 쓴 자였습니까? 도를 쓴 자였습니까?"

"둘 다였지. 그들의 합격은 실로 무서웠어..."


별 뜻 없이 대꾸하던 나오승이 불현듯 진우를 본다.


"그런데 네가 어찌 그들을 아느냐?"

"그럴 일이 있었습니다. 실은....."


이번엔 진우가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장춘에 오자마자 천랑방과 시비를 갖게 된 일부터, 알고 보니 천랑방주는 그의 원수였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허..그들과 네 인연이 정녕 악연이로구나!"

"뭐야? 그럼 네 마누라를 겁박했던 놈이 두 명의 천랑방주 중 검을 쓰는 놈이란 말이렷다!"


나오승은 한탄을 하고 장호방은 성을 낸다. 하지만 잠시 후,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진우를 불쌍하게 바라보았다. 자신들 처지라고 나을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진우보단 낫단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머쓱해진 진우가 화제를 돌렸다.


"흠.. 그런데 이곳에서 참 오래 버티셨습니다?"

"그렇지. 나도 이렇게 오래 머무를 줄은 몰랐어. 황룡방이 그리되고 겨우 방주를 구해서 탈출한 나와 장형님은 즉시 안가로 향했지"

"..."

"방주님 부상 때문이라도 먼 길을 갈 수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였지. 그래도 첫해는 그럭저럭 버틸만했어. 너도 있어 봐서 알겠지만 여러 가지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


지난날의 회상이 상처로 다가온 전 황룡방 총관 나오승의 안색은 쓸쓸하였다.


"하지만 우린 그 해는 물론.. 그다음 해도... 또 그다음 해도 안가를 벗어날 수 없었지... 기회를 봐서 고려로 피신하려던 계획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어"

"..."

"방주님 때문이었지. 상처가 생각보다 깊었네. 잘려서 너덜거리는 어깨는 곪고 있었어. 우리 안가에 딱 하나 부족한 게 있지.. 뭔지 아는가?"


말하다 말고 나오승은 진우에게 질문을 하였다.


"글쎄... 뭐가 부족합니까?"

"바로 의약품과 의원이지."

"아!..."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었기에 장형님께서 방주님의 어깨를 잘라버렸네.. 한눈에 봐도 더 썩는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거든"


나오승이 말하는 중에 그날 기억을 떠올린 장호방이 한숨을 나지막하게 내쉰다. 그는 불과 몇 분 사이에 십 년은 더 늙은 듯하였다.


"그분이 제대로 거동하는 데 걸린 시간이 일 년이네. 게다가 독이 근육만이 아니라 뼈와 내부 장기마저 상하게 한 탓에 방주님은 무공을 잃고 말았네. 내력을 싫지 못한 무예는 껍데기야! 파락호들 쌈질보다 못한 경우가 태반이지"

"음..."

"그렇게 되고 나니 만사 의미가 없게 느껴졌네.. 천랑방에서도 우릴 찾지 않는 듯해 굳이 움직일 필요가 없겠더군! 그렇게 우린 이곳에서 남은 생을 보내기로 하였지"

"분하지 않으십니까?"

"분? 말할 수가 있겠나! 하루에도 수백 번 원통함이 가슴을 파고드네.. 하지만 어쩌겠나? 우린 힘 없는 늙은이들이네..."


나오승의 말 속에서 진우는 정신을 놓아버린 서문일과 또 다른 감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패배감, 무력감 등이었다.


"그나저나 팔 년을 이곳에서 보내셨다니 여간 불편하셨을 듯합니다"

"그건 여기 장형님께서 수고해주셨지.. 형님께선 황룡방 동도가 아니었기에 그나마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거든."

"..."

"안가에 들고 난 이듬해부터, 장 형님께서 시내에 나가 천랑방 동정도 살피고 겸사겸사 필요한 물품도 구해오셨지. 뭐! 천랑방이 우리에게 털끝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도 그때 알게 된 것이라네! 물론 다행스러운 일이나, 그것은 나름대로 속이 뒤집히더군"

"총관 어른..."

"뭐 대면한다면 그냥 살려두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쫓는 이가 없는데 굳이 이역만리 떠날 필요가 있을까!"


진우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끌어갔다.


"그래도 상당히 좋은 터를 잡았습니다"

"그렇지? 이곳으로 옮긴 것도 얼마 되지 않아. 실은 저 아이가 발견한 곳이라네.."

"소혜가 말입니까?"


문득 진우는 소혜에 대하여 모르는 게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긴 오늘 첨 본 사이니 말해 무엇할까!


"아이가 여간 야무진 게 아니야. 우리가 많이 의지하고 있다네"


어른들의 이야기였다. 게다가 우중충한 내용 일색이었다. 그런데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소혜는 얼굴을 붉히며 눈을 반짝였다.


"같이 이곳으로 오진 않았을 테고 어떻게 만났는지요?"


진우가 많은 궁금증 중 하나를 풀었다.


"하... 뭐가 그리 급한가? 당사자도 있는 마당에 내 말하는 것은 예가 아니니 소혜에게 직접 듣게"

"말해주겠느냐?"


씨익 웃음을 지으며 진우가 소혜에게 물었다.


"제게 어른들의 말씀은 너무 어려워요. 한이니 뭐니해도 난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고 좋아요"


소혜는 서두를 달리 꺼냈다.


"장 할아버지를 만난 것은 참으로 우연이었지요. 사실 황룡방이나, 진숙 그리고 어르신들! 이참에 속을 이야기하자면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요"

"얘가 왜 이래.."


장호방이 뚱한 눈으로 소혜를 훑어보자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하지만 죄송한 말이나 황룡방이 사라졌다 했을 때 큰 충격을 받거나 그러지 않았지요. 전 열 살 꼬마였으니까요. 제 삶에 큰 변화도 없었어요"

"그랬을 테지.."


잠자코 듣던 장호방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로서도 소혜를 만난 게 좋았던 터라 이런 속 얘기를 한 적은 거의 없었다,.


"다만 한 달에 한 두 번씩 찾아오던 장 할아버지를 보지 못해 섭섭하기는 했지만요"


뜻밖의 이야기에 사람들의 눈길이 장호방을 향했다.


"험..험.. 뭐 너희가 어린 것을 주루에 맡겨 놓고 신경을 안 쓰니 어떻게 해. 나라도 가 봐야지.. 그랬을 뿐이야"

"어쨌든 말한 대로 제 변화는 크게 없었어요. 그러다 주루가 문을 닫고 오갈 데가 없어지자 평소 절 어여쁘게 봐주신 루주님 배려로 북경에 가서 잠시 생활하였죠. 그러다 세상도 경험할 겸, 여행을 떠났고 그 출발점이 이곳 장춘이었어요"

"그랬구나. 그럼 루주는 지금도 연락을 하느냐?"


소혜를 맡겼던 루주라면, 나오승도 익히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 반색하며 소혜에게 물었다.


"아니요.. 그분은 병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 또한 여행을 하게 된 거구요"

"허허...참!"


소혜의 삶도 참 기구하달 수 있었다. 장호방은 새삼 그녀에 대해 측은함이 생겨났다.


"그렇게 보지 마세요.. 잘살고 있으니까!"


새침하게 장호방을 노려본 소혜가 말을 이었다.


"쨌든 장춘에서 지내던 중에 할아버지를 발견하였어요. 다행히 할아버지도 절 알아보셔서 이렇게 오게 되었구요"

"정말 잘 컸구나"


진우가 대견한 듯이 소혜 머리에 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소혜도 스스럼없이 머리를 내맡긴다. 비록 오늘 처음 만났지만, 둘 사이는 오래된 오누이 같아 보는 이 마음을 훈훈하게 하였다.


"그러다 정분 나겠네.. 나겠어!"


장호방의 말에 얼굴이 빨간 홍시처럼 변하 소혜가 슬쩍 몸을 뺐다. 평소와 너무나 다른 반응, 장호방의 눈이 똥그래졌다.


"어이고. 어이고. 저거 봐 저거... 여시가 따로 없다니까!"

"자꾸 그래 봐요. 국물도 없을 줄 알아요...!"


짖굳게 더욱 놀리는 장호방, 소혜 안색은 점점 더 붉어졌고 급기야 사람들이 껄껄 웃어버리자 냉큼 일어섰다.


"아! 색시 어디 가시려나?"


장호방이 웃음기를 거두지 않고 약 올리듯 묻자, 소혜가 냉큼 달려와 옆구리를 콱 꼬집었다. 금세 나뒹구는 장호방! 사람들은 우스꽝스러운 그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웃었다.


"진 숙께서 오셨잖아요. 술 한 잔 없다는 게 말이 되질 않아요. 내려가서 좀 구해 올게요"

"어이쿠야. 그래 네 말이 맞다. 가는 김에 돼지 뒷다리 삶은 것도 좀 사오너라"


장호방이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참견하자 소혜는 콧방귀를 낀다. 그러자 나오승이 부드럽게 나무란다.


"그만하여라. 장 형님 말대로 안줏거리와 문일 형님이 좋아하는 일천향도 좀 사오고"

"그건 좀 비싼데..."


소혜가 선뜻 응낙을 못 하자 진우가 은 한 닢을 꺼내 건네주었다.


"여기 있다. 당분간 이것으로 어르신들 술값이나 하여라"


휘둥그레지는 눈들!


"어... 어서 장사하다 왔냐? 너 부잔가 보다"


진우의 품속을 훔쳐보기라도 하려는 듯 장호방은 고개를 빼죽 내밀고 말했다.


"쓸 일이 없어서 그런 것이오."


진우가 옷깃을 여미는 시늉을 하자 안타깝다는 듯이 장호방은 입맛을 다셨다.


"그럼 다녀올게요"


못 말린다는 듯이 장호방을 보며 어이없는 웃음을 짓던 소혜가 자리를 떴다. 그러자 물끄러미 그녀 뒷모습을 보던 진우가 문득 생각난 것처럼 나오승에게 한마디 하였다.


"저 아이를 안가에서 만났습니다"

"뭐야? 그런 것이었어? 저 기집애 위험하니까 혼자 가지 말라고 그리 일렀거늘..."


대답은 엉뚱하게도 장호방에게서 들려왔다.


"알고 있었소?"

"알지.. 그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같이 안가에 있었거든.."


진우가 이야기를 계속하라는 듯이 장호방을 바라보았다.


"저자에서 우연하게 소혜를 만나고 딱히 갈 곳이 있어야지, 보아하니 혼자인 듯싶고 우리랑 같이 살면 좋겠다 싶어 데려왔지..."


"혼자서도 잘 살겠고만..."


"그거야 그렇지. 뭐! 어쨌든 데리고 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라고. 제 생각도 그랬는지 얼마 뒤에 좋은 곳을 찾았다며 그리 가자 하더군...그곳이 바로 이곳이란 말씀...말씀인데...어째 분위기가 요상하다?"


"뭔 놈의 분위기 타령이오. 하던 말이나 마저 할 것이지"


하지만 장호방은 잔뜩 얼굴을 구기며 진우와 나오승을 번갈아 바라본다.


"있잖아! 내가 이래 봬도 이놈 보다 형이거든..."


장호방이 손가락으로 나오승을 가리켰다.


"그런데 말야. 어째서 네놈은 이놈에겐 꼬박꼬박 존대를 하고, 나는 개차반 취급이냐 이 말씀이거덩"

"난 또 뭐라고... 그럴 만하니 그렇잖소"

"그럴만해? 이놈이 십여 년이 지나도 싸가지 없는 것은 여전하구만... 어째서 이놈 대하는 게 나랑 틀리냐 이말이다!"

"..."

"수염 허연 이놈이 내 동생이란 말이지... "

"내가 어찌 형님 동생이요. 문일 형님 동생이지.."

"이놈 봐라! 그게 그거지. 나랑 서가 그놈이 호형호제하는 마당에... 그럼 내가 니놈 동생이더냐?"


상당히 분한 듯이 씩씩거리자 나오승은 골이 지끈거린다. 그러자 진우가 냉큼 말을잘라 먹으며 끼어들었다.


"아 됐소.. 그래서 내 말조심 하겠소. 이제 되었소? 장 늙은이..."

"암먼, 당연히 그래야지. 내가 이래 봬도 장 늙.... "


어감이 상당히 좋지 않다.


"왜 그러십니까? 장 늙은이.."

"됐다 하던 대로 해라... 싸가지 없는놈"

"입에 착착 감기오. 장 늙은이.."

"아! 이놈아 그만 하래도... "


버럭 소리 지르더니 냉큼 돌아선다.


"알았소. 장 노야. 화 푸시오. 이제 진짜 장난하지 않을 테니.."

"일 없다"

"두 번은 없소.. 장노야 화 푸시오..."

"흠..흠.."


못 이기는 척 자세를 돌린다.


"장노야. 한가지 궁금한 게 있소"

"뭔데?"

"소혜 말이오. 무공을 익힌 것 같던데?"

"두어 수 가르쳤다.."

"역시. 헌데 상당히 실력이 있어 보이오"

"엥? 네놈이 뭐 절정고수라도 된다더냐" 남을 가늠하고 난리야"

"그냥 느낌이 그렇단 말이오"

"아무래도 자소신단을 먹었으니 그렇겠지... "


장호방은 소혜의 무공에 대해 별 대수롭지 않게 말하였다. 하지만 진우는 소혜를 쫓으며 느꼈던 무공 수준이 이미 장호방이 예상하는 범주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좋은 스승이었나 보오"

"아무렴.."


어깨를 으쓱한다. 비록 이류에 불과한 장호방이었지만, 경공만큼은 여느 일류고수 못지 않았다. 그가 가르쳤다니 그럴 수도 있겠다 여길만하였지만, 진우는 섣부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빠르기도 하거니와 여간한 수준을 넘는 듯하였습니다?"

"뭐 영약이란 것이 내공을 팍팍 늘려주진 않는다 해도, 무공에 적합한 체질로 조금씩 변모시키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소혜의 무위는 장 정련된 고수의 풍모가 엿보였다. 그러나 진우는 굳이 여러 말을 하지 않았다. 강호 상엔 밝혀지지 않은 기사가 넘쳐나는 법이었으므로.


잠시 후, 오두막 마당에서 작은 술 잔치가 벌어졌다. 역시나 소혜는 상당히 걸음이 빨랐다. 두 시진도 채 걸리지 않아 당도하였으니 웬만한 성인 남자 보다도 빠른 산행이었다. 하지만 진우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꽤 느린 동작에 고개를 잠시 갸웃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군..)


소혜를 쫓을 때, 그녀가 오두막에 거의 당도했을 무렵 속력을 확 줄인 일이나, 이번 일로 그는 의구심이 살짝 들었다. 그러나 그것뿐! 고개를 흔들며 잡념을 턴 그는 장호방이 권하는 술을 벌컥 들이켰다. 어쨌든 그녀가 큼직한 돼지 뒷다리살마저 사온 덕에 꽤 근사한 술잔치였다.


"크...."


진우 옆을 안방마님처럼 떡하니 차지한 소혜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혀를 낼름거렸다.


"너 자꾸 그리 홀짝거리다간... 주정뱅이가 될 게야.. "

"맛만 보는 건데요... 할아버지들은 이게 뭐가 맛있다고..."


술이 몇 잔에 화기애애 변한 분위기 때문일까! 아니면 알싸한 주향의 유혹 때문일까! 방구석에 처박혀 시름 하던 서문일 마저 오랜만에 나와 자리의 한 축을 빛냈다. 얼굴이 불콰하고 간혹 껄껄거리기도 하니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술에 의지했을망정, 추억에 젖는 일은 상당히 마음을 넉넉하게 해준다. 당연히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이들과 만남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우는 마음 한켠으로 서글픔이 스며들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황룡방을 대표하던 세 장년인이 이젠 초로의 늙은이! 아니 그마저도 못해 보여 삶의 무상함을 절로 느끼고 있었다.


"이러다... "

"응 뭐냐?"


진우가 혼자 중얼거리자 눈이 게슴츠레 풀린 장호방이 불쑥 참견하였다. 그러나 진우는 그냥 고개를 젓더니 웃음을 지었다. 하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참 많이 늙었다고......


(양립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구나!)


나오승의 어깨를 베개 삼아 털썩 쓰러지는 서문일을 보는 진우! 그렇게 잔치는 서서히 막을 내려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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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새도우
    작성일
    21.05.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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