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농부에게 보상을 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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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거북
작품등록일 :
2021.02.08 20:37
최근연재일 :
2021.03.1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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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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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화. 네가 왜 여기서 나와?

DUMMY

21화.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사건을 해결한 건 간단했다.

세계수가 깨어나고 퀘스트를 줬다.

그리고 그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보상과 함께 사건을 해결한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 바로.


“그러니까 모바일 게임 같은 화면 안으로 시설을 옮겼다. 이거지?”


“네.”


서아린의 물음에 박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바일 게임.

원래부터 그의 능력 시작이 딱 그런 게 아니겠는가.

처음에야 땅에 직접 설치하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박준은 시설을 능력 안에 설치하고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건 계속 성장시킬 수 있고 말이지.’


물론 포인트가 필요했다.

흔히 있지 않은가, 땅을 넓히고 건물을 짓고 하는 모바일 게임.

딱 그런 느낌으로 포인트를 이용해 땅을 넓히고 건물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닭장 하나만 있는 공터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었다.


‘비료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지.’


분당 2kg을 변을 보던 녀석들이 1kg만 변을 보게 됐다.

아마 능력 안쪽으로 시설을 옮긴 대가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급하면 시설을 꺼낼 수 있으니까 큰 상관은 없나.’


하지만 박준은 낙담하지 않았다.

모바일로 넘겼지만, 이건 언제는 현실로 불러올 수 있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컸다.

비록 생산 속도가 반이 깎였지만, 시설을 이동식처럼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지어 시설 상태를 어디서든 볼 수 있었고 사료 역시 가방 안에 작물만 있다면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른 시설 역시 생기겠지.’


농사에 필요한 시설은 많다.

곡물을 빻을 수 있는 시설이나 탈곡할 수 있는 시설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

농사에 필요한 시설들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준은 자신의 상점 창을 열었다.


<구매 가능 품목>

-삼겹닭장 500p [1/2]

-삼겹닭 50p [20/30]


그래.

닭장과 삽겹닭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포인트지.’


박준은 자신의 상태창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박준]

체력 169(+50) / 마력 3

근력 5(+84) / 민첩 3

[스킬]

세계수 키우기(1,420p)

자라라, 얍!(초급)

세계수 잎사귀 가방(초급)

[특성]

세계수 초급 농부

나는 식물이다.(초급)

그딴 걸 불이라고 다루냐?


‘1,420포인트라······.’


꽤 모였다.

물론 일주일 만에 모은 것치고 많다는 소리였다.


‘원래는 3,000포인트는 있었으니까.’


하지만 별수 없었다.

닭장에서 큰 닭장으로 바꾸는 2,500포인트가 필요했다.

거기에 삼겹닭 10마리에 500포인트까지 썼다.

그러니 포인트가 남아날 수가 없었다.


‘일단 기본으로 가자.’


박준은 우선 공터를 확장했다.

당장 설치할 수 있는 건 하나.

그러니 이 확장이 우선이었다.


‘다행히 확장에 필요한 포인트는 적으니까.’


첫 확장 금액은 200포인트.

지금 있는 포인트 내에서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었다.


<시설 토지를 구매했습니다.>

<시설 하나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터가 커졌다.

박준은 곧장 닭장과 삼겹닭을 구매해 화면 너머 공터에 설치했다.


<삼겹닭장이 설치되었습니다.>


순식간에 1,000포인트가 사라졌지만, 상관없었다.


‘이건 농사에 필요한 거니까.’


말하자면 초기 투자.

박준에게 그 투자를 안 한다는 선택지는 이미 없었다.


“그래, 뭐 일단 상황은 끝났으니까~ 끄응~ 아, 배고프다! 가서 밥이나 먹자. 변호사님도 이리 와요. 우리 동아리에 온 요리사가 진짜 요리 잘하거든요. 그러니 온 김에 먹고 가요.”


“어머,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 아가씨.”


서아린이 이민정을 끌고 간이 주방으로 향했다.


‘뭐, 천천히 가자.’


박준은 상태창을 껐다.

그리고 서아린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


그녀는 태어나길 천재로 태어났다.

각성한 시기는 고작 세 살.

물 마법에 적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활용도 또한 뛰어났다.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인재.

그게 청색 마탑의 둘째 딸, 이한나였다.

이한나의 소식이 일파만파 퍼지자 세상은 그녀의 일거일동을 특종 삼아 달려들기 시작했다.


-특종! 청색 마탑의 이한나! 8세의 나이로 새로운 마법을 개발하다!

-그녀의 창의력은 어디까지인가! 새로운 마법의 모티브는?


세 살에 각성한 이한나는 파죽지세로 유명해졌다.

마치 물과 한 몸이 된 듯한 그녀는 8세의 나이에 지금껏 본 적 없던 마법까지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변화의 날이 찾아왔다.


-10세의 나이에 벽을 마주친 이한나! 과연 그녀는 그 벽을 며칠 만에 깨부술 수 있을 것인가?

-물의 요령이라 불리는 이한나! 그녀가 벽을 허물기까지의 필요한 시간은?


그녀에게 변화가 있던 건 10세가 되던 해였다.

처음엔 다들 잠시 벽을 만난 거라고만 생각했다.

누구나 한 번쯤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니까.

하지만 그녀가 누구던가.

세 살에 각성하고 지금껏 천재라 떠받들어졌던 이한나였다.

그러니 그녀 역시 며칠만 있으면 벽을 깨고 오를 거라 여겼다.


-이한나, 6년간 벽을 허물지 못한 이유는?

-6년간 깨지 못한 벽! 청색 마탑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답을 내비치지 않은 가운데······.


하지만 그녀는 자그마치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벽을 깨지 못했다.

덕분에 세상에서 보인 관심은 점점 사그라졌다.

거기에 2년이 더 지난 지금.

그녀에 관한 관심은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심지어 발전이 없으니 집에서조차 철부지란 말을 들으며 없는 사람 취급이 됐다.

하지만 딱히 상관은 없었다.


‘지금까지 해온 건 전부 연기니까.’


벽을 허물지 못한 것도.

멍청한 계획에 동조한 것도.

그 계획으로 자신의 기회를 전부 날려 먹는 것도 이한나의 연기였다.


‘청색 마탑에 좋은 걸 해줄 순 없지.’


이한나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에겐 어린 시절 절친한 친구 한 명이 있었다.


‘아린아······.’


서아린.

갈색 마탑주의 딸.

그녀가 이한나의 어린 시절의 절친이었다.

둘이 친해진 계기는 간단하다.

바로 능력의 이름 때문이었다.

흙과 함께와 물과 함께.

같은 수식어와 그저 앞에 단어만 다른 능력.

그 하나가 어렸던 둘에겐 마치 헤어진 가족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망할 마탑.’


하지만 한 사건을 계기로 그녀와 서아린의 관계가 틀어졌다.


-청색과 갈색의 불화!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마탑의 선택은?


마탑과 마탑간의 세력 다툼.

그 다툼으로 이한나는 친했던 친구와 멀어져야만 했다.


-청색 마탑이 갈색 마탑이 사업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은 이유는?

-청색과 갈색의 불화. 철강 사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은 복수인가?


이유도 단순했다.

청색이 철강에 뛰어들 때 막았던 갈색에 대한 보복이었다.


‘유치해.’


유치했다.

그게 당시 그녀의 감상이었다.

아니,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철강 사업을 막았던 건 현 마탑주가 아닌 전 마탑주였다.

아무리 밉다 한들 이렇게 유치하게 나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분명 사업가로서 생각이었을 거다.

하지만 이한나의 아버지인 이한길은 가족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다.


‘친구와 만나지도 못하게 막는 게 아빠일 리가 없지.’


이한길은 이한나가 서아린과 어울리는 것을 막았다.

심지어 억지로 방에 가두고 24시간 감시까지 붙일 정도였다.


‘이딴 마탑은 빨리 나가고 싶다.’


친구를 빼앗겼다.

그저 유치한 복수로 인해.

그 하나만으로도 이한나는 마탑에 진절머리가 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마탑을 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마탑은 그녀의 집이 아니었다.

그저 족쇄였다.

한때 천재였던 이한나.

마탑주인 이한길은 그런 그녀를 놓아줄 마음이 없던 것이다.

그래서 연기를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10세가 되던 해에 벽을 만나는 기연을 얻었다.

비록 3개월 만에 그 벽을 허물었지만, 그녀는 그걸 숨겼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8년이나 흐른 지금까지 누구도 그녀의 성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로 돌아갈 수가 없었어.’


서아린과의 관계도 일부로 틀어진 것처럼 연기했다.

그로 인해 서아린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가까워지려는 틈을 보이면 들키고 말 테니까.


‘아버지라는 망할 인간은 날 사업 도구로밖에 생각하지 않으니까.’


고작 10세였던 그때에도.

학생 신분인 지금도 말이다.

그러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연기하는 게 고작이었다.

적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

마탑이라는 무리에서 합법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그 순간, 숨겼던 경지를 세상에 밝히며 마탑에서 나올 생각이었다.


‘계획도 착착 진행됐지.’


이한길이 주었던 세 번의 기회.

이한나는 그 기회를 의도적으로 날려 버렸다.

첫 번째는 강제로 정화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한 반항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양신혁의 같잖은 꼬임에 넘어가는 것으로 자신이 무능하다는 걸 어필했다.


‘하지만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


지금 이한나는 한 한식집에 들어와 있었다.

개인실로 따로 나누어진 공간.

딱 봐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이었다.


‘하아, 아빠라는 인간이 18세인 딸에게 맞선을 보게 하는 게 말이 돼?’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철부지처럼 보이도록 했다지만,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

일단 만나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항이었다.


‘뭐, 적당히 상대 비위를 맞춰주고 헤어지면 되겠지.’


연기는 그녀의 전문이다.

8년 동안 경지마저 숨겼는데 다른 걸 못할 일이 없었다.


‘이참에 아카데미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연기나 해야겠어.’


연기는 자신이 있었다.

지금도 해왔고 앞으로도 해올 생각이었으니까.


‘근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안 와?’


약속했던 시간은 오후 1시였다.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라는 배려였다.

하지만 지금 시간은 12시 58분.

분명 아직 2분이라는 시간은 남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뭐 상관없으려나? 어차피 한번 보고 말 거니까.’


오히려 상대가 늦으면 좋았다.

그걸 빌미로 시간 약속이 없는 사람과는 만나기 싫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비록 상대가 한식의 대가이며 인간문화재인 김영선의 손자라고 해도 명분은 자신에게 있었으니까.


‘음, 약속까지 남은 시간은 1분인가? 슬슬 밑밥 좀 깔아야겠어.’


약속까지 남은 시간은 1분.

이한나는 목을 한번 가다듬고 연기를 시작했다.


“아니 약속했던 시간이 코앞인데 이 사람은 왜 안 와?! 그리고 여긴 손님이 왔는데 왜 음식도 안 내오고!”


이한나는 일부로 큰소리로 떠들었다.

이 가게는 인간문화재 김영선이 낸 가게 중 하나였다.

그러니 직원들 역시 그녀가 왜 왔는지 알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내 이미지를 확고하게 해주니까.’


무능하고 싹수없는.

딱 그녀가 원하는 프레임이 말이다.


드르륵-


그 순간, 방 안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고소한 향기가 풍겨오는 걸 보니 음식마저 가져온 것 같았다.


“아니, 내가 여기에서 기다린 시간이 몇 분인데 지금 와?! 어! 손님을 이렇게 대우해도······ 응?”


일부로 큰소리를 치던 이한나가 들어온 사람을 보며 굳었다.


“늦게 내와서 죄송합니다.”


“네, 네가 왜 여기에······?”


“이왕 대접할 거 직접 만든 걸 드리고 싶었거든요. 이한나 씨······ 아니지.”


들어온 통통한 체형의 남성이 요리 모자를 벗고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또 뵙네요. 이한나 선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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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 동아리나 만들어 보려고. +5 21.03.11 540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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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묘목이 되었어요! +6 21.03.09 541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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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화. 탐나는 재능 +5 21.03.06 605 27 12쪽
27 26화. 여기 농장 맞아? +4 21.03.05 634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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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이거라면 걱정 없겠어. +5 21.03.03 698 30 12쪽
24 23화. 그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5 21.03.02 742 29 13쪽
23 22화. 예? 뭐라고요? +4 21.03.01 799 30 13쪽
» 21화. 네가 왜 여기서 나와? +4 21.02.28 808 30 12쪽
21 20화. 세계수는 만능 해결사! +4 21.02.27 817 30 13쪽
20 19화. 믿을 건 세계수뿐이야! +7 21.02.26 810 33 12쪽
19 18화. 삼겹닭의 단점? +7 21.02.25 802 31 13쪽
18 17화. 이번이 마지막이다. +3 21.02.24 873 29 11쪽
17 16화. 마지막 부탁. +5 21.02.23 839 3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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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그게 무슨 소리야? +5 21.02.21 927 33 12쪽
14 13화. 두 번째 부탁. +5 21.02.20 916 3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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