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재회
눈 내리는 어느 밤이었다.
그가 떠난지 정확히 오늘로 일 년이 지났다.
서벅서벅.
셀레네는 눈을 밟고 어딘가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그의 묘비 앞.
낮에는 앙겔로스 공작가 사람들이 다녀간 탓에 나오지 못했었다.
케이몬은 그들을 용서했을 지언정, 그녀는 용서하지 못했으니까.
"케이몬...."
셀레네는 하얀 입김을 뿜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밤이었다.
해결할 방도 없는 그리움에 셀레네는 그의 묘비 앞에 주저 앉는다.
이대로 죽는다면 여한이 없으리라.
온 몸이 시려운 것을 넘어, 이제는 감각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몸이 굳었을 즈음.
그녀가 있는 자리로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셀레네는 멍하니 고개를 들어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아아....."
떨리는 손으로 급히 입을 막았다.
주제할 수 없는 감격에 마른 줄 알았던 눈물이 다시금 흘러나온다.
"케이몬."
"셀레네...."
하얀 날개가 날개짓하며 그의 몸이 땅에 내려앉았다.
무척이나 얇은 옷을 입고 있는 그를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걱정부터 튀어 나왔다.
"안 추워요?"
"여전히... 그대로네요."
그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케이몬은 천천히 셀레네에게 다가갔고.
무릎을 꿇고 그녀와 시선을 맞춘다.
"하늘에서 보고만 있었더니... 이것도 신님의 장난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저도 보고 싶었어요."
실없는 그의 농담에도 셀레네는 눈물 흘렸다.
자신의 몸을 감싸는 그의 손길과 온기에 셀레네는 오후의 햇살같은 따사로움을 느끼며.
그와의 만남을 기뻐했다.
12월이 지난 어는 겨울날이었다.
- 작가의말
어느 독자분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글입니다.
조잡해도 궁금해하실 것 같아 미리 생각해 뒀던 걸 급히 글로 썼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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