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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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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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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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 3장 76화

DUMMY

본진.

칸이 제안한 이야기에 리온은 잠시 고민했다. 브리드에서 날뛰던 조직은 이미 리온과 레나드가 정리했다. 그 이외의 조직은 리온이 찾는 이들과는 무관했기에, 리온은 굳이 그런 조직을 무너뜨리려 하지는 않았다.

리온의 우선순위에는 마왕과 마왕의 마력. 이 두 가지가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었다. 그렇기에, 리온은 칸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아니. 대수의 행방을 우선할게.”

“그런가···. 그건 아쉽구먼. 자네와 레나드 청년이 가는 길이었네만, 어쩌면 이번 조직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는구먼.”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 지금은 대수를 쫓는 편이 확실해.”


흥미를 보이지 않는 리온의 모습에 칸은 이번 조직과의 관련성을 이야기했지만, 리온은 대수의 행방을 쫓는 것을 선택했다. 대수의 행방은 곧 관련된 조직의 행방. 전혀 다른 조직을 쫓는 것보다는 확실한 방법이었다.

칸은 리온이 흥미를 보이지 않자, 조금 아쉬운 듯했다. 칸 자신은 타란티노와 함께 브리드에 남으니, 브리드 밖에 있는 조직을 건드리는 것은 훗날이 된다. 그런 사실 외에도 단순히 최대전력인 리온이 나서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쉬운 것이었다.


“그건 그렇네만···. 알겠네. 자네가 원치 않는다면 특별히 강조할만한 이야기도 아니니. 그보다.”

“···?”

“자네와 연락할 방법을 마련해 줄 수 있겠나?”


한차례 수긍한 칸은 리온에게 연락할 방법을 부탁했다.

이번 일정이 끝나면 브리드에 남는 칸과 타란티노와는 달리, 리온과 레나드는 바이엘른 왕국을 향해 떠난다. 그렇다고는 하나, 칸과 타란티노는 계속 브리드에 남는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이 브리드에 남는 것은 상인으로서 나아가기 위해. 또한, 리온의 여행에 도움이 될 것들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때, 두 사람은 다시 한번 리온이 있는 곳으로 갈 예정이었다.

이미 아리엘과 루미아에게는 리온과 연락할 수 있는 마술 도구를 건네주었다. 지나치게 멀어지면 사용할 수 없었지만, 연락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다.


“시간이 걸려.”

“으음, 떠나기 전까지만 받을 수 있다면 괜찮네. 혹시 오래 걸리는가?”

“재료부터 다듬어야 하니까. 아마, 이틀.”

“그 정도면 충분하구만. 부탁하네.”

“알았어.”


칸의 부탁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인 리온은 연락용 마술 도구의 준비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렸다, 이야기를 들은 칸은 리온과 레나드가 떠나기 전까지만 받으면 충분하다고 전했다.

리온의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지난번과 달리,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마술 도구는 경매에서 구매한 물건에 조그마한 변화를 주는 것으로, 상당히 간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료부터 준비하고, 만들어야만 한다.

그런데도 이틀이라는 경이적인 준비 기간에 칸은 내심 놀라면서도 드러내지는 않았다. 칸은 리온과의 이야기가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야기는 끝?”

“음, 자네가 제안을 받지 않았으니 말이지. 특별히 강요할 생각도 없었고, 차근차근 처리할 생각이네.”

“안 도와줘도 돼?”

“괜찮구먼. 자네의 도움이 있으면 편한 것은 사실이네만, 시간이 걸린다는 것뿐이지 비슷할걸세.”


방을 나서려는 칸의 모습에 리온은 정말 괜찮은 것인지 물었다. 리온 자신이 돕지 않는다고는 했으나, 도움이 없어도 괜찮은 것인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칸은 자신의 제안에 어떻게든 돕고자 하는 리온의 모습에 역시나 하는 생각을 하며, 제안을 거절해도 괜찮은 이유를 설명했다. 애초에 이번 제안은 칸이 리온의 도움이 무조건 필요한 것이 아닌, 그저 리온의 의견을 듣고자 한 것이었다.

리온은 자신의 목적이 있으니 도울 수 없지만, 구실을 통해 도움이 될만한 것을 지원하려 했다. 그마저도 칸이 거절하자, 리온은 마지못해 물러나면서도 자그맣게 주장했다.


“···알았어. 그래도, 도울 게 있으면 말해.”

“하하, 자네는 자네의 여행에 집중해도 괜찮네. 나도, 타란티노 청년도. 도움만 받을 정도로 약한 것은 아니네.”

“그래도.”


어느새 방을 완전히 나서기 전인 칸은 리온의 이야기에 잠시 기다렸다.

방문 앞에서 자신의 말을 기다리는 칸의 모습에 리온은 자연스럽게.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동료니까.”


동료.

그 한마디를 들은 칸은 잠시 놀란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렇구먼. 동료. 동료라···. 아니, 동료구먼!”

“···?”


상당히 기쁜 듯 동료라는 단어를 중얼거리며 리온의 말에 한참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갑작스레 기분이 좋아진 칸의 모습에 오히려 리온이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기울이기를 잠시, 칸은 시간이 늦었음을 깨닫고 리온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늘은 이만 방으로 가겠네. 잘 자게나.”

“잘 자.”


간단하게 인사를 끝낸 칸은 말 그대로, 칸과 타란티노의 방으로 배정된 장소로 향했다.

리온은 칸이 떠나는 모습을 잠시 말없이 지켜보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선 것을 확인한 뒤, 리온 또한 방으로 들어섰다.

방으로 돌아온 리온은 자신의 방을 둘러보고, 원판이 나와 있는 것을 깨달았다. 원판을 수납 마법으로 정리한 뒤, 리온은 칸이 부탁한 연락용 마술 도구를 떠올리려 소파에 앉았다가.


- 철컥.


“···?”


소파 곁에 놓인 검에서 소리가 나자, 시선을 돌려 검으로 향했다.

곁에 놓인 검은 평소 리온이 몸에서 쉽게 떼지 않는 검인 용사의 검, 『칼라드볼그』였다. 아무리 그대로 방에서까지 차고 있지는 않았다.

검으로 시선을 향한 리온은 아주 잠깐. 검과 눈싸움을 하듯 쳐다보기 시작했다.


- ···.

“ ···.”


리온이 검을 쳐다보기를 한참.

검을 쳐다보던 리온은 한숨을 내쉬며 잠자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잠자리를 준비한 리온은 조금 귀찮은 듯 검을 집어 들고,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할게.”


검집에 넣어져 있는 검을 꺼내, 손질을 시작했다.

갑작스레 검의 손질을 시작한 리온은 처음 혼잣말한 것처럼. 정말 간단하게 검의 상태를 점검하고 닦은 것을 끝으로, 검을 다시 검집에 넣었다.

겉보기에는 단순히 닦은 것으로 보일 뿐인 행동이다. 그러나 리온은 검을 마력으로 정비했고, 간단히 막을 두른 것만으로도 먼지와 녹 대부분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한차례 검의 손질을 끝낸 리온은 준비된 잠자리에 뛰어들듯 파고들어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


“안녕히 주무셨어요!”


세븐즈 저택의 아침.

해가 뜨고서 조금의 시간이 흐른 시각. 그런 시간에 저택의 한 방은 상당한 활기를 띠고 있었다. 대부분 한 사람의 영향이었지만, 그 영향은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해지는 듯 보였다.

가장 먼저 일어난 타란티노는 같은 방에 있던 칸에게 인사했다. 애초에 잠이 필요 없던 칸은 자연스럽게 타란티노의 인사를 받았다.


“오늘도 기운차구먼.”

“일단, 아침은 기운차게 일어나요. 그러면 하루가 좋게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럴지도 모르겠구먼. 밝은 인상은 상당히 도움이 될 테니 말이지.”


칸과 간단한 이야기를 끝낸 타란티노는 곧이어 거실로 나온 리온과 레나드에게도 저마다 인사를 건넸다. 리온은 간단히 손을 드는 것으로 인사를 받았고, 레나드는 짧게 인사를 받았다.

리온 일행이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 끝날 때쯤, 칸은 아침 식사를 제안했다. 세븐즈 저택의 아침 식사는 해가 뜬 이후로 언제든지 가능했다.

마침 저마다 배가 고플 즈음이었기에, 칸의 제안을 받아든 일행은 저택의 식당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가신의 처지가 아닌 리온 일행은 본래 가신의 업무와는 달리, 상당히 자유로운 감각이었다.


“음? 마침 선객이 있었구먼.”


가장 먼저 식당 문을 연 칸은 곧바로 식당 내부에 있던 선객을 발견했다. 선객은 이미 요리를 먹고 있었는지, 선객의 앞에 놓인 접시는 반쯤 비어있었다.

칸은 선객이 있다는 말과는 달리, 너무나 간단하게 식당 내부로 들어섰다. 칸이 자연스럽게 들어서자, 뒤를 따르던 일행도 저마다 칸의 뒤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섰다.

그렇게, 리온 일행이 마주한 선객은 당연하게도.


“식사 중이다만.”

“그렇구먼. 오늘은 간단한 아침인가?”

“···무시하는군.”


선객으로 들어선 세븐즈가 자신을 무시한 채 식당에 들어온 칸을 노려보았지만, 칸은 별다른 기색 없이 세븐즈의 접시를 보고 아침을 알았다.

그 뻔뻔한 모습에 세븐즈는 조금 말문이 막혔지만, 칸과 일행의 처지를 떠올리고 세븐즈 또한 신경 쓰지 않는 방침으로 정해버렸다.

세븐즈 마저 상황을 신경 쓰지 않게 되자, 리온 일행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식당의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단 한 명만을 제외하고서.


“저, 괜찮나요···?”

“음? 아, 괜찮네. 괜찮아. 그렇지 않은가?”

“내가 허락해야 하는 일이다만. 뭐···. 상관없다.”


타란티노만이 세븐즈의 눈치를 살피고 자리에 앉지 않았다.

그 모습에 칸은 세븐즈를 대신해 허락을 받고, 세븐즈는 타란티노만 사양해서는 귀찮은 일이 되리라 짐작하고 상관없다며 허락했다.

두 사람의 허락을 얻은 후에야 타란티노는 안심하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오늘 일정은 어떻지?”

“우리의 일을 말하는감?”

“그래. 그쪽 둘은 남는다고 들었다. 다른 둘은 어떻게 할 예정이지?”


리온 일행이 자리에 앉은 것을 무시한 세븐즈는 일행분의 요리가 준비되는 것을 보며 일정을 물었다. 칸과 타란티노의 일정은 대략적이나마 들었지만, 리온과 레나드의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한 것이다.

세븐즈의 시선으로 자신에게 물어본 것이라 이해한 리온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이틀 뒤에 떠날 예정.”

“이틀?”


대략적인 일정을 물어본 세븐즈는 리온에게서 구체적인 대답이 돌아오자, 어째서 이틀인지 되물었다. 리온과 레나드는 가신이라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직분이다. 또한, 세븐즈도 그들을 막을 명분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틀 뒤에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단순히 궁금해진 것이다. 곧바로 떠날 수 있음에도 이틀인 이유.

리온은 이번 질문에도 간단히 대답했다.


“연락용 마술 도구를 만들어야 해.”

“그런 것도 만들 수 있는 건가···.”


리온이 너무나도 간단히 대답하자, 오히려 세븐즈가 놀랐다.

일반적으로 마술 도구를 만드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이전에, 상당한 기술력과 지식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리온은 이틀 만에 만들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조금 머리의 통증을 느낀 세븐즈는 리온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넘어가려 했다. 세븐즈가 머릿속에서 복잡한 이야기를 지우려 하기를 잠시.

갑작스럽게 떠오른 생각에 세븐즈는 조심스레 리온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그걸 나에게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정확히는 세븐즈 가문에 사용할 것이다.”

“···?”

“보수가 필요하다면 가능한 선에서 준비하지. 가능한가?”


연락용 마술 도구를 리온이 만들 수 있다면, 세븐즈는 자신의 가문에도 하나 정도 부탁할 수 없는지 물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연락용 마술 도구를 구매하려 하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걸리기 때문이다.

세븐즈의 질문에 리온은 잠시 생각하더니,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그런가. 고맙군.”

“아···. 재료는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겠네.”

“부족한···. 아니, 만드는 분량의 모든 재료를 제공하도록 하지. 필요한 만큼, 집사장에게 전해두어라.”


특별한 보수를 바라지 않은 리온의 모습에 세븐즈는 최소한 재료의 대금이라도 지급하려 했다. 마침 리온이 부족한 재료를 떠올리자, 세븐즈는 만들 분량의 전부를 제공하겠다 제안했다.

재료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기에, 리온은 고맙게 이용하기로 하고 집사장에게 부족한 재료를 적어 주었다.

부족한 재료는 두 종류. 두 개다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물건이었다. 또한, 연락용 마술 도구를 만드는 재료는 일반적인 마술 도구의 재료와 같았다.

즉, 세븐즈 가문이라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었다. 물론, 만들기 위해서는 마술사만의 기술과 실력이 필요하다.


“이게 전부.”

“알겠습니다. ···생각 보다 구하기 쉬운 물건들이군요.”

“간단한 도구니까.”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만드는 방법이 어려운 모양이군요. 시장에서는 흔히 구할 수 있는 마술 도구가 아니었기에.”

“···?”


집사장의 간단한 이야기에도 리온은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기울였지만, 집사장은 이 이상 이야기를 하려는 생각이 없었는지. 리온에게서 받은 종이를 가지고 세븐즈에게 가버렸다.

리온이 이해하지 못한 것은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한 부분이다. 리온에게는 별달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고, 단순히 귀찮은 일에 속했기 때문이다.

세븐즈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미 식사를 끝마쳤기에, 자리가 정리되는 동안 자신의 일정을 알려두었다. 혹시라도 자신을 찾을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한 것이었다.


“이후에는 세븐스타에 향할 예정이니 특별한 일이 있다면 집사장에게 전해둬라. 돌아온 이후에 들어두지.”

“세븐스타?”

“수도 부근이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 정도에 돌아온다.”


간단히 일정을 알린 세븐즈는 자리에서 일어나, 리온 일행에게 인사를 건네고 식당을 나섰다.

세븐즈가 식당을 나설 무렵에는 리온 일행의 앞에도 요리가 준비되었다. 칸은 세븐스타라는 단어에 잠깐 흥미를 내보였으나, 이내 요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칸이 요리에 손을 뻗은 것을 시작으로, 이내 리온 일행은 저마다 자신의 앞에 놓인 요리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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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Ego] 7장 16화 21.12.22 39 1 13쪽
303 [Ego] 7장 15화 21.12.21 30 1 12쪽
302 [Ego] 7장 14화 21.12.20 36 1 12쪽
301 [Ego] 7장 13화 21.12.17 34 1 12쪽
300 [Ego] 7장 12화 21.12.16 42 1 14쪽
299 [Ego] 7장 11화 21.12.15 32 1 12쪽
298 [Ego] 7장 10화 21.12.14 27 1 12쪽
297 [Ego] 7장 9화 21.12.13 3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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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Ego] 7장 7화 21.12.09 4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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