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회귀
「분노의 인도자 메더스를 제압했습니다!」
「『제 5전장 #전쟁 시대』를 종료합니다」
「전장 클리어에 따른 보상을 정산합니다」
“해치, 웠나?”
자신의 앞으로 나타난 불투명한 시스템 창에 유진은 회심의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털썩.
안심한 나머지 힘이 쭉 빠진 유진은 뒤로 고꾸라졌다.
지그시 눈을 감자 무수히 많은 기억의 파편이 강물처럼 유진의 앞을 스쳐 지나갔다.
“하, 주마등 보이는 거 보니까 진짜로 죽나 보네.”
참으로 기구하고도 운 없는 인생이었다.
유진은 붉은 달이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부모 얼굴도 모른 채 보육원에서 자랐고, 19살 때 발현 대상자로 선정되어 헌터 아카데미로 입교했다.
그곳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헌터가 되었지만 미천한 출신인 터라 일류 길드에서는 유진을 받아주지 않았고 겨우겨우 들어간 길드는 헌터의 등골이나 빼먹는 쓰레기 길드였다.
“그래도 꾸역꾸역 전부 버텼는데······.”
유진이 온갖 억울함과 고난을 무릅쓰고 참고 견뎠던 이유.
그것은 보육원에서 자신의 활약을 기대하며 자신을 동경한 동생들 때문이었다.
‘유진이 형, 진짜 헌터 된 거야?!’
‘유진 오빠 잘나가면 나 잊으면 안 된다!’
‘야! 너 나 잊으면 반으로 죽일 거야!’
예림이, 형철이, 민수, 혜나······.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얼굴들을 떠올리자 유진은 울컥함과 동시에 분노가 차올랐다.
‘빌어먹을 인도자 새끼들이 내 가족을 모조리 죽였다.’
자신을 인도자라고 자칭한 그놈들은 세상에 자신의 군대를 풀어 민간인을 무차별로 학살했다.
그 중에는 유진의 보육원도 있었다.
고아원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그날.
유진은 피눈물을 흘리며 다짐했다.
모든 인도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여버리겠노라고.
쿨럭.
유진은 피가 섞인 기침을 뱉어냈다.
“전부 죽여야 하는데······.”
무언가 움켜쥐려는 듯, 유진은 애절한 표정으로 붉은 달을 향해 팔을 뻗었다.
“내가 다······, 내가 다······!”
어둠으로 잠기는 시야 속.
유진은 오로지 한 가지만을 소원했다.
‘모든 인도자에게 죽음을!’
털썩.
임종의 순간.
올곧게 뻗었던 유진의 팔은 힘없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와 동시에.
죽은 유진의 앞으로 홀로그램 창이 빠르게 나타났다.
「사용자의 죽음을 확인」
「『성화봉송, 계승하는 의지』가 발동합니다」
「현재의 정보를 과거로 전송합니다」
- 작가의말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