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쌈싸먹는 미소녀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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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kinghoya
작품등록일 :
2021.02.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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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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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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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보고 싶어 불렀다

DUMMY

NW와 SH간 비밀 회동은 끝났다.

설성국 사장이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채로 식당의 VIP룸을 나섰다.

설 사장 뒤로 임채근 재무감사 2팀장, 정송진 구조조정관리팀장이 따라 나왔다.

그들 앞에 쥐색 벤츠S클래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홍문규 비서가 재빨리 운전석에서 나와, 공손하게 뒷 차문을 열었다.

설 사장이 벤츠 S클래스에 오르자, 임팀장과 정팀장도 차례로 차에 올랐다.



“임채근 팀장, 이리로..”



설 사장이 옆 자리에 앉은 임팀장에게 슬쩍 손짓을 하였다.

은테 안경 속에 감쳐진 눈매가 날카로운 임채근 재무감사 2팀장이 설성국 사장을 향해 상체를 기울였다.



“말씀하십시오.”

“임팀장, 이번 회동을 NW 심재기가 주선했다지?”

“네. 심재기본부장은 제 한국대학 동기입니다.”

“훌륭한 친구를 두었소. 임팀장은.”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그보다 더 잘했어야 했는데.”

“같은 동기인데 누군 본부장이고 누군 팀장이면, 억울하잖아. 임팀장도 이번에 한번 승진해봐야지.”



설사장은 격려의 말 한마디를 해주고서는, 싸늘한 냉소를 잠시 머금었다.



‘병신 머저리같으니라고. 박광혁의 비리도 제대로 못 잡아 NW가 그걸 알게 해?’



설사장은 그러나 자신의 속마음을 충분히 숨길 수 있는 포커페이스를 지녔다.

그것은 확실히 그의 장점이었다.

그러다 한번 폭발하면,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의 다혈질이기도 하였다.



“재무감사본부장과 1팀장이 그쪽 인간들이지? 어쨌든 이번 건을 꼬투리 잡아 확실히 날려야겠소. 아마 본부장 자리는 임팀장, 당신이 맡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습니까?”

“황송할 따름입니다.”



임팀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만, 애써 기쁜 표정을 감추었다.

‘본인의 기쁨에는 굽히고, 본인의 슬픔에는 당당하라!’

그는 회사 생활 철칙을 떠 올렸고, 그 철칙을 실천한 자신을 뿌듯해 하고 있었다.

모난 돌이 정 맞고, 약해 보이면 물어뜯기는 이 정글에서 이만한 철칙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송진 경영기획실장님!”

“설성국 사장님, 황송하게도 무슨 말씀을. 팀장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오늘 자리에서 상대가 당신을 기획실장감으로 추천했잖아. 나도 좋다고 생각해.”

“말씀만으로 감사합니다.”

“흠, 정실장. 우리 측이 상대편으로부터 뺏어야 할 주식지분이 5%라고 했겠다?”

“네. 그렇습니다.”



설성국 사장은 그 주식지분 5%을 획득할 방법을 아까부터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 5%에 자신의 야망이 달려 있는 것이었다.



“5%를 뺏어올 방법이 있겠소? 정실장?”

“저한테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만, 박하영 전무님의 양해가 필요합니다.”

“오, 나의 브레인이라 하면 정실장 아니겠소! 박하영 전무에게는 내가 말을 하지.”

“박덕성 회장님께서 지분을 가져온 방법을 그대로 쓰는 건 어떠실지..”



박덕성 회장은 지금은 고인이 된 황성희 여사와 결혼하여, 황정달의 지분을 차지한 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었다.

그 사실을 떠올린 설성국 사장은 바로 한 인물을 주목했다.



“박지혁이 박덕성 회장이 되겠군.”

“네.”

“박지혁에 어울리는 짝이 주포(주식의 시세를 변동할 수 있는 대주주) 중에 있소?”

“강남쩐주라고 불리우는 장영의 여식이 있습니다.”



일명 강남쩐주 장영.

박덕성 회장의 여러 세컨드 중의 하나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그건 어디까지 소문이었고, 한때는 화교 출신의 로비스트였다.

머리가 비상한 여자로서, 막대한 화교거부로 알려진 장뤄진의 무남독녀였다.

명동에서 사채를 굴렸던 황정달과 장뤄진이 제법 친한 사이이기에, 황성희와 장영 역시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다만, 박덕성을 둘러싼 소문으로 인하여 둘 사이가 틀어져 버렸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장영이 있었군. 하지만, 그녀는 박덕성의 확실한 우호세력이 아닌가?”

“예전의 박덕성 회장님이라면 그렇습니다만, 지금의 박덕성 회장이라면 확실히 아닙니다.”

“음...”

“더군다나 장영의 여식이 어릴 때부터 박지혁을 따라 다녔었지요. 신예선이라고..”

“난, 잘 모르겠군. 근데, 정팀장이 그걸 어떻게 잘 아나?”

“박덕성 회장 비서를 하면서 둘째 아드님을 곁에서 봐왔습니다.”



설성국 사장은 그가 경영기획실장으로 추천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송진 팀장은 본인 뿐만 아니라 박지혁과도 친분이 깊은 사이였다.

두 세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라는 상징성이 있었던 것이다.

세삼 그를 기획실장으로 추천한 한돌이라는 인물을 머리 속에 떠올렸다.



“사채업 바닥에서 장영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그녀가 우리 쪽에 붙어준다면 5%의 지분은 훌쩍 뒤어넘을 수 있지요.”

“음.. 하지만 장영을 뒤에 엎은 박지혁은 좀..”



설성국 사장이 갑자기 생각난 듯, 차를 운전하는 홍문규 비서를 불렀다.



“홍비서, 구은성 있지 않은가? 박지혁 옆에서 빌어먹는 친구 말야. 그 친구가 박지혁에게 여자가 있다고 말했다지?”

“네.”

“그 여자가 천하절색의 미모를 자랑한다고?”

“네. 이름도 알고 있습니다. 이한얼이라고 합니다.”

“배경은?”

“고아입니다.”

“후후. 좋아. 홍비서는 계속 구은성과 컨택을 유지해. 지금처럼.”



정송진 팀장이 둘 사이의 대화를 듣다가, 뭔가를 짚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한얼을 이용하자는?”

“요즘 결혼해서 금혼식까지 가는 커플이 몇 커플이 되겠소? 박지혁이 좋아 죽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지혁의 성격상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면 그 결혼 생활에 충실하겠는가?”

“결혼만 시키자는 거군요..”

“박광혁이 물러나면, 박지혁이 최고의 문제거리가 될 것은 분명할 터. 박지혁에게 계속 날개를 달아줄 수는 없지.”



정송진 팀장은 내심 설성국 사장을 못마땅해 했다.

비록 그가 일종의 정략결혼을 제의했어도, 그 결혼 안에서 박지혁이 행복해 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설성국 사장처럼, 이혼까지 계산해서 이용해 먹자는 건 절대로 아니었다.



“정송진 실장, 이왕 수고하는 김에 한 가지를 더 해 주셔야겠소.”

“네. 바로 말씀하십시오.”

“장영과 연락하여, 그 영애와 박지혁의 만남을 주선해 주시오. 매우 시급한 일이니 최우선적으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정송진 팀장은 내심 불쾌한 심정을 숨기고, 설사장 앞에 머리를 굽혔다.

설성국 사장은 다시 홍문규 비서를 호출하였다.



“참, 홍문규 비서.”

“네. 말씀하십시오.”

“인물 하나를 더 알아봐 주었으면 싶어.”

“누구를 알아봐 드릴까요?”

“NW의 대외전략비서 한돌.”

“알겠습니다.”



홍문규는 잠깐 차를 세우고, 한돌의 인적 사항을 그 폰에 기록하였다.

설성국 사장은 문득 오늘 회의에 있었던 한돌의 활약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한돌이라.. 그런 인물을 송준수에게 넘겨줄 수는 없지.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없다면, 송준수가 쓸 수 없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



나는 회의가 끝난 직후 시계를 바라보았다.

셀리카움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이 채 남지 않았다.

오늘 회의의 성공을 축하하자는 심재기 본부장과 오종복 실장의 제안도 부득이 거절하고 나왔다.

심본부장과 오실장이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 나는 식당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변기문을 걸어 잠그고는, 양복을 모두 벗어 버렸고, 벗은 양복을 가방에 꾸깃꾸깃 넣었다.



—셀리뷰 (초정밀 전자파 해체)



주문과 함께, 나는 단발머리의 미소녀 이한얼로 변했다.

곧, 하얀 원피스를 입었다.

치마를 입을 생각은 없었으나, 원피스 외에는 다른 옷가지들이 모두 빨래통에 있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라테카움(전자가발)을 착용하자 허리근처까지 차오르는 긴 흑발의 미녀가 되었다.

나는 바나나핀을 이용해서 어느덧 익숙하게 머리를 감아 올렸다.

자연스러운 곡률로 묶이는 머리카락이 제법 부드러워 보였고, 풍성한 머릿결에 광택이 스며들었다.

나는 거울을 보며 포니테일 스타일의 머리를 매만졌다.



“흐.. 진짜 맨날 봐도 이 얼굴은 익숙해지지가 않아. 바로 전엔 볼품없는 키 작은 아재였는데..”



시간이 어느 덧 밤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좀 늦는 대신, 지혁이 형한테는 서프라이즈 선물을 해주지.”



나는 대충 화장을 하고 나서는 화장실 문을 나섰다.

물론, 화장한답시고 바른 것은 전자파 위장 물질 라피카움이었다.

곧 바쁘게 주차장을 향해 걸어갔고,

주차장에 도착하고 나서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분명히 형이 여기 주차장에 있겠다고 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익숙한 그의 차가 보이지 않았다.

이 사람이 진짜 어디 있는 거야?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었나?

나는 지혁이에게 전화를 했다.

신호음이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받았다.

바로 쏘아 붙였다.



“지혁 선배,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어? 너 왜 한돌 폰으로 전화하냐?>

“어? 어? 이게 한돌 폰인가..?”

<한돌은 어디 가고, 네가 오빠 폰을 쓰냐?>



아차! 실수했다.

내가 회의 전에 이한얼의 명의로 된 폰을 꺼놓았고, 그것을 가방에 넣어두었던 것이다.

그걸 이제야 기억해 내고서는, 스스로 이마를 사정없이 때렸다.

아, 회의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서 여러모로 내가 정신이 없다.



“아... 내가 지금 폰을 갖고 있지 않아서, 친오빠가 자기 폰을 주고 집에 갔어.”



나는 또 대충 거짓말로 때웠다.

내 스스로가 뻔뻔해지는데, 어쩔 수는 없지.



<뭐? 너 지금 서울에 있는 거 아냐? 오빠랑 같이 그 회의 장소에 간 거야?>

“무슨 소리야? 선배가 끝나고 주차장에서 날 기다린다며?”

<어? 내가 그랬나? 그건 내가 네 오빠한테 보낸 메시지 같은데? 그럼 그때 넌 돌하고 같이 있었던 거야?>



또 실수했다.

그가 한돌에게 메시지 보낸 것을, 이한얼한테 보낸 것으로 착각했다.

난 오늘 왜 이렇게 머저리 같지?



“아, 너무 궁금해서 회의 장소에 와 봤어. 근데 지혁 선배는 친오빠가 제대로 서울 간 거 확인하고 떠난 거 맞아?”

<네가 그랬잖아. 친오빠 집에 갔다고!>



아, 울고 싶다.

‘친오빠가 자기 폰을 나한테 주고 집에 갔다’고 말한 사람은 나였다.

내가 입만 열면 바보 같은 실수를 연달아 한다.



<난 네 오빠가 NW측 사람들과 같이 타고 간 줄 알았지.>

“그..그럼, 선배는 어디 즈음에 있는데?”

<지금? 그 음식점에서 10km부근 지점인거 같은데..>

“오빠, 나 지금 여기 음식점 주차장에 있거든. 다시 와줘.”

<싫은데?>

“와줄 거면서.”

<아니 튕겨볼 거야.>

“너, 진짜!”

<조건이 있어.>



뭐야. 송준수도 박지혁도 조건 걸기에 맛 들렸나?

그래도 나 때문에 박지혁이 고생하고 있으니, 그 조건을 들어보기로 했다.



“뭐야?”

<영화 보자.>

“숙제해야 돼!”

<내일 보자.>

“진짜 그러기야?”

<그럴 거야.>



바깥 날씨가 좀 추워지는데, 이자식이 말장난을 하자고 한다.

박지혁, 네가 기다릴 거 같아서, 내가 뒷풀이도 안하고 여기로 뛰어 왔는데.



“몰라. 어쨌든 주차장으로 다시 와.”

<그래. 그럼 네가 날 보고 싶어 하니까 지금 간다.>

“그럼 오지 마. 너 보고 싶지 않아서 나 혼자 갈 거야.”

<거기 버스도 없고 차도 없어.>

“뭐 어쩌라고.”

<하나만 인정해. 나 보고 싶어서 부르는 거라고.>



하아, 이 끈질긴 놈.

벌써 밤이고, 집까지 가기가 요원하다.

이 녀석과 더 이상 말장난하기도 귀찮다.

어쩌겠는가? 거짓말 하는 김에 또 해주지 뭐.



“그래, 존나게 보고 싶다. 됐어? 빨리 좀 오라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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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영원한 안식 21.07.14 62 0 21쪽
115 최후의 대전: 악랄한 자, 그렌바움과의 조우 21.07.14 57 0 13쪽
114 첫날 밤, 그리고 마지막 밤 21.07.11 72 0 27쪽
113 정리해야 할 것들 21.07.11 48 0 13쪽
112 도저히 못하겠어! 21.07.09 51 0 13쪽
111 가장 달콤한 데이트 21.07.09 59 0 13쪽
110 지혁에게 가장 중요한 것 21.07.05 56 0 12쪽
109 다섯번째 전투: 휴터와의 사투, 그리고 희생 21.07.04 66 0 22쪽
108 그룹의 황제가 되겠습니다. 21.07.04 57 0 15쪽
107 박지혁과 송준수, 그 둘의 의미 21.07.03 56 0 16쪽
106 그에게 중요한 사람 21.07.03 53 0 13쪽
105 어긋난 분노, 깊은 절망 21.07.03 47 0 13쪽
104 이한얼이 지고 가야할 책임 21.07.03 51 0 13쪽
103 집으로의 초대 21.07.03 51 0 14쪽
102 자진사퇴냐 읍참마속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21.06.27 53 0 13쪽
101 사랑하는 임을 찾아서 21.06.27 57 0 17쪽
100 공의의 길 21.06.27 51 0 11쪽
99 네 번째 대전: 공명정대한 에레슈와의 대결 21.06.27 47 0 10쪽
98 기억을 되살리는 방법 21.06.22 55 0 14쪽
97 공평한 전투? 21.06.22 61 0 15쪽
96 승지가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 21.06.22 5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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