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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마왕 후보 때려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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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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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08 15:07
최근연재일 :
2021.03.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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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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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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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사람들 틈에서 4

DUMMY

그레이스는 카를의 말을 듣고 가능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감지 능력은 대련할 때 손가락 움직임까지 잡아낼 정도로 정밀했다.

대강의 방향 정도만 읽어내는 카를에 비하면 경이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해볼게요.”


그의 대답에 카를은 짐을 덜어 놓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넓은 초원을 홀로 누비며 경계를 탐색하는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일레인은 살며시 다가가 카를의 손을 감싸 쥐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았다.

딸의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다.

일레인은 다 이해한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일행은 카를이 조금 진정하길 기다렸다.

10여 년만에 터진 감정의 봇물은 쉽게 멎지 않았다.


그동안 그레이스는 주변을 경계했다.

이런 상황이면 두 사람만 있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내린 판단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감각에 뭔가가 잡혔다.

오크였다.


‘한 마리.’


그레이스는 고개를 돌려 카를의 상태를 살폈다.

아직 진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쌓인 걸 전부 흘려 보내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듯 했다.

그는 슬그머니 자리를 벗어났다.

한 마리 정도라면 금방 처리해버릴 수 있었다.


조금 걸어 낮은 언덕 위에 올라서자 맞은 편에서 걸어 올라오는 오크가 보였다.

질겨 보이는 녹색 피부에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

어디서나 보이는 오크의 모습이었다.

그레이스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선혈의 달을 뽑아 들었다.

붉은 칼날이 빛났다.


“쿠웍!”


오크는 그레이스를 발견하자마자 손도끼를 던졌다.

캉!

그레이스는 칼을 휘둘러 도끼를 쳐냈다.

그 틈을 타 오크가 달려들었다.


“크우우워!”


오크는 전력을 다해 양손도끼를 내리쳤다.

퍽!

도끼는 허무하게 땅에 꽂혔다.

살짝 비켜선 그레이스는 그대로 오크의 몸에 칼을 찔러 넣었다.

푸욱.

마검은 큰 저항 없이 오크의 가죽을 뚫고 들어갔다.

칼날을 타고 흘러내린 피가 검에 스며들었다.

그 순간 검을 쥔 손으로 마력이 흘러 들어 그레이스의 몸을 채웠다.


“이런 의미였나···.”


로시크가 말한 피를 마신다는 말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이 검, 선혈의 달은 피를 흡수해 마력으로 바꾸는 검이었다.

직접 잡아먹는 것보다 효율은 조금 떨어졌다.

살점은 삼키지 못하니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래도 남의 눈을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다행인가?”


이 검을 이용해 몬스터를 사냥하기만 해도 마력을 쌓을 수 있을 테니 보기 흉하게 잡아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레이스는 칼을 다시 오크의 몸에 꽂았다.

시체의 이미 죽어버린 몬스터의 혈액으로부터 마력을 흡수할 수 있는지 시험하지 위해서였다.


“이건 안 되네.”


칼을 검집에 집어넣은 그는 오크의 몸을 헤집었다.

가슴을 열자 심장 옆에 위치한 마석이 보였다.

마력을 얻자고 한다면 이걸 흡수하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그러기도 여의치 않았다.

처리한 몬스터의 마석은 마도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이었다.

카를의 여관에 있는 시설들을 사용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마력 충분하면 이런 거 챙긴다고 고생할 필요도 없는데.”


시체를 파헤쳐 내용물을 뒤지는 건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귀찮고 더러운 일이다.

마석을 뽑아 든 그레이스는 몸을 일으켰다.

오크가 가지고 있던 것 중에 더 챙길 것은 도끼 정도였다.

로시크에게 가져다 주면 적당히 만져서 재료라도 쓸 것이다.

그레이스는 양손도끼를 등에 메고 손도끼를 허리에 찼다.


느긋하게 두 사람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왔다.

카를은 꽤 진정됐는지 담담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좀 진정됐어요?”

“그래. 이제 괜찮다. 넌 그새 뭐 잡고 왔구나?”

“오크요. 이쪽으로 오길래 처리했어요.”

“잘했다.”

“기분이 어때?”


일레인이 그레이스를 보며 물었다.

지난 번에 만났을 땐 죽을 뻔한 상대를 다시 만난 기분이 궁금한 듯 했다.


“살짝 화가 난다고 해야 하나···. 지난 번엔 어쩌다 이런 거한테 당했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레이스는 퉁명스럽게 답했다.

고작 이런 상대에게 당했다는 게 부끄럽고 치욕스러웠다.

일레인은 새빨개진 그의 귀를 보고 낄낄 웃었다.


“그만들 하고 가자.”


카를의 말과 함께 일행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경계까지는 앞으로 조금이었다.


“아.”


조용히 걷던 그레이스가 나지막한 소리를 뱉었다.

또 오크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일행들을 바라봤다.

부녀는 아직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오크 와요.”

“어느 쪽이야?”


일레인이 화색을 띄고 그레이스를 바라봤다.


“네가 잡게?”

“응.”

“저쪽.”


그레이스는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켰다.

일레인은 검을 뽑아들고 일행과 거리를 벌렸다.


“얼마나 오냐?”


카를이 걱정됐던지 그레이스에게 넌지시 물었다.


“하나요.”

“하나면 괜찮겠네.”


조금 기다리자 오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몽둥이를 든 녀석은 일레인을 보자마자 달려들었다.


“목검보다 오러 끌어내기 편할텐데 안 쓰네요.”

“검술로 제압하고 싶은 모양이지. 너랑 대련하면서 당했던 기술들 직접 써보려는 거야.”

“아···.”


그레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일레인은 오크의 몽둥이를 날려버리고 검을 찔러 넣고 있었다.


“오. 성공했네.”

“집에 가면 특별 요리라도 만들어 줘야겠어.”


마석을 뽑아낸 일레인이 돌아왔다.


“잡았다!”

“잘했어.”


그레이스는 가볍게 칭찬을 건넸다.

부상 하나 없이 적을 쓰러뜨리고 돌아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확실한 실력은 갖춘 것이다.

카를도 말을 보탰다.


“그래. 잘한 거야. 오크 하나는 훈련된 병사 한 명과 맞먹거든. 오러도 쓰지 않고 잡아낼 수준이면 기사 자리를 따내는 것도 금방이야.”

“아빠, 그럼 엄마랑 비교하면 어때?”

“아···, 그건 좀···.”

“아직 멀었구나.”


그녀의 말에서 누구를 목표로 삼고 있는지가 보였다.

일레인은 어머니의 그림자를 뒤쫓고 있는 것이다.


“힘들겠어.”


그레이스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녀를 어떻게 훈련시켜야 할지 고민이 생겼다.


*

*

*


“저 언덕만 넘으면 경계야.”


카를의 말에 그레이스는 언덕 너머를 바라봤다.

여기선 아직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올라가 볼까요?”

“그러자.”


눈으로 보이는 곳에 서자 확실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이해가 갔다.

카를이 저곳에 대해 명확히 말하지 못하는 이유도, 느낌조차 설명할 수 었다는 말도.


그레이스는 홀로 언덕을 내려왔다.

경계까진 이제 한 걸음이었다.

그는 거기서 멈췄다.


“흠···.”


이상했다.

뭔가가 이상하는 것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디가 어떻게 이상한지 명확하게 잡아낼 수가 없었다.

그저 저 경계에 닿아선 안 된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레이스는 마력을 더 끌어올렸다.

경계의 정체를 확실히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팍!


“어···?”


머리 속에서 불꽃이 튀었다.

눈과 코에서 끈적한 것이 흘러내렸다.

그레이스는 손을 들어 얼굴을 닦았다.

붉은 피가 두 손 가득 묻어나왔다.


과부하였다.

마력회로가 부하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마법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자기 수준 이상의 마력을 다루려고 했을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이런 걸로 과부하가···?”


마력을 어마어마하게 사용한 것도 아니다.

마법을 억지로 시전한 것도 아니다.

그저 마력이 경계에 닿은 반동만으로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괜찮아?”

“그레이스, 괜찮냐?”


황급히 달려온 두 사람이 그레이스를 끌어냈다.

그의 상태는 언덕 위로 올라 와서야 진정됐다.


“으윽···.”


몸을 일으킨 그레이스의 눈은 여전히 경계에 고정되어 있었다.


“안 되겠어요.”

“뭐가?”


카를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물었다.

뭐가 안 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거 움직여요. 계속 바뀌고 있어서 따라갈 수가 없어요.”

“그럼···.”

“틈을 찾아도 그게 어느 순간,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얘기죠. 나갈 길을 찾으려면 먼저 흐름을 잡아내야 겠어요.”

“되겠어?”

“마력을 늘리면 어떻게든 될 거 같긴 해요. 반동을 견뎌낼 양을 갖추고 더 넓은 범위를 감지하면 가능하겠죠.”

“그런가···.”


희망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저 시간이 더 필요할 뿐이었다.

카를은 마음을 편하게 가지기로 했다.

아직 길은 닫히지 않았다.


“뭐, 괜찮아. 수련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고 사냥한 몬스터도 어마어마하게 있어. 더 강해지면 되는 거야. 집에 가자.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걸로 해줄 테니.”


세 사람은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저녁이 되기 전에 돌아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돌아오는 길도 조용하지만은 않았다.

고블린 무리를 만나 싸우고 달려드는 오크들을 처리해야 했다.

마을에 돌아왔을 때 일행의 몰골은 말도 못할 정도였다.


“왔냐?”


로시크가 마을 입구에서 일행을 맞이했다.

목책 위에 선 그는 느릿하게 문을 열었다.


“돌아왔습니다.”

“다녀왔어요.”

“씻고 밥할 거니까 좀 기다려.”

“그래.”


문에 기대 선 로시크는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조금 멍해 보였다.

그레이스는 문을 닫고 급하게 여관으로 향했다.

부녀는 이제 막 방으로 올라가려던 참이었다.

그레이스도 뒤를 따라 계단을 올랐다.

살짝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로시크는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잠들어 있었다.


“티를 안 내서 그렇지 걱정돼서 마을 입구까지 나와서 기다리는 거야.”

“그래요?”


카를의 말에 그레이스는 살짝 놀랐다.

다정한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지, 정이 많아서 틱틱거리는 건가?”

“그렇지.”


카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애 안 보이면 제일 먼저 찾으러 가는 엘프고, 세심하게 잘 챙기는 녀석이야. 내가 밖에서 헤매고 있으면 일레인도 봐줬고. 사실 얘는 거의 그 친구가 키운 거야.”

“음···. 그건 그렇네. 아빠보단 아저씨랑 같이 있을 때가 많았지. 그레이스 오고 나서야 마을에 붙어있는 편이지.”

“그야···, 여기 처음 온 녀석이 잘 지내게 해주려면 어쩔 수 없잖냐.”

“와···. 진짜였어? 나보다 더 챙기네?”

“아, 아니···, 그게···.”


일레인이 쏘아붙이자 카를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괜찮아. 내가 애도 아니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방으로 들어갔다.

카를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저씨.”

“왜?”

“한동안 쟤한테 붙어 계세요.”

“그래야 겠지?”

“네. 사냥 나가서 마석 챙기는 건 제가 할게요. 일할 사람 생겨서 쉰다고 해서라도 화 좀 풀어주세요.”

“화난거야?”

“말은 안 했어도 속에 쌓이긴 했을 거예요.”

“그래, 알았다.”


카를이 들어가는 걸 보고 그레이스도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곧바로 장비를 풀어헤쳤다.

욕실에 들어가 먼지를 씻어내고 나왔다.


카를에게 허락을 받았으니 이제 자유롭게 마을 밖을 나다닐 수 있게 되었다.


“로시크 씨한테도 얘기해 둬야지.”


그때 그레이스는 자신만의 속셈도 살짝 끼워 넣을 생각이었다.

카를과 일레인은 알지 못하는 그만의 계획이 있었다.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선 로시크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머리를 말린 그레이스는 1층으로 내려왔다.

로시크는 깨어나 있었다.

조금 잔 덕분인지 안색이 훨씬 나아졌다.


“로시크 아저씨.”

“응? 뭐냐?”

“드릴 말씀이 있어요.”

“뭔데? 얘기해 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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