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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마왕 후보 때려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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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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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08 15:07
최근연재일 :
2021.03.26 18: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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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수 :
101,332

작성
21.03.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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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수도를 향해 4

DUMMY

그레이스는 피식 웃으며 강기를 거둬 들었다.

필립이 황급히 표정을 수습했다.

뭔가에 홀려 얼이 빠진 듯한 표정은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표정이었다.


“검을 대요.”

“네.”


필립은 자신의 오러를 그레이스의 오러에 가져다 댔다.

카가가가가.

오러가 서로를 깎아내어 파편이 튀었다.


“지금은 제가 필립 경 쪽에 맞추고 있습니다. 서로 파편이 튀는 게 보이죠? 여기서 마력의 세기를 조금씩 변동시킬 거예요. 필립 경은 제 오러에 맞춰 세기를 조절하시면 됩니다. 과하게 줄이면 필립 경의 오러가 깎일 거고 제대로 줄이지 못하면 제 오러가 깎일 거예요. 이걸 반복해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게 강기를 익히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레이스의 오러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필립은 황급히 마력의 출력을 줄였다.

그의 오러에서 파편이 튀기 시작했다.


“너무 줄였어요.”

“크윽.”


이번에는 그레이스의 오러에서 파편이 튀었다.

단번에 해내지는 못 했지만 생각보다는 좋은 상황이었다.

대량의 마력을 때려 넣어 오러를 끌어내는 것 밖에 모르는 검사였다면 출력을 줄이지도 못 했을 것이다.


그레이스는 슬쩍 마력의 출력을 키웠다.

필립은 진땀을 흘리면서도 그를 쫓아왔다.

출력은 맞추지 못 했지만 방향은 확실하게 잡고 있었다.


오러를 바라보는 필립의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무서운 집중력이었다.

독기가 있다는 로시크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알 듯 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헤맸으니 정신적 피로도 상당할 텐데 그는 지친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쾅!

출력이 바뀌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 필립의 오러가 폭발했다.

모든 힘을 오러에만 쏟고 있던 필립이 튕겨 나갔다.


“끄으응.”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그가 허리를 부여잡고 신음했다.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좀 쉬었다 하죠.”


그레이스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미호는 아직도 나무를 향해 불꽃을 날려대는 중이었다.

그는 미호를 소리쳐 부르려다 그만 두었다.

한참 집중하고 있을 때 집중을 깨는 것만큼 짜증나게 만드는 행위도 없으니.


몸을 뒤로 뉘인 그는 눈을 감았다.

잠깐 눈을 붙이자.

정신적 피로감을 해소하는 데는 잠만큼 좋은 것이 없다.


*

*

*


이 괴상한 공간에 갇힌 지도 한참이 지났다.

몇 달인지 몇 년인지 구분도 가지 않을 만큼 긴 시간이었다.


그레이스는 그 시간 동안 가열차게 필립을 훈련시켰다.

이제 마력 제어만큼은 봐줄만한 수준이 되었다.

훈련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직접 검을 휘두르며 오러의 강도를 조절하는 훈련이었다.

이 훈련에서 필립은 오러의 세기를 직접 알 수 없었다.

그저 감각만으로 그레이스의 오러를 파악해내야만 했다.


처음에는 몇 번이나 실패를 거듭했다.

검이 부러져 로시크가 만들어둔 장비들을 꺼내야 했다.

그때마다 필립은 로시크에게 감사하다고, 반드시 갚겠다고 말했다.

로시크 입장에서야 심심풀이로 만든 걸 써주니 기뻤을 것이다.


“스승님. 시간이 됐습니다.”

“그래, 가자.”


필립이 그레이스를 부르는 호칭에도 변화가 생겼다.

스승.

그레이스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호칭이었다.

몇 번을 그만 두라 말해도 그는 그레이스를 스승이라 불렀다.

이제는 그레이스도 그러려니 하며 받아 들이고 있었다.


“벌써 가?”

“그래, 너도 갈 거지?”

“응.”


미호는 기지개를 쭉 펴곤 살랑살랑 두 사람을 따라 나섰다.

두 사람이 훈련을 하러 가는 시간이면 미호도 함께 나왔다.


그녀의 훈련은 여전히 나무를 향해 불을 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위력은 그때와 비교도 되지 않았다.

이제는 작은 화염구를 쏘는 정도가 아니었다.

거대한 화염의 칼날을 휘둘러 필립 정도는 제압할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미호는 결계의 핵을 향해 가고 두 사람은 널찍한 공터로 자리를 옮겼다.

마구잡이로 싸워 대려면 주변에 누가 없는 게 편했다.

검을 뽑아 든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오러와 오러가 부딪혀 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이제는 필립도 그레이스가 만들어낸 오러의 세기를 곧잘 잡아냈다.

짧은 순간에 오러의 힘을 동등하게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였지만 이 정도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검술 훈련을 병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니 슬금슬금 필립의 실력도 늘었다.

근력이나 체력의 상승은 없지만 검을 다루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이 정도면 현실에서도 금방 지금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깡!

조금 강하게 뻗어낸 일격에 필립의 검이 날아갔다.


“아, 미안. 다른 생각했어.”

“요즘 자주 그러시네요. 지치신 거 아닐까요?”

“지쳤다라···. 지치 기야 예전에 지쳤지.”


그 말에 필립이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위로는 하고 싶은데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너나 여기에 지친 거 아니니까 신경 쓸 거 없어.”

“네···.”


시무룩하게 답한 필립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흰 언제 나가게 될까요?”


그레이스의 모습을 보고 지금 상황을 다시 자각하게 된 모양이다.

그레이스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 밖에 없었다.


“곧.”

“곧···, 인가요···.”


필립은 어딘가 허탈해 하고 있었다.

여지껏 몇 번을 물었던 질문이지만 곧 이란 대답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그레이스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쪽 지평선 안 본지도 오래 됐지?”

“네···. 보면 뭐하나요. 어차피 숲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포기했죠. 훈련 끝나면 피곤해 죽겠는데 봐 봐야 짜증만 나요.”

“그게 중요한 거였어. 저 나무 하나하나가 결계를 이루고 있는 거거든.”

“그건 알고 있었는데···.”

“미호에게 핵을 때리라고 해뒀잖아. 저렇게 핵을 때릴 때마다 여기 어딘가에서 나무 몇 그루가 사라지고 있는 거야.”

“그랬어요?”

“그래. 몰랐지?”

“몰랐죠.”

“그래서 로시크 아저씨도 함께 수련하고 있는 거지. 한 번 때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지져버리려고. 우리가 검을 휘둘러 봐야 현 상태에선 미호만큼 짧은 시간에 여러 번 공격하기는 힘들잖아?”

“그건···. 그렇네요. 미호가 저보다 강하기도 하고.”

“출력이 다르니 어쩔 수 없지. 쟤가 마력량은 너보다 훨씬 많으니. 나가면 열심히 훈련해. 축적법 열심히 돌리면 마력은 쌓인다.”

“예···.”


풀이 죽은 필립의 등을 두드려준 그레이스는 다시 칼을 잡았다.

이곳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 기간 내에 최대한 필립을 굴릴 생각이었다.


*

*

*


결계의 핵에 변화가 생긴 것은 대략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


“주인님!”


훈련 중이던 그레이스에게 미호가 찾아왔다.


“하얀 나무가 깨지기 시작했어.”

“그래? 이제 얼마 안 남았네.”

“근데 그 이상 부서지질 않아. 아무리 때려도 더 깎이질 않더라고. 로시크가 주인님 불러오랬어.”

“알았어. 가 보자.”


가까이서 본 결계의 핵은 처음에 비해 많이 볼품 없어진 모습이었다.

잎은 사라지고 가지는 부러진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그레이스는 손가락으로 나무의 줄기를 훑었다.

금이 간 나무 줄기에서는 파괴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졌다.


“킥.”


그레이스의 입에서 짧은 실소가 터져 나왔다.

이 신성한 나무가 그들을 붙잡은 이유를 깨달은 것이다.


그레이스 때문이었다.

세세한 이유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 미약한 신은 그레이스를 이곳에 가둬 두려 했다.


아공간에서 새카만 칼날이 튀어나왔다.

굳게 움켜쥔 검에 검은 강기가 맺혔다.

그는 금이 간 나무 줄기에 칼을 박아 넣었다.

꾸드득.

나무는 필사적으로 그레이스를 밀어내려 했다.

미약한 신성이 그에게 저항하는 게 느껴졌다.


그레이스의 입꼬리가 찢어지며 그의 섬뜩한 미소가 피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왕은 신성한 나무에 자신의 칼을 밀어 붙였다.


까직.

나무 줄기의 틈새가 조금씩 넓어졌다.

까직, 카드득, 우드득.

틈새 주변으로 실금이 퍼져나갔다.

검은 기운이 실금을 파고들어 뿌리를 박기 시작했다.

빠캉!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나무 줄기가 깨졌다.


와장창!

그들의 위.

하늘에서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필립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 봤다.

언제나 그들의 머리 위에 떠있던 태양을 중심으로 하늘이 깨지고 있었다.

하얀 나무의 줄기에 새겨진 상처와 같은 모양으로 하늘이 부서졌다.


그레이스는 검에 마력을 더욱 강하게 쏟아 부었다.

강기가 빛조차 빨아들일 듯한 검은 빛으로 물들었다.


부서지는 나무 줄기에서 파편이 튀었다.

부서져 나가는 하늘의 조각이 떨어졌다.

지평선이 깨지며 어둠이 밀려 들었다.

모든 것이 어둠에 잠기고 일행과 새하얀 나무만 남았다.


나무에서 나오는 희미한 빛이 어떻게든 어둠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부질없는 저항이었다.

빛은 어둠에 눌려 기를 펴지 못 하고 힘을 잃어갔다.

이내 나무는 어둠에 잠겨 모습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

*

*


눈이 뜨였다.

너무 오랫동안 감겨 있었는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전신으로 마력을 휘돌리자 변화가 느껴졌다.

그가 의식을 잃고 있는 사이에도 그의 몸은 탐욕스럽게 마력을 삼키고 마석을 성장시킨 모양이었다.

마력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 있었다.

그리고 느껴지는 미묘한 위화감.

하얀 나무가 가지고 있던 신성을 흡수해 버린 모양이었다.


“후우···.”


그레이스는 숨을 내쉬었다.

들이쉬는 숨결에서 달콤한 향기가 느껴졌다.


“응?”


향초 같은 거라도 피워놓은 모양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냈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감촉.

상당한 고급품이었다.

일개 촌장이 쓸만한 물건은 아니었다.


“촌장의 집이 아닌가?”


그레이스는 눈을 부볐다.

그제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고급스런 무늬를 새긴 벽과 화려한 장식들이 새겨진 침대.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테이블과 의자들이 보였다.

고개를 돌리자 방금 꺾어서 가져다 놓은 듯 생생한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가져다 둔 건가?’


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우아한 장식을 새긴 창문으로 비친 빛이 방을 밝히고 있었다.

창가에 다가가자 바깥 풍경이 보였다.


광대한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관목을 다듬어 만든 미로와 새들이 쉬어가는 분수대가 사람의 눈을 즐겁게 했다.

어째서 그가 이곳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찰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


놀란 목소리를 듣고 그레이스는 몸을 돌렸다.

물그릇과 수건이 올려진 대야가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잽싸게 몸을 날렸다.

한 순간에 그레이스는 그녀의 앞에 섰다.


“떨어질 뻔 했잖아.”

“아아, 아···.”


감정이 잘 드러나는 크고 아름다운 눈에 눈물이 차 올랐다.

일레인은 그레이스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그녀가 진정할 때까지 그레이스는 일레인의 등을 쓸어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몇 년이나 지났다는 건 널 보면 알겠는데.”

“에헤헤, 많이 컸죠?”

“그래, 많이 컸다. 엄청 컸어.”


마지막으로 봤을 때 그녀는 17살이었다.

아직 어른이 되려면 한참 남은 어린아이였는데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일레인은 아름다운 여성이 되어 있었다.


“5년이나 지났으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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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수도를 향해 2 21.03.23 24 0 11쪽
16 수도를 향해 1 21.03.22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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