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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마왕 후보 때려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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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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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3.08 15:07
최근연재일 :
2021.03.26 18: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743
추천수 :
4
글자수 :
101,332

작성
21.03.26 18:00
조회
31
추천
1
글자
8쪽

5년만에 (완)

DUMMY

“5년이나?”


그레이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 흘러 있었다.

정신을 가둬두는 결계라 생각했는데 틀렸던 모양이다.


“어떻게 된 거야?”


캐묻는 그레이스의 말에 일레인은 차분히 답했다.


“그게···. 잘 모르겠어요. 다른 두 사람은 바로 깨어났 거든요. 어째선지 아저씨만 5년 동안 의식이 없으셨어요.”

“그···. 아, 그래서 그랬구나.”

“짐작 가는 거 있으시죠?”

“있지. 아마 그거 때문에 그랬을 거야.”

“마족인 거 때문인가요?”

“언제 알았어?”

“5년이나 있었잖아요. 신관에, 마법사에, 연금술사까지. 치료해 보겠다고 여러 사람이 다녀갔어요. 알고 싶지 않아도···, 알 게 됐죠.”


그럼에도 일레인은 그레이스를 떠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공작의 손녀라는 지위를 가진 사람이 마족을 돌본다는 건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을 일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그녀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가족들과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이만한 시설을 유지하며 움직이지 못 하는 사람을 돌보는 게 쉬웠을 리 없다.

그레이스는 고마운 마음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고마워. 돌봐 줘서.”

“별 일도 아니었는 걸요. 그러실 거 없어요.”


이제 어른 티가 물씬 풍기는 제자는 우아하게 웃었다.

귀족의 영애다운 웃음이었다.

철부지 같은 모습은 어디론가 숨어버린 듯 했다.

그레이스는 그저 쓰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버지는···. 다른 곳에서 지내고 계세요.”


카를의 이야기를 하는 일레인의 얼굴에 쓸쓸함이 엿보였다.

좀처럼 볼 수 없게 된 모양이었다.


“자주 못 오시는 구나?”

“네, 많이 바쁘신 모양이에요. 요 몇 년은 뵌 적이 없어요.”

“나가면 뵈러 가야겠다.”


그의 말에 일레인은 그저 어색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녀답지 않은 미소.

곤란한 이야기를 어물쩍 넘겨버리고 싶은 그런 미소였다.


‘뭔가 있었구나.’


신분이나 귀족 사회에 엮인 복잡한 일이겠지.

필립에게 들었던 로맨스 이야기를 생각하면 일레인의 어머니와 도주한 일이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 사람이라도 살아 돌아왔다면 모를까 손녀와 사위만 돌아왔으니 어지간히 미움을 산 듯 했다.


“로시크 아저씨는?”

“고향으로 돌아가셨어요. 아저씨 깨어날 때까지 여기 계시고 싶어하셨는데.”

“마족인 거 밝혀져서 그렇구나.”

“네. 반대파에서 그걸 빌미로 공세를 폈거든요. 여러가지 더럽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로시크 아저씨도 처음에는 저항하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정치적 기반이 없는 저희 힘은 너무 미약하더라고요.”


조금씩 그녀의 안에 쌓여 있던 앙금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정계의 더러운 수작으로 생긴 마음의 상처들이 곪아 있는 모양이었다.

깨어 있었다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할 수 있었을 거란 후회가 그레이스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그래서 로시크 아저씨는 떠나셨어요. 영원히 엘프의 숲에서 근신할 테니 이제 그만해 달라고 하셨죠.”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그레이스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일레인은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렇게 아버지와 로시크 아저씨가 떠난 게 4년 전이었어요. 그 이후에는 필립 경이었죠. 스승의 은혜를 배신할 수 없다면서 아저씨를 변호했어요. 결계 안에서 몇 년이나 같이 있어봐서 안다고.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싸우고 또 싸웠지요.”

“아···.”


그레이스의 입에서 나지막한 신음성이 새어 나왔다.

필립은 그런 사람이었다.

친화력이 좋고 정도 많아 남을 잘 챙기는 사람.

좋은 제자였고, 뛰어난 기사였다.


“매일 같이 이어지는 결투에 쉴 틈도 주지 않는 격한 논쟁. 잠자리에 들라 치면 쳐들어 오는 암살자들에···. 바쁜 나날이었지요. 끝도 없이 달려드는 자살 공격에 결국 죽어버렸어요. 전신에 연금 폭탄을 안고 뛰어드는 광신자들을 막고 저희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주었죠. 덕분에 저희는 또 살아남았어요.”


유일하게 거뒀던 제자도 허망하게 그의 곁을 떠났다.

그레이스의 그림자가 감정을 따라 일렁였다.

회색빛 그림자가 점점 새카맣게 물들고 있었다.


“미호와 저는 아저씨를 데리고 이곳으로 숨어들었어요. 할아버지가 만들어둔 은신처 중 한 곳이죠. 한동안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이제는···.”

“······.”


이야기를 듣던 그레이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제야 인연의 끈이 닿았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사라져 버렸다.

토벌군이 조직되었다는 건 간신히 만난 조손도 헤어지게 되었다는 얘기다.

그레이스 한 사람의 존재로 여러 사람의 인연이 끊겼다.


“미호는?”


살기로 이글거리는 눈빛에 일레인은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저 멀리 보이는 언덕에서 연이어 폭발이 일어나고 화염이 휘날리고 있었다.

미호가 토벌군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가실 건가요?”

“가야지. 마왕이니까. 마왕을 세계를 파괴하는 존재니까.”


일레인은 그레이스를 말리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장비를 챙겨 그에게 내밀었다.


“다녀올게.”

“네.”


짧은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레이스는 창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의 몸에서 새카만 촉수들이 돋아나 땅을 디뎠다.

수십 개의 촉수가 분주히 발을 놀리자 그는 순식간에 미호가 있는 곳에 도달했다.

미호는 깜짝 놀라 그를 불렀다.


“주인님?”

“그래, 나다.”


그녀의 은빛 털은 까맣게 타 있었고 아름다웠던 한쪽 눈은 흉한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부드럽게 살랑이던 꼬리는 잘려나가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채였다.


“나왔구나, 마족!”


토벌군의 누군가가 그레이스를 보고 외쳤다.

그의 눈이 토벌군을 향했다.

촉수가 움직였다.

콰가가가각.

대지가 찢기고 핏방울이 흩날렸다.

고깃조각이 된 동료들의 모습에 남은 토벌군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레이스가 오른손을 들었다.

거대한 어둠이 뻗어 나왔다.

들어올린 오른손을 휘두르자 어둠의 파도가 토벌군을 휩쓸었다.

죽는다.

죽는다.

죽었다.

토벌군에게 남은 것은 죽음 뿐이었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였다.

아직도 성이 차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그의 앞에 있는 적들을 가리지 않고 삼켰다.

마력이 차오른다.

인간들의 영혼을 삼킬 수록 그레이스의 힘이 강해졌다.


수십 만을 헤아리던 토벌군은 그의 먹이가 되었다.

거대한 어둠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어둠은 그의 손과 발이었다.

검은 하늘은 그 아래에 있는 생명을 모두 죽이고 삼켰다.


몬스터도, 드래곤도, 엘프도, 모두 사라졌다.

세계가 어둠에 잠겼다.


마왕은 다시 혼자가 되었다.

마계를 멸망시켰 듯, 그는 다시 세계를 멸망시켰다.


마왕은 홀로 제국의 수도에 들어섰다.

고요한 도시의 중심.

황궁은 쓸쓸한 도시를 홀로 지키고 있었다.


그는 대전에 들어갔다.

주인을 잃은 옥좌는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왕은 홀로 옥좌에 앉아 울었다.


또 이렇게 되었다.

또 다시 그는 세계를 멸망시켰다.


이제 파괴할 것은 마왕 그레이스 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허리에 찬 검을 뽑았다.

일레인이 건네준 검.

그녀가 사용하던 검이었다.


마왕은 스스로의 가슴에 검을 꽂아 넣었다.

아아, 이것으로 끝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


흐릿해지는 의식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해줬어. 나의 분신.”


작가의말

마구잡이로 써내려간 글이 이렇게 완결을 맞이했습니다.

부족한 실력으로 시작한 소설이라 보여드리기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더욱 정진하여 돌아오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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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수도를 향해 4 21.03.25 22 0 11쪽
18 수도를 향해 3 21.03.24 22 0 11쪽
17 수도를 향해 2 21.03.23 23 0 11쪽
16 수도를 향해 1 21.03.22 24 0 12쪽
15 밖으로 2 21.03.21 29 0 11쪽
14 밖으로 1 21.03.20 27 0 11쪽
13 사냥의 시간 2 21.03.19 28 0 11쪽
12 사냥의 시간 1 21.03.18 30 0 11쪽
11 부하? 갑자기? 2 21.03.17 31 0 11쪽
10 부하? 갑자기? 1 21.03.16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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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을 밖으로 3 21.03.15 30 0 12쪽
7 마을 밖으로 2 21.03.14 33 0 11쪽
6 마을 밖으로 1 21.03.13 36 0 11쪽
5 사람들 틈에서 4 21.03.12 34 0 11쪽
4 사람들 틈에서 3 21.03.11 4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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