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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랑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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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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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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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화

DUMMY

“만약, 그 데람 남작 영지민의 말처럼 팔콘 요새마저 반파되었다면, 그때는 어떻게···.”


프론트 자작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셰퍼드 후작의 모습에 계속해서 말을 내뱉자.


그런 그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고 있던, 셰퍼드 후작은 깊은 한숨과 함께 그의 말을 중간의 가로막으로 그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러주었다.


“후우···. 프론트 자작.”


“네.”


“이슈탈 제국의 상징은 아직 살아있다네.”


“네?”


“제이온 테슬란 황제 폐하께서 살아 계시다네. 그분이 살아계신다면, 그곳이 곧 제국이네.”


“...”


“자네도 알고 있지 않은가? 제이온 황제 폐하께서 황태자 시절의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네···.”


“지금은 어떤가? 자네가 보기에도 망나니라고 불려야 하는가?”


“그건 아닙니다. 분명 황제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투탕 평원에서 그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그분께서는 달라지셨네. 하지만, 그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거지. 그분이 조금만 일찍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다면, 유나리오 2황자님께서 반역을 일으키지 않으셨겠지.”


“....”


“이미 벌어진 일일세. 우리는 그분 곁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온 사방을 밝게 비추고 있는 달을 바라보며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의 말에 프론트 자작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셰퍼드 후작님. 이미 영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남부가 전부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지민이나, 가족들 역시 어디로 흩어졌는지 생사조차 알 수 없습니다.”


“안다네. 나도 잘 알고 있지. 그럼에도 수많은 귀족들이 여전히 자신의 영지로 복귀하지 않고, 폐하의 곁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겠나?”


“모르겠습니다.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희 귀족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테슬란 황가의 충성을 맹세했는지 이유조차 모르겠습니다.”


“선 황제 폐하께서 승하하시고, 우리가 모두 이슈탈 제국이 멸망할 것이라고 얘기한 것이 기억나나?”


“네. 납니다.”


“그래. 기억난다면, 한 가지만 묻겠네. 그때 폐하께서 어디에 계셨을 것 같나?”


“네?!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제이온 황제 폐하께서 어디에 계셨을 것 같나?”


“모르겠습니다. 방의 계시거나, 아니면 술 마시러···.”


갑작스럽게 질문해 오는 그의 저의를 이해하지 못한 프론트 자작은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자.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 셰퍼드 후작은 고개를 흔들며 마치 그날이 있었던 일을 떠올리듯 입을 열었다.


“폐하께서는 그 안에 계셨다네.”


“네?! 그게 정말입니까?! 그 많은 귀족이 제이온 황제 폐하를 모욕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프론트 자작은 정말로 놀란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날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묻자.


셰퍼드 후작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나는 그날 보았다네. 수많은 귀족들이 자신을 모욕하는 소리를 묵묵히 듣고 계시는 그분의 모습을···. 그날 이후, 나는 그분을 따르기로 맹세했다네.”


“수많은 귀족이 자신을 모욕하였음에도 그 어떠한 화도 내지 않고, 덤덤히 그것을 듣고 있을 것 같은 군주가 또 있겠는가?”


“.....”


“알게 모르게 변화하셨네. 아니, 내가 보기에는 무엇인가 숨기시는 것이 있는듯하네.”


“그러니, 조금만 더 지켜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의 시선이 달이 아닌, 이제는 자신을 바라보며 묻는 그의 모습에 프론트 자작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셰퍼드 후작님.”


“말해보게.”


“정말로 이슈탈 제국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


“솔직히 제가 왜 자진해서 팔콘 요새와 데람 남작의 영지로 향하겠다고 말씀드린 것 같습니까?”


“이유가 있나?”


“네. 있습니다.”


“내게 말해줄 수 있는가?”


“이미 이슈탈 제국의 멸망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 미약한 희망의 끈을 제이온 황제 폐하께 억지로 쥐여주고 우리를 이끌어 주십시오. 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 끊어질지도 모르는 그 얇은 줄을 가지고 말입니다.”


“저는 테슬란 황가가 아닌, 제논 파이란 남작의 밑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제논 남작의 밑으로? 자작인 자네가?!”


갑작스러운 프론트 자작의 말에 셰퍼드 후작인 놀란 듯 그를 바라보자.


그의 시선과 물음의 프론트 자작의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리고는 계속 입을 열었다.


“하.! 하하.! 자작이라···. 솔직히 지금 와서는 의미가 없지요. 영지도 가문도 없는 작위가 의미가 있습니까?”


“셰퍼드 후작님도 투타 평원에서 보셨을 겁니다. 제논 남작의 힘을. 과연 제논 남작이 코번 백작보다 약할까요?”


“아닙니다. 훨씬 강합니다.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논 남작이 이끄는 레인저라는 자들을 셰퍼드 후작님은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잘 알고 있지.”


“이 드넓은 대륙의 패자는 제논 남작이 될 것입니다. 수많은 병사와 기사들이 과연 제논 남작이 이끄는 레인저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팔콘 요새가 반파되었든 아니든, 저는 데람 남작에게 무릎을 꿇어서라도 제논 남작의 밑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를 어떻게 해서든, 만류하기 위해 제이온의 장점과 많은 것을 들려주었음에도 그의 의견은 이미 확고해 보이자.


모든 것을 포기한 셰퍼드 후작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후우···. 내 아들인 빌리. 니콜과 샤를까지 전부 나를 버리고 제논 남작의 밑으로 갔다. 뭐 이런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네···.”


“사실일세.”


“정말입니까?!”


“그렇네. 제논 남작은 그런 남자일세. 자신이 원하는 사람은 무조건 데리고 간다. 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하지만. 그는 능력이 뛰어난 자를 좋아하네.”


“자네에게 어떤 뛰어난 능력이 있지?”


“...”


그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던, 프론트 자작은 그의 마지막 질문의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바닥을 향해 시선을 떨구자.


그런 그의 모습에 깊은 한숨과 함께 그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려 주고는 그의 등을 떠밀며 입을 열었다.


“후우···. 자네가 편한 대로 하게. 멸망할 이슈탈 제국이라도 나는 여전히 제이온 황제 폐하를 따를걸세.”


“어서 들어가서 쉬게나. 내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테니.”


뚜벅.! 뚜벅.!


프론트 자작은 어깨를 축 늘이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셰퍼드 후작은 고개를 천천히 흔들고는 이제 막, 걸음을 옮기려고 하는 찰나.


자신의 뒤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화들짝 놀라며 얼른 몸을 돌려 깊이 고개 숙였다.


“뭘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얘기할 필요가 있었나?”


“폐···. 폐하.!”


“하하. 프론트 자작의 말이 거의 다 맞지.”


“하지만···. 폐하.”


“안으로 들어가지. 이제 더 추워질 것 같으니 말이네.”


“알겠습니다.”


뚜벅.! 뚜벅.!


촤아악.!


제이온을 따라서, 그의 천막 안으로 들어선, 셰퍼드 후작은 그를 향해 깊이 고개 숙이며 사과를 건넸다.


“폐하. 죄송합니다.”


그런 그의 행동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 대충 고개를 흔들어준, 제이온을 그를 향해 앉을 것을 권하고는 그를 향해 손수 차를 따라주며 계속 입을 열었다.


“아니야. 프론트 자작의 말이 맞네. 이슈탈 제국은 이미 기울어져 가고 있네. 이제는 우리도 선택해야 할 시간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네.”


“....”


“제논 남작이라···. 믿을 만하지. 강대한 힘도 가지고 있고, 자신이 계획한 것은 어떻게든 이루어내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람까지 잘 챙기는 자라···. 나 같아도 그의 밑으로 들어가고 싶네.”


“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사실이지 않나. 이제는 내려놓고 싶네. 솔직한 마음으로 나는 투탕 평원에서 죽으려고 했다네.”


“폐하.!”


갑작스러운 그의 발언의 놀란 셰퍼드 후작은 정말로 놀랐는지, 제이온이 건네준 찻잔마저 바닥의 떨어뜨리며 자리에서 다급히 일어나 소리치자.


그런 그의 행동에도 제이온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투탕 평원에서 유나리오 손에 죽었다면, 내 동생 유나리오가 이슈탈 제국을 잘 이끌어 줄 거라고 믿었네.”


“나는 말일세. 여전히 멍청하고 놀기 좋아하는 바보 같은 황제일세.”


“폐하···.”


“그럼에도 나를 믿고 따라주는 귀족들. 제국민들이 있어, 이렇게 힘을 내고 있네. 이제 내 마지막 목표는 제국민들이 정착해서 잘 살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주는 게 내 마지막 목표일세.”


“어찌 마지막처럼 얘기하십니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그의 말의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낀, 셰퍼드 후작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묻자.


이번에도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모습에 셰퍼드 후작은 바닥의 털썩 주저앉아, 그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이니 그렇지. 모자란 나를 따라서 함께 이동한 귀족들이나, 제국민들에게 많은 것을 줄 수는 없으나. 적어도 저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곳 정도는 만들어주고 싶다. 뭐 그런 생각을 했네.”


“자네도 잘 생각하게. 이제는 내가 아닌, 제논 남작의 밑으로 가게. 그자라면 충분히 이 대륙을 제패하고도 남은 사람일세.”


“....”


그의 말을 끝으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올려다보던, 셰퍼드 후작의 모습에 제이온은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며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그런 표정 짓지 않아도 된다네. 그리고 오늘은 늦었으니 이제 물러나게. 나도 오랜만의 긴 잠을 자볼까 하네.”


“폐하···.”


“어서 가보게.”


“네···. 편안한 밤 되시기를···.”


***


한편.


툭.!


발걸음을 사용해 스페네가 거주하던, 숲으로 이동한 제논과 해리슨은 숲 입구 앞으로 떨어지듯 나타나자.


제논은 갑작스럽게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마구 후비기 시작했다.


“자네 지금 뭐하나?”


그런 그의 행동의 해리슨이 어이가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자.


제논은 몇 번이나, 계속 귓구멍을 후비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입을 열었다.


“네?! 아···. 누가 지금 제 욕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껄걸.! 자네 욕할 사람이 한둘이 아닐 텐데. 뭘 그런 걸 가지고.”


“네?!”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여는 해리슨의 모습에 제논이 놀란 듯 그를 바라보자.


해리슨은 그런 그의 모습의 어깨를 두드리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자네는 분명 엄청나게 오래 살 걸세.”


“하···. 하하.! 욕 많이 먹어서 오래 산다. 이 말씀입니까?”


“그렇지. 껄껄.!”


해리슨과 웃고 떠들고 있던, 제논은 숲 안쪽에서 들려오는 대원들 목소리의 대화 하는 것을 멈추고는 숲 입구를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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