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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남의 딸로 인생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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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06
최근연재일 :
2021.04.15 07:10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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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글자수 :
19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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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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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대로 알아봤어(2)

DUMMY

‘사람이 왜 이렇게 없지?’


조금 놀라긴 했지만 병철은 일단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로 다짐했다.

오늘 CF 촬영을 맡은 감독에게 병철은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여기서 주스를 마시고···웃는 얼굴을 보인다. 콘티는 이 정도로 끝납니다.”

“네? 그렇게 간단하게···”

“원래 아이를 데리고 하는 광고는 복잡할수록 결과물이 안 좋게 나와요.”


감독은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광고 모델에게 보이는 태도치고 꽤 불손했다.

병철은 촬영 현장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역시 뮤직비디오 촬영 때랑 달라. 다들 의욕 없이 빨리 끝내고만 싶어 하는 거 같아.’


병철은 입술을 깨물었다.

대기업 제품을 광고하는데 이렇게 빈곤한 환경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별 기대가 없다고 알린 거나 다름없었다.


‘두고 봐라···’


하지만 그럴수록 병철은 의욕을 불태웠다.

저번에도 자신을 무시하는 매니저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줄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런 환경에서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낸다면 회사도 다시 주목할 것이 분명했다.


“아빠, 우리 여기서 뭐해?”

“광고 촬영하는 거야.”

“광고?”

“촬영 곧 들어갈 테니까 준비해주세요.”


은혜에게 설명하려는 병철을 촬영팀이 재촉했다.

하지만 병철은 굴하지 않고 은혜에게 끝까지 설명을 끝마쳤다.


“그래. 은혜랑 아빠랑 같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이 주스가 맛있고 좋아요~하고 사람들한테 알리는 거야.”

“은혜, 주스 마시고 싶어.”

“그래, 실컷 마실 거야.”

“빨리 와주세요! 촬영 시작합니다!”


병철은 왜 이렇게까지 재촉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아이한테 좀 설명하느라고요.”

“어차피 잘 못 알아들을 텐데요.”


감독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이건 역시 참을 수 없어서 병철은 감독의 발언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은혜도 이 광고의 주역이나 다름없습니다. 잘 모르는 상태로 촬영에 들어간다면, 결과물이 좋게 나올 리가 없죠.”


병철을 평범한 신인가수라고 알고 있었는지, 감독과 촬영팀은 당차게 반박하는 병철을 보고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는 촬영에서 이것 또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알겠습니다.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아까보다 병철의 기백에 눌린 감독이 조금 부드럽게 대답했다.

거의 후작업을 하려고 했는지 촬영장에는 하얀 테이블말고는 별다른 소품이 없었다.

병철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촬영에 임했다.


-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촬영은 순식간에 끝났다.


“벌써 끝?”


은혜가 이렇게 물어볼 정도였다.

병철은 은혜를 안아 들고 감독이 보여주는 광고 영상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역시 걱정한 대로 결과물은 별로였다.



‘역시 조명 위치가 별로라 주스도 맛없게 보이는 데다···은혜랑 내 얼굴도 너무 칙칙하게 나와. 광고 내용도 재미없고.’


아무리 후처리를 한다고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았다.

병철은 영상을 보며 뮤직 비디오를 찍을 때와 달리 자신의 모습도 다소 어색해 보여 고심에 빠졌다.


‘광고 촬영에서 보여야 하는 연기와 모습은 뮤직 비디오 연기와는 결이 완전히 달라. 어떻게 하면 될까···’


고민하는 병철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던 은혜는 다시 그 마법의 손가락을 들었다.


“아빠가 광고를 잘하게 되어라! 얍!”


은혜의 손가락이 다시 빛을 뿜어내며 번쩍였다.

병철은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긴 보는 사람이 많은데···’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은혜의 손가락에서 빛이 한순간 나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은혜가 외치는 마법 주문도 그저 아버지를 격려하기 위해 내뱉은 말이라고 넘어간 모양이었다.


“은혜야···”

“아빠, 파이팅! 은혜가 있잖아!”


병철은 미소를 지었다.

머릿속에 어떻게 해야 자신과 은혜가 광고에서 최고의 모습으로 나올지 계획이 착착 세워졌다.


“감독님, 제가 제안 드릴 게 있는데요.”

“네?”


갑작스럽게 말을 꺼낸 병철을 보고 감독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단 조명 위치를 바꾸시는 게 좋겠어요. 이쪽이랑 저쪽 조명을 좀 더 주스가 있는 쪽으로 향하게 돌린다면 주스의 색이 살아나서 더욱 맛깔나게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병철의 지적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던 감독은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흠흠, 저도 그건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단지···”

“무슨 문제가 있나요?”

“여기서 다시 찍으면 촬영 시간이 길어지는데···다른 스케쥴이 잡힌 사람들도 있어서.”


어쩐지 분위기가 안 좋다 했더니 일정 자체도 굉장히 급하게 잡힌 모양이었다.

병철은 분한 마음을 억누르며 최대한 냉정하게 말했다.

생각해보면 연예계에서 스케쥴이 급박한 경우는 의외로 자주 일어났다.


‘그런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뽑아낼 필요가 있어.’


병철은 감독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 최대한 빨리 끝내죠. 한 컷만에 끝냅시다.”

“네?”

“그럴 자신 있습니다. 일단 환경만 제대로 조성해주세요.”


감독은 아까보다 눈을 크게 떴다.

광고를 많이 찍은 프로도 급한 상황에서는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눈앞의 신인은 그걸 해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광고 내용도 조금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 은혜는 이 주스의 맛을 좋아하는데, 이 주스가 다른 주스에 비해 텁텁한 단맛이 덜 나서 그런 거 같더라고요.”

“아, 그렇습니까?”

“그런 건강한 맛을 중점으로 두고, 다른 주스랑 늘어놓은 다음에 은혜가 맛을 보면서 이 제품을 고르는 내용으로 광고를 찍으면 어떨까요?”


감독은 병철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광고하는 제품에 대해 하나도 모른 채 광고를 찍으러 들어가는 연예인도 있는데, 병철은 전혀 다른 타입인 것 같았다.

병철은 제품에 대해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었다.


“맛있어하는 은혜의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찍고, 저도 아이가 맛있어하는 동시에 건강한 주스를 마시게 할 수 있어서 안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으면 좋은 효과가 날 것 같습니다. 감독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아예 광고 구성을 자신의 매력적인 모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짜버리는 병철을 보고 감독은 입을 떡 벌렸다.


“감독님?”

“아, 죄송합니다. 설마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임해주실 줄은 몰라서요.”


병철이 말한 내용대로 진행한다면 분명 단조롭게 주스를 마시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올 터였다.

하지만 그 좋은 내용을 여전히 초짜 티를 벗지 못한 병철이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되면 조금 내용이 복잡해질 텐데 소화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네, 할 수 있습니다. 방금 전과는 다른 결과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독은 신기한 표정으로 병철을 바라보았다.


‘뭐지? 엄청난 확신이 있는데. 신인인데 이렇게 능숙할 수 있나?’


이상하게도 그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이 끌려, 감독은 다시 찍기로 결정을 내렸다.


“좋아요. 그럼 다시 촬영 갑시다.”

“감독님···”

“아니, 이렇게 의욕적으로 나오니까 나도 욕심이 생겨서 말이지.”


촬영팀이 조금 불만스러운 얼굴을 보였지만, 감독은 다시 촬영을 시작했다.


-


“캬아~맛있어!”


촬영이 다시 시작되면서 주스를 또 마실 수 있어 은혜는 마냥 신난 얼굴이었다.


“클로즈업.”


카메라는 그런 은혜의 귀여운 얼굴을 놓치지 않고 찍었다.


“맛있어, 은혜야?”

“응! 아빠도 먹어봐.”


즉흥적으로 만든 대본으로 병철은 은혜와 광고용 연기를 해냈다.


“우리 아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주스. 지금 가능성을 열어주세요.”


주스병을 볼에 살짝 대고 말하는 병철은 그야말로 완벽한 광고 모델이었다.

누구든 가능성이라는 말에 홀려서 그 주스를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성이 뿜어져나왔다.


“커, 컷!”


감독은 그런 병철을 보고 당황하며 서둘러 컷을 외쳤다.


“어떤가요?”


병철이 여유롭게 감독에게 물었다.

감독은 병철의 위력에 혀를 내둘렀다.


“와, 아까랑은 완전히 느낌이 다르네요.”


아까 어딘가 어색하게 굳어있던 모습과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였다.

감독은 감탄하며 병철에게 물었다.


“예전에 광고 혹시 찍어보신 적 있습니까?”

“아뇨. 이번이 처음입니다.”


병철이 선선히 대답하자 감독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요? 신인치고 너무 잘하셔서 경험이 있으신 줄 알았어요. 아까 말씀하실 때도 그렇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손한 병철을 보며 감독은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머쓱하게 말했다.


“저···아까는 무례하게 굴어서 죄송했습니다.”


그러고는 한숨을 쉬며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병철에게 털어놓았다.


“솔직히 이번 촬영은 저한테 정말 급하게 잡힌 거고 예산도 빡빡해서 도무지 할 맛이 안나는 촬영이었거든요. 게다가 모델도 신인가수라고 하니까 제가 지시해야 할 부분이 많겠구나 싶어서 힘이 쭉 빠지더라고요.”


병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완전히 착각했지 뭡니까. 이렇게 힘이 넘치는 촬영 현장은 오랜만이었습니다. 병철 씨가 이 분위기를 만들어준 거예요.”

“아닙니다. 촬영팀 분들이 최선을 다해주신 덕분이죠.”


여전히 주스 병을 들고 있는 은혜에게 병철이 말했다.


“은혜야, 주스 이제 그만 마셔도 돼.”

“으응, 더 마시고 싶어.”

“아빠가 나중에 사줄게.”

“정말?”

“응. 아빠는 은혜랑 한 약속은 언제나 지킬 거야.”

“야호!”


훈훈한 부녀를 보며 촬영팀이 일제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촬영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시작은 좋지 못했지만, 병철 덕분에 촬영은 화기애애하게 마칠 수 있었다.

-


병철에게 광고를 준 마케팅 팀들은 결과물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회의실에 있던 모두 병철이 내뿜는 특유의 아우라에 압도당했다.


“세상에 굉장한데요! 예산도 너무 적게 드리고 스케쥴도 너무 갑자기 잡은 건데 이렇게 좋은 결과물이 나올 줄 몰랐어요.”


다른 직원들의 말을 들으며 지혜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튜브 영상 찍듯이 찍어도 광고 효과가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광고에서 보이는 모습은 또 다르네. 그런데 이편이 훨씬 주스를 사고 싶어지게 만드는 거 같아. 굉장한데, 이 사람?’


기대 이상의 성과에 지혜는 크게 만족했다.


“문제는 윗분들인데 이 광고를 마음에 들어할지···”

“우리 이거 꼭 내보내야 해요. 어떻게든 설득해서 통과시키죠.”

“네!”


단호한 지혜의 말에 직원들이 모두 수긍하며 힘차게 대답했다.


-


“우와···”


며칠 후, 주스 광고가 방송으로 송출되었다.

너튜브에도 곧바로 영상이 올라왔다.

병철과 은혜가 찍은 광고 영상이 순식간에 이천만 조회수를 넘겼다.


“병철 씨! 주스 광고 대박 난 거 보셨어요?”

“첫 광고인데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네요.”


매니저와의 통화 중에 병철은 계속 조회수를 확인하고 있었다.

조회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올라가고 있었다.


“그냥 잘 된 정도가 아니에요. 예상보다 200퍼를 넘는 수익을 올렸다고 하셨어요!”

“그걸 어떻게···”


병철이 의문을 표하자, 매니저는 허둥대며 바로 본론을 꺼냈다.


“아, 맞아. 내 정신 좀 봐. 마케팅 담당자 분이 직접 병철 씨를 만나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대요!”

“네? 저를 직접 만나서요?”

“네, 그리고 다음 광고 계약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축하드려요, 병철 씨!”


매니저의 말에 병철은 놀란 얼굴로 핸드폰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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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주제를 알라(1) 21.03.25 44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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