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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남의 딸로 인생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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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06
최근연재일 :
2021.04.15 07:10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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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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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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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3)

DUMMY

병철은 차분하게 노래를 시작했다.

화려한 스킬이 가득했던 콘서트의 노래들과 사뭇 다른 잔잔한 느낌이었다.

의자에 앉아있던 은혜는 두 발을 까딱거리며 눈을 반짝거렸다.


“네가 처음 왔던 날, 꿈이 아닌가 했었지~”


병철이 이번에 맞이하는 은혜의 생일에 준비한 노래는 은혜와 처음 만나게 된 날을 주제로 한 곡이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고 놀랍기만 하고, 자신이 이 아이의 아버지라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았다.


“어느새 깨닫게 된 거야, 너는 내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그 가사대로, 은혜는 놀라운 힘과 무조건적인 사랑과 애정으로 병철을 구원해줬다.

물론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관객들이 듣기에는, 평범한 아버지가 자식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감동적인 노래로만 들렸다.

그러한 보편적인 감성이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쥐어 짜내고 있었다.


“큼큼···”

“어휴, 콘서트장 와서 이렇게 울긴 처음이네.”


특히 렌즈가 두꺼운 돋보기를 잠시 내려놓고 눈물을 보이는 중년 남자들이 속출하는 중이었다.


“여보, 그만 울어요.”

“아, 눈물이 계속 나오네. 크흠!”

“우리 애는 다 컸는데 말이야. 참···”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병철의 노래에 맞춰 은혜가 화음을 넣기 시작했다.


“흐으으음음~”


병철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했을 때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눈치가 빠른 스태프가 재빨리 은혜에게도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은혜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의자에서 펄쩍 내려와 병철과 함께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살짝 율동을 곁들여가며 병철의 노래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은혜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무척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우리 은혜, 잘 한다!”

“어머머, 작은 아기가 어쩜 저렇게 노래를 잘한대?”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전에 보지 않았던 중년층들은 그런 은혜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간간이 응원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관객들은 아까처럼 커다란 함성이나 호응을 잠시 자제하고 부녀의 노래를 흐뭇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이 고마움을 난 너에게 전할 수 있을까~”

“있을까~”

“하지만 묵혀두지만 않을게.”


밝은 조명 아래에서,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가득 담긴 눈으로 바라보는 병철과 은혜.

콘서트를 감동적으로 마무리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병철은 노래를 끊고, 은혜에게 말했다.


“은혜야, 항상 고맙다.”


이것 역시 미리 준비한 연출이었다.

노래를 완벽하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중간에 끊긴 것처럼 해두고 은혜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


“히히. 나도 고마워요!”


병철은 은혜를 번쩍 안아 들고 볼에 뽀뽀를 했다.

연이어 무대 위로 마치 꽃처럼 알록달록한 색깔의 종이 비가 흩날렸다.

마지막까지 완벽한 연출에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로 콘서트를 통해 받은 감동을 표현했다.


“은혜야! 언제나 행복해야 해~!”

“병철 킴! 최고!”

“사랑해~!”


병철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호에 응답했다.

은혜도 작은 손을 있는 힘껏 뻗어 흔들었다.


-


은혜를 안고서 병철은 무대에서 내려왔다.

아직까지도 등 뒤에서 병철을 뜨겁게 연호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반응을 보니 콘서트가 크게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사고들이 터지긴 했지만, 잘 됐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마치고 나자 병철은 긴장이 풀리면서 식은땀이 흘러나왔다.


“아빠?”

“응?”

“뜨거워, 볼이 뜨거워.”


병철의 볼에 얼굴을 비비던 은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병철은 시야가 흔들거리는 것을 느끼며 재빠르게 달려온 매니저에게 실례를 무릅쓰고 은혜를 바로 안겼다.


“죄송합니다. 제가 몸이 이제···”


병철은 말을 다 끝맺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병철 씨!”


병철의 의식이 아득하게 멀어져갔다.


-


병철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

병철은 자신이 콘서트 직후 쓰러졌다는 것을 기억하고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이렇게 일어나니까 뭔가 다 꿈같아.’


병철은 멍한 얼굴로 콘서트 날을 곱씹었다.

하필 콘서트 당일에 미열이 나기 시작한 것.

게다가 음향이나 마이크에 이상이 생기는 여러 악재가 겹친 것.


‘하지만 성공적으로 마쳤어. 다행이야.’


병철은 깊게 안도하며 미소지었다.

아직도 콘서트장에서 느껴졌던 열기가 생생했다.

첫 콘서트에서 그런 악재들이 겹쳐 일어났지만, 병철은 앞으로도 계속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들떴다.


‘새삼스럽지만, 나 정말 이 일 하고 잘 맞네.’


은혜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평생 후회하고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 병실의 문을 열고 병철의 매니저가 들어왔다.


“아, 일어나셨군요! 다행이에요.”

“매니저님. 은혜는···”


매니저는 자신의 등에 업혀있는 은혜를 보여주었다.

은혜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먼저 시터분한테 연락해서 집에 보내려고 했는데 아빠 곁에 있을 거라면서 계속 울어서 제가 업고 있었어요.”

“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지금은 병철 씨가 많이 나아졌다고 하니까 안심하고 잠들었어요.”


병철은 잠든 은혜를 안쓰러운 얼굴로 지켜보았다.

정말로 울었는지 볼이 축축했다.


‘생일인데, 은혜한테 걱정을 끼쳐버렸네.’


이윽고 의사도 들어와 병철에게 설명했다.


“열이 많이 나시긴 했는데 다행히 큰 이상은 없으시고요. 과로와 피로가 겹쳐서 생긴 증상 같네요. 열이 금방 내리셨으니까 며칠 휴식을 취하시면 금방 쾌차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적당히 휴식을 취해주세요. 가끔 있거든요. 일을 너무 열심히 하시다가 이렇게 실려 오시는 분들이.”


병철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혜한테서 여러 재능을 받은 이후로 신나서 이것저것 일을 벌렸지만 결국 자신의 몸은 하나였다.

앞으로는 주의했다고 생각하는 병철에게 매니저가 고개를 숙였다.


“병철 씨, 역시 요즘 너무 무리하셨어요. 어쩐지 죄송하네요. 저도 계속 병철 씨한테 무리한 스케쥴을 들고온 것 같아서.”

“아니에요. 매니저님은 저한테 좋은 기회 주시려고 한 거잖아요. 몸 관리 못 한 건 제 책임이죠. 앞으로는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저도 앞으로 병철 씨 컨디션을 더욱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은혜를 병철의 옆에 눕힌 후, 매니저는 병철이 쓰러져있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었다.


“병철 씨가 병원으로 실려 온 거 결국 기사로 나갔더라고요.”

“그래요?”


병철은 조금 긴장한 기색이 되었다.

혹시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비난 여론이 생길까봐 걱정이 들었다.


“저희가 사전에 체크 했는데 나쁜 기사는 없었어요. 오히려···”

“오히려?”

“직접 보시면 아실 텐데. 잠시만요.”


매니저가 밝은 표정인 것을 보며 정말로 나쁜 기사는 아닌 것 같았다.

병철은 매니저가 보여준 포탈 사이트의 기사 제목들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병철 킴, 여러 악재를 뚫고 훌륭하게 첫 콘서트를 성공리에 마치다>

<대부분의 곡을 풀 라이브로? 병철 킴의 놀라운 단독 콘서트 파헤치기>

<부상 투혼? 병철 킴, 콘서트 직후 병원으로>

<아픈 몸에도 콘서트 진행···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의 발로?>


상단에 오른 기사 대부분이 병철이 여러 악재 속에서도 콘서트를 훌륭하게 끝마친 것을 대단하다고 띄워주고 있었다.

병철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칭찬 일색의 기사들을 읽어내려갔다.

매니저가 병철에게 조그맣게 속삭였다.


“제가 들은 이야기인데, 제일 처음으로 병철 씨 콘서트에 대한 기사를 낸 기자 분이 예전에 병철 씨랑 같이 축구하셨던 분이라고···”

“아, 그분이요?”

“네. 그분이 제일 먼저 기사를 내셨는데 병철 씨의 성실함을 강조해서 기사를 내주셨더라고요. 축구 할 때 병철 씨를 엄청 좋게 보셨나 봐요.”


설마 그 인연이 이렇게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병철은 여전히 멍한 얼굴로 매니저가 하는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연예계 쪽 기사는 처음으로 낸 기사의 분위기에 따라가니까요. 그분이 여론 조성을 해주신 거죠. 잘 됐어요. 병철 씨. 그래도 앞으로는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 아셨죠?”

“주의하겠습니다.”


매니저는 그리고 앞으로 병철의 활동에 대해서 회사가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도 전했다.


“아, 그리고 병철 씨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휴식 기간을 그렇게 길게 드리진 못할 거 같아요.”

“휴식 기간이요?”

“병철 씨가 쓰러지고 회사에서도 여러 번 의견이 오갔는데 이 시기에 길게 휴식하면 다시 일으키는데 더 시간이 걸려서···”


병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콘서트를 마친 이후 몸이 달아있는 병철도 오래 쉴 마음은 없었다.


“네, 큰 병이 있는 것도 아니니 삼 일정도 쉬면 충분할 거예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빨리 떨치고 일어나야죠.”


병철은 곤히 자고 있는 은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동안 은혜랑 시간 좀 보내려고요.”

“좋은 생각이네요. 은혜는 좋겠다.”

“매니저님도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이제 들어가서 좀 쉬세요.”

“아니에요. 병철 씨가 제일 고생하셨죠. 그러면 저는 오늘은 일단 들어가 보겠습니다.”


매니저까지 보내고 나니 병철만 누워있는 일인실에 정적이 흘렀다.

그동안 눈이 돌아갈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보니 갑자기 찾아온 여유가 적응이 안 됐다.


“그분이 쓰신 기사가 뭐지···?”


병철은 축구 할 때 만났던 기자, 현석의 기사를 찾아보았다.

매니저가 말한 대로, 현석의 기사에는 병철이 몸이 아픔에도 책임감 있게 큰 무대를 끝마칠 정도로 성실하며 요즘 연예인들에게 찾아보기 드문 미덕이 있다고 크게 칭찬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병철은 조금 민망해져서 혼자 중얼거렸다.


“이렇게까지 좋게 써주시다니···축구 한 판 더 뛰어드리고 싶은 심정인데.”


기사의 댓글도 병철이 몸이 아픈 상태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헐, 콘서트 때 몸이 아팠다고? 전혀 몰랐음;;오히려 오디션 무대 때보다 더 쩔었는데.

-아픈데 콘서트 때 딸 생일까지 챙겼다니. 진정한 아버지.

-콘서트 갔던 사람인데 나중에 기사 보고서야 사고 났다는 거 알음. 콘서트 볼 때는 그런 문제 생긴 거 거의 몰랐어;;

-병철 킴 진짜 초인이다 하드캐리 인정

-어지간한 경력 쌓인 프로 가수들보다 훨씬 프로답다.

-ㅠㅠ그래도 다음에는 몸조심했으면


댓글들을 보며 병철은 다시 힘을 얻었다.

앞으로는 재능이 많다고 해도 체력의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써나가리라 다짐했다.


‘쉬는 동안 은혜랑 뭐 할까? 오랜만에 어디 놀러 가도 좋겠다.’


맛있는 것도 많이 만들어 먹이고, 은혜가 좋아하는 키즈 카페에도 놀러 가고.

병철은 머릿속으로 계획을 착착 세웠다.

어느새 자신이 아닌, 은혜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자신의 모습이 병철은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다.


“아빠아···”


은혜가 잠꼬대를 하며 병철의 소매를 꽉 쥐었다.

병철은 은혜의 손을 잡아주며 간만에 단잠에 빠져들었다.


-


이틀간의 휴식 기간, 병철은 팔을 걷어붙이고 은혜에게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오늘은 아빠가 맛있는 거 만들어줄게!”

“와아아! 은혜는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응? 아이스크림은 아빠가 만들려면 장을 다시 봐야···”


요리의 재능을 얻은 지 오래라 병철은 이번에도 만들 수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때 병철의 핸드폰이 울렸다.


“응? 뭐지?”


아직 휴식 기간이 끝나지 않아 병철은 의아해하면서도 전화를 받았다.


“네, 매니저님! 네···”


아니나 다를까, 다시 회사가 병철에게 커다란 일거리를 물고왔다.


“네? 제가 음방 출연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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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3) 21.04.04 353 4 12쪽
23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2) 21.04.03 350 7 12쪽
22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1) 21.04.02 365 9 12쪽
21 콘서트 티켓팅 21.04.01 351 6 12쪽
20 예상치 못한 접점(2) 21.03.31 347 5 13쪽
19 예상치 못한 접점(1) 21.03.30 371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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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대로 알아봤어(2) 21.03.28 39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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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주제를 알라(2) 21.03.26 415 7 12쪽
14 주제를 알라(1) 21.03.25 44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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