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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남의 딸로 인생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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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06
최근연재일 :
2021.04.15 07:10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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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7
추천수 :
346
글자수 :
193,549

작성
21.04.05 07:10
조회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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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3쪽

댄스 타임(1)

DUMMY

매니저와의 통화를 마치고 병철은 생각에 잠겼다.


“음악 방송 출연이라···”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다만 최근 음악 방송은 아무래도 해외 팬덤까지 꽉 잡고 있는 아이돌들이 강세를 펼치는 판이었기에, 병철은 자신이 그 판에 끼는 건 불리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병철 씨가 걱정하시는 건 이해해요. 그런데 병철 씨가 저번에 뮤직 비디오 자막까지도 제대로 검수해주시고, 다른 영상에서도 영어 자막을 꼬박꼬박 올려주고 계시잖아요.”


병철은 통화 중 매니저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은혜에게 언어 관련 재능을 얻고 난 이후로, 개인 채널에 올리는 영상에도 병철은 꼬박꼬박 정확한 영어 자막을 달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돌 못지않게 해외 팬들도 많이 붙게 됐을 거라고 판단이 됐거든요. 그래서 이번 음악 방송 출연에서도 충분히 1위를 노려보실 수 있을 거예요.”


1위라는 말에 병철은 저절로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별다른 꿈 없이 방황했던 병철은 어쩌다 우연히 유명 음악 방송을 봤었다.

그리고 거기서 쟁쟁한 다른 가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그룹이 모두의 축하 속에서 환하게 웃는 것도 봤었다.


‘멋지다.’


그런 막연한 동경이 병철이 가수라는 꿈을 품게 하는데 뿌리가 되어주었다.


“음악 방송 1위···”


그래서 병철에게 음방 1위를 차지하는 건 나름 의미가 큰 일이었다.

그 시절 동경했던 그 모습에 자신이 들어가게 된 셈이니까.

매니저는 열심히 말하다 병철이 지금 휴식 기간인 것을 깨닫고 황급히 덧붙였다.


“물론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으셨다면 무리해서 나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병철은 매니저의 말을 듣고 빙긋 미소를 지었다.

이미 병철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휴식 기간이 끝나는 대로 준비하겠습니다.”


병철의 대답에 놀란 매니저는 잠시 말이 없다가 무심코 감탄의 말을 흘렸다.


“병철 씨는 진짜 대단하시다니까.”

“하하, 아니에요. 걱정해주신 덕에 컨디션도 이제 다 회복됐고···”

“그럼 나중에 또 관련 일로 통화 드리겠습니다! 휴식 기간에 죄송했습니다.”


병철은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초인 취급을 받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실소를 흘렸다.


‘하긴 나도 내 주변에 나 같은 사람 있으면 인간 맞나 의심했을 거야.’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웃기긴 했지만,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은혜가 병철의 다리에 매달렸다.


“아빠아! 배고파!”

“어, 어! 금방 만들어줄게!”


병철은 허둥대며 다시 부엌에 들어갔다.

음방 출연에 대한 생각 때문에 은혜에게 밥을 차려주는 것도 잊어버렸다.


“은혜야, 있지.”

“왜애?”

“아빠, 또 텔레비전에 나올 거 같아.”

“우와!”


병철이 텔레비전에 또 나온다고 하자 은혜는 순간 신나 했지만, 갑자기 기운이 없어졌다.


“그러면 은혜랑은 언제 놀아주지?”


다시 아빠가 많이 바빠진 다는 것을 눈치챈 것 같았다.

병철은 빙긋 웃으며 은혜를 안아들었다.


“지금 당장! 오늘이랑 내일은 은혜가 하고 싶은 놀이 다 하자.”


병철의 말에 은혜는 다시 표정을 활짝 폈다.


“진짜? 그럼 아빠랑 공놀이 할래. 공룡 놀이도 하고···아! 체키 삼총사 춤추기도 해야지.”

“아, 아니···일단 밥부터 먹자···”


은혜가 병철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을 잔뜩 늘어놓자 병철은 땀을 삐질 흘렸다.

완전히 회복된 컨디션이 다시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은혜랑 언제 또 실컷 놀아줄까.


“그리고 내일 같이 로로야 놀자 극장판도 보러 가야 해. 약속.”

“응? 극장판?”

“응. 보러 가야 해.”


은혜의 세상 최고 진지한 표정을 보고 병철은 혼이 빠진 얼굴로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


휴식 기간이었지만, 별로 휴식 기간 같지 않았던 이틀이 지나갔다.

병철은 자기도 같이 가고 싶다고 하는 은혜를 데리고 회사로 향했다.

병철은 어깨를 두드리며 한숨을 쉬었다.


“하, 어린아이의 체력은 무섭구나···”


은혜는 아무리 놀아줘도 지치지 않았다.

병철이 조금 지루하게 놀아준다고 느끼면 바로 재능을 주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나 이제 어린이집에 취직해도 될 거야. 아니면 아동 방송에도 출연해서 이 재능을 살려볼까?’


그렇게 느낄 정도로, 병철은 이틀간 아이랑 놀아주는 데에는 달인이 되어있었다.

은혜에게 아낌없이 재능을 받고 난 이후로 깨달은 것은, 그 어떤 재능도 쓸 곳이 생긴다는 점이었다.


“아빠, 어제 무지 재밌었어! 다음에도 또 같이 놀아.”

“그래, 그래. 아빠가 시간 생기면.”


은혜는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병철의 손을 꼭 잡고 방방 뛰었다.

병철은 자신의 체력이 부디 더 많이 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매니저가 서둘러 달려와 회사로 온 병철과 은혜를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병철 씨!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안녕하세요.”

“은혜도 같이 왔네요?”

“하하, 같이 가고 싶다고 그래서.”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매니저는 음방 무대 관련 이야기를 바로 꺼냈다.


“사전에 들으셨겠지만, 이번 음방 데뷔 무대는 라이브가 아니라 립싱크로 하실 거고요. 1위를 차지하는데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음원 성적이지만···”

“실시간 문자 투표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무대 퍼포먼스도 중요하겠죠?”


매니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병철은 바로 정답을 내놓았다.


“와, 병철 씨. 잘 알고 계시네요.”

“은혜랑 놀아주는 틈틈이 알아봤거든요. 아주 조금이지만”

“대단하세요! 병철 씨 열정에 제가 항상 놀라요. 그래서 이번에 음방 데뷔 무대용으로 안무를 짜보기 위해 안무 전문가를 고용했어요.”


매니저는 회사 내 연습실로 병철을 안내했다.

그리고 고용한 안무 전문가를 병철에게 소개했다.


“이쪽이 안무 전문가 유 안나씨입니다.”


병철은 이름을 듣자마자 깜짝 놀랐다.


‘유 안나?’


여러 내로라하는 아이돌 그룹의 히트 안무들을 직접 만들어준 유명한 안무가였다.

그런 대단한 명성과 달리, 안나는 옅은 화장기의 소탈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병철은 얼떨떨한 심정으로 안나와 악수를 나눴다.

이전까지 춤 한번 제대로 춰본 적 없는 자신이 이렇게 유명한 안무가와 작업하게 된다니 믿겨 지지 않았다.


“안녕하세요오!”

“어머, 얘가 그 유명한 병철 씨 따님이군요. 씩씩하고 귀엽네요.”

“일하는 곳에 같이 데려가는 경우가 많아서···혹시 폐가 될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병철은 은혜를 연습실 구석의 의자에 앉혀놓았다.


“은혜야, 아빠 춤추는 거 잘 구경하고 있어.”

“응!”


아빠가 춤추는 모습을 기대하며 은혜는 방실방실 웃었다.

연습실에 미리 와있던 댄서팀들도 은혜가 정말 귀엽다며 작게 웃었다.

안나는 병철에게 안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번에 나갈 노래가 애절한 사랑 노래잖아요. 그래서 격한 움직임보다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우아함과 섬세함을 살려서 노래의 느낌을 살려보려고 해요.”


병철은 안나의 설명에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명한 안무 전문가답게, 그녀는 노래를 듣고 가장 적합한 느낌의 안무를 짜왔다.


“다만 이 경우에는 난이도가 오히려 격한 동작보다 더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런가요?”

“격하고 화려한 동작은 그것만으로 사람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에 디테일이 조금 떨어져도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디테일과 몸 선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거든요.”

“그렇군요. 디테일과 몸 선···”

“네, 맵시라고도 표현할 수 있죠. 춤을 출 때 보면, 별 동작 안 했는데도 라인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댄서들이 있잖아요.”

“안나 씨가 그런 걸 잘하시죠.”


병철이 던진 칭찬에 안나가 작게 웃었다.


“어머, 벌써 비행기 태우시는 거예요?”

“하하, 사실을 말한 건데요.”

“아이돌의 칼군무가 대중들에게 멋있게 다가가고, 따라 하기도 정말 어려운 이유가 이 딱 잡힌 맵시와 선 때문에 그래요.”


병철은 걱정 어린 얼굴로 계속 안나의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들으니까 정말 어려워 보이네. 춤은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어.’


하지만 안나의 설명을 들을수록 병철은 이 안무를 소화해내고 싶어졌다.

자신의 노래를 몸으로 직접 표현하는 것.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동작으로도 능숙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표현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도 은혜한테 저번에 받은 스포츠의 재능이 있으니까 몸 쓰는 법은 어느 정도 익혀두긴 했는데. 이것으로 어떻게든 해결해보자.’


사전 설명을 끝내고 안나가 댄서들 앞에 직접 섰다.


“그럼 제가 짜온 안무를 직접 보여드릴게요. 다른 댄서들이랑도 호흡 맞추면서 연습하셔야 해요.”

“네.”


병철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안나와 백댄서들의 춤과 호흡을 지켜보았다.


‘백댄서들이랑 호흡을 맞추는 것도 이번이 처음···’


병철은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기 위해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


곧이어 병철과 댄스팀도 같이 연습에 들어갔다.

하지만 안나는 몇 번이고 멈추고 동작을 엄격하게 체크했다.


“잠깐만요.”

“규민아. 아까 동작 틀렸어. 너도 알지?”

“네, 죄송합니다.”

“너는 팔 위치 잘못했고.”


병철은 동작을 지적하는 안나에게 다가가 직접 물었다.


“저한테 부족한 점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병철이 먼저 그렇게 말할 줄 몰랐는지 안나는 잠시 놀라며 머뭇거렸다.


“병철 씨는 잘 추셨어요. 잘 추셨는데···”

“말씀해주세요.”


병철의 진지한 태도를 보고 안나를 솔직하게 느낀 점을 털어놓았다.


“솔직히 이전까지 춤을 춰보지 않으셨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추셨어요. 몸도 잘 쓰시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까 말씀드렸죠? 이번 안무에는 선이 중요하다고.”

“네. 곡의 이미지에 맞춰서 우아함과 세심함을 살려야 하니까요.”

“그런데 병철 씨 춤에는 그게 좀 덜해 보이는 거 같아요.”


안나는 고민이 가득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었다.


“어쩌면 안무 난이도를 조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갓 춤을 추기 시작한 분한테 권하기에는 어려운 안무였어요.”


그리고 박수를 짝 치며 잠시 쉬자고 제안했다.


“일단 다들 잠깐 휴식. 저는 조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고 올게요.”

“아···”


병철은 조정을 하러 가겠다는 안나를 붙잡고 싶었지만 붙잡을 수 없었다.

자신이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조금 풀죽은 것처럼 보이는 병철에게 댄스팀의 몇몇 일원이 다가갔다.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누나가 좀 완벽주의자거든요. 좀 많이 엄격하다고 해야 하나?”

“저희도 놀랐어요. 저희 같은 전문 댄서들도 이런 춤을 제대로 살리기가 어려운데, 아이돌도 아니고 그동안 춤 연습 한번 안 해본 사람한테···병철 씨?”


병철은 여전히 안무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 네? 죄송합니다. 못 들었네요. 방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휴식 시간인데 또 연습하시는 거예요?”

“네. 저는 개인적으로 안무 변경 없이 갔으면 좋겠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어떻게든 이 안무를 잘 소화할 수밖에 없어요.”


댄스팀의 일원들은 그런 병철의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보통 아이돌이나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의 가수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춤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병철의 프로 의식이 보여 다들 병철에게 호감을 표했다.


“진짜 열심히 하시네···”

“안나 누나는 어렵다고 했는데 어쩌면 소화해내실지도 몰라.”


댄스팀은 담배를 피고 온다며 잠깐 연습실을 비웠다.

병철과 의자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은혜만 남아 연습실이 고요해졌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역시 춤은 평범한 스포츠랑은 조금 다르구나.’


병철은 벽면 거울을 보며 계속 자신의 선을 신경 썼지만 쉽지 않았다.

한숨을 푹 쉬며 병철이 주저앉았다.


‘몸 선이라느니 맵시라느니 너무 어려워···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때 은혜가 달려와 병철의 옆에 섰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신기한 듯 들뜬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빠, 아빠! 은혜도 같이 춤출래!”


그렇게 말하며 은혜는 경쾌하게 발을 통통 굴렸다.


“이렇게! 이렇게! 봐봐!”


그리고 빙글빙글 돌기도 했다.

병철은 고된 연습에 지쳐있으면서도 은혜에게 호응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우리 은혜, 잘하네. 진짜 예쁘다.”

“히히, 공주님 같지?”

“응. 진짜 공주님 같아.”


병철이 그렇게 말하며 박수를 치자 은혜는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아빠도 공주님처럼 춤 잘 추게 해줄까?”

“그, 글쎄. 아빠는 공주님이 아니라 왕자님이 되어야 할 거 같은데.”

“얍!”


병철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은혜의 손가락이 빛나는 순간, 눈앞에 선명하게 안나가 보여준 안무가 재생되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동작들이 너무 어려웠는데.’


안나가 보여준 안무가 아주 느리게 진행되었다.

그러자 어떻게 해야 각이 잡히고 맵시를 살릴 수 있을지, 표현 지점들이 딱딱 머리에 새겨졌다.


‘할 수 있겠다.’


병철은 씩 웃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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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콘서트 티켓팅 21.04.01 35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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